배는 물 위에 떠있지만 사실 물보다 불이 더 무서웠다


범선 시절에는 배 대부분이 목재이고, 화약도 엄청나게 가지고 다녀서 배에 불이 붙으면 아군이고 적이고 일단 멀리 튀어야했으며





화재 진압에 실패한 전열함과 토끼는 다른 배들



2차머전 때도 배에는 전선, 연료, 페인트, 탄 등 불이 옮겨붙기 쉬운 물질이 너무 많이 실려있었고 대형함의 경우 갑판 녹슬지말라고 대량의 목재를 바닥에 깔아놓기도 했다



초기 대응에 실패해서 불이 데미지 컨트롤보다 빠르게 퍼져나가게 된다면 


당장 배위의 사람들이 도망쳐야하고, 탄약고까지 옮겨붙으면 일단 그 배는 뒤지는거 확정, 자칫하면 근처 배까지 폭발에 휘말린다


함교와 엔진부까지 타버리면 그 배는 손발이 다 잘려나가 떠다니는 상자가 되버린다


배 주변이 다 바다니까 물 퍼올려서 끄는 선택지도 있긴 있었는데 소금기 가득한 물이 정밀한 기계나 무기에 닿으면 순식간에 고철이 되서 이래나저래나 깡통이 되므로 바닷물을 끼얹거나 배를 침수시켜 불을 끄는건 마지막 방법이었다





화재를 잡는데 실패해 결국 터진 대표적인 배가 바로 히류였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터져버린 다른 일항모들과 달리 항공폭탄을 4방이나 먹었음에도 유폭이 나지 않아 살릴 수 있었는데


2대의 미국 비행기가 계속 견제 비행을 하는 바람에 속력을 늦출 수 없었고 데미지 컨트롤에 실패해 불이 배 전체에 퍼져버린다





화재로 기관부가 나가자 결국 히류는 버려졌고 아군 구축함에게 뇌격처분 당해 가라앉았다





야마토의 최후도 화재 때문이었는데 부포탑이 터지면서 화재가 발생했고 일본 데미지 컨트롤 팀이 이 화재를 잡는데 실패해서 2번 주포탑 탄약고 온도가 위험수치까지 치솟았다


이어지는 항공어뢰에 침수가 빨라지며 배가 기울어지자 달아오른 탄약고에서 탄이 쏟아졌고...


야마토가 굉침하면서 만들어자 버섯구름은 상공 6km까지 올라갔고 폭발음은 100km 밖까지 들렸다


운 좋게 탈출한 선원들도 이 폭발에 휘말려 대부분 사망해서 생존자는 3000명 중 불과 269명 뿐이었다


배에 불 붙는게 이렇게 위험하다고.





착한 지휘관은 함순이한테 반드시 소화기를 실어서 고지역 극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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