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말입니까……? 그렇다면 사랑, 아니 자랑스러운 주인님을 모실 수 있는 영광을 저 시리우스에게……!"


 "주인님을 더 아프게 할 일이라도 있나요?" 벨파스트가 시리우스에게 그리 독설을 내뱉었다. 말실수와 하악거리는 거친 숨을 보아하니, 진짜로 지휘관이 아픈 상황이라도 시리우스에게 간병을 맡기면 지체없이 지휘관을 덮칠 것이 뻔했다. 그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열 때문에 옅게 붉어진 얼굴로, 가쁜 숨을 내쉬며 약한 모습으로 그녀에게 의지하는 지휘관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벨파스트는 가볍게 절정에 달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반드시 막아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원치 않는 동료가 존재한다고 할지라도, 지휘관의 동정을 따먹, 아니, 첫경험을 함께할 수 있는 영광스럽기 그지 없는 기회였으니까.


 시무룩해진 시리우스를 뒤로한 채, 벨파스트가 "저는 주인님께 필요 없는 존재일까요……?" 라며 구석에 처박힌 다이도를 위로하곤 메이드대의 숙소를 나섰다. 다음 정도는 양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처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었다.


 기대감에 자꾸만 빨라지는 발걸음을 진정시키며 벨파스트는 하나하나 준비한 것을 되짚었다. 꼼꼼하게 온 몸을 씻었고, 지휘관이 꺼려하는 진한 향을 피해 은근한 향의 향수도 뿌렸다. 속옷, 이때를 위해 아껴두었던, 남성을 유혹할 수 있는 것. 콘돔, 구멍을 뚫어놓았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꺼내지도 않을 생각이지만.


 천천히 심호흡을 한 벨파스트가 지휘관의 숙소 문을 노크했다. "……들어 와." 긴장감이 역력한 지휘관의 목소리. 벨파스트가 입꼬리를 올렸다.


 오늘 밤 역사를 새로 쓰리라.


-


 하루 왠 종일 정신이 나가있었다.


 숙취에 절어 술병이 났다고해도 이러지는 않을 것일터인데, 당최 오늘 무엇을 했는지 지휘관의 기억에 남아있지를 않았다. 옆에 놓여있는 서류들을 보아하니 일을 처리하긴 한 것 같은데,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오전의 달큰한 젖내와 체향, 축축한 점막의 감촉, 그리고 아찔한 여체의 감촉이었다.


 하기사, 지금도 옆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는 카시노의 가슴께로 흘긋흘긋 시선이 가고 있었으니까. 속옷도 없이 얇은 셔츠 너머, 아직 은근히 젖어있는 그 분홍빛 첨단은 눈에 그야말로 독이었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카시노는 슬쩍 눈웃음을 지었다. 평소의 맹한 모습과 대비되어서 그랬을까, 그 은근한 눈웃음에 오전의 그 모습이 스쳐지나가고, 오전에 두 번의 사정을 했음에도 지휘관의 하물이 제 존재감을 드러내려 했다.


 어떻게든 참으려는 지휘관의 그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혹은 아예 눈치챘는지, 카시노는 그에게 다가가 은근슬쩍 제 가슴을 들이댔다. 셔츠 너머로도 느껴지는 그 푹신함은 무시할래야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라, 지휘관은 그때마다 딱딱하게 굳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카시노는 지금 당장 지휘관을 덮쳐버리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며 오늘 밤을 기대했다.


 과연 오늘 밤은 어떻게 될까, 지휘관의 머릿속엔 기대감과 두려움이 공존했다. 취한 듯 흐릿한 오전의 기억 속 남은 것은, 분명 그가 그리던 그러한 첫경험이 아니긴 했다. 순진하기 그지없는 바람인 것은 알고 있으나, 적어도 그는, 첫경험은 어디 영화 속에서 나올 것 같은 그런 분위기와 함께할 것이라 믿고 있었고 또 그리할 것이라 굳게 다짐하고 있었다. 연인끼리 부끄러워하며 멈칫거리다, 풋풋하게 서로 끌어안고, 천천히 입을 맞추고, 그가 어색하게 리드하는 그러한, 남자라면 으레하곤 하는 그런 망상. 


 그런데 오늘 오전은 어떠했나, 분위기에 쓸려 이성을 잃고 덤벼들기는 했지만, 그것은 그의 상상과 멀리 떨어져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싫었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었다. 머릿속에 남아버린 그 강렬한 쾌감─뭇 모든 남성의 시선을 모두 끌어들일 카시노의 그 큰 가슴을 제 마음대로 만지고, 얼굴을 묻고 물고 빠는 와중에 그녀가 부드러운 손으로 제 성기를 훑어주었던 그 때의 그 기억은, 그에게 오늘 밤에 대한 기대감을 불지피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시간이 느리게 흐르지만 저녁은 빠르게 도착했다는, 그러한 모순적인 상황 속에 지휘관은 그 날의 업무를 끝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카시노는 자연스럽게 그를 따라왔다. 어찌보면 조금은 삭막한 숙소, 카시노는 어색하기 그지 없는 지휘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평소와 같이 사소한 담소를 건넬 뿐이었다.


 어느새 약속했던 시간이 되어가고, 또각거리는 구둣발 소리에 이어 노크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구둣발 소리, 익숙한 노크 간격. 모든 것이 익숙한 것이고, 그러니 그 자신도 당연하게, 가벼운 목소리로 들어오라고 해야할 것인데 이상하게도 긴장됐다.


 "……들어 와."


 문이 천천히 열렸다. 익숙한 은발과 익숙한 헤드드레스, 익숙한 메이드 복. 옆에 서있는 카시노도 그렇고, 장소도, 사람도, 상황도 익숙한 것인데 이리도 긴장되는 것은, 오전의 기억 때문일까. 딸깍, 문이 잠겼다.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것만으로도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옆에 있던 카시노에게서 젖내와 섞인 여체의 향기가 풍기는 것은, 앞에서 다가오는 벨파스트에게서 옅은 장미향이 섞인 체취가 흘러나오는 것은 왜일까. 벨파스트가 후후, 하고 웃음을 흘렸다. 옆에선 카시노도 헤헤, 하고 웃었다. 그는 웃을 수 없었다.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키자, 옆에 선 카시노가 다가와 그를 덜컥 안았다. 벨파스트도 뒤이어 그의 뒤를 안았다. 얇은 천 너머로 뭉개지는 가슴의 감촉이, 그의 가슴과 등에서 모두 느껴졌다. 


 옅은 장미향, 달큰한 젖내, 그리고 무엇보다,


 아찔한 여체의 향기.


 이성의 끈이 흔들렸다.


 앞에서 그를 끌어안은 카시노의 입술을 그대로 덮쳤다. 갑작스러운 그의 키스에 당황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입을 살짝 벌려 그의 혀를 맞이했다. 함선 소녀라 해도 평범한 사람과 다를바 없을 터인데, 그녀의 타액이 그녀의 젖처럼 달콤하게 느껴졌다. 서툴게 카시노의 혀와 입안을 탐하던 그의 혀에 카시노의 혀가 적극적으로 얽혀왔다.


 벨파스트가 지휘관의 뒷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지휘관의 체취를 직접, 이리도 가까이서 맡아본 적이 있었던가. 그것만으로도 하복부가 이리도 달아오르는데, 과연 그와 입맞춤을 하고 있는 카시노는 어떨까. 앞에서 지휘관과 키스하고 있는 카시노가 부럽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할 일이 있었다. 벨파스트가 지휘관의 제복 단추를 끌렀다. 재킷 안의 셔츠, 그 얇은 옷 너머로 지휘관의 체온과 그의 탄탄한 근육이 느껴졌다.


 셔츠 단추도 천천히 풀리고, 그의 몸이 서서히 드러났다. 벨파스트의 서늘한 손길이 그의 근육을 천천히 더듬을 때마다 지휘관의 몸이 흠칫 떨렸다. 카시노와의 입맞춤은 계속되고 있었다. 벨파스트가 천천히 손을 아래로 향했다. 벨트 버클을 풀자, 속옷 너머로도 껄떡거리며 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지휘관의 하물이 보였다. 그녀가 손을 넣어 그의 성기를 살짝 쥐었다. 


 민감한 곳에서 느껴지는 선득한 감촉에 그의 몸이 떨렸다. 벨파스트가 슬쩍 웃었다. 손짓 하나하나 지휘관이 반응해주는 것이 귀엽기 그지 없었다. 언제나 그녀들을 바라보고 냉철한 모습으로 지휘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그녀의 손아귀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은 그녀의 정복욕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길던 입맞춤이 끝나고 미처 삼키지 못한 타액이 카시노와 지휘관의 입가를 타고 흘렀다. 카시노가 그것을 슬쩍 핥으며 천천히 아래로 핥아내려갔다. 벨파스트도 그에 맞춰 살짝 까치발을 들어 그의 목뒷덜미를 핥았다. 흐으, 말캉하고 촉촉한 설육의 감촉에 지휘관이 미처 신음이 되지 못한 한숨을 흘렸다. 귀여워라. 카시노가 슬쩍 웃었다.


 가벼운 전희에도 지휘관의 성기가 폭발하듯 껄떡대기 시작했다. 살짝 대고 있는 손을 불태울 듯 느껴지는 그 열기에, 벨파스트가 요염한 목소리로 지휘관의 귓가에 속삭였다. "가실까요, 주인님."


 침대로 향하는 그 짧은 거리에도 그녀들은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제 체취를 남겨 영역 표시라도 할 셈인지, 한껏 끌어안아 제 몸을 부빈다. 거의 벗겨진 옷 너머로 느껴지는 여체의 온기는 그 부드러움을 쉬이 상상하게 했다.


 침대에 다다르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녀들은 제 몸을 가리고 있던 옷을 풀어헤쳤다. 벌어진 카시노의 셔츠 사이로 첨단에 희끄무레한 액체를 매단, 희고 큰 젖가슴이 보였다. 벨파스트가 상의를 살짝 내리자, 카시노의 것보다는 작지만 충분히 커다란 가슴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희멀건한, 집무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숙소의 싸구려 전등 밑에서도 그녀들은 몸은 무대 밑에 선 이들처럼 빛나고 있었다.


 지휘관이 침을 꿀꺽 삼켰다. 카시노는 그 모습을 보며 살짝 웃고는, 머뭇거리는 그의 손을 잡아 제 가슴에 가져다댔다. 살짝 힘을 준대로 손가락에 파묻어가는 젖무덤의 감촉에, 오전에 맛 본 그 기억이 지휘관의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지휘관의 물건이 크게 움찔거렸다.


 "지휘관, 저는 지휘관의 것이에요."


 그 말이 방아쇠가 되었다. 지휘관이 카시노를 침대에 쓰러뜨리고 그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첫경험의 풋풋한 교환이고 자시고, 앞뒤를 감싼 그를 바라보는 절세미인들과, 그들의 숨막히는 체취는 이성의 끈을 잘라버리는 칼날과 다를 바 없었다. 달큰한 젖내, 오전 내내 맡았고, 또 오후 내내 생각났던 그 젖내에 지휘관이 카시노의 유두를 물었다.


 질투 섞인 눈빛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벨파스트를 바라보며, 카시노는 샐쭉 웃고는 제 가슴에 얼굴을 묻은 지휘관을 무릎에 뉘였다. 하늘 높이 솟아올라 움찔거리고 있는 그의 성기를 보며 벨파스트는 홀린듯 다가가 그의 것을 입에 물었다. 


 알맞게 살집이 오른 허벅지를 베고, 따뜻한 여체에 감싸여 그녀의 달콤한 젖을 마시며, 고귀한 이들을 모시는 메이드장의 봉사를 받는다. 이것이 꿈일까 생시일까. 지휘관은 또다시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꼈다. 전희의 흔적이 남은 것일까, 혹은 혈기 넘치는 남성의 탓일까, 지휘관은 짧은 애무에도 금세 치밀어오르는 사정감에 허리를 들썩였다.


 그 모습을 바라본 벨파스트가 깊숙히 지휘관의 것을 입에 물었다. 꿈틀거리는 그 점막에 지휘관의 것이 정액을 뱉어냈다. 오늘만해도 세번째였지만, 백탁액은 희석된 것 하나 없이 짙은 수컷의 냄새를 풍겼다. 벨파스트는 그것이 아깝다는 듯 한참을 그의 성기를 입에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


 지휘관이 거친 숨을 내쉬었다. 오전의 마지막 기억이 떠올랐다. 모든 것이 똑같은 상황, 장소만이 바뀌었다. 그는 직감했다.


 여기서부터 시작이라고.


 "실례하겠습니다, 주인님."


 카시노가 벨파스트에게 살짝 눈짓했다. 벨파스트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그의 위를 점거한 채로 치마를 걷어올렸다.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액체가 빛나고, 그 끝이 스타킹에 닿아 천천히 얼룩을 만들고 있었다. 걷어올린 치마의 끝, 중앙 부분이 갈라진 속옷, 가려지지 않은 벨파스트의 비부에서 끈적한 액체가 방울져 그의 성기 위로 떨어졌다. 훅 풍겨오는 여체의, 아니, 암컷의 향기에 잠깐 시들었던 그의 성기가 꼿꼿이 섰다. 벨파스트가 혀로 입술을 핥았다. 그녀에게 전희는 필요치 않았다. 그의 성기를 입에 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것이 울컥울컥 애액을 뱉어내고 있었으니까. 벨파스트가 웃었다.


 잘 먹겠습니다, 주인님.


 파과의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혹은, 그 고통보다 쾌락이 너무 컸을지도. 지휘관의 체취에 이미 몇번이나 가버려서 풀어질대로 풀어진 벨파스트의 질내가 그의 성기를 끝까지 받아들였다. 갑작스러운 압박에 지휘관이 침음성을 흘렸다. 그녀의 질이 그의 성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대로 꾹 죄어냈다. 처음 맛본 여체는, 그것도 극상의 여체는 너무나도 황홀했다.


 "저도 상대해 주세요, 지휘관 님."


 카시노도 질세라 지휘관의 머리를 받쳐주고 있던 허벅지를 살짝 벌렸다. 습기에 젖어 풍겨오는 짙은 여인의 체향. 카시노가 조심스레 그의 머리를 내려놓고는 그의 얼굴 위에 자리 잡았다. 손으로 만지고 싶은, 폭신해보이는 허벅지 사이로 보이는 청초한 흰색 속옷. 하지만 짧은 스커트 너머, 젖어버린 속옷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카시노의 꽃잎의 모양새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지휘관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 손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끌어안아 카시노를 제 얼굴 위에 앉혔다. 얼굴을 가득 채운 무게감보다 먼저 다가오는 것은 끈적한 암컷의 향기 그 자체였다. 그는 홀린듯 혀를 뻗어 속옷 너머 카시노의 비부를 핥았다. 형언할 수 없는 맛이었지만, 그것이 그에게 안기고 싶어하는 여성의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이상하게 거부감은 없었다.


 여체에 취해버린 것일까, 지휘관은 이성을 잃고 본능적으로 허리를 퉁겼다. 아직은 어색한 듯 허리를 놀리고 있던 벨파스트가 갑작스러운 쾌락에 그대로 앞으로 쓰러져 카시노를 끌어안으며 경련했다. 안쪽에서 하복부를 강타하는 것만 같은 충격은 그대로 쾌감이 되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아, 학, 벨파스트가 신음조차 되지 못한 소리를 내뱉었다. 머릿속을 불태우는 듯한 쾌감은 소유하고 싶고, 평생 돌봐주고 싶고, 몸을 바치고 싶은 사랑하는 주인님의 품이라서, 이라는 설명으로는 부족했다. 벨파스트는 확신했다. 그는, 모든 여성을 제 포로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이성을 잃은 듯한 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움직였다. 벨파스트는 카시노를 끌어안고 버티며 그저 끊임없이 신음을 흘리며 이따금씩 경련했다. 벨파스트가 움직이지 않음에도, 아니 움직이지 못함에도 그러했다. 본래 남녀 간의 교합이라는 것은 양쪽의 화합이 아닌가, 벨파스트는 그리 생각하며 귀엽기 그지 없는 지휘관의 어색한 몸놀림을 상상하며 자신이 리드하고자 했던 과거의 그녀를 비웃었다. 그리고 확신했다.


 이 사람이야 말로, 그녀라는 여성을 철저하게 지배해줄, 내가 평생 모셔야 할 주인님이라고. 


 카시노는 제 품에 몸을 맡긴 채 펄떡이는 벨파스트를 품에 안아 달래며, 갑작스레 적극적으로 달라붙어오는 지휘관의 혀에 몸을 비틀었다. 이러려고 유혹한 것이긴 했지만, 교묘하게 찔러들어오는 그의 혀는 상상했던 것보다 아찔한 쾌감을 선사했다. 빠져버릴 것만 같은 허리를 어떻게든 힘을 줘 버티고 있지만 그것도 한계였다.


 어느새 카시노와 벨파스트는 지휘관의 몸에 올라탄 채, 서로에게 몸을 기대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지휘관이 허리를 튕길 때마다 벨파스트가 신음을 흘렸고, 지휘관의 혀가 카시노의 비부를 훑을 때마다 카시노 또한 신음을 흘렸다. 맞닿은 그녀들의 가슴이 이리저리 뭉개지고, 그 사이에서 카시노의 모유가 뚝뚝 흘러 그의 배를 적시며 달큰한 향기를 풍겼다. 그것이 자극제가 된 것마냥 지휘관의 허리놀림이 빨라졌다.


 벨파스트가 직감적으로 눈치챘다. 지휘관이 곧 사정할 것이라고. 쾌감에 흐릿해진 머릿 속, 그녀는 오늘 두번이나 입에 담았고 또 마셨던 그의 백탁액을 돌아보았다. 몇분이고 그녀의 입 안에 정액을 토해냈었던 그의 것이 지금, 그녀의 자궁 깊숙한 곳에 제 씨앗을 뿌릴 것이었다. 어딘가 두었을 구멍 뚫린 콘돔이 생각났다. 벨파스트는 확신할 수 있었다. 만일 지금 그녀와 그 사이에 멀쩡한 콘돔이 있었더라도, 그는 그녀를 임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마지막으로 힘껏 쳐올린 그의 성기가 선사하는 쾌락에 벨파스트가 소리조차 내뱉지 못하고 허리를 꺾었다. 경련하며 꽉 죄이는 질내에 그의 성기가 그녀의 질내에서 꿈틀거리며 정액을 토해냈다. 오늘만해도 네번째, 그리고 지금만해도 두번째. 하지만 사정량은 변함없이, 몇번이고 질내를 휘저으며 자궁 안을 가득 채우겠다는 듯, 그는 쌓여있던 정액을 벨파스트의 안에 토해냈다.


 길었던 사정이 끝나고, 벨파스트가 카시노를 붙들고 힘없이 침대로 쓰러졌다. 벨파스트의 비부에서 울컥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한 사람의 사정량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거친 숨을 내쉬고 있는 벨파스트의 눈동자는 풀려 초점을 잃고, 입가엔 미처 삼키지 못한 타액이 흐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희미한 미소를 띄고 있는 것은 잠자고 있던 암컷의 쾌락에 눈을 떴기 때문이었을까.


 카시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다가오는 지휘관을 바라보았다. 후우, 평소의 모습와 겉은 다를 바 없었지만, 저것은 이미 멈출 수 없는 폭주하는 짐승이었다. 카시노가 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바라던 바였다. 제 머리 위 자리 잡은 소의 귀가 쫑긋 섰다. 그래, 자신도 짐승이 되면 되는 일이었다.


 속옷을 벗어던진 카시노가 제 비부를 손으로 벌렸다. 타액과 애액이 섞여 끈적하게 벌어진 꽃잎, 뻐끔거리는 질구가 지휘관을, 사내를, 짐승을 유혹하고 있었다. 방금 사정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지휘관의 물건은 멀쩡히 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제 안에도 가득 부탁드려요, 지휘관 님."


 그 말이 신호가 되어, 지휘관이 무게를 실어 카시노를 덮쳤다. 풀어질대로 풀어진 질내가 우악스럽게 들어오는 그의 것을 부드럽게 받아들였다. 한순간에 거대한 것이 모두 짓쳐들어와 하복부를 압박하는 충격에 카시노가 억, 하고 숨을 내뱉었다. 이전과는 반대로 이번엔 지휘관이 그녀를 깔아뭉갰다. 하지만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무작정 찍어누르는 것이 아닌, 제 물건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몸짓이 분명했다. 온 몸을 압박하는 그 무게감은 오히려 그의 것이 되었다는 기분을 들게 했다.


 위에서 아래로, 제 체중을 실어 지휘관이 허리를 놀릴 때마다 하복부 깊숙한 곳에서 충격이 시작됐다. 처음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또 처음이라고 봐주는 것 없는 거칠 것 없는 몸놀림에 폭력적인 쾌락이 뇌수를 강타했다. 그제서야 카시노는 왜 벨파스트가 신음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꺽꺽댔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쾌감에 신음을 내뱉기도 전에 다음 쾌감이 몰려왔다. 살이 부딪히는 소리 속, 카시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이따금 가쁜 숨을 내뱉으며 그의 움직임에 맞춰 같이 허리를 움직이는 것 뿐이었다.


 거친 몸놀림에 누워서 퍼졌음에도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카시노의 젖가슴이 출렁거리고, 그녀의 젖이 주변을 흥건히 적셨다. 흘러내린 카시노의 모유가 그들의 움직임에 맞춰 그녀의 가슴골을 적시고 있었다. 지휘관은 그대로 카시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그대로 그 달큰한 젖을 들이마셨다.


 아, 이거, 안 돼.


 그것이 카시노의 그날 밤, 이성이 남아있을 적의 마지막 생각이었다. 카시노는 그대로 이성을 잃고, 쾌감을 쫓아 제 가슴을 더 마셔달라는 듯 지휘관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정말로 짐승이 된 것처럼 둘은 서로의 육체를 탐했다. 살이 맞닿는 소리가 한참을 울려퍼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카시노는 제 안에서 점점 커지는 지휘관의 것에 본능적으로 질내를 죄였다. 이리도 멋진 수컷의 정액을 한 방울도 놓칠 수 없었다. 지휘관도, 이런 극상의 암컷을 반드시 제것으로 만들어보이겠다는 듯 카시노의 질내 깊숙히 그의 것을 찔러넣었다. 짐승의 본능이었다.


 둘은 한몸이 된 것처럼 깊이 밀착했다. 그리고 서로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 쾌락에 절어 그저 숨을 내뱉을 뿐이었다.


 길었던 사정이 끝나고, 천천히 둘의 몸이 떨어졌다. 벨파스트도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지휘관의 물건은 아직 시들지 않았다.


 밤은,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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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스토리는 업읍니다


손 가는대로 키보드를 놀릴 뿐입니다


간만에 썼더니 꼴릴지 모르겠읍니다


기다리고 봐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