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는건 박하나 성대만큼 중대사이고 실제로 꽤 잘 먹이려고 노력했다




(플레처급의 조리실 겸 식당 겸 수술실 겸 교육실 겸 침실)



태평양 전쟁의 경우 양군이 모두 홈그라운드에서 멀리 떨어져서 싸웠기에


부드러운 빵과 육즙이 살아있는 고기 등 신선한 음식을 먹는건 냉장설비가 빵빵한 보급선이 왔다간 뒤 며칠 뿐이었고


그 다음부터는 보존식과 건조식을 먹어야했다


맨 위짤에서 감자를 깎는 것도 밥 잘먹는 운 좋은 날의 경우였고





이렇게 가루나 종이 형태로 만든 건조 감자를 주식처럼 많이 먹었다


이걸 물에 불려서 살살 익혀면 메쉬드 포테이토가 됐다


감자의 영양소를 대부분 지키면서 유통기간을 늘린 획기적인 가공법이었지만


맛도 떨어지고 계속 이것만 먹다보니 금방 물려서 영국해군한테 짬처리하기도 했다


고기나 채소, 과일도 같이 먹였는데 통조림이나 건조형태로 보관했다




(42년, 부대원들한테 먹일 크리스마스 푸딩을 직접 만들고 있는 영국 구축함 함장)



그래서 기념일에는 함장까지 나서서 병사들을 잘 먹이려고 했는데


추수감사절에 아껴둔 칠면조를 배급하거나, 크리스마스 푸딩을 만들어 나눠먹거나, 흰빵을 구해와 보급하기도 한다





태평양 전쟁은 덥고 습했기에 차고 달달한 탄산음료와  아이스크림이 인기가 많았다


탄산음료는 순양함 이상부터는 안의 소화용 이산화탄소 발생장치를 돌려서 만들어먹을 수 있었는데


아이스크림은 전함이나 항모가 아니면 그 시설을 넣기도 힘들고, 재료인 설탕, 우유도 귀했다



미해군 소원수리 때 많이 지적되던 이야기가


하사관과 장교가 아이스크림 보급줄에 자꾸 새치기하거나 여러번 받아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국은 사기 진작용으로 아이스크림 생산용 바지선을 따로 만들었다


철을 최대한 아껴 콘크리트로 만들었고 자체적인 동력도 없이 예인선에 의지해야했지만 대부분의 기능을 아이스크림과 냉동시설에 때려박아서


시간당 1500갤런의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냈다





일본 해군도 밥만큼은 잘 먹이려고 노력했다


즈이카쿠의 경우 평상시에는 보리밥에 절인 채소, 염장물고기를 같이 먹었는데


전투가 가까워지면 쌀이 많이 들어간 주먹밥에 우엉졸임, 단무지, 아주 짠 베이컨이 나왔다고 한다


통조림도 있었지만 보통은 비상용으로 보관했다



건빵의 경우 비상식으로 취급해서


보급은 받되 맘대로 까먹으면 안되고 장교의 허가가 있어야 먹을 수 있었다


부식의 경우 중대급 이상이 요청하면 보급부대에서 황금마차를 열었는데


여기서 달달한 과자나 말린 과일, 찐쌀과 맥주를 살 수 있었다고 한다





해군 황금마차는 급양함 마미야였고


여기서 만드는 양갱과 아이스크림은 병사들한테 판매했다



파일럿의 경우 비상용으로 통조림을 지급받고 카라멜과 사탕, 사이다를 가지고 탔는데


미군이 노획한 파일럿 통조림은


팥밥 통조림, 간장에 비빈 버섯밥 통조림, 연어 통조림, 사탕, 카라멜, 사이다 등등



야마토가 침몰 당하러 가기전에 카레와 마카로니가 들어간 셀러드를 먹고 이렇게 잘 먹어도 괜찮은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는데


대형함 이상에서는 싸우러가기 전에 엄청 잘 먹인거같다


재밌는게 일본 해군 기록을 보면 함내에서 키운 채소를 국 끓여먹었다는 내용이 많이 나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