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2화

 

 

 

1941년 12월 2일, 이글 유니온, 하와이 진주만, 벽람항로 지휘관 부대 정박지

 

체스터 E. 리코버 준장, 벽람항로 제4대 지휘관은 비서함 재블린의 일간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쉬르쿠프의 장비는 성정 큐브 5개와 바꾸기로 했어. 저기에 성정 큐브는 갔다놨으니까."

 

"잘했네."

 

어차피 폐인이여서 나갈 수도 없는 쉬르쿠프의 장비인데, 무려 성정 큐브 5개의 값을 한다. 이게 바로 창조경제 아니겠는가? 장비를 주니까 성정 큐브가 나와요!

 

"그러면 이제, 성스러운 건조를 시작하자."

 

"옙."

 

체스터 E. 리코버 준장은 성호를 그은 후 경건하게 5번의 소형건조를 눌렀다.

 

큐브 하나가 빠지고, 다시 큐브 하나가 사라진다. 더해서 지휘관 부대의 피와 같은 자금들도 빠져나간다.

 

5번의 소형건조를 한 이유는 간단했는데, 그들에게는 하나하나의 대공포가 급했기 때문이다. 대형함 하나에 있는 대공포보다 소형함 둘에 달린 대공포가 더 많다. 돈도 더 적게 들고.

 

"고속건조재 투입해.”

 

"없어."

 

체스터 E. 리코버 준장은 오늘 5번째였나? 어쨌든 또 랄프 크리스티 전 지휘관 새끼에 대한 욕을 속으로 퍼부었다.

 

"그래? 다 나오면 불러."

 

"어, 그럴게."

 

지휘관은 바빴다. 매우 바빴다. 배시에게는 중앵의 선진문물 '수뢰전'을 가르쳐야 했고(솔직히 이 정도 함선으로 산호해-미드웨이-과달카날 3중주를 막으려면 수뢰전 말고 답이 없기는 했다) 태평양 함대 사령부에 가서 대공포 재고가 있다면 몽땅 내놓으라고 해야 했다.

 

그는 일단 태평양 함대부터 먼저 가기로 했다. 

 

1941년 12월 2일, 진주만, 이글 유니온 태평양 함대 사령부

 

"안녕하십니까, 킴멜 제독님."

 

"그래, 리코버 준장? 뭐가 문제인가?"

 

체스터 E. 리코버 준장은 태평양 함대 사령관, 허즈번드 킴멜 제독에게 간단한 말을 했다.

 

“실례가 안 된다면 혹시 칸센용 대공포를 좀 빌려갈 수 있겠습니까?”

 

“뭔 말인가?”

 

“저희 칸센들한테 대공포를 못 넣고 있습니다.”

 

진짜였다. 어느 정도는 말이다. 랭글리의 복엽기가 5항전에게 하나의 위협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은, 거기에 더해서 오히려 칸센들의 사망확률만 높인다는(미드웨이에서 아카기의 사례에서 도출한 결론) 결론을 낸 지휘관이 랭글리의 비행갑판을 빼버리고 거기다가 대공포를 설치한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예상되는 개조 기간은 1개월, 역시 부린은 위대했다. 지휘관 부대 부린의 90%가 BE 해역에서 몰살되기는 했다만 그 말은 아직 10%는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었다. 대공이 금딱(5항전) 두 개와 파딱(쇼호) 한 개를 못 막을 정도로 쓰레기라고? 대공포를 넣을 칸센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칸센이 없다고? 쓸모없는 함선(전직 항모)을 대공용으로 개조한다!

 

“그 정도인가?”

 

물론 이런 걸 모르는 킴멜 제독은 그냥 ‘랄프 크리스티 그 녀석이 장비까지 싹 다 말아먹었구나’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이것도 맞는 말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래, 대공포를 지원해 주겠네.”

 

“감사합니다.”

 

결국 지휘관은 40mm 4연장 보포스 기관포를 얻게 되었다. 

 

40mm 4연장 보포스 기관포 32문(128기)을 장착하게 된 랭글리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태평양 전쟁에서 복엽기 36기보다 대공포 32문이 더 중요하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항공모함을 방공순양함으로 개장시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