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편 : 포미더블과 수육 만드는 지휘관 https://arca.live/b/azurlane/59138227

전편 : 포미더블과 삼겹살 파티에 난입한 벨근출 메이드장님 https://arca.live/b/azurlane/59271692

지금 : 포미더블과 순대국밥 만들기


로열 해군식당 조리실 1700



"지금부터 순대국밥을 시작한다"

"썬데쿡밥!" "썬데이쿠팝!" "성대gook팝?"

"순!대!국!밥!이라니까 체셔도 그렇고 니들은 음식 이름을 똑바로 못부르냐"

"숭대 쿠팝 맞잖아요?"

"하... 저기 뚝배기들이나 챙겨" "네"


"돼지고기는 지난번 수육 삶는거하고 크게 다른거 없어, 국밥은 국물에 기름이 뜨니까 다리살같이 싸고 살코기 많은 부위를 쓰는게 좋고, 오늘은 급하게 해야하니까 고기 조금만 토막내자"

"국밥에는 살코기... 메모"

"니들이 마늘향 너무 쎄다고 하면 마늘 대신 다른 향신료를 넣어서 삶으면 되고, 다 삶은 다음에 고기를 수육 두께의 반정도? 가늘게 써는거야"

"네"

"국밥이라고 하시면 순대는..."


아 맞다! 순대! 순대국밥에 순대를 빼먹다니!


"여기 소세지 만드는 기계 있지 않았냐?"

"말씀하신대로 기계 씻어놨습니다" 

"고기 간거하고 중국면(당면) 삶은거, 블러드푸딩(선지)하고 채소 다진다음에 향신료 버무려서 넣고 돼지창자 끼우고 기계돌려, 니들이 안하면 내가 다진마늘 1파운드 따로 넣는다?"


창자? 내장?


"돼지 창자...말인가요?"

"소세지도 돼지창자로 만드는데 니들 설마 소세지 만드는거 본적없냐?"

"네..."

"먹기만 잘먹지 만드는걸 본적이 없는건가..."


이상한 것은 아니다, 치킨을 좋아해도 닭을 도축하는 과정을 보거나 닭털을 뽑아본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하물며 소/돼지는 더하면 더하지


"너희 둘이 채소 다져주면 창자 끼우는거는 내가 하겠다냐"

마늘을 잔뜩 넣는다는 소리에 정신이 들어서 직접 창자를 기계에 끼우기 시작하는 체셔, 선지와 당면을 썰기 시작하는 둘


"소뼈는 12시간 이상 우려내야 해서 뼈 사다가 어제부터 미리 해놨다"

"비프스톡 쓰면 안되는거냐?"

"니말대로 파는거는 비프스톡하고 돼지고기 뼈 농축액 섞어쓰긴 하는데, 어제 도매상 갔는데 고기 많이 사간다고 뼈하고 잡부위 주길래 해본거야, 이것만 가지고는 맛이 안나니까 여기 비프스톡"


'오*기 사골분말'

'다*다 소고기맛'


"이것들 적당히 풀어넣으면 문제해결"


"이게 뭐냐?" "사골 분말하고 코리안 비프스톡"

"사골분말? 그게 뭐다냐?" "소뼈 우려낸거 분말로 만든거"

"그러면 그것도 비프스톡 아니다냐?" "비프 bone 스톡이 아닐까요" "몰?루"


"아니 그런데 돼지고기 수프라면서요? 돼지뼈가 아니고 소뼈를 써도 되는거에요?"

의외로 좋은 지적을 하는 포미더블


"돈골 육수가 있으면 좋겠는데 하필 재고가 없다고 해서 비슷한거 사왔지, 나중에 재고 들어오면 그거 쓰지 뭐"


커다란 냄비에 사골 분말 한포대를 부어넣고 국자로 휘휘 젓는 지휘관


"조금 짠거같은데... 니들입에 맞냐?"

"괜찮은데요?"

"그러냐? 그럼 이대로 하자" 

"순대 속 다 넣었어요"

"그래? 그럼 그거 가지고 가서 삶기 시작하자"

"네"


1시간 뒤 로열 본청 앞 근무자 식당


"찜기에 불올려" "네"

"순대 10분이상 찌면 불 약하게 줄이고, 꺼낼때 김 확 올라오니까 조심해"

"이거 빨간거는 뭔가요?"

"다대기" "네?"

"레드 페퍼에다가 마늘하고 생강하고 간장.. 소이소스하고 이것저것 섞은 매운 양념인데, 한티스푼만 넣어"


"24시간... 근무자 식...당?"

누군가가 들어온다


"어, 퍼.. 퍼...퍼리어스냐?"

수상하게 돈이 많을거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지휘관


"퍼시어스입니다 지휘관, 여기서 뭐하고 계십니까?"

"밥하는데?" "밥 말입니까?"

"밥먹었냐?" "아뇨 아직"

"잘됐네, 앉아서 먹고가라"



자리에 앉는 퍼시어스와 펄펄 끓는 뚝배기 돼지국밥에 후추를 뿌려서 내오는 지휘관


".....이건?"

"삶은 돼지고기를 썰고 소뼈 국물을 부은거다, 옆에 빨간거는 한 티스푼만 넣고"

"네..."


잠시 후

"흑....흑...흐어어...."


국밥 먹다 말고 숟가락을 들고 울고 있는 퍼시어스

"아니 밥먹으면서 왜 우는거냐? 매워? 다대기를 너무 많이넣은거냐"

"일하고 왔는데 이렇게 따뜻한 고기 수프가 있다니..."

"......"


삶은 고기순대 한접시를 썰어서 내오는 지휘관

"블랙푸딩 썬거니까 이것도 넣고 천천히 먹어라, 깍두기 필요하면 말하고"

"감사합니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밥이라도 잘먹어야지"

"......"


'이름은 똑바로 기억 못하지만 밥은 잘챙겨주는 이상한 지휘관'

순대 한조각을 소금에 찍어먹으면서 퍼시어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후..하... 후... 뜨거워요" "그러게요" "그릇도 뜨겁다냐"

얼굴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국밥을 먹는 다이도와 시리우스, 퍼시어스, 체셔


꿀꺽꿀꺽 

쾅!


"크어어... 한그릇 더주세요"

국밥용 감탄사는 만국공통인가?


"포미 너는 니가 떠먹어, 아니 그전에 뚝배기 안뜨겁냐? 그걸 손으로 잡고 먹는다고?"


나도 맨손으로 못잡는데? 함순이들은 뭔가 다른건가?


"저도 선대 줘요"

"순대라니까 니가 먹을만큼 갖다먹어"

"네네 알았다구요"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찜기 앞으로 달려가서 잘익은 순대 1kg을 썰지도 않고 이빨로 끊어먹은 포미더블이었다


"새끼 참 복스럽게 먹네"

"오쪼라구요"

"천천히 먹으라고 안썰어놓은걸 갖다놨는데 목 안맥히냐?"

"따뜻하니까 먹을만하네요"

"다먹고 나중에 남은 창자에 속 채워넣어서 냉동실에 넣어놔라, 먹을 사람이 꺼내서 20분 이상 스팀으로 찌면 되니까"

"네네"

"냉동실에 돼지 내장하고 다른 부위들 있으니까 놀라지 말고"


벌컥


"네네... 뭐에요 이것들은?"

냉동된 돼지 내장들을 보면서 놀라는 포미더블


"돼지 내장하고 특수부위라니까 귓구멍 막혔냐?"

"뭐가 이렇게 많아요?"

"1 lb(450g)에 1파운드(1,500원)도 안한다고 해서 넣을 수 있을만큼 사왔지, 몇몇부위는 그냥 주던데? 여기는 소세지용 창자빼고는 내장 잘 안먹더라고"

"다 다르게 생겼는데요?"

"허파, 간, 오소리감투(위장), 울대.. 식도였나, 그리고 암뽕하고 버리는 부위들 다 갖고왔지"

"허파하고.. 간을 먹는다고요? 아니 암-뽕은 뭔데요?"


"..... 돼지 자궁"


포미더블의 얼굴이 썩어들어간다



"그걸 왜 먹어욧!" 

"먹었잖아?" 

"제가요?"

"아까 국밥에 잔뜩 얹어주고 후추 뿌려주니까 맛있다고 먹었으면서? 니 먹는거 생각하면 그것도 얼마 못갈거 같은데?"

"엨"


따뜻하고 배부른 저녁이었다


포미더블과 돼지고기 요리 3부작 끝


다음화 예고 (이중에 하나 먼저 쓸거)

* 중앵의 모후모후단이 숙소에 습격해오자 지휘관이 청양고추를 썰어넣고 부대찌개를 끓이는데...

* 에어컨 셀프시공하는 지휘관과 잔탄검 초콜릿 아이스크림

* "미쳤어요? 알리오 올리오는 마늘 조금만 넣는건데 그게 무슨 마늘 조금이에요?"

* 겨울에 노시로 끌고 사과하러 온 이부키에게 식사 대접하기 (메뉴 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