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이랑 동침하는 것보다 지휘관이랑 외출해서


바깥구경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경치도 즐기는게 


좋다고 여겨지는 거임


지휘관이 아무리 모항의 유일한 남성이고 일처리도


잘하고 운동해서 기본적인 피지컬도 있고 거기도 크고


수많은 함순이들과의 경험으로 수비범위도 넓고 어떤


자세든 할 수 있으며 아카시의 계략으로 정력 강화,


크기 강화 약물을 먹어서 함순이들의 최초이자 최고인


1등 신랑감 일지라도 바깥에 대한 함순이들의 호기심


은 이길수 없었던 거임


그도 그럴게, 늘 바다에서 임무를 뛰고 오고 상선이나


VIP를 호위하며 가끔은 민간과의 교류로 스킨 제작에


참여해서 바깥과의 접촉이 잦아지니 화사하고 넓은


모항에 있어도 이따금 갑갑함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임


소위 사람 냄새, 활기가 궁금하고 원했던 함순이들이


지휘관에게 동반 외출을 요청했음


꼬박 몇 개월을 매일간 동침을 해야 1 사이클을 간신히


돌리는 지휘관으로선 어찌돼던 좋았지만 내색하지


않으면서 외출 수요로 인한 서류와 관련 업무를 처리함


약간의 날이 소요된 후, 지휘관은 함순이들의 수요를


반영하여 동반 외출을 검토한 끝에 직급이 높은 함순이


부터 시범적으로 반영하겠다 발표함


영광스런 동반 외출의 첫 타자는 시나노였음

 

꼬리와 귀는 가릴 것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밤 빗으며


어떤 옷을 입을지, 어느 식당에 들릴지 등을 거듭 고민함


마침내 바라마던 외출날이 오자, 시나노는 함순이들의 질투


와 부러움이 섞인 배웅을 받으며 모항을 나섬


기쁜 감정을 주체할수 없는 시나노를 흘긋 보며 지휘관은


인근 복합 쇼핑몰에 자차를 주차하고 시나노를 에스코트함


실내에 입장하자 사람들의 이목이 둘 에게 쏠림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은 가볍게 넘는 190의 장신 여성과


해군 정복을 입은 남자 라는 보기 매우 드문 조합이었기 때문


남성을 슬쩍 보고 수려한 얼굴과 신비로운 은발을 갖춘


시나노를 본 후에야 그들이 함선소녀와 그녀들을 지휘


키도 큰데 얼굴도 수려하고 머리색도 신비로운 은발이라 


실내가 술렁이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음


지휘관은 휴가를 나가고 복귀했을때 잔뜩 굶주렸던 함순이


들의 시선을 받아낸 적이 있어서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았고,


시나노는 심혈을 기울여 고른 옷을 지휘관이 잘 봐줄지


고민하느라 시선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음


얇은 외투와 약간 푸른 블라우스, 다리 라인이 들어나는 


검은 롱스커트와 검은 스타킹을 입어 지휘관의 하얀 정복과 


대비되어 어우러지길 꾀했던 것


둘은 먼저 몰 최상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향했음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늘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지만, 


미리 예약을 해뒀던 덕에 그 인파를 유유히 뚫고 들어감


레스토랑은 인근 바다에서 공수되는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


들로 입 안에 바다의 향미를 구현하는 걸 표방했고, 덕분에


시나노의 얼굴은 행복함으로 녹아내렸음


랍스터를 껍질까지 갈은 수프를 시작으로 날치알 샐러드,


제철 모듬회, 조개를 듬뿍 넣은 국물 파스타까지 세심하고


정성껏 조리된 요리들은 수장급 함순이의 입맛도 사로잡음


지휘관 눈에는 투명하게 거린 귀가 쫑긋거리며 꼬리가 살랑


이는 것으로 보이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음


유자 샤베트와 녹차로 입 안 바다의 향을 지우고 식사를 끝낸


둘은 유유자적하게 몰 내부를 구경했음


모항에선 볼 수 없었던 물건들과 분위기, 사람들의 열기와


활기를 만끽하는 시나노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가질 않음


그녀답지 않게 피로로 찌든 눈 마저 살짝 트였으니 말 다했지


영화관에서 영화도 즐기고 옥상 정원에서 커피를 홀짝이던


둘은 해가 지자 가까운 거리에 있는 료칸으로 향함


제법 괜찮은 객실에서 상 가득히 차려진 가이세키 요리를


보고 시나노의 눈이 아이처럼 휘둥그레 졌음


 보는 눈도 없겠다, 둔갑을 풀으니 복실복실한 귀와 꼬리가


모습을 드러내 시나노의 감정을 한껏 표현했음


국물을 마실 때마다 귀가 바짝 서고, 젓가락으로 요리를 집어


먹으면 꼬리가 살랑거려서 행복함에 겨워있음을 표현했음


시나노는 연신 지휘관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는데, 지휘관은


오히려 시나노에게 감사할 따름이었음


1박 2일 외출을 나간다고 몇일 분의 사무는 물론 레스토랑과


료칸, 가이세키 요리까지 예약한건 시나노였던 까닭임


당연 비용도 모두 시나노가 지불한지라 실질적인 외출의


주체는 시나노였음


전국에서 공수된 재료들로 빚어진 가이세키 요리를 즐긴


지휘관과 시나노는 객실에 부설된 온천탕에서 여독을 품


독이랄것은 없었지만 날이 추워서 몸을 녹이고 싶기도 했음


여기에 지휘관이 목재 바구니를 띄우고 사케잔을 슬쩍 담자


시나노의 눈이 평소와 달리 능글맞게 변함


저런 표정도 지을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한 지휘관은 따땃하게


데워진 사케를 시나노와 홀짝이며 온천욕을 즐겼음


배도 부르겠다 몸도 녹았겠다 잠이 몰려드는 지휘관, 시나노


에게 잠자리에 들자고 말하자 시나노가 완곡히 거절함


늘상 보이던 몽롱함은 사라진지 오래, 안절부절 못하는 동안


요물처럼 입맛을 다신 시나노는 일부러 유카타를 풀어버림


그녀의 가슴에 맞는 사이즈가 없었던 바, 조금 압박되어 있던


가슴이 푸딩처럼 출렁이면서 해방감을 만끽했음


시나노가 긴 다리를 꼴 때는 치마가 딸려올라가서 허벅지가 


보였고, 엉덩이를 살짝 살랑일때는 비밀스런 곳 까지 보였음


궁지에 몰린 지휘관은 매우 드물게 시나노가 자기 위에 올라


타는걸 허락할 수 밖에 없었음


다음날, 시나노는 매우 개운하게, 지휘관은 피곤하게 일어남


중앵식 조식을 간단히 먹은 둘은 차를 타고 모항으로 복귀함


그날 시나노의 쥬스타그램에는 지휘관과 먹은 음식과 들른


곳의 사진들이 올라왔고, 적잖은 함순이들이 부러움을 표함


지휘관은 당분간 쉴 수 있겠다는 바람을 가졌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는 듯 해보였음


외출로 색다른 경험 뿐만 아니라 이색적인 밤일도 가질 수


있게 된 함순이들이 온갖 기상천외한 러브호텔이나 숙소를


잡고 1박2일을, 심하면 여럿이 한 시일에 나가겠다 신청하여


지휘관이 잠시 병원 신세를 지게 된 건 또 다른 이야기지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