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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아까 부탁했던 서류를 처리했다.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


뭉클.


모나크가 서류를 건네는 순간 지휘관의 손이 가슴을 움켜쥐었다.


"히히. 모나크 찌찌 짱 커."

"...."


모나크는 살짝 발끈한 듯 눈을 감으며 움찔했다.


"...그 녀석들의 악습에 물들지 마라."

"어, 음.. 화났어?"


미간을 좁힌 모나크의 표정을 본 지휘관이 슬쩍 손을 뗀다.

모나크는 서류를 다시 내밀어 그에게 건네고 뒤돌았다.


"할 일을 마쳤으니 이만 가겠다."

"저기 모나크..."


끼익- 쿵.


그녀는 지휘관의 말을 다 듣지 않고 방에서 나와 문을 닫았다.

복도를 걸어가기 직전,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본다.


-히히 모나크 찌찌 짱 커.


그렇게 말하며 지휘관은 그녀의 가슴을 조물조물 주물렀다.


"....."


그 감촉이 선명하게 떠오르자 모나크의 뺨이 살짝 붉어졌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힌다.


'어차피 놀리려는 거겠지. 내 몸이 목적이 아니라.'


문득 떠오른 그 생각에 모나크는 마음이 축 처지면서 울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너무하는군, 지휘관.'


그녀는 슬픔을 느끼며 두 눈을 감았다.

나는 고작 놀림감일 뿐인가?


모나크는 한 번 버려진 몸이었다.

그러나 지휘관은 그녀를 만들었고, 그건 곧 그녀를 필요로 한다는 뜻.

그런 지휘관의 관심은 한 번 모든 것을 포기했었던 그녀에게 있어 한 줄기 빛과 같았다.


그녀는 지휘관에게 있어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이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다른 대원들과 지휘관이 부대끼는 것을 보고 그녀도 그들처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휘관과 더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었다.

여러 가지 의미로 말이다.


'사실은 나도.... 나도.....'


그녀는 생각한다.


'나도 지휘관이랑 뷰지퍽퍽 순애파워섹스하고 싶은데.'


그녀도 여자였다.

가슴이 터지도록 꽉 움켜쥠 당하고.

젖꼭지도 아플 듯 말듯 하게 물리고.

거칠 정도로 쥬지가 들락날락하는 압박감을 느끼며 절정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나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진 않겠지.'


그런 건 인싸들의 특권이니까.

그녀는 타고난 성격부터가 인싸와는 거리가 멀었다.


재치 있는 말재주도 없고.

지휘관의 혼을 쏙 빼놓는 춤 실력도.

과감하게 거리를 좁히며 자신의 성적 매력을 어필하는 과감함도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전투와 업무 보조뿐.

그래서 그거라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돌아오는 것은 칭찬과 사랑의 속삭임이 아닌 장난질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그런 장난이 곧 연결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가슴을 만지는 장난을 치는 것으로 시작해 점점 더 나아가 남녀의 성기 결합으로 이어지는, 그런 소설 같은 일로...

그러나 문제는 그녀의 순발력이었다.


-....손 떼라, 지휘관.

-아, 미안.


지휘관이 처음 가슴을 만졌을 때 그녀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손을 떼라고 말했다.

무뚝뚝하고, 어쩌면 조금 화가 난 것 같은 목소리로.

그것도 솔직히 억울한 것이, 그녀의 목소리는 태생적으로 톤이 낮았다.


-아잉~ 하지 마~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그렇게 애교를 부를 수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방에서 거울을 보며 혼자 내봤던 애교는 어색함으로 뒤틀린 아줌마의 주책 같았다.


-하하....


사실 그 이후로도 몇 번인가 기회는 있었다.

오늘도 사령관이 가슴을 만지며 장난을 치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때마다 목과 몸이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다음에는 꼭... 꼭... 관계를 맺어야지..


그런 다짐은 손바닥이 가슴에 닿는 순간 씻는 듯 잊혀졌다.

손가락이 가슴을 움켜쥐고, 볼록 솟은 젖꼭지가 손바닥에 꾹 눌려지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흐르며 몸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항상 그랬다.


"차라리 대놓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녀는 쓴웃음을 지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건 그거대로 걱정이었다.


'지금까지 쌓인 이미지가 있는데 갑자기 섹스 해달라고 부탁하면....'


-모, 모나크가 그런 성격일 줄은 몰랐네.... 하하...


모나크는 어색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휘관을 상상하며 시무룩해졌다.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워진 그녀와 지휘관의 사이는 지금에 와서 되돌리기에는 늦었다.


'나도 마구마구 섹스하고 싶은데... 사랑을 속삭이면서.. 부드럽게, 때로는 숨이 멎을 정도로 거칠게...'


주륵.


"아....."


모나크는 소중한 것이 젖어드는 것을 느꼈다.


"윽...."


그녀는 재빨리 방으로 가서 성욕을 푼다.


"지, 지휘관... 아흣..."


침대에 엎드린 채 오므린 두 다리 사이로 손으로 넣어 애무를 시작했다.

사실 그녀는 딜도를 써본 적이 없었다.

손가락을 안쪽까지 넣어 G스팟을 자극한 적도 없었다.

남자는 처녀를 상실시키는 것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줄곧 처녀를 지켜왔다.


언젠가, 정말로 언젠가, 지휘관과 몸과 마음이 이어질 날이 올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래도 그녀는 손가락을 넣지 않고 겉과 콩알만을 매만지며 황홀경에 빠지고 있었다.

아싸의 세월이 길어지면서 점점 발전한 상상력 덕에 흥분이 모자랄 일은 없었으니까.


"지휘관.. 지휘관.. 아앙...! 지휘관.. 사랑해, 지휘관.. 제발 날 사랑해줘... 얼마든지 날 범해도 좋으니까 한 번만이라도 나를... 아흣..!"

"...."


모나크의 방문이 슬쩍 열린다.

복도에 드리운 어둠에 가려 그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 누군가는 모나크가 지휘관의 이름을 부르며 절정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돌아갔다.






다음날, 모나크는 또다시 비서로 지명됐다.


'이틀 연속은 흔치 않은데.'


지휘관이 또 찾아주었다는 생각에 그녀는 기뻤다.

다시 만들어진 이후, 그녀의 삶의 목적은 얼마나 지휘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느냐, 이것이었다.

가벼운 일이라도 지휘관의 부탁이면 기쁜 마음으로 해내었다.


'계속 일만 도왔더니 업무가 바쁠 때만 부른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거라도 어딘가.

전투에서는 이미 수많은 강적들에게 밀려났다.

업무라도 함께 하는 것이 그녀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불렀는가, 지휘관."


방에 들어갔을 때, 지휘관은 창밖을 보고 있었다.


"...."

"지휘관."

"아, 모나크 왔구나."


그가 블라인드를 치고 뒤로 돌았다.


'블라인드?'


의아한 일이었다.

업무할 때는 항상 햇볕을 받으며 일했는데.

지휘관은 그걸 좋아했다.


"모나크. 혹시 섹스에 관심 있어?"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뭐....."


모나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방금 대체 무슨 말을 들은 건지 다시 생각해볼 때, 지휘관이 말한다.


"섹스. 관심 없어?"

"뭐, 뭐라고!? 무슨... 그, 그런 것은 물어보지 마라!"

"보지 물어?"

"뭐뭐뭐!?"


모나크는 깜짝 놀랐다.

지휘관이 가슴을 만지는 장난을 친 적은 있어도 이렇게 대끔, 그리고 이렇게 적나라하게 물어본 적은 없었다.


"관심 없어?"

"그, 그렇다!"


'아아.'


모나크는 속으로 한탄했다.

또 말이 잘 못 나갔다.

왜 막상 기회가 오면 마음과는 정반대의 말이 나가는 걸까.

그녀도 이런 자신이 싫었다.


"흐음, 그럼 내가 이런 짓을 해도 아무렇지 않아?"


지휘관이 가까이 다가왔다.

거의 그녀와 입술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그의 탄탄한 가슴이 다가와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꾹 눌렀다.

이어서 그가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르며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지, 지휘관?! 이게 무슨..."

"이런 짓은 어때?"


그가 몸을 완전히 밀착시켰다.

어제 몇 십 분 동안 계속 어루만졌던 둔부에, 팽팽한 구렁이 같은 무언가가 닿았다.

또, 엉덩이를 움켜쥔 손 중 하나가 점점 더 아래로, 그리고 깊숙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그만두어라! 그런 장난은..! 지휘관! 악습에 물들지 말라고 했을 텐데!!"


악습.

그녀가 말한 악습이란 괴롭힘이었다.

놀림과 괴롭힘.

줄 생각이 없는 고기 한 점을 강아지에게 냄새 맡게 하고, 먹으려고 하면 빼앗는 그런 행위를 모나크는 증오했다.


"장난? 이게 장난으로 보여?"

"그, 그만- 으읍!!"


지휘관이 그녀를 와락 껴안으며 입을 맞췄다.

아니, 키스라고 하기에는 너무 우악스러웠다.

지휘관은 강제로 그녀의 입술을 빼앗았다.

첫키스를.


"그, 그만!!"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전개에 모나크는 부끄러움을, 그리고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지휘관을 밀쳤다.

하지만 밀려난 것은 그녀였다.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 안고 만 것이다.


"하아.. 하악....!"


모나크는 침을 꿀꺽 삼킨다.

방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어서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렸다.


'대체 뭐지? 무슨 일이....'


그러나 생각할 시간 따위는 없었다.

지휘관이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은 것이다.


"이.. 이러지 마라, 지휘관...."

"난 지금까지 계속 모나크한테 호의를 보여왔어."

"뭐....?"

"사실 어떻게 접근할 지 몰랐다는 게 정확하겠네. 모나크는 마음이 여리니까. 섣불리 다가가면 오히려 상처를 줄 것 같았거든. 그래서 장난스럽게 접근했어."

"어....?"

"그런데 이젠 못 참아. 아니, 안 참아. 널 범할 거야. 널 사랑하는 만큼."


'날 사랑한다고?'


모나크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 지금까지 그녀를 놀린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은....


'단지 내 착각이었나?'


지휘관도 그녀가 고민하는 것과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던 것이다.

접점이 업무뿐이라고 생각했던 지휘관에게서 동질감이 느껴지자, 아랫배와 가슴이 달아올랐다.


"만약 정말 싫거든, 뿌리치고 가. 너라면 할 수 있잖아. 범해지기 싫으면, 기회는 지금 뿐이야."


문득, 어제 방에서 혼자 성욕을 풀 때가 떠올랐다.

그때 그녀는 사령관이 그녀를 범하는 것을 상상했다.

일이 다 끝났을 때 분명 닫았던 방문이 조금 열려 있다는 것을 깨닫고 화들짝 놀라긴 했었으나...


'내가 실수로 안 닫았던 건 줄 알았는데.'


아닌 모양이었다.

상상만 하던 그런 일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중이었다.


'설마, 설마. 지휘관이 내 그걸 듣고서....?'


아무리 눈치가 없고 둔하다 해도 여기까지 온 이상 그녀는....


촤악-!


지휘관이 그녀를 눕히더니 버튼이 뜯어질 정도로 강하게 상의를 벗겼다.

풍만한 가슴이 출렁거리자 그가 말한다.


"이 가슴을 내 마음대로 하고 싶었어. 이 음탕한 몸도."

"아... 그, 그러지 마라, 지휘관..."

"뿌리치고 가라니까?"

"아, 안 돼.. 이러면...."


지휘관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치마를 벗긴다.

그녀의 양손을 교차한 다음 그녀가 두르고 있던 허리띠로 손목을 묶었다.

만약 풀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풀 수 있었다.

그러나 모나크는 풀지 않았다.


"이, 이러지 마.. 제발.."


입에서는 여전히 마음에도 없는 소리가 뱉어졌다. 하지만 상관 없었다.

최근 들어 그녀는 지휘관이 가슴을 만졌을 때 뿌리치지 않았다.

입은 생각처럼 되지 않지만 그 찰나의 순간이라도 손길이 닿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뿌리치지 않고 속박을 풀지 않는 것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지휘관.. 이러면 안 된다..."


지이익-


대답은 지퍼를 내리는 소리가 대신했다.


"아.. 아흣...! 하악...!"


이어서 그녀는 그토록 기다렸던 상실의 고통을 느꼈다.

생각했던 것 만큼 아팠으나, 걱정했던 것만큼 뻑뻑하지는 않았다.

놀라울 만큼 부드럽게 그녀의 안을 가득 채웠다.


뷰지퍽퍽 순애파워섹스를 바라던 그녀의 바람이 현실이 되었다.

수십 차례나 들락날락 거리는 압박감은 그 이상의 아찔한 쾌락을 동반했고.

지휘관의 사랑이 아랫배에 가득 들어올 때, 그녀는 자위로는 느껴보지 못한 행복감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절정했다.


"읏... 하읏.... 흣..."

"한 번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

"그, 그만..... 지휘관.... 그만...! 아...!"


모나크는 끝없이 저항했다.

그러나 손목을 묶인 허리띠는 해가 저물 때까지 결코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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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람이 날 개변태로 만들었어





벽람 그림, 단편문학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