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방, 한 남성이 가만히 눈을 감고 누군가를 기다린다. 체구는 여리여리하고 또 작았지만, 꽉 쥔 손에서 느껴지는 의지는 거대했다.
“네. 말씀하세요.”
그리고 끼익, 손 하나가 겨우 지나갈 만한 작은 문이 열리고, 그는 눈을 뜬다.
“제, 제 잘못을 여기에 고합니다…….”
또 입을 연다.
이곳은 고해실, 이 모항의 지휘관인 그는 자신의 죄를 고해성사하기 위해 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반대편, 그의 고해성사를 듣기 위해 들어온 여인, 임플래커블은 떨리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아아……귀여워라.’
발정하고 있었다.
지휘관은 유별히 작았다. 더불어 여린 데다 심성까지 고운데 그 외모까지 완벽하니, 모항 내에서는 그를 아끼지 않는 이가 없었다.
물론, 굉장히 위험한 쪽으로.
그래도 모항은 나름 평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누군가 선을 넘는 순간, 공공의 적이 되어 처리당할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다만, 이따금 지휘관의 속옷이 사라지는 일이 허다하긴 했다.
하여튼 지휘관에게 눈독을 들인 건 당연히 임플래커블도 포함되어있었다. 때문에 얇은 벽과 작은 구멍 하나를 두고 그의 비밀을 듣는다는 사실에 그녀는 더없이 흥분했고, 이는 곧 표정으로 드러났다.
작은 구멍에 그녀의 얼굴이 비치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만약 지휘관이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는 하늘도 장담 못 할 일이었으니까.
“네. 편히 말씀하세요. 이곳은 고해실이니까요.”
잘 쓰지도 않던 존댓말을 내뱉으며 임플래커블은 마음속 깊이 꿈틀거리는 욕망을 잠재우려 노력했다. 물론 잘되지 않았다.
“저는……저는…….”
잘되지 않은 건 지휘관의 고해 또한 마찬가지, 그는 자꾸만 머뭇거리며 입술을 열었다 뗐다를 반복할 뿐, 자신의 죄를 고하지는 못했다.
“저는……오늘 밤 꿈에서 임플래커블씨를 만났습니다…….”
“……아아. 네. 그렇군요.”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르고 겨우 나온 고해는 임플래커블의 시간을 보상해주기에 충분한 대답이었다. 뇌리를 관통하는 행복에 잠시 할 말을 잃어버린 그녀였지만, 어떻게든 정신을 다잡아 그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를 돌려주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이미 온갖 망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장녀의 이름은 루시아였고, 차녀의 이름은 유리아였다.
“그런데……그런데 오늘 아침에…….”
아까보다 훨씬 더 떨리는 목소리, 새빨갛게 달아온 얼굴.
“몽정을……했습니다.”
“……네?”
그리고 폭탄 같은 발언.
“마, 말 그대로예요……저는 꿈에서……꿈에서 그만…….”
임플래커블은 순간 호흡을 잊어버리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 세상에나, 꿈에서 자신을 만나 몽정하다니,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무슨 짓을 했는지는 안 봐도 뻔했다.
“저는 나쁜아이에요……죄송해요……죄송해요…….”
“…….”
쐐기를 박는 지휘관의 목소리, 뚝, 하고 끊어지는 그녀의 이성.
“이건 전부 몸에 나쁜 기운을 빼지 않아서예요. 지휘관님이 잘못한 건 없어요.”
“……네? 그, 그럼 그 나쁜 기운을 어떻게……해야 하는 거예요?”
하아, 하아, 거친 호흡을 다듬으며 임플래커블은 빠르게 생각을 마쳤다. 선을 넘으니 도리어 침착해졌고, 그녀는 인자한 미소를 그리며 말했다.
“바지를 벗고, 이 작은 구멍에 몸을 갖다 대세요.”
수녀님 꼴려
잼밌는 소재 받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