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좀 당황스럽긴 한데 큐브적성치가 자네만큼이나 높게 나오는데  당사자가 자긴 부사관 출신이고 병기병과로 정비만 했는데 지휘하기 싫다고 완강히 거부하더군'

'일반병이랑 다르다고 그렇게 설명을 했는데도 싫다고 했네. 상부에서는 그러면 주로 정비를 했다고 하니 정비를 시켜보는건 어떻겠냐고 하더군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그러더니 해보겠다고 하더군'

'그리고 지금 시간이.... 14시 23분이군 15시쯤엔 도착할꺼야'

'육군인데 왜 해군으로 보내냐고? 할시 파웰이 했던 무장을 보게 그게 사람이 급조한거로 보이던가?'

'상부에서는 그 사람 능력을 써먹을 수 있는 곳은 자네 함대뿐이라고 단정지었으니 그리 알게'


"......좀 늦는군.."

15시 23분

사르데나 함순이가 보면 '지휘관 지금 커피를 망치고 있어요!!!' 라고 외칠만한 액체를 마시던 지휘관은 1시간 전에 통화했던 내용을 되네이면서 창가에 섰다.

장비 정비?

대부분 만쥬들이 하거나 함순이들 자체적으로 하는 정비를 단지 큐브적성치가 높다는거 하나만으로 배치시킨다?

이게 말이 되나 싶은 지휘관은 다시한번 사르데나 도발액체를 마시면서 창밖에 보이는 검정색 밴 한대가 지휘건물로 올라오는 것을 처다보았다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며 지휘관은 중얼거렸다

"벨?"

"예 주인님, 말씀하십시오"

"내려가서 손님맞이를 부탁해, 메이드대에는 손님 대접 티타임 준비시키고"

"알겠습니다 지휘관님"

가볍게 목례한 벨파스트가 우아한 자태로 문밖으로 사라지자 지휘관은 옷매무세를 다듬고 집무식 의자 앉아 인사자료 서류철을 다시한전 펼처보았다

"이 사람.... 진짜 병기병과 출신이 맞나...?

분명 서류철 상단에 병과에는 '병기 - 화력장비 수리관'이라고 명시되어있으나 하단에 군 경력과 전투경력란에 적힌 내용은 소설에서나 볼법한 전적들이 적혀 있었다

"군경력.. 30기보사.. 강릉 방어전투.. 사단이 궤멸하여 6사단으로 재편..이후.. 포항 방어전투.. 울산 방어전투.. 부산 방어전투... 제주도 방어전투.. 훈장이 없는 게 더 이상하군... 강릉을 제외하면 우리 함대가 참가한 전투..."

육군이 아닌 함대 사령관이라 직접적인 육상전을 해본 경험은 없지만 당시 모닝글로리를 지원하러 갔을 때 본 상황은 철저함 그 자체였다

함순이 하나 없어 일반적인 무장이 통하지 않음에도 조국과 가족을 수호하겠다는 글로리 장병들의 헌신을 비웃으며 유린하던 세이렌들

그나마 모닝 - 이글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플래처 자매들 중 할시 파웰이 파견되었었지만 세이렌의 대규모 함대를 상대하기엔 무장도 함선수도 밀려서 노스유니온의 태평양 함대와 사쿠라 엠파이어의 5항전의 지윈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딸깍

"유니온 누구 있나?

"어? 지휘관이야? 무슨일이야?"

"새러토가구나 혹시 할시 파웰이 지금 있어?"

"잠시만 기다려줘.....응 있다고 하네 왜?

"파견 근무지에 있던 국가 사람이 왔다고 해서 친근감을 좀 줄 수 있나 해서.. 가능해?

"잠시마안.... 할시! 할시... 아 마침 잘왔어 너 파견지 있잖아... 아..응.... 알겠어...."

새러토가의 목소리가 잠시 옅어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어 지휘관..? 파웰이 조금 힘들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후유증이 좀.. 심했나봐.."

"그래..? 알겠어 푹 쉬라고 전해주고 마음바뀌면 지휘관실로 오면 된다고 전해줘"

"알겠어 지휘관! 수고해~~"

"응, 새러토가 고마워"

딸각

수화기가 끊기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좀 잊혀진 줄 알았는데 후..."

글로리만 생각하면 표정이 죽어버리는 할시 파웰였다 항상 눈에 띄고 싶어 하는 함순이었지만 글로니 전투 후에는 조용히 책을 읽거나 음악감상에만 몰두하곤 그랬다

모닝 글로링을 구원하기 위해 막 도착했을 당시에는 파웰은 우리를 보자마자 다급하게 무전을 했었다

'지휘관... 지휘관..!! 사람들이 죽어나가!! 빨리..
빨리이이!!!'

수두룩한 전투를 한 우리함대지만 그 당시만큼은 누구하나 예외없이 정숙함만이 흘렀다

장난치기 좋아하는 에버 크롬비나 배시조차 묵묵히 전투에만 집중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마치 보란듯이 당장에 가라앉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포탄에 맞아 원래 형상을 알아보기 힘든 글로리의 함선들
하지만 일부러 침몰 시키지 않은 듯한 공격.. 잔인하게 죽어있는 사람들...

전투가 끝난 후에 함선마다 구출작전을 펼치던 베테랑 구조요원들 저차 고개를 돌리게 만든 내부 격실 벽에 뿌려진 피철갑과 사람들의 파편...

해안에는 상륙하던 해병대 장병들이 사지가 찢겨나간체 파도에 떠다니다가 해변에 밀려들고 있거나 방어하던 참호와 벙커속에서 총상을 입고 전사한 육군 장병들이 수없이 있었다 말그대로 사람으로 기계를 막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나조차 고개를 돌릴 정도니.. 후...

똑똑

얼굴을 쓸어내리며 마지막 남은 한 모금의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크게 숨을 내쉬고 있을 때 문이 정적을 깨웠다

"지휘관입니다"

"주인님, 손님 오셨습니다"

"안으로 모셔"

"이쪽으로.."

"고마워요 메이드님"

끼이익

나무문의 삐걱소리와 함께 문이 열였고 궁금했던 우리 함대에 최초 '사람 정비공'이 될 사람을 마주했다










1시간 30분전

JFK 국제공항

공항 외부 흡연구역




"후우... 이게 맞는걸까.."

남색 정장을 입은 한 사내가 담배를 태우며 중얼거렸다.
깔끔하게 입은 정장과는 별개로 검정색 전투화를 신고 옆에 내려놓은 더블백은 사내의 모습을 매우 수상하게 보이기까지 했지만 주변에서 힐끗 처다보는 시선들을 사내는 마치 익숙한듯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담배만 태울 뿐이었다.

'그나저나 올 때가 되었는데 왜 안오지?'

한개피를 타 태운 사내는 재떨이 꽁초 비벼끈 다음 한개피를 더 꺼내 줄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잠시 뒤 피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끄고는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물이나 하나 사야겠다 목이 마르네..'

이내 공항내 편의점에서 생수를 구매한 사내를 다시 공항을 나와 물을 마시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13시 온다 했는데..?'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 한 사내는 다시 한 번 공항 주위를 둘러본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내를 찾으로 오는 사람을 보이지 않았다

'비행기를 잘못 탔나'

그렇게 생각할 때 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야야 저거 만쥬아니냐?"

"뭐? 엌ㅋㅋ 진짜네ㅋㅋ 쟤네들은 기지에서 안 나오지 않냐?"

"몰라ㅋㅋㅋ 이야 내 살다살다 실제로 볼 줄 몰랐다"

"엄마엄마! 병아리가 엄청 커!"

"얘야 저건 병아리가 아니라 만쥬라고 하는 거란다"

"우웅... 완전 병아리인데?"

"욘석, 올바르게 불러야지"

"네에"

"이야 함순이들 겁나 이쁘긴 하네"

"오늘 벽람에서 공식행사 있다는 이야기 없지 않았나?"

"그건 모르겠고 일딴 구경이나 해 함순이들 이 때 아니면 언제보냐 ㅋㅋ"

사람들이 웅성거림속에는 사내의 목적과도 같은 주제가 있었다 사내를 가슴팍 양복주머니에 담배를 넣고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자 금발을 가진 여성 두 명은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고 경호 복장에 헤드셋 낀 만쥬들이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흐음... 분명 공항에 있다고 했는데..."

"언니 그 사람 전화번호 없어요?"

"지휘관이 따로 안줘서 없는데 콜롬비아 사진 다시한번 줘볼래? 그래도 동양인이라 찾기 빠를꺼야"

"여기요 언니, 하아 이 넗은 공항에서 언제 찾는다암...!"

클리블랜드에게 사진을 넘겨주고 자신의 선글라스를 머리위로 걷어올린 콜롬비아가 두리번거리고 있는 사이 사내는 다가오다가 만쥬들에게 제지당했다.

"삣 삣!(물러나주세요!)"

"......말이 왜 들리지?"

만쥬한테 다가간 사내는 뭔가 할말이 많지만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마치 인지부조화가 온듯한 그의 모습은 허탈해보였다

".....만쥬했습니까? 벽람항로에 볼 일이 있습니다 이걸 전해주면 알꺼라고 하던데..."

남색 정장에 전투화, 더블백을 들고 있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수상쩍고 패션이라고는 알지 못 해보이는 그 모습에 만쥬들은 잔득 경계했지만 그가 내미는 독수리 상징이 찍힌 서류철을 건내주자 한 만쥬가 서류철을 받아들고는 클리블랜드에게 다가갔다

"삣삣 삣 삣 삐(클리블랜드씨 우리가 찾는 사람인거 같은데 확인해 주시겠습니까?)"

"응? 앗! 우리가 찾던 사람! 맞죠?!"

"언니? 사람 찾았어? 찾았네 빙고!"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들의 만남이 성사되자 클리블랜드 자매는 기쁜듯이 소리쳤고 남자는 어색하게 웃어보이며 다가갔다

"잠시 편의점 갔다오느라 길이 갈린 것 같군요 벽람항로의 미합.. 아니 이글유니온 맞습니까?"

"예 맞아요 당신이 요번에 "엔지니어"로 오는 사람 맞죠?"

"예 맞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차를 대기 시켜놓았어요 가시죠"

"안내에 감사드립니다"

따라곳은 공항 택시승강장, 그 곳에는 여러마리의 무장만쥬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법한 검정색 밴 3대가 비상등을 깜빡이며 서 있었다

"......"

무장한 만쥬를 계속 처다보던 사내의 표정에는 '어이없음' + '신기함'이 공조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클리블랜드는 3대 중 중앙에 있는 밴의 뒷자석을 열며 말했다.

"만쥬들이 신기한가 보네요?"

"예...실제는 처음이라서"

사내는 클리블랜드가 열어준 벤에 탑승하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만쥬를 보고선 대답을 잠시 흐리다가 이내 고개를 저으며 뒷자석에 앉았다

클리블랜드와 콜롬비아가 마저 타자 경호하던 만쥬들은
VIP차량 문을 닫고 분주하게 앞뒤에 있는 벤에 타기 시작했고 부드러운 엔진소리와 함께 출발했다

"보아하니 클리블랜드 자매인거 같은데 다른분은 임무중인가 봅니다?"

"어? 어떻게 알았어요? 막내동생이 오늘 일이 있어서 못왔어요"

"3자매로 알고 있는데 은발을 가지신 분도 있다고 들어서 짐작했습니다"

"흐음... 사전조사가 철저하시네요?"

"정비하는 사람이 그 정돈 알아야죠 인치 단위계과 야드 파운드 단위로 쓴다고 해서 준비하는 김에 겸사겸사.."

"그렇군요.. 잘 부탁해요!"

"저도요!"

사내는 웃으며 손을 건낸 클리블랜드 자매들과 악수하고는 이내 침묵에 빠졌다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듯이 방금전까지 웃던 사람이 순식간에 무표정으로 바뀌었지만 클리블랜드와 콜롬비아는 자기들만의 주제로 이야이 꽃을 피웠다

"아 맞다 돌아가기 전에 사달라고 한거 깜짝했다."

"... 몬트필리어는 언니만 있으면 되서 상관없지 않나요?"

"그래도 사다준고 했는데! 아이참.."

'참으로 명량하고 밝은 아가씨들이군'

사내는 무심한 듯이 창밖의 경치를 보고 있었지만 원래 남 이야기가 재미있듯이 귀는 자매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은어같은 말들은 해석이 안됬지만 어느정도 알아듣기에 사내 귓요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들석

"......?"

벤 내부는 VIP용으로 개조되어 마주보고 앉아 있게 되어 있고 뒷자리에는 쿠션이 배치되어 있었다 문제는 쿠션이 자꾸 들썩이는게 문제였다

사내는 창 밖을 바라보다 자신의 왼편에 있는 쿠션을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클리블랜드 자매들은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못 본것 같았다

'뭐지? 차가 그렇게 흔들리는게 아닌데..?'

계속해서 쿠션을 바라보자 쿠션이 조금씩 들석이는게 보였다

"클리블란드씨? 콜롬비아씨?"

"네?"

"네?"

"이 쿠션 원래 이렇게 큽니까?"

"조금 큰 거 같긴한데 기존 쿠션이 더러워져서 임시로 갖다 놓은거예요 왜요?"

"....쿠션 안에 불청객이 있군요"

"......!"

"......!"

사내가 표정이 싸늘하게 굳으면서 쿠션을 경계하자 콜롬비아는 보조석에 타고 있건 경호대장 만쥬에게 말해 차를 급히 세웠다.

끼이이익!!

육중한 벤이 우렁찬 소리함께 차들이 멈추자 쿠션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클리블랜드에게 날아가 부딪치자

"악!"

하는 비명소리 꼬마아이의 소리가 차내에 울려퍼지자 모두가 당황했다 이내 구션이 꿈지럭 거리더니 왠 꼬마가 튀어나왔다

"꼬마..? 여자애?"

"클리블!! 정말 여긴 어떻게..!"

클리블랜드가 당황하다 못해 말을 잊지 못하고 콜롬비아는 어안이 벙벙한듯이 꼬마애를 처다보았다

"언니... 애 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아니 난 바로 왔단말이야!"

"그럼 애가 대탈주 했다는 얘기잖아"

"엄마, 이모 안..녕? 아저씨는 누구세요?"

"....아저씨... 아저씨 맞긴 하지...."

"클리블 넌 집에 가면 따로 봐! 오늘 혼날줄 알아!"

"으앙 엄마 잘못했어요!!"

"위험하게 말도 없이! 여기 왜 타있는거야!"

"엄마 나는 숨바꼭질 하고 있었단 말이예요!!"

"넌 숨을 곳이 없어서 차안에 들어왔어?!"

"그게 아니라요 엄마.."

애엄마 간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클리블랜드와 꼬마 클리블랜드는 아웅다웅하고 있었고 콜롬비아는 재미있다는 듯 처다보고 있었다 한편 사내는..

"나 아직 30인데... 군인이니까 아저씨 맞긴한데 하 참..."

꼬마아이의 아저씨 소리 한방에 살짝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뭐 그렇게 되서 좀 늦었습니다"

"그렇군요..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별말씀을.. 자녀분이 개구쟁이라 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허허"

"하하하... 도대체 어떻게 차에.."

"들어보니 빨래바구니 안 쿠션에 비집고 들어가 숨어 있었는데 누군가 그대로 차에 적재했다는군요"

"하아.... 벨파스트?"

"네 주인님 담당을 확인해서 조치하겠습니다"

"고마워"

"그럼 이만.."

지휘관과 사내의 시중을 들던 벨파스트는 조용히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우아한 걸음으로 자리는 뜨고 이내 지휘관은 서류철을 사내에게 건네주고는 진지하게 말했다

"...김한진씨 자신이 큐브적성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까?

"모르고 있었습니다 다만 희안한 능력이 있다는거 왜엔"

"능력이요?"

"예 뭐 거창한건 아니고..."

한진이라고 불린 사내는 잔을 들어 차를 한모금 마신뒤 말을 이었다

"만지는 장비마다 그 장비에 대한 특성, 특징 그런것들이 머리속에 그려집니다 청사진을 그리듯이"

"......"

"지휘관께서 여기 있는 칸센들과 교감능력이 뛰어난 것처럼 저는 제가 만진 장비에 대한 설계들이 구상됩니다
심지어는 개조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래서 그 학살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겁니까?"

"학살... 세이렌이 저지른 짓을 보면 학살이 맞죠... 그런 능력이 덕분에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세이렌과 대적이 가능했습니다 효과는 뛰어나진 않지만은..."

사내는 자신의 정장상의 가슴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려던 찰나에 주춤했다

"...! 어이쿠 이런.. 죄송합니다 지휘관, 무심코 실례를.."

"아닙니다 잠시만 기다리시죠"

지휘관은 한진을 배려해 지휘실 창문을 열어주었다
한진은 지휘관의 배려에 감사를 표하고는 담배에 불을 붙혔다

"할시 파웰이 특이한 무장을 한게 당신 덕이군요"

"후우.. 예? 누구..? 할시 파웰..?"

"모닝 글로리에 유일한 유니온 칸센 있잖습니까?

함진은 지휘관의 배려에 감사를 표하고 담배를 권했으나 지휘관 괜찮다는 손짓과 함께 다시 지휘관 접무용 쇼파에 앉으며 말했다

"아아.. 충무 서울이 말입니까?"

"충무? 서울이?"

"모닝 글로리 장병이들이 붙이던 애칭입니다
타국임에도 불구하고 붙임성 좋게 다가오고 착하고 귀여운 칸센이여서 다들 그렇게 부르더군요"

"서울은 글로리의 수도인데 충무는 뭡니까?"

"시호라고 사람을 기리는 호칭입니다 그 왜 발명왕 같은 칭호 있잖습니까"

"아아 알고 있습니다"

"충무(忠武)는 충성 충(忠) 자와 호반 무(武) 자로 이스트 글램 글자와 같은데 뜻은 '신하의 도리를 지키고 나라를 위하여 몸을 아끼지 않아 밖으로는 외적을 물리치고 안으로는 법도를 바로 세운 자'를 뜻하는 것으로 군인이 받을 수 있는 최상급 칭호죠"

"먼나라 타지에 와서 적응도 힘들고 괴로울건데 잘 참고 마치 자신의 조국인양 솔선수범 하더군요 그래서 글로리 해군 장병들이 그렇게 호칭을 붙이고 수도로 이른을 붙혀 주었다고 들었습니다"

"뭐 자기는 지휘관에게 인정받을꺼라고 그랬는데 워낙 귀엽고 장병에게도 사랑받았죠"

한진은 홍자 한모금 더 마시고는 말을 이었다

"그러던 중 세이렌이 어떻게 북방연합과 사쿠라 엠파이어를 뚫고 동해에 온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목적은 하나였습니다 아침새벽의 땅을 기지화해서 동아시아 방면을 효과적으로 타격하는 것"

"...거기까지 알고 계셨습니까"

"모닝 글로리의 지리상 위치는 완벽하죠.. 이글 유니온이 방위조약까지 맺으면서 이 조그마한 나라를 지원하는 이유는 글로리의 세살배기 아기들도 압니다"

"북으로는 노스유니온, 동쪽에는 사쿠라 엠파이어, 서쪽에는 이스트글램 3대 강대국이 정중앙에 있는 나라는 제가 유니온 입장이었어도 못참습니다"

"비록 세이렌 타도로 목표 하나로 국가들이 벽람항로라는 연합으로 묶여있지만 정치는 다르지요"

"지휘관도 느끼실 겁니다 지휘를 하는 입장이면 더욱"

지휘관은 한진이 말하는 동안 찻잔을 들어 홍차를 유심히 바라보다 한진이 잠시 말을 끊자 한모금 하고 다시 들었다

"세이렌들도 마찬가지였을겁니다. 일단 요새화에 성공하면 세 강대국들을 손아귀 쥐고 연합할 수 없도록 할 수 있으니까요..."

"할시 파웰을 만난건 언제였습니까?

"서울... 아니 할시 파웰을 만난 건..어디보자.. 세이렌 침공이 강릉 포항 울산 부산 제주도 순이었으니까 포항 방어작전 때부터니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을 함께 했군요"

"편하신대로 부르십시오 괜찮습니다"

"이거 또 배려를 받는군요 고맙습니다 어디까지 했더라... 아 그래.. 서울이를 만난 건 포항에서부터군요 만났을 때부터 함께 했었습니다 지휘부에서는 제 특별한 능력을 효율적으로 써먹기 위해서는 해군으로 파견가서 그쪽을 지원하라고"

"칸센 건조를 위해 설계도를 복제해보라고"

지휘관의 손이 잠시 움찔했지만 한진은 꺼진 담배를 재떨이에 털고는 다시 새로운 한대를 물고 피우느라 그 모습을 보진 못했다

"후우...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말 같잖은 소리말라고 칸센은 성정큐브로 이루어져 있는데 성정큐브 하나 겨우 구하는 나라가 그게 왜 필요하냐고 따졌습니다"

담배를 깊게 빨고는 긴 숨과 함께 내쉬면서 한진은 말을 이었다

"후우... 그러더군요 '미래에 조국이 건조능력 생기면 무장을 하기위함이다 명령이니 따르라'고 군인은 상명하복 아닙니까 예 알겠습니다 하고 따랐습니다 그게 군인이니까요 옮지않지만 명령이라서 예..."

한진은 지휘관을 슬쩍 바라보았다.

그의 손은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얼굴은 무덤덤한 표정이었지만 자신의 소중한 칸센을 도구 취급하는 모닝글로리에 분노하고 거기에 따른 한진에게 보이지 않는 분노를 포출하고 있었다.

한진은 손이 쥐고 있던 담배를 빨고는 말을 이었다.

"그러기 위해 접근을 했습니다만 그 귀엽고 당찬 아이를 보자니 차마 그럴수가 없더군요 조국이 아닌 조약으로 파견온 아이가 그렇게까지 착한 아이를 전 건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세이렌이 침공했습니다 예 세이렌과 전쟁사중에서 가장 처절했던 전투를 서울이와 함께 싸웠습니다"

"인류 최초로 칸센없이 방어한 전투, 칸센 없이는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알려준 전투"

한진은 바닥을 보이던 찻잔을 들어 마지막 홍차를 다 마신 뒤에 말을 이었다

"포항 전투로 인해 모닝 글로니 해군전력은 상실,
이후 2차례 연속 전투결과, 50만 육군은 10만 밖에 남지 않게 된 그야말로 대학살.. 예비군까지 합치면 100만은 넘을 사람들이 전사한 세계사에 이토록 처참한 전투는 없었을 겁니다"

"서울이 무장 말씀하셨죠 예 결국엔 손을 댔습니다 안그러면 서울이는 죽었으니까"

"...예?"

"당신 눈이 띄고 싶어했던 그 천진난만한 아이가 죽을 뻔 했다고"

한진의 갑작스런 말에 지휘관은 잠시 당황했다.

"포항 전투에서 나 아니었으면 죽을 뻔 했고 거기서 서울이를 개조하지 않았으면 지금 당신 옆에 있지도 못했어."

"무슨 말입니까 그게 죽을 뻔했다니 지금 파웰은 정상이 아니란 말입니까!"

지휘관은 참아왔던 분노를 표출하며 접대쇼파를 강하게 내리치자 쇼파의 팔걸이가 박살이 나버렸다.

한진은 눈하나 깜빡이지 않고 마저 이야기를 이었다

"내가 타고 있던 함이 파이어 인가뭔가한테 제대로 걸렸었지 인간 함선주제에 칸센마냥 자꾸 아프게 한다고"

"퓨리파이어... 그런데 아프게..?"

"그래 내 능력을 함에 타기전에 모든 함에 개조를 시작했지. 세이렌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게"

"내 능력을 발휘하려면 성정큐브가 있어야 하는데 보급은 늦어지지 세이렌은 코앞이지 때마침 옆에 큐브가 있어 '살아있는 큐브'가"

"그나마 다행인건 칸센이 아닌 무언가를 개조할 땐 큐브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더군 그냥 매개체만 있으면 되서 손만 잡고 내 능력을 발휘 할 수 있었지 "

지휘관은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한진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렇게 출정 전에 가능한 많은 장비에 개조를 실시했지 먹히긴 먹히드라고 퓨리파이어라고 했나 그 개씹새끼가 서울이를 찢어발기려 들기 전까지는"

"세이렌의 양산형이야 기존 함선으로도 상대가 되지만 문제는 인간형이었어 원래는 씨알도 안먹히는게 정상인데 조금씩이나마 데미지가 들어가니 세이렌도 당황하더라고"

"그러던 와중에 서울이를 본거지 인간 함선 따위가 자신을 아프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 개새끼가"

"서울이는 항전해서 체급차이가 있음에도 알고도 서울이가 퓨리파이어 그 새끼한테 달려들기 전에 나한테 전해달라고 하더라"

어느새 한진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고 지휘관은 다시 쇼파에 앉았다

"지휘관한테.. 자긴 물러서...지 않고.. 다른 칸센들... 만큼 열심히 싸웠다고... 칭찬해 달라고... 전해달라고.."

한진은 울먹거리며 찻주전자를 들어 지휘관 잔과 자신의 찬을 채운 후에 홍차를 들이 마셨다 조금 진정되었는지 다시 지휘관에게 존대하며 말했다

"후우... 잠시 감정이 격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지휘관"

"...아닙니다 저야말로 미안합니다 한진씨..."

잠시 한동에 침묵이 흐르고 한진이 말을 이었다

"완전히 유린당하더군요... 파웰...서울이는... 퓨리파이어가 갖가지로 놀려먹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마치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놀듯이.."

"그러다가 퓨리파이어의 포에 맞고 제가 타고 있던 함선 선미에 떨어졌습니다... 저는 빨리 뛰어가서 상태를 살폈죠.. 함포는 찌그러져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고 어뢰 발사기는 휘거나 깨져있고 얼굴은 너무 맞아서 그 푸르던 눈과 하얀 머리카릭이..."

한진은 식은 홍차를 한 모금 한 후에 말을 이었다

"피투성이가 되어 몸을 벌벌 떨었습니다. 제가 달려나가 일으켜 세우니 겨우 저를 알아보더군요"

"저보고 그러더랍니다... 저 노력했는데 잘 안되서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계속해서 미안하단 말밖에 못하더군요"

"지휘관한테도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하길래 저는 못한다고 니가 직접 전하라고 미안하단 말 말고 돌아왔다고 당당히 가서 말하라고"

"그래서 제가... 제가... 결국........."

"......그래서 결국엔 하신겁니까 개조를.."

지휘관이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한진에게 탁자 밑에 떨어진 담배갑을 주워들고는 한 개피 꺼내 한진에게 건내주며 말하자 한진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한모금 마시고는 내뿜으면서 말을 이었다.

"예.. 살리고 싶어서 이 소중하고 불쌍한 아이를 무사히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어린아이와 다름없는 그 함선 소녀를 위해"

"테스트 조차 해본적 없는.. 무슨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는 그 짓을... 어떠한 고통이 동반되는지도 모르는 체... 살리겠다는 의지하나로 감행했습니다"

지휘관은 답답해진 가슴을 다스리기 위해 제복 상의를 벗어 의자에 걸고는 자신의 서재 한구석으로가 책몇권을 꺼내더니 술잔 2개와 독한 술로 보이는 양주를 꺼내왔다.

"한 잔 하시겠습니까?"

"...기꺼이.."

이름모를 독한 술이 조그만 술잔 가득히 따라지자 한진은 한 손으로 잔을 잡아 위로 살짝 세우면 건배를 하고는 단숨에 들이켰다..

"후....쿨럭쿨럭.... 우엑... 역시 술은 못마시겠구만"

"생각보다 술은 못하시는 군요"

한진이 독한 술을 마시고 나서 기침을 하면서 푸례를 늘어놓자 지휘관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맥주는 좋아하는데 이런 독한 놈들은 못마시겠더군요"

"개조는 성공했습니다... 지금의 무장과는 차원이 다른  무장으로 "

"...저도 보고서로 봤습니다만 지금 기술로는 어림도 없는 무장이더군요"

지휘관은 할시 파웰이 돌아오고 나서 제출한 보고서와 정보국에서 조사한 결과를 떠오르며 말했다.

"금속탄자를 전자기력으로 가속해서 발사하는 기술.. '레일건'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기술로는 어림도 없는 '미사일'을 그것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세이렌 해상을 봉쇄한 이후 잃어버린 로스트 테크놀로지 중 2가지나 구현을 하셨더군요"

"...역시 이글 유니온.. 초강대국은 다르군요"

지휘관은 쓴 웃음과 함께 자신의 잔에 담긴 술을 털어 넣었다.

독한 술이 넘어가자 지휘관도 크게 숨을 내쉬었다

"후우...덕분에 파웰이 모닝 글로니로 넘어간거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더군요 나중에 복귀하고는 그런 말이 쏙 들어갔지만.."

"......"

한진은 말없이 빈 술잔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언가 고뇌하고 있는듯한 그의 모습을 지휘관은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이윽고 한진은 입을 열었다

"제 개조능력은.. 성정큐브 자체를 개조하려면 직접 손을 대야했기에 죽을지도 모르는 서울이의 심장과도 같은 큐브에 손을 넣었습니다... 서울이가 너무 고통스러워해서 중도에 포기할 뻔 했습니다만.."

"뭐 어찌되었던 서울이는 치료되고 한 층 더 강화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지원이 도착해서 한숨 돌릴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다른 전투에서도 활약하고 살아돌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지휘관?"

"예 할시 파웰이 무사이 돌아와서 다행이고 고맙슺니다 한진씨"

둘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악수하며 서로를 처다보았다.

국가가 다르고 인종은 다르지만 칸센을 소중히 여긴다는 마음가짐이 두 명을 이어지게 해준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똑똑똑

"지휘관님 벨파스트입니다. 업무종료 및 저녁식사 시간입니다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나머진 다음이 하죠 한진씨"

"끝내시렵니까?"

"때마침 시간도 되고 한진씨도 쉬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지휘관님은 배려가 몸에 배여 있군요 감사합니다"

"언제 시간되시면 이야기하시죠"

"알겠습니다"

"벨파스트 오늘부터 같이 일하게 된 김한진씨야 숙소 안내 부탁해"

"명을 받듭니다"

"지휘관님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합니다 아참"

지휘관은 악수하다 말고 생각난 듯이 말했다

"벨파스트 이 분 숙소는?"

"이글 유니온 쪽에 협조했습니다 동양인이셔서 이스트글램이나 사쿠라 엠파이어 쪽으로 알아보려 했으나 왠지 모르게 다들 좀 거북해 하는지라.. 뜻하지 않은 실례를 범했습니다 손님"

한진은 개의치 않다는 듯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숙소야 아무대서나 자면 됩니다 맨땅 모포한장 걸치고도 자봤는데 숙소면 다행이지요 아참 이제 손님이 아니고 같이 일할 동료니까 이제부터 엔지니어라고 불러주세요"

"예, 엔지니어님 숙소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짐은 만쥬에게..."

"아닙니다 제가 들고 가죠 왠지 모르게 미안해서.."

"후훗.. 만쥬들 말씀이십니까? 저래보여도 성인남성 정도의 힘은 있답니다?"

"그래도.."

"알겠습니다 엔지니어님, 상냥하신 분이시군요 식사는 숙소로 올려드립니까?"

"아. 그래주시면 감사합니다"

한진이 밖으로 나가자 싱긋 웃으며 가볍게 인사하는 벨파스트였다.

한진이 만쥬의 안내를 받으며 계단을 내려가자 벨파스트는 지휘관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이제... 지휘관님?"

"으..응?"

표정은 싱긋 웃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눈가에 검은 오오라가 펼처지는 벨파스트를 보고 움츠러든 지휘관

"술은... 어디서 나신겁니까..?"

'아뿔사'

원래 술 좋아하는 지휘관이었지만 애들이 생긴뒤로 부터는 건전한 아비가 되어야한다는 벨파스트의 강력한 의견아래 다른 칸센들도 동의한바 주마다 정해논 일에만 사여하는 술이었으나...

"아니...벨... 그게.... 엔지니어님이랑 이야기하다 보니.. 좀 필요해서"

"어찌되었든 약속이지 않으십니까?"

"아니 딱 한진만 했.."

"조용"

"네"

안사람 짧은 한마디는 모든 유뷰남들을 쫄게 만는 능력이 있다

"글러먹은 주인님인지라 쇼파 발걸이도 부순거 보니 주정부린거 아니신지요"

어느순간 나타난 셰필드가 탁자를 정리하며 말했다.

"글러먹은 주인님 그렇게 치웠는데도 어디선가 꺼내오시는 군요 참으로 대단합니다 훌륭한 아버지가 되시겠군요"

불난집에 부채가 아닌 선풍기를 틀어버리는 셰필드였다.

"여보?"

"....예?"

벨파스트의 차분한 목소리가 지휘관을 부르자 지휘관 증에는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이번달과 다음 달 술 금지 및 저녁에 이야기좀 해요 ^^"

"아니 벨 진짜라니까..!"

정리간 끝나고 셰필드가 탁자를 끌고 나가자 벨파스트가 웃으며 나가면서 말했다.

"이따 저녁에 봐요^^"

문이 닫히고 정적만이 흐르는 지휘관실 접무실은 찬바람만이 불었다

"신이시여..."

유부남은 애뜻한 소리가 지휘관실을 가득 채웠다

















서울이 얘겨줘

김치맨 지휘관처럼 쓸라했는디 장편소설이 되어부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