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모항에는 새로운 얼굴이 찾아온다.


하지만 모항 생활이 이제는 다소 익숙한 연차의 지휘관에게는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하루일과가 될 것이다.


집무실에서 인사 후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고, 모항 곳곳을 함께 걸으며 안내한 뒤, 다시 집무실로 돌아와 수속 절차를 마무리할 뿐인 간단한 일이다.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라던가 호기심, 긴장감 같은 낯간지러운 감정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무덤덤해진 것만 같은 지휘관이었다.


그 함선이 중앵의 아이만 아니라면.




"겸사겸사 이 아이를 숙소까지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그럼 안녕히,"


"어.. 그래. 노시로도 고생 많았어...?"


정신을 차려보니 해는 저물어가고 있었고, 지휘관은 여전히 집무실 책상에 우두커니 앉아있을 뿐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건대 분명히 아침 일과 중이었고, 누군가 문을 두드리길래 노시로가 문을 열어주었다.


이윽고 집무실로 들어오는 것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처음 보는 생김새의 새하얗고 거대한...


일본도?


'... 아아, 이번에도 완전히 겁먹고 말았구나...'


지휘관은 절망한 듯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지휘관에게는 중앵의 함선소녀에 대한 공포가 자라나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녀들이 의장으로 사용 중인 일본도에 대한 트라우마라고 해야겠지만, 요즘 지휘관은 그녀들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시선이 칼 쪽으로 고정된 채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아니 이제는 그녀들이 거대한 일본도로 보이는 지경에까지 이르러버렸다.


그리고 그 트라우마의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이 집무실에 있다.


지휘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집무실 한 켠에 위치한 캐비닛 앞에 섰다.


'압류물 보관함'. 원래부터 그런 용도로 집무실에 있었던 낡고 오래된 캐비닛.


지휘관은 절대로 그녀들에게 도를 넘는 참견이나 간섭따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이 캐비닛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었다.


하지만 굳이 치워야 할 정도로 모나지도 않고 힘들여 치우기엔 꽤 무거운데다 어딘가 마땅히 박아둘 곳도 없는 애물단지.


그 애물단지를 열자 백색의 수려한 무늬로 장식된 아름다운 검집의 일본도가 간만에 들어온 따뜻한 노을빛을 머금으려 하고 있었다.


주인을 닮아 때로는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그 칼은 분명히 비서함인 노시로의 의장이었다.


지휘관은 공포심에 가빠진 호흡을 겨우 진정시킨 뒤, 떨리는 손으로 칼을 들어 살짝 뽑아보고는 서늘한 목덜미 너머로 느껴지는 그 날의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이 칼날이 코앞까지 치달았을 때는 정말 이대로 허무하게 죽어버리나 싶었는데.'


멋쩍은 웃음을 지은 채 지휘관은 칼을 다시 제자리에 내려놓았고,


캐비닛을,


차마 닫을 수 없었다.


초면인 지휘관에게 음흉한 조센징이니 죽어버리라느니 폭언을 내뱉은 것도 모자라 멋대로 칼을 들이밀고 죽이려고 든 것은 분명히 그녀의 잘못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묵묵히 또 성실히 비서함 업무를 수행해왔던 노시로에게 차마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던 자신의 잘못이 지금은 오히려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온갖 고성과 더불어 퇴역, 즉결처분같은 살벌한 단어들만이 오가던 그 날의 긴급회의에서 그녀의 당장과 앞으로의 모항 생활을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지휘관 뿐이었고, 그는 기꺼이 그러기로 했으니까.


[자신의 잘못을 사죄하고 지휘관에게 제대로 용서받을 때까지 의장 일체를 압류한 채로 비서함 업무를 무기한 수행한다.]


그러니까 이 칼이 아직까지도 여기에 남겨져 있다는 것은 그동안 노시로와의 관계가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반증인 셈이었다.


지휘관으로서도 남자로서도 다소 부끄러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섭다!


그토록 아름답고 상냥해 보이던 그녀가 조센징이라는 우렁찬 외침과 함께 지휘관을 베어버리려 할 때의 그 표정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마치 싱싱한 남자를 발견했다며 사족보행으로 달려오는 발정기의 아타고 씨 못지않게 공포스럽고 괴기스럽기까지 했던 그 날의 눈빛을 어찌 극복한단 말인가?


도무지 혼자서는 해결할 수도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완벽한 교착 상태.


오랜 고뇌 끝에 지휘관이 간신히 누군가 도움이 될 사람을 찾아본다는 선택지를 생각해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럴 때는 역시... 아가노 씨한테 상담이라도 받아보는 게 낫겠지?'







"어머나~ 이런 시간에 귀한 손님께서 찾아오셨네요."


지휘관이 선택한 조력자는 아가노, 중앵에서도 인정받는 지혜로운 책사들 중 한 사람이자 노시로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그녀의 언니였다.


'다만 그녀의 지혜를 빌리려는 사람은 그녀의 잔꾀나 장난을 좋아하는 성격을 조심해야 한다.' 라는 말이 있지만, 지금의 지휘관에게 그런 뜬소문을 신경 쓸 겨를 따위는 없었다.


"아가노 씨, 물어볼 게 있는데..."


"노시로 쨩의 일인가요? 그런 부끄러운 연애상담 같은 건 저도 잘 못해드리는데~"


어렵게 꺼낸 지휘관의 단 한 마디만에 맥을 짚은듯 끼어든 아가노의 대답에 지휘관은 벌써부터 묵은 체증이 씻겨나간 듯한 기분이었다.


"ㄷ, 도대체 어떻게...? 역시 중앵의 현인?"


"그런 세상 무거운 표정으로 찾아오셔놓고는, 아무래도 놀러 오신 건 아닐테니까요. 어린 애라도 다 알겠네요."


"음... 그러면 가슴이라도 만져보실래요?"


지휘관의 기대에 배신하듯, 아가노는 별다른 고민도 하지 않은 채 장난스러운 대답부터 내놓았다.


지휘관은 얼빠진 표정으로 '가슴'이라는 뜬금없이 튀어나온 단어를 쫓듯 아가노의 넓게 드러난 윗가슴을 쳐다볼 뿐이었다.


"아이 참~ 제 것 말구요, 정말 응큼하셔라."


"노시로 쨩의 가슴, 그러고보니 못 만진 지 꽤 된 것 같네요~ 중앵에 있을 적엔 장난삼아 많이 만져 봤었는데."



순간 지휘관의 머릿 속으로 아가노에게 희롱당하는 노시로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 혹시 저더러 노시로에게 죽으라는 말씀이신가요...?"


지휘관은 자신의 고민을 진지하게 상대해주지 않는 아가노의 태도 때문에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만 같은 어린 아이처럼 목 멘 소리로 존댓말을 하고 말았다.


"그게 무슨 소리죠?"


"노시로 정도의 검사면 아무리 여자라 해도 맨 손으로 '무검류!' 같은걸 외치면서 이상한 기술을 써서 치한 따위 반으로 갈라 죽여버릴 께 뻔한데..."


"... 만화 같은 걸 너무 많이 보셨네요... 저희를 무슨 괴물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닌가요?"


"하아..."


지휘관은 포기한 듯 그만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이스즈 쨩, 알고 계시죠?"


"이스즈...? 나가라 급의 아이를 말하는 거야?"


"네, 그리고 노시로 쨩의 친한 친구들 중 하나이기도 하죠."


"이스즈가? 도대체 어떻게...?"


지휘관의 기억 속 이스즈는 다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모항 내 최고의 겁쟁이. 그런 아이가 차가운 인상의 노시로와 도대체 어떻게 친해진걸까, 그의 머릿 속에 순식간에 꽤나 복잡하게 얽힌 정보가 파고들었다.


"그 날따라 노시로 쨩이 꼭 방금 전의 지휘관 님같은 표정을 하고 있길래, 장난 삼아 노시로 쨩의 가슴에 또 손을 대봤거든요,"


"... 또 만져?"


"그런데 정말 심각한 고민이라도 있었는지, 아무런 반응도 안하더니 얌전히 당해주면서 오히려 저한테 질문을 해왔어요."


"얌전히 당해줬어?"


"아니 참, 진짜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요."


"이스즈라는 아이와 짝꿍이 되었고 친해지고 싶은데, 뭔가 자기를 무서워하는 것 같아서 어떻게 다가가야할 지 모르겠다고, 그 날따라 노시로 쨩이 얼마나 기특해보이고 귀여워보이던지..."


"그래서 저는 그저 이 언니가 노시로 쨩에게 하는 것처럼 먼저 다가가보라고 해 줬어요. 스킨쉽이라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면 된다고,"


'... 설마.'


일찌감치 결말이 예상되어버린 이야기를 듣고, 지휘관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런 지휘관의 심정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아가노는 몹시 즐거워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하하, 이 이야기는 이스즈 쨩한테 직접 들으셔야 되는데,"


"아무튼 그랬더니 바로 다음 날 노시로 쨩이 박력 있게 교실 문을 탁~ 열어젖히고는 이스즈 쨩한테 성큼성큼 걸어가서 옷밑단 사이로 손을 넣었고..."


'아아... 듣지 말았어야 할 이야기를 들은 기분이야...'


"네~ 이스즈 쨩은 그대로 기절해버렸고 노시로 쨩은 그대로 집까지 쫓겨나 버렸답니다."


"..."


"그래서, 아가노 씨는 정말로 내가 노시로의 가슴에 손이라도 대길 바라는 거야?"


"그럴리가요~ 저는 그저 이 말이 하고 싶었어요."


"노시로 쨩이랑 지휘관 님, 은근히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지 않아요?"


뭔가 실마리에 다가가는 듯하면서도 그 의미를 도무지 알 수 없는 말들이 이어졌고, 지휘관은 그저 멍하니 아가노를 쳐다볼 뿐이었다.


"자~ 그러면 다음 질문. 비서함 업무 시간이 끝난 지금 우리의 노시로 쨩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음... 개인정비?"


"... 역시 지휘관님 정도면 일과 후에도 해야할 일이 참 많으실 테니까요, 이해는 합니다만, 노시로 쨩을 그렇게나 걱정하시면서 정작 그 아이가 무얼 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보려고 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하지만 비서함 업무만 해도 남들보다 몇 시간은 더 일찍 일어나야 하지, 하루가 거의 다 지나야 퇴근하지, 더군다나 요즘은 꽤나 바빴잖아. 쉬는 것 이외에 노시로가 또 뭔가를 하고 있다고?"


"그러니까요~ 정말, 언니로서 제발 좀 쉬라고 말리고 있는데 전혀 말을 안 듣는다니까요."


"노시로 쨩은 요즘, 얼마 전에 신축한 모항 내 메이드 카페의 일손을 돕고 있어요. 그것도 매일마다 밤늦게까지."


지휘관은 그제서야 아차 싶었다.


자신이 여태까지 두렵다거나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어가며 기피하고 낭비해온 시간 동안, 노시로는 그녀 나름의 방식대로 모두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노시로가 그렇게 무리하고 있는 건..."


"네, 아마도 착임 첫 날의 결례를 그 아이의 방식대로 모항의 동료들에게 사죄하고 있는 거겠죠. 비서함의 일을 열심히 하는 건 지휘관님 한 분에 대한 사죄일 뿐이니까."


하지만 노시로는 지휘관이 보는 앞에서 단 한 번도 피곤하거나 지친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지휘관은 몹시 부끄러웠다.


"부끄러워 하실 필요 없어요."


아가노는 지휘관의 쳐진 어깨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그의 기분을 달래주었다.


"말했잖아요, 두 사람, 서로 은근히 닮은 것 같다고."


"지휘관 님께서 처음 모항에 착임하신 해, 당신이 얼마나 피땀 흘려 노력해오셨는지 모두가 알아요."


"그리고 노시로 쨩을 용서하고 구해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해요."


"그러니까 한 번만 더 부탁드릴게요. 그 아이가 더는 무리하지 않도록, 지휘관 님께서 모쪼록 조금만 더 용기를 내어주세요."


"... 알았어."


"..."


"그런데 어떻게...?"


부드럽게 웃고 있던 아가노의 얼굴이 조금 일그러졌다.


"하여간, 남자란 생물들이란...."







한적한 주말의 어느 날, 지휘관은 노시로에게 비번이라는 명목으로 하루의 휴식을 주었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노시로는 아침부터 모항 내 메이드 카페에 출근하여 바쁘게 일하고 있을 뿐이었다.


지휘관은 멀찍이서 메이드 카페를 바라다 보며, 약간의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하루하루 고되게 일하는 신데렐라를 구해줄 사람은 유리구두를 주워 든 백마탄 왕자님 뿐이겠죠. 아시겠어요 지휘관 님?"


"기왕이면 멋있는 대사와 함께, 노시로 쨩을 그 곳에서 구해보세요. 노시로 쨩 정도의 순수함이라면 의외로 그런 방법도 잘 먹힌답니다?"


지휘관은 일찍이 아가노가 알려주었던 말을 곱씹으며 드디어 출전 준비가 끝난 전사처럼 한 걸음, 또 한 걸음 비장한 발걸음을 옮겼다.


'멋있는 대사, 멋있는 대사...'


마침내, 지휘관의 발걸음이 멈췄다.


손님 역할의 함선들과 직원 역할의 함선들로 시끌벅적하던 카페에 적막이 찾아왔다. 평소에 방문 한 번 없던 함선소녀들만의 공간에 불쑥 찾아온 지휘관,


그리고 평소와는 다른 다소 부끄러운 복장을 입어 조금은 무방비해진 여주인공 앞에 그가 마주 선다.


지금 지휘관의 눈에는 그녀밖에 보이지 않는다. 조명이 꺼진 무대 위에 이제 남은 건 왕자님과 신데렐라 뿐.


"... 여기는 어쩐 일로 오신건가요 지휘관 님? 여기는 예약 전용인데."


"죄송하지만 오늘은 예약이 가득 찼어요. 내일이라도 예약해드릴까요? 원하시는 시간대가 있으신가요?"


지휘관은 바로 옆의 빈 테이블에서 RESERVED라는 단어가 적힌 안내용 팻말을 잡아들었다.


"아니, 나는 너와의 시간을 예약하러 왔어."


"데이트하자, 노시로."


지휘관은 안내용 팻말을 용기 내어 노시로에게 건네며 말했다.




세상이 멈췄다.


무대 위의 지휘관이, 노시로가, 흐릿해져 보이지 않던 관객석도, 주변의 모든 함선소녀들이 멈췄다.


주변에,


'잠깐만, 여기 무슨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


세상이 멈췄을 리가 없다. 지휘관의 그 충격적이고도 오글거리는 대사를 듣고 주변의 모든 함선소녀들이 얼빠진 표정으로 지휘관과 노시로 사이를 바라볼 뿐이었다.


"푸흡."


처음으로 새어나온 누군가의 웃음소리. 이내 자신이 얼마나 오글거리는 짓을 해버렸는지 상황을 파악한 지휘관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웃고 있는 아가노가 있었다.


'아, 당했다.'


주변의 중앵 함선들이 애써 눈치를 보며 아가노를 말리고 있었지만, 이미 터져버린 아가노의 웃음 소리를 누구도 막을 길이 없었다.


지휘관은 결국 그대로 돌이 되어버릴 뻔했지만, 이내 자신이 노시로의 손길에 이끌려 카페 밖으로 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노시로는 고개를 완전히 젖혀버린 채 그저 그녀의 가녀린 손으로 그녀의 애검을 꽉 쥐듯 지휘관의 손을 잡고 움직이고 있었다.


"노시로... 미안해. 그게, 너한테 창피를 줄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알았어요."


'응?'


"데이트, 하자고 하셨잖아요. 내일은 일을 쉬도록 할게요."


노시로는 여전히 고개를 돌린 채 말을 이어갔다.


"어찌됬건 저를 위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하신 행동이잖아요, 지휘관 님께 진 빚도 있고,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건물 밖을 나오자 눈부신 햇빛이 비췄다. 배웅을 마친 뒤 노시로는 그대로 뒤돌아 다시 메이드 카페로 돌아갔다.


지휘관은 그녀가 무슨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볼 수 없었다.


다만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모습은, 햇빛에 가려 자세히는 볼 수 없었지만, 저녁노을보다도 붉어진 귓볼을 머금고 있을 뿐이었다.






"쿠마노 쨩, 저기 지휘관이다!"


메이드 카페 앞에서 홀로 우두커니 서 있는 지휘관이 신기한 듯 지나가던 함선소녀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오, 스즈야, 다른 사람 쳐다보지 마. 나는 지금 너의 시간을 예약하고 있어."


"꺄악~ 미쳤나 봐 진짜~"


"..."


'아... 죽고 싶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