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선들도 알고 보면 상당히 매력적인 배들인데 정보도 적고 관심도 좀 있는 거 같아서 적어봄




골든 하인드 (Golden Hind 또는 Hinde, 금빛 암사슴)


암사슴인데 왜 캐릭터에게 숫사슴 뿔을 그려놓았는지는 나도 모른다... 사실 동양 용인가...?


스페인의 영국 침공시도 (1588년) 이전에 드레이크를 영국 내 대 스타로 만들어준 배이다.


1570년대 스페인의 신세계 부 독점에 배가 아팠던 영국은 그때까지 하던 일반적인 사략질보다 더 큰 스케일의 국가지원사업 사략 크루즈를 기획한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를 포함해 내노라 하는 귀족과 상인들을 투자자로 모아 펠리컨 (골든 하인드의 원 이름) 을 기함으로 하는 5척의 선단을 꾸리는데, 대외적으로는 신세계 탐사를 위한 지구일주 탐사대로 광고했지만 선단장 드레이크가 받은 실제 명령은 스페인의 보물선과 식민지를 최대한 털고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1577년 12월 플리머스 항을 출항해서  모로코 서해안 -> 대서양횡단 -> 브라질 동해안 -> 해안선 따라 남하한 후 남아메리카 남단의 마젤란 해협을 통해서 태평양으로 건너가는데 이 시점에서 선단 5척 중 3척은 여러가지 이유로 손망, "엘리자베스" 호는 폭풍우에 낙오된 후 선체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이유로 드레이크에게 알리지 못하고 회항, 이렇게 기함 "펠리컨" 만 남는다.


이때 함명이 드레이크에 의해 "펠리컨"에서 "골든 하인드" 로 개명된다. 투자자중 하나의 가문 문장이 금빛 암사슴이었던 것이 유래라고 함.


이후 칠레 해안을 따라가며 적습이 있을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스페인 정착촌들과 보물수송선들을 털어먹으며 막대한 이득을 본다. 이때 턴 배들 중 가장 유명한게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라 콘셉시옹 ("(완벽한)임신의 레이디" 즉 처녀수태한 성모 마리아) 인데 노획물 옮기는데만 6일이 걸렸다고 한다.


쭉 약탈을 이어가며 북상해 유럽인으로서는 최초로 캘리포니아 북단 현 샌프란시스코 해안도 방문해 보고 영국땅이라 주장도 해 본 후 태평양을 횡단, 캐롤린 군도와 인도네시아를 지나며 향신료 등 교역물을 얻고, 인도는 들리지 않고 자바에서 동아프리카 해안으로 직행, 희망봉을 돌아 올라와 출항으로부터 약 3년이 지난 1580년 9월 플리머스로 귀환한다.



당시 영국에선 출항한 배들 중 단 한척 "엘리자베스" 만 대파된 상태로 돌아오고 나머지는 몇년 동안 소식이 없어 국가적 대형투자가 쫄딱 망했구나~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는데, 골든 하인드의 금의환향으로 분위기가 반전한다.


골든 하인드에 꽉꽉 눌러담은 보물들과 교역품들을 모두 뱉어내고 나니 투자자들이 투자금 1파운드당 47 파운드, 즉 투자이익률 (ROI) 4700% 라는 기적의 수익을 쓸어담았으며, 특히 수익금의 절반 가까이 가져간 최대투자자이자 최대 수혜자 엘리자베스 1세는 조상님들이 쓸데없이 남겨준 왕실 부채 전부를 갚고서도 회사를 새로 하나 차릴 수 있을 정도로 돈이 남았다.


엘리자베스 1세가 얼마나 감동했는지 드레이크는 배 위에서 기사 서훈을 받았으며, 골든 하인드는 기념함으로서 전시되게 된다. 

1600년대 중후반 배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 해체되었고, 현재 레플리카가 템즈 강에 전시되어 있다. 영국 여행갈 일이 있으면 벨파스트도 좋지만 골든 하인드도 한번 보고오자



수정: 캘리포니아와 유럽인 최초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