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ac.namu.la/20240606sac/d604cd1110321219fcab6e9e4f085f47ebd72309aacd1b2c8c8b043092038dcf.png?expires=1719795600&key=5UUZhU9vxFAId5I0H0uHEw)
-정신 차려.
몸 안쪽으로부터 깊게 울리는 목소리가 메아리 되어 퍼진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모를 어두운 소리는 손끝에서부터 시작해 끝내는 내 뇌를 관통한다.
대체 언제부터 그랬던 건지는 이젠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나 확실한 건 어제도 그러했듯, 오늘도 그랬고, 아마 내일도 나를 괴롭히리라는 사실 뿐이다.
단순한 기우로 여기고 넘어가려 했지만, 내 아내, 괌은 이런 증상은 빠르게 병원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며 날 의무실로 이끌었다.
“……아마 환각을 동반한 환청 같아, 최근 들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퍼시어스는 이것을 환청이라 칭했다. 미세한 떨림을 동반한 목소리로 날 걱정해줬지만, 그녀 역시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저 하나, 약을 건네줄 뿐이었다.
그녀는 이 약을 먹으면 괜찮아질 거라 말했다.
그날 새벽, 나는 또다시 울리는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 비명을 질렀다. 축축하고, 축축했고, 또 축축했다.
‘정신 차려 지휘관, 빨리, 약을 먹어.’ 옆에 있던 괌은 다정한 목소리로 날 감싸 안은 뒤, 약을 건네줬다. 부디 퍼시어스의 약이 효과가 있길 바라며, 나는 황급히 입에 약을 털어 넣었다.
그러자 괌이 사라졌다.
홀로 남아버린 나, 어두운 목소리가 날 감싸 안는다. 보라색, 보라색, 보라색.
-정신 차려. 넌 2주텀이잖아.
“아.”
보라색 진실.
하, 하, 하, 나는 기어코 세 번을 꺾어 웃었다.
룽청도 함께 웃었다.
원본은 해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