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응? 허니 왜?"

언제나 밝은 그녀. 혹시 내가 할 말때문에 상처받지는 않을까 걱정되지만...

'아니야. 그래도 할말은 해야지.'

"그... 허니라는거, 그만해주면 안될까?"

"...어?"

예상대로의 반응이다. 하지만 여기서 얼버무렸다간 이도저도 안되겠지

"그게... 그렇잖아? 우리 딱히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아..."

"사실 그것때문에 말이 좀 많았거든. 언제부터 사귀는 사이였냐느니..."

뒷머리를 긁적이며, 그녀의 표정을 신경쓰지 않으려 애쓰며 말을 이었다.

"따지고보면 다른 함선들보단 더 연이 있는건 맞지... 맞는데 우린 [친구] 잖아?"

"친구...?"

"그러니까 그 호칭은 좀 그렇달까... 들어줄 수 있지?"

뉴저지는 충격으로 멍해졌다. 친구...?

"하... 하하..."

실없이 웃는 그녀.

"어쨌든 그래서 불렀어. 그럼 내일 봐~"

뉴저지를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며 지휘관은 혼이 나간표정으로 웃고있는 그녀를 지나쳤다.

혹시 이대로 뒷통수를 갈기진 않을까 발거름을 서두르긴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말한다면 그녀가 상처받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관계는 확실히 해야 하니까.

음. 이게 분명 옳은 선택일 것이다. 지휘관에게도, 뉴저지와 다른 함순이들에게도.


물론 지휘관은 뉴저지가 그 이후에 뭐라 중얼거리는지는 듣지 못했다.

"개씨발 창남새끼가 감히 그딴 명령을 해? 역시 사관학교때 존나게 따먹었어야 했는데."

쯧- 

다른년들때문에 지휘관을 뺏긴것같아 시분이 나빴다.

안그래도 전함팟에서 빠져서 짜증나는데-

"하... 어이가 없네? 처음 만났을때는 그렇게 좋아했으면서."

이젠 다른년들이 있으니까 자신은 찬밥신세라는 말인가? 이런 성능충 같으니.


성능충이라는 것은, 고쳐야 할 필요가 있었다.

원래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뉴저지는 방금의 대화로 그 심각성을 느꼈고-

"허니... 병에 걸렸구나... 걱정하지마"

-이는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타났다.


바로 다음날.

지휘관은 평소대로 일어나서 평소대로 모항으로 가서 빠르게 일처리를 시작했다.

오늘의 비서함은 에식스. 지난번에 크게 데인 함선이지만, 엔터프라이즈와 함께 사과하러 왔었고 지휘관도 이를 받아줬었다.

물론 결말은 변하지 않지만...


지휘관은 그녀의 배를 바라보았다. 임신 초기다보니 딱히 티나는것도 없었다.

에휴. 뭐가되었든. 지금와서는 딱히 나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미 엎어진 물을 어찌하겠는가.


-똑똑-

누구지? 에식스가 먼저 나가서 문을 열어준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뉴저지.

"아, 안녕?" 어제의 일로 살짝 어색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지휘관이 먼저 인사를 건낸다.


그러나 뉴저지는 지휘관의 인사를 받지 않았다. 에식스를 바라보며 말한다.

"짜증나지만... 허니가 싫어할테니까."


"뉴저지 어제 내가 부탁했..."

그러나 뉴저지는 지휘관의 말을 완벽히 씹었다.

당연하다. 정신병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이 어디있단말인가.

적어도 뉴저지의 머릿속에서 지휘관은, 성능충이라는 병에 걸린 상태였다.


"에식스는 나가있어. 뒤지기 싫으면."

그대로 에식스가 방을 나선다. 평소라면 막으려고 하겠지만, 에식스는 혼자가 아니니까.

지휘관도 그녀의 판단을 옳다고 여겼다.

그런데... 나는 어쩌지?


"허니."

"뉴저지, 내가 분명 어제..."

"내가 생각해봤어. 생각을 해봤는데..."

표정을 보이지 않으며 지휘관에게 천천히 다가오는 그녀. 분위기가 무섭다.

"허니는 지금 분명 어딘가 많이 아픈게 분명해. 그러지 않고서야 그런 행동을 할리가 없잖아?"

"뉴저지, 일단 진정하고 거기 서서 말좀-"

그러나 지휘관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지휘관이 안전거리라고 생각했던 거리. 10M

그걸 넘어서는 거리를, 뉴저지가 단숨에 도약해왔다.


팍!

그대로 지휘관의 가슴을 밀쳐 땅에 넘어뜨리고, 몸으로 깔아버린다.

사관학교 시절에 배운 체술로 저항해보지만, 힘이 없는 기술은 의미가 없다.

불합리함을 느끼며 일단 대화를 시도해본다.


"왜그래? 설마 어제 내가 한 말 때문이야? 그거라면 좀 이상하잖아!"

"아 그건 아니야."

행동을 멈추고 갑자기 다른사람이 된 것처럼 분위기가 변했다. 이 상황에 따라가지 못하는 지휘관.

"그냥. 평소부터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제일로 확신한 것 뿐."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저항하려는 지휘관을, 손쉽게 제압한다. 양 손목을 한손으로 쥐고, 남은 손으로 지휘관의 뒷통수를 당긴다.


서로의 간격이 10cm은 될까. 거기서 뉴저지가 진단을 내린다.

"허니는 아픈거야. 병명은 성능충."

"-어? 아니 나읍후읍?!?"

항변따위는 기다리지 않고, 진단에 따른 처방을 내린다. 

일단 그대로 키스를 갈긴다.

물론 이건 치료목적이기 때문에, 다른 키스와는 다르다. 지휘관이 기절할때까지 이어지는 키스. 점점 지휘관의 몸에서 힘이 빠지는것이 느껴진다.

"후아-, 쓰읍- 생각대로 맛있네."

그 맛을 천천히 음미하던 뉴저지는 지휘관을 들켜업고 그대로 창문을 깨고 뛰어내렸다. 나머지 치료는 치료실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이 치료로 인해, 지휘관은 정조를 한번 더 털렸고, 다시 몸이 원상태로 돌아오기까지는 한달이 걸렸다.

뉴저지는 그대로 꼬저지를 임신했고, 함순인권의원회에서 뉴저지를 변호한 탓에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았다.




이거 많이 나온 주제였는데 한번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