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시펄 드릅게 춥네."


한 지휘관이 오들오들 떨면서 거리를 걷고있었습니다. 신규 대형이벤트를 맞아 휘황찬란한 거리와 달리 그의 옷차림은 낡고 허름하기 짝이 없었죠.


"조명 이쁘다 이뻐. 우리는 이벤트 언제하냐."


그렇게 거리를 걷던 지휘관은 화기애애한 소리를 듣고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갔습니다. 소리가 들려오는 곳은 어느 한 가정집이었는데 안에서는 만챈할배들의 화기애애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죠.


"홀홀홀, 이번에 천장 안치고 10연차 만에 졸업했다. ㅁㅌㅊ?"

"끌끌끌, 미안한데 나는 단차로 먹었어 요눔아."

"허허허, 천장쳤으니 조심하랬지. 느그들은 갱차다. 욘석들아. 나가."


만챈할배들의 화기애애한 소리를 들으며 창밖에서 지켜보던 지휘관은 코를 훌쩍이며 아련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시발 왜 우린 룽청이냐고. 빨리 이관해줬으면."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던 지휘관은 자신도 끼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자신의 행색과 몰골을 보고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자리를 떴습니다. 지휘관이 자리를 뜬 곳에는 화기애애한 칼부림만이 감돌았죠.


그렇게 한참을 떠돌던 지휘관은 이내 지친 나머지 어느 골목길에 주저앉아 몸을 웅크렸습니다. 거리에는 휘황찬란한 분위기와 따스함이 감돌았지만 그 어느 곳도 지휘관이 머물 공간은 없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아 존나 춥네. 뭐 없나?"


몸을 덥히기 위한 것을 찾으려 이곳저곳을 뒤지던 지휘관은 전에 연말기념 방송보다가 남은 성냥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고는 군복 안주머니에서 성냥갑을 꺼냈습니다.


"간에 기별도 안갈테지만 이거라도 좀 피우자."


그렇게 지휘관이 성냥을 피우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눈앞에 대형 이벤트의 PV가 떠올랐기 때문이죠.


"오, 시발 신규 이벤! 진짜 1주텀 오냐?"


하지만 기쁨도 잠시, 성냥이 다 타버리자 눈앞에 나타난 신규 이벤 PV는 온데간데 없어져 버렸습니다.


"아니 내 이벤트가!!!!"


지휘관이 이벤트를 하기위해 다시 성냥불을 켜자 이번에는 신규 함선 소개글이 눈앞에 나타났죠.


- 지휘관들 안냥~! 이번에 소개할 캐릭터는 대형순양함 '괌'이다냥!


양갈래 트윈테일, 터질듯한 미드, 별모양 눈동자, 남심을 자극하는 의장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모습에 지휘관은 환호를 지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시발, 그래! 이게 함순이지!"


하지만 너무 신이났던 탓일까요? 격한 움직임에 성냥불이 꺼져버렸고 그와 동시에 눈 앞에 나타난 괌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져버리고 말았죠.


"아...안돼! 가지마, 날 떠나지마!"


사라진 괌의 모습을 찾기위해 허공을 허우적거렸지만 손에 잡히는 건 하늘에서 내리는 눈뿐. 허탈감에 무름을 꿇으며 주저앉은 지휘관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죠.


"...아니야,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리 말하며 고개를 든 지휘관의 눈에는 결의가 깃들어 있었고 그렇게 지휘관은 남은 성냥을 뭉쳐 모조리 불을 켰습니다. 그러자 눈앞에 신규 이벤 PV와 아카시의 신규 함선 소개들이 다시 나타났죠.


- 지휘관들 안냥~!


그렇게 해맑게 인사하는 아카시에게 지휘관은 외쳤습니다.


"아카시, 공지를 이렇게 빨리 올리는걸 보니 업데이트 내일하는거 맞지?!"


그러자 아카시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 무슨 소리다냥? 업데이트는 다음주 목요일이다냥! 연초에 쉴거라 미리 올리는건데 착각도 자유다냥!


그 말에 지휘관은 분노에 찬 주먹을 아카시에게 휘둘렀습니다.


다음 날 아침, 축제가 끝난 할배들은 골목길 입구에서 쓰러져 죽어있는 지휘관을 발견했습니다. 지휘관의 표정은 ㅈ같은 모습으로 썩어있었고 손은 빠큐를 날리고 있었죠. 하지만 그 누구도 지휘관이 왜 그런 표정을 지으며 빠큐를 날렸는지 몰랐답니다. 그러나 서 있는 사람들의 귓가에 바람을 타고 지휘관이 이렇게 말하는 듯 했습니다.


'시발 할 줄 아는 새끼들이 ㅈ같게구네. 아 언제 이관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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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챈에 룽람 현상황이라고 성냥팔이 소녀 짤 하나 올라온거랑 오늘 공지 때리는거 보고 썼다. 놀랍게도 결과가 새드엔딩인걸 해피엔딩으로 바꾸면 원작이랑 전혀 다를게 없다는게 안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