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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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기, 그 말이 사실이렷다?”

 

로열의 메이드장이 직접 들고 온 정보이옵니다.”

 

방 안은 금방 진중한 분위기가 감돌았다그 시나노님 마저 졸린 기색 없이 지혜를 자아내기 위해 애쓰고 계실 정도니 말이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큰일이군미카사여뭔가 계책이 없느냐?”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만으로는 부족하군아카기다른 정보는?”

 

내가 고개를 가로젓자장 내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이럴 줄 알았으면 더욱 지휘관님의 곁에 붙어있는 건데나의 실책을 속으로 자책하고 있자 내 낯빛을 본 나가토님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시더니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대현자의 지혜가 필요할 듯 싶구나.”

 

-

 

잔잔한 물결에 파도가 일었으니 이는 거대한 폭풍의 전조와도 같도다이리 저를 찾아오신 걸 보아하니 곧 폭풍이 다가온다는 소리겠지요그래서 무슨 일로 이 운젠을 찾으셨는지요?”

 

대현자여지휘관이 혼약의 증표를 들여왔다는 정보가 들어왔도다이에 대하여 그대의 지혜를 빌리고 싶군.”

 

그 말에 운젠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 정보확실한 것입니까?”

 

아카기가 메이드장에게 직접 들은 정보라고 하더군허나우리에겐 이 정보 외에는 다른 정보가 들어온 것이 없네그래서 자네를 찾아온 것이지.”

 

그 말에 운젠은 조용히 생각을 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우선 실마리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야겠군요지휘관님의 행보를 아는 분이 계시는지요?”

 

분명 어제와 오늘는 딱히 일이 없으셨고 내일은 관내 시찰 및 점검 후에 외부 일정이었던가그 사실을 전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외부 일정이라는 것어딘지도 아시는지요?”

 

그 말에 무언가 번뜩인 나는 서둘러 발을 돌렸고 그 모습에 뒤이어 나를 따라오는 발소리 사이로 운젠의 조언이 나를 붙잡았다.

 

호랑이는 토끼를 잡을 때에도 최선을 다한다 하였습니다부디 조그마한 것이라도 놓치지 말고 최선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

 

호오지휘관 동지에게도 그런 담대함이 있을 줄이야이거 한방 먹었구만하핫!”

 

키로프 동지지금 그렇게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본다만.”

 

실없는 소리를 하는 키로프를 보며 한숨을 쉬자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다지금 이렇게 대책을 논하는 이 순간에도 정보전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서둘러야 할 것이다.”

 

러시아의 말에 조용히 듣고 있던 탈린이 손을 들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발언 허가를 주었다.

 

서두르면 오히려 일만 더 복잡해진다고지금은 턱없이 부족한 정보를 수집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는데?”

 

무슨 수로 정보를 얻어 낼 것이지 탈린 동지설마 메이드 년들에게 직접 물어본다는 허울 좋은 소리를 할 거면 조용히 나가주었으면 한다만?”

 

러시아의 날선 반응에 탈린은 허탈하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설마내가 거짓 정보인지 진실인지도 모를 정보에 사활을 걸겠다고 나설 리가 없잖아확실한 정보를 믿고 가자는 거지.”

 

확실한 정보라면?”

 

그 말에 탈린은 조용히 서류를 하나 꺼내들어 펼쳤다.

 

이건 크론시타트가 가져온 내일 일정이야그녀가 가져온 정보라 믿을 만한 정보인지 의심이 간다면 이미 교차검증이 끝난 상태이니 걱정 안 해도 돼.”

 

그러고는 한 곳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여기를 보면 내일부터 외부 일정이 있다고 쓰여있는데 사실 어떤 일정인지는 공공연하게 다 밝혀진 내용이라 상관이 없어우리가 노릴 곳은 이 일정의 호위야.”

 

그거라면 이글 측에서 전담하기로 한 사안 아니었나어떻게 노린다는 것이지?”

 

내 물음에 탈린은 역시라는 듯 조용히 웃었다.

 

물론 결정된 사안을 뒤집을 수는 없어하지만 인원에 변동이 일어나는 것쯤은 되는 것 아니겠어?”

 

허나그러면 저들의 반발이 심할 텐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현지 합류라는 말도 있잖아?”

 

*

 

하하지휘관도 남자이긴 했군그렇지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건 아주 바람직하지.”

 

리트리오그렇게 웃으면서 넘어갈 사안이 아닌 것 같은데요?”

 

지금 사태를 심각하게 깨닫지 못했는지 웃으며 홍차를 마시는 리트리오를 보며 난 답답한 듯이 툴툴거렸다.

 

이러다간 지휘관님을 다른 곳에 독점 당하게 생겼는데 그런 한가한 소리가 나오나요?”

 

화내지는 말고예쁜 얼굴이 다 망가지잖아그나저나 날도 쌀쌀한데 밥이나 먹으러 갈까뭐가 좋을 거 같아?”

 

벌써 밥시간이야그럼 나는 리조또에 알리오 올리오로 부탁해.”

 

...그럼 저는 가볍게 마르게리타...가 아니라 지금 밥이 중요한가요조금이라도 진지하게 현 상황을 봐달라고요임페로당신도 좀 뭐라 의견 좀 내봐요!”

 

하마터면 또 리트리오의 분위기에 넘어갈 뻔했어배고프다며 칭얼거리는 임페로를 무시한 채리트리오를 빤히 쳐다보자 리트리오는 어깨를 으쓱였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그런 상황에서 마음만 급하다고 뭐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베네토그래도 불안하다면 뭔가 조치는 취해줄게.”

 

뭐 별 기대는 안하는게 좋지만 말이야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선 리트리오를 따라 흐느적거리며 움직이는 임페로를 보며 한숨을 쉰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래리트리오가 뭔가 조치 해준다는데 믿어봐야겠지체념하고 있는 나와는 달리 앞선 둘의 대화는 한가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리트리오 언니는 뭐 먹을거야?”

 

그렇네나만 아직 메뉴를 정하지 못했군가볍게 볼로네제나 면에 올려 먹을까?”

 

*

 

“...이렇게 된 겁니다.”

 

방금 입수한 정보를 풀자 장내 분위기는 심각하게 가라앉았다누구도 현 상황에 대해 입을 열지 못하고 있자 장 바르가 답답하다는 듯 먼저 나섰다.

 

다들 그렇게 가만히 입 다물고 있을 거면 난 이만 일어날게이런 겁쟁이들보다 호교 기사단을 이끌고 내가 직접 움직이는 게 더 나을 거 같군.”

 

그렇게 일어나려는 장 바르를 누군가 붙잡았다.

 

앉으세요그렇게 급하게 움직인다고 해서 그 무엇도 해결되지는 않습니다게다가 이건 신께서 내려주신 시련우린 이 시련을 돌파하고 찬란한 성배를 들어올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단서 하나로 성전에서 승리하겠다신께서 어떻게 시련을 돌파해야 하는지 계시라도 내려주시는 모양이군?”

 

장 바르의 비아냥에 조프르가 눈살을 찌푸렸지만 마르세예즈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했다.

 

장 바르당신도 딱히 대책은 없는 걸로 아는데요그렇기에 지금 이 자리에 남아있는 것 아닌가요그러므로 지금 중요한 건 조금이라도 단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그게 안 되니까 여기서 쓸데없는 탁상공론이나 하는 거 아냐!”

 

조금 과열된 분위기를 환기하고자 내가 그만하라는 듯 눈치를 주자 과열되었던 분위기가 조금은 가라앉았다그 틈을 놓치지 않은 나는 뒤이어 주도권을 잡았다.

 

조금 분위기가 과열된 듯하군요. 이 성전, 무척이나 중요한 건 사실입니다. 허나, 조급하게 대응했다가는 과거의 성전처럼 변질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기다림이 약이 될 때도 있지요.”

 

내 말이 끝나자 그래서 어쩌자는 듯한 시선이 쏟아지자 나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때로는 적과의 동맹도 좋은 약이 되겠지요. 임플래커블에게 연락을 넣어주세요. 오랜 동맹이 지금 다시 동맹을 필요로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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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잇 싯팔 원래 새벽에 올리고 자야했는데 중앵 애들 호칭문제 때문에 머리 아파서 걍 잤더니 약간 뒤죽박죽이네.

그래도 이런 거 좋아해줘서 늘 고맙다. 이제 전초전 없다. 실전 시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