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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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네.”

 

철망을 손으로 잡고 흔들어본 나는 철망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내부 시찰은 문제가 없었어다만군데군데 철조망이 노후화된 곳이 몇몇 보이니까 나중에 만쥬들한테 방금 얘기했던 부분들을 보수해달라고 해줘.”

 

내 말에 쇼카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에 든 점검표에 방금 내가 말한 사항을 적기 시작했다소카쿠의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나는 발걸음을 집무실 방향으로 옮겼다.

 

주인님이제 외부 일정을 준비하라고 일러둘까요?”

 

시리우스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시리우스는 곧장 일정을 위해 서둘러 사라졌다.

 

지휘관님그럼 저는 이만 돌아가 봐도 괜찮을지요?”

 

아직 외부 일정을 나서려면 시간이 좀 있는데어차피 점검표도 놔둬야 하니까 그냥 나랑 같이 집무실에 들렀다 가지?”

 

그러자 쇼카쿠는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내 뒤를 따라오기 시작했다그렇게 우리는 한참을 말없이 걷기 시작했고 집무실에 도착할 즈음쇼카쿠가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지휘관님혹여 지휘관님께서는 마음에 두고 계신 인연이 있으신지요?”

 

마음에 둔 인연이라일에 치이고 휴가도 없이 살다보니 여자 만날 시간도 없었는데 마음에 둔 인연이라날 놀리나그렇다면 받아줘야지.

 

글쎄쇼카쿠는 어떨 거 같아?”

 

그리 말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자잠시 표정을 굳히고 잠시 생각하던 쇼카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늘 보여왔던 미소를 건넸다.

 

글쎄요제가 아는 바로는 지휘관님께서 저희나 모항에 계신 분들 말고는 딱히 만나신 여성분이 없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리 말한 쇼카쿠는 헉 하고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혹시 저희 중에...?”

 

글쎄 혹시 모르지너희 중에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물론 장난이야라는 뒷말은 집무실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나온 다이도에게 묻혀 사라졌다.

 

주인님곧 출발하실 시간입니다준비가 끝났으니 서둘러 출발하시죠.”

 

다이도에게 점검표를 건네준 쇼카쿠는 살짝 굳은 얼굴로 인사했다.

 

그럼 지휘관님조심히 다녀오시길이 쇼카쿠지휘관님의 무사귀환을 모항에서 기원하고 있겠습니다.”

 

그러고는 서둘러 돌아갔다. 저렇게 서둘러 돌아가는 걸 보니 어지간히 급한 사안이었나 보네. 괜히 바쁜 사람 붙잡았다며 나중에 조그만 보상이라도 해야겠다고 다짐하고는 시간에 맞추기 위해 마저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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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씀하셨어요.”

 

쇼카쿠의 말에 나는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누구지어떤 암코양이가 나의 소중한 지휘관님께 꼬리를 흔들었냔 말이야자근자근 입술을 깨물며 생각에 잠긴 나를 쇼카쿠는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잘나신 아카기 선배도 지휘관님 앞에서는 결국 한낱 범인에 불과했네요지휘관님에 대한 사랑이 겨우 그것밖에 안되는 걸 보니 그동안 선배를 보며 열정을 불태웠던 제 자신이 한심해지기 시작했어요.”

 

조용히 하렴 쇼카쿠자꾸 앞에서 그렇게 나불대면 지휘관님에게 꼬리친 고양이보다 너를 먼저 처리해버리는 수가 있단다?”

 

가뜩이나 머릿속이 복잡한데 눈앞에서 신경을 박박 긁는 당돌한 후배님을 노려보자 쇼카쿠는 어깨를 으쓱였다.

 

어쨋든 제 임무는 여기까지 인거 아시죠전 이제 나가토님의 명을 받들어 내부의 불순분자를 색출하러 가봐야 하니 이만 실례할게요.”

 

뒤를 돌아 멀어지는 쇼카쿠의 뒷모습을 보던 나는 몸을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 정보가 부족했기에.

 

-

 

그럼 주인님 몸 조심히 다녀오시길다이도는 주인님이 돌아오실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릴게요.”

 

끽해야 며칠이잖아. 금방 다녀올게.”

 

그렇게 울먹이는 다이도를 간신히 달랜 나는 지휘함에 올랐고 그와 동시에 지휘함은 모항에서 천천히 멀어졌다.

 

주인님정기 검진시간 입니다부디 이쪽으로.”

 

배에 오르자마자 정기 검진이라니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그리 생각한 나는 실라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성정 큐브가 반응하는 인재는 드물었기에 인재 관리차원에서 하루에 한번 매일매일 받는 검진이지만 좀 귀찮단 말이지.

 

실라의 안내를 받아 간 방에는 선객들이 이미 존재했다. 내 호위를 위해 따라온 브레머튼과 볼티모어, 그리고 검진 준비를 마친 베스탈까지. 근데 굳이 이렇게 모여있을 필요가 있나?

 

간단한 검진인데 이렇게 모여있을 필요가 있는거야?”

 

여기는 모항이 아니잖아모항이라면 안전하니까 상관없지만 지금 여기는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바다 위니까언제 어디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그런가? 당당하게 말하는 볼티모어의 말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나는 검진을 위해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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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했다.”

 

지휘함이 출발하는 것을 본 47이 신호를 보냈다그 신호에 조용히 의장을 붙잡았고 지휘함이 어느정도 멀어진 것을 확인한 우리는 조용히 잠항을 시작했다.

 

“556, 근데 이래도 괜찮은거 맞아?”

 

뭔가 의문감을 표하는 101의 말에 나는 101을 째려보며 말했다.

 

지금 비스마르크 언니의 명에 토를 다는거야?”

 

아니 그건 아닌데...”

 

101이 우물쭈물한 기색을 보이자곁에 있던 81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101, 작전 시작전에 뭘 들은거냐지금 우리에게는 정보가 압도적으로 모자르다그렇기에 지금 우리가 맡은 이 작전이 향후 승패를 가를 수 있다고 그렇게 누누히 말했거늘.”

 

아니 아니딱히 불만은 없어지금 우리가 맡은 임무의 경중은 확실히 알고 있다고다만 뭔가 이상하다고저들도 우리가 정보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뭔가 수를 쓸거라는 걸 아는데 이 정도까지 예상 못했겠냐는 거지.”

 

101의 말에 뭔가 위화감이 들었지만 의장에서 지휘관의 목소리가 들리자 우리는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제 들리...우왓!”

 

집중하던 내 앞으로 무언가 스쳐 지나갔고 그것이 연습용 어뢰임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게 내가 뭔가 이상하다고 했잖아!”

 

그럴 줄 알았다는 101의 말과 동시에 의장에서 경박한 듯 천진난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아아깝다~. 정확히 조준 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알짝 빗나가 버렸네?”

 

이 목소리는...아쳐피시?!”

 

내 외침에 정답이라는 듯이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뒤이어 또 다른 목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그래도 적당히 혼내주라고 했으니까 연습용으로 쏜 거야아니였으면 벌써 쾅잘 알지?”

 

카발라까지...? 고작 정보 하나에 전면전까지 감수한다고?”

 

얼척이 없었지만 의장을 타고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오기가 차오른 나는 곧장 신호를 보냈다.

 

전원 전투 준비적 인원 미상그래도 심하게 다치면 지휘관이 화낼테니까 우리도 적당히 가보자고!”

 

그러고는 난 조용히 연습용 어뢰를 장전했다. 유니온 놈들, 그동안 벼르고 있었는데 오늘 끝장을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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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점점 스토리가 산으로 가는거 같긴 한데 지휘관의 서약 정도면 초고속 승진이니까 전면전도 감수할만...하나?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