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웨일즈.”

 

임무를 마치고 보고를 위해 지휘관실로 돌아온 웨일즈를 향해 지휘관이 말했다. 가식 한 점 느껴지지 않는 순수한 감정이었다.

 

사람이 기뻐해 주니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는 건 필연이었다. 웨일즈가 쓰게 웃었다.

 

고작 이 정도로 뭘, 지휘관도 지휘하느라 고생했어.”

 

오늘은 따로 할 일 없으니까. 이제 방으로 돌아가서 쉬어도 괜찮아. 보고서 작성은 내가 할게.”

 

……흐음, 지휘관은 나를 빨리 방으로 돌려보내고 싶은 건가?”

 

? 그건 아닌데…….”

 

그럼 잠깐 신세 좀 지지, 아무래도 난 여기가 더 편하니까.”

 

말하며, 프린스 오브 웨일즈는 그대로 소파에 눌러 앉았다. 의도는 뻔했다. 짧은 시간이라고 해도 그와 함께 보내고 싶었던 것, 지휘관이 멋쩍게 웃었다.

 

이렇게 된 이상 홍차라도 내올까?”

 

아니, 내가 할게, 지휘관은 홍차 타는 솜씨가 영 아니니까.”


.”

 

지휘관은 우울해졌다.

 

 



***



 

 

확실히 나보다 낫긴 하네.”

 

그럼, 누가 만든 차인데.”


확실히 프린스 오브 웨일즈가 내린 홍차는 지휘관의 그것보다 깔끔했다. 메이드대처럼 전문적인 수준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차고 넘치는 수준이었다.

 

덕분에 지휘관과 프린스 오브 웨일즈는 지휘관실 옆에 있는 휴게실에 앉아 소소한 잡담을 나누며 일상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리 영양가 있는 대화는 아니었다.

 

최근 워스파이트가 안경을 잃어버려 인상을 쓰고 다닌다더니, 지휘관실의 셔츠가 두 장 빼고 전부 사라졌다더니, (범인은 다이호였다.) 하며.

 

그것만으로도 둘은 충분히 즐거워했다. 지휘관은 웃었고, 웨일즈도 그만큼 웃었다.

 

웨일즈, 어깨 아파?”

 

? 갑자기?”

 

허나 맥락을 뚫고 나오는 한 마디 질문에 시답잖은 이야기도 깨져버렸다. 웨일즈의 동공이 약간 커졌다.

 

갑자기라 하기에는 대화 도중에도 몇 번 주무르던데?”

 

…….”

 

자각하지 못했던 걸까. 웨일즈는 그제야 본인이 대화 중에도 몇 번이나 어깨를 주물렀던 사실을 깨달았다. 살짝이지만 표정이 굳었다.

 

신경 쓸 정도는 아니야. 이 정도는 그냥…….”

 

굳이 이런 걸로 그의 손을 빌리고 싶지 않았던 탓에 대충 넘기려 했지만, 바로 그때 웨일즈의 머리에 번개가 내리쳤다.

 

잠깐의 정적, 웨일즈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태어나 가장 빠른 속도였다. 본인조차도 자기가 이렇게나 두뇌 회전이 빨랐나 생각할 지경이었다.

 

곧이어 마무리, 생각을 마친 웨일즈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어깨에 손을 올려 살짝 돌려 보였다.

 

그러고 보니……조금 안 좋은 것 같기도 하네그래도 괜찮아누가 조금 주물러주면 나을 수준이니까.”

 

하긴최근에 일을 좀 많이 나가긴 했지며칠 쉬고 싶으면 말해빼줄 테니까어디 마사지라도 받고 와.”

 

지휘관이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웨일즈가 깔아놓은 덫에 걸리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데염치없지만 주물러주지 않을래?”

 

……?”

 

웨일즈의 동공이 미세하게 호선을 그렸다걸렸다는 눈빛반대로 지휘관은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지휘관이.”

 

난 남자인데……그래도 돼?”

 

그렇지남자지상관이 아닌남자웨일즈가 생각했다.

 

정말 약간이면 될 거 같으니까부탁해.”

 

은은한 듯 치명적인 미소를 그린 웨일즈가 겉옷을 벗기 시작했다이제 와서 못 하겠다 하기에는 약간 어색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때문에 끌려가듯지휘관은 자연스레 그녀의 뒤에 서게 되었다평소 자주 보던 정복 대신 셔츠 한 장하필 또 흰색이라 브래지어 끈이 비쳐 보였다.

 

그가 망설이자 웨일즈는 가볍게 어깨를 흔들어 신호를 줬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지휘관이 살며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

 

신음의 정체는 웨일즈덤덤한 척했지만그녀 역시 약간의 긴장을 한 건 사실이었다얼굴도 약간 붉어졌다.

 

……할게.”

 

각도상 그가 보지 못한 게 참 다행이었다웨일즈는 침묵으로 긍정의 뜻을 전했다.

 

그렇게 시작지휘관이 웨일즈의 어깨를 부드럽게 주무르기 시작했다기본적으로 여성의 신체를 지닌 만큼부드러웠다.

 

물론 근육이 뭉친 부분은 꽤 딱딱했으나셔츠 너머로도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운 살결에 지휘관의 긴장감은 배가 되었다목뒤로는 땀도 흐르고 있었다.

 

흐읏……………….”

 

하물며 이런 식으로 자꾸만 신음을 토해내면 더더욱.

 

야릇해진 분위기말은 한마디도 오가지 않았다지휘관은 말없이 웨일즈의 어깨를 주물렀고웨일즈는 뭉친 근육이 풀리는 쾌감과 사내의 손길이 주는 오묘한 감각에 자꾸만 소리를 흘렸다.

 

……그만할까?”

 

아니…………지휘관 손이 너무 차가워서 그래이제 괜찮…….”

 

거짓말지휘관의 손은 따듯했다방금 전까지 함께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절대 그럴 리 없었다.

 

결국 지휘관의 망설임에도 불구하고 마사지는 이어졌다여러 상황이 겹쳐 괜히 부끄러워진 웨일즈의 귀는 어느새 빨개져 있었고반복되는 신음에 지휘관 또한 괜히 긴장하고 있었다.

 

안 되겠어역시…….”

 

그 정적을 깨트리는 한마디웨일즈가 말했다지휘관의 손이 잠시 멈추는 순간그녀가 한 마디 덧붙였다.

 

더 벗는 게 낫겠어.”


지금 무슨…….”

 

파격적인 선언에 당황할 새도 없이웨일즈는 순식간에 셔츠의 단추를 모두 풀어버렸다새하얀 그녀의 속살이 세상에 드러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편이 훨씬 좋을 거 같아.”

 

완전히 탈의한 상의, 몸을 가리고 있는 건 고작 검은색 브래지어 하나였다그 외엔 전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살갗지휘관은 눈 둘 곳을 잃었다.

 

특히나 그녀가 평소 노출이 거의 없는 복장이라 파괴력이 더했다그나마 치마와 스타킹 사이 절대영역이 존재하긴 했다만그것과는 궤를 달리하는 수준이었다.

 

단순히 뒤에서 바라보기만 했는데 가슴이 보일 정도워낙 꽁꽁 싸매고 다녀서 그렇지그녀도 확실히 거대한 편이였으니까.

 

그리고……이왕 하는 김에 아예 등까지 부탁해도 될까?”

 

귀 끝까지 빨개진 웨일즈가 가늘고 긴 팔을 뻗어 옆에 있는 침대를 가리켰다이곳은 본디 지휘관이 잠깐 쉬거나 할 때 사용하는 공간침대가 있는 건 당연했다.

 

어서.”

 

머뭇거리는 사이웨일즈는 어느새 침대에 누워 있었다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분위기에지휘관은 그저 몸을 맡기기로 했다.

 

슬쩍올라탄다와중에도 지휘관은 아슬아슬한 이성 한 가닥을 붙잡아 엉덩이 바로 옆에 무릎을 세웠다행여나 서로의 몸이 닿지 않기 위한 최후의 발악이었다.

 

……생각해 보니 불편하겠구나.”

 

엎드린 채로 손을 뒤로 옮긴 웨일즈가 브래지어를 풀기 시작했다아닌 척 애쓰지만본인도 크게 부끄러웠던 만큼평소와 달리 약간의 헛손질을 동반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약간일 뿐이내 툭그것을 끝으로 프린스 오브 웨일즈는 상의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신세가 되었다.

 

……시작할게.”

 

…….”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지휘관은 우선 웨일즈의 어깨로 손을 뻗었다닿는 즉시 울려 퍼지는 야릇한 소리웨일즈는 어느새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고작 셔츠 한 장 차이라 생각했건만그 차이는 가히 부직포와 비단 수준이었다조금 전과 비교도 안 되는 부드러움에 지휘관의 마음 한쪽의 무언가가 커지기 시작했다.

 

아읏……하아……하아…….”

 

그렇게 신음을 뒤로 한 채 아래로정확히 그녀의 가슴 반대편으로 이동했다거대한 가슴이 짓눌려 형태가 변해 있었다즉시 손을 얹어 문질렀다.

 

히으읏……!”

 

마지막으로는 허리바로 아래에 있는 엉덩이와 대비되게 얇았다과장 조금 보태면 그녀의 허벅지와 비슷할 정도망설임 없이 손을 얹었다.

 

근육을 찾아 풀고주무르고이어 자연스럽게 문지르고더 이상 마사지라 하기 뭣한 행동이었다둘 다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

 

소리는 나지 않았다그녀가 이를 악물고 참아낸 탓에되려 더 야하게 보였다.

 

……끝이야.”


…….”

 

여운으로 인해 약간의 틈을 두고 그녀가 몸을 돌렸다베개로 몸을 가리고 있어 보이지는 않았지만특정한 감정에 잔뜩 물든 그녀의 얼굴은 똑똑히 보였다.

 

하아하아거친 호흡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두 남녀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성.

 

그럼이제 내 차례지?”

 

웨일즈가 잔뜩 상기된 얼굴과 함께 선고했다질문이 아니었다일방적인 통보였다.

 

……?”

 

당황한 그가 의문을 던졌지만웨일즈는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가만히베개를 잡던 손을 놓아 그대로 지휘관에게 옮길 뿐이었다.

 

그의 가슴으로가슴에서 복부로복부에서……또 고간으로.

 

이제……내가 마사지 해줄 차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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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는 웨일즈 수영복 스킨 복각하면 나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