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므므므…


지휘관실을 나와 볼에 바람을 가득 넣고 짜증을 내며 복도를 걷고 있는 이 여성의 이름은 비토리오 베네토, 사디아 제국 리더이자 지휘관의 아내이다. 부족한 면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지만 한 진영의 리더를 맡고 있는 이 여성은 최근 지휘관과의 부부 관계에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결혼한 지 9개월, 평소에도 애정 표현이 많으셨던 분은 아니지만 요 근래 더 줄어들었어.’


“하아… 벌써 나에 대한 흥미나 애정이 떨어지신 걸까…”


“뭘 그리 고민하고 있는 걸까나? 우리 리더님께서”

한숨을 쉬며 걷고 있자 맞은 편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지금 누구 놀리시는 건가요. 리토리오”


"놀린다고? 내가? 나는 언제나 동료의 고민에는 진지하게 응하는 사람이라고, 그건 다른 누구도 아닌 네가 가장 잘 알고 있을 텐데 말이지”


이 사람의 이름은 리토리오, 내 자매이자 나를 사디아 제국의 수장에 앉힌 장본인이다.


“하아… 그래서 무슨 용건이시죠?”


“말했잖아, 무슨 고민 있는 거냐고, 말해봐 이 내가 진지하게 조언해 줄 테니”


리토리오에게 이런 고민을 말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라면 나에겐 생각할 수 없는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없잖아 있었다. 사실 말을 걸어왔을 때 짜증을 낸 건 상담이 가능한 사람을 머릿속에서 떠올렸을 때 리토리오의 얼굴을 떠올린 것과 몇 초 지나지 않아 바로 옆에서 말을 거는 게 어이가 없어서였다.


“사실은 말이죠…”


비토리오는 무언가에 홀린 듯 자신의 고민을 하나도 빠짐없이 리토리오에게 말했다.


“부부 관계가 서먹서먹하단 말이지.”


“평소에도 애정 표현이 많지 않으셨던 조용하신 분이지만 어째 결혼하기 전보다 더 줄어든 느낌이에요. 아무리 일이 바쁘다고 해도…”

“그런 게 고민이라면 너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있지 않은가?”


“무기라니요? 도대체 무슨…”


물컹


리토리오가 비토리오의 한쪽 가슴을 들어 올렸다. 리토리오의 돌발 행동에 깜짝 놀라 몸을 뒤로 빼며 한쪽 팔로 가슴을 가렸다.


“무무무… 무슨 짓이예요!?”


“지휘관이라고 해봤자 결국 한 마리의 수컷, 우리 사디아 제국의 위광(가슴) 앞에서는 결국 발정난 짐승과 같지”


리토리오가 알려준 방법이나 상관에 대한 언행은 정말이지 기가 찬 수준이었다.


“아무리 지휘관이 없는 장소라고 하지만 정말 불순한 언행이네요…”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건 큰 차이가 있는 법이지, 지금 네 반응을 봐선 지휘관의 애정 표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네 적극성의 부재도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만?”


비토리오는 지금까지의 문제점을 관통하는 리토리오의 발언에 할 말을 잃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결혼 전의 데이트 코스나 결혼 일정 및 조사도 전반적으로 지휘관이 해왔다. 비토리오는 그저 지휘관의 상냥함과 철저함에 기대어 왔을 뿐


“마침 오늘 지휘관이 야근이었지? 최근 신입들 관리나 곧 있을 부대 내 행사나 일이 워낙 많아야 말이지”


“왜 그걸 알고 있는 거죠… 비서함 라인에서 빠진 지는 한참 됐을 텐데”


“비서함이 아니더라도 알 방법은 충분히 있지, 이래 보여도 동료들의 신뢰를 받는 몸이라고? 무엇보다 그 서류 뭉치를 보고도 일이 바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법이겠지. 그건 그렇고 나랑 이렇게 수다 떨어도 괜찮겠어? 꽤 많아 보이는데”

 

“…어라?”


비토리오는 이제서야 자신이 지휘관 실을 나온 이유를 떠올렸다.


‘이거 이번 주 중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들인데 비서함 업무까지 하면서 처리하기엔 양이 좀 있을 거라 생각해. 나는 오늘 야근인 것도 있고, 안되겠다 싶으면 여기서 잘 생각이니까 베네토는 집으로 먼저 돌아가고 이것들 처리가 다 끝나면 그때 와줘. 부탁해.‘


“아아, 까맣게 잊고 있던 패턴이구만 이거…”


“리토리오...”


“하아, 알았어. 도와줄 테니까 일단 돌아가자고”


리토리오는 울먹이는 비토리오를 이끌며 건물을 나갔다.

바보에 조금 서툴지만 비토리오 베네토는 지휘관에게 사랑받고 싶다.




리노 글 쓰다가 뭔가 맘에 안 들어서 뇌 굴러가는 데로 쓴 바병총 똥글 다음 편은 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