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힌덴부르크는 '냉정한' 함선소녀였다, 지휘관이라는 태양은 힌덴부르크를 철저하게 녹여나갔지만, 그럼에도 힌덴부르크 심상에 남아있는 철두철미함은 어찌할 수 없는것이였다.


그러한 힌덴부르크에게 일순, 태양이 더 이상  자신을 비춰주지 않는다 절망감이 몰아치고, 슬픔이 홍수처럼, 뇌의 곳곳에 넘쳐흘렸다, 그리고 일순, 지휘관이 그저 어떤 만화에서 본, 분홍머리-정작 힌데부르크는 선혈에 가까운 빨간 머리였다만- 허접 대마족이 자신의 마력을 믿고 주인공을 지배할려다 역으로 당하는 그 장면을 재현하는 사소한 장난을 치는것에 불과하다는것을 깨달았다.


그가 이러한 장난을 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였다, 워게임중 전력적 위치를 가진 요새를 아무도 모르게 미리 설정해놓은 웬 홍차 찬양으로 무력화 시키지 않나, 자신에게 축구는 살인이라며 공을 차다 넘어지거나, 사격훈련중 대체 어디서 구한지 모르는 시각공유 디바이스로 눈으로 직접 해안포를 사격하다 걸리고 된통 혼나거나, 훈련중 영역을 전개하겠다면서 "구강(九綱), 편광(偏光), 까마귀와 성명(声明), 표리의 틈새" 라고 말하며 이상한 손가락 포즈를 흉내내며 유탄에 사망처리 되는 등, 그의 기행은 실전을 제외한 그 어느때를 가리지 않고 발동되었다, 실전에서야 모두가 의지하는 강인한 지휘관으로써 임했지만, 전투가 끝난 직후라면 또 장난을 치는 등, 하여간 이런 면에서는 못말라는 남자였다.


"흠, 자위하라고?"


"에...엥?"


물론 그런면이 귀여운 남자였지만, 더욱 귀여운것은 그가 이런 한술 더 뜨는 답변으로 응수하면 바로 당황한다는것이다, 이러면 주도권은 자신이 갖는거였으니까.


"자위, 자위라, 그치만 난 자위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몸인걸?"


"자- 잠깐만 힌덴부르크, 이건 그저-"


사내는 필사적으로 위기를 모면할려고 애썼다.


물론 지배하는 악마에게는 귀여운 요소만을 추가해주는 헛된 행동이였다, 지휘관은 점점 힌덴부르크의 흐름에 떠밀려갔다.


"그저, 플러팅이지, 그렇지?"


"아니, 그냥 장난-"


"장난은 내 마음속에 해버린 불장난이고."


아, 좋은게 생각났다, 그러한 생각이 나고있던 힌덴부르크의 머릿속에 흘러넘치던 슬픔은 전부 사라져, 있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그러한 존재가 되어버렸고, 그 속에는 오직 희열과 상대에 대한 애정만이 넘쳐났다.


"섹스해라, 지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