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사랑하는 지휘관님에게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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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부끄러웠던 밤의 데이트도 끝났고, 숙소로 가는 길이었다. 지휘관님의 얼굴에는 보이지 않는 피로와 불안이 쌓여 있었다.

“괜찮을 거에요.”

“응.”

“다들 자매가 있고, 동료가 있으니까요. 당찬 아이들이잖아요.”

지휘관님을 보고 있으면, 마치 유치원에 아이를 보낸 부모를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역으로 이쪽이 긴장하게 된다.

“저녁은 뭘 먹을까?”

“당신이 만드는 거라면 뭐든지 좋아요.”

부끄럽지만, 요리 실력이 엄청나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럴거라면 히에이의 요리 교실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걸 하는 후회도 들지만, 언제나 후회는 늦었을 때 하는 법이다.

“그럼 간단하게 먹을까. 시간도 늦었으니.”

그렇게 차려진 만찬은 스파게티와 작은 스테이크. 지휘관님은 진열대에서 와인 한 병을 가져왔다.

“그건 아끼시던 것 아니었나요.”

“어차피 전부 가져가진 못할 거야. 그리고 술은 마시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떫지만, 혀끝에 닿는 부드러운 감각. 한두잔이 금세 비워졌다.

“주문하신 후식이다냥.”

아카시봇이 카트를 밀며 들어왔다. 그러곤 착착 디저트 종류를 진열해 두었다.

“매번 고맙다냥~.”

“케이크…인가요?”

디저트 치고는 조금 화려한 것이 아닌가.

“응, 이 모항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면 이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많은 신세를 졌으니까요.”

마치 처음 이 모항에 들어왔을 때처럼, 단 둘만이 있는 작은 파티장에서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술 기운이 올라 꺼리고 싶었지만 지휘관님의 부축을 받으며 숙소를 올랐다.

“실례할게.”

나의 방. 바다가 잘 보이는, 그리고 너무 오랜 시간동안 누운 채 있어야 했던 침대 외에는 그리 가구라고 할 것이 없는 장소.

“고마워요, 지휘관님.”

“이 방에 온 것도 오랜만인걸. 아, 너무 구경하진 않을게.”

“상냥하셔라.”

…안 될 것 같아. 부축을 받는 바람에, 지휘관님의 심장 소리가 너무 가까이서 느껴지는걸. 술 기운 탓인가 내 심장 소리는 너무 큰 소리를 내고 있어.

그와 눈이 마주쳤다. 창문 너머에 비추는 달과 별빛만이 우리를 쳐다보는 전부였다.

“……”

“……”

오랜 시간 뒤에야, 지휘관 님이 떠나셨다. 그렇지만 아쉬웠던 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라서…

아니야. 나는 이글 유니온의 숙녀로서, 숙녀로서…

……

오늘은, 밖에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럼 이 항구도 이제 마무리 지어야겠네.”

“냥?! 그럼 아카시는 어떡하냥? 물건을 못 팔면 아카시봇, 굶어 죽는다냥…”

“네 주인인 아카시 있잖니. 그동안 모았던 돈으로 사쿠라 엠파이어에 크게 한 자리 구해놓겠다던데.”

똑똑, 문을 두드렸다. 지휘관님과 아카시봇의 대화는 훔쳐듣는 것도 즐거웠지만 그래서야 교양이 없지. 숙녀로서 어제 있었던 일은 가슴 속에 묻어둔 채, 태연하게 얼굴을 마주해야만 하는데…

지휘관님의 얼굴을 보자마자, 나는 문을 쾅 닫고 다시 복도로 돌아와 버렸다.

“부, 부끄러워서 도저히 얼굴을 볼 수가 없어…”

“저럴 거면 왜 왔냥.”

아카시봇은, 언젠간 꾸중을 하도록 하자.

 

그 날 늦은 오후, 아카시봇은 혼자 모항 점검을 하다가 이상한 신호를 마주했다.

“오류냥? 으음…다시 해 본다냥…”

그렇지만 다시 전원을 켜 봐도 장치에 나타나는 신호는 아까의 것과 동일했다.

분명, 사라졌을 터인 세이렌의 것--.

“어, 어?! 이게 무슨 일이냥?!”




예아 3개월 만에 2화

3화 결말은 아마 5월달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