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

엘레......노어어어......

싫어어어......헤어지고 싶지 않아......!!


엘레노어 :

-울지 말아요. 꼭 데리러 올게요.

......아침......이네......

(뭔가......꿈을 꾼 것 같아......)

......눈물이......?

(왜 울고 있던 걸까?)

죄송합니다! 잠을 좀 늦게까지 자서......


아이리스 :

좋은 아침, 엘레노어. 우리도 지금 막 왔으니까 너무 신경쓰진 마.


엠마 :

무슨 일이에요? 기운이 좀 없어 보이네요......


엘레노어 :

아니, 그냥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아서요......

......그것보다 모처럼 여러분에게 제안하고 싶은 게 있거든요.

산나물 캐러 가요.


캐트라 :

그래, 잔뜩 캐자~!


아이리스 :

린츠 섬은 좋은 섬이지. 산나물도 많이 나오고......


캐트라 :

숲 마이스터 엘레사르가 있으면 더 시끌벅적했겠어.


그레이엄 :

다른 분들도 왔으면 좋았겠지만......


캐트라 :

요즘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데다 검고 이상한 괴물이 나타난대서 길드에도 의뢰가 많이 들어오거든......

우리도 내일부터 의뢰 받으러 갈 예정이야.


그레이엄 :

확실히 뒤숭숭한 이야기가 많이 들린단 말이죠......


엘레노어 :

..........


엠마 :

엘레노어 씨? 괜찮은 거 맞아요?


엘레노어 :

아, 네......저 괜찮아요.


엠마 :

뭔가 신경쓰이는 게 있다면 제가 고민 정도는 들어줄게요.


엘레노어 :

......그게, 심각한 이야기는 아닌데.

뭔가 소중한 것을 잊은 기분이 들거든요. 그런데 떠올리려고 해도 가슴이 아파서......


엠마 :

미래 세계에 관한 건가요?


엘레노어 :

그거랑은 다른 것 같은데......

(로이드 잉그램은 무찔렀어. 세계도 구했고-)

(아이리스 님의 바람도 이뤘어......이제 더 이상 걱정할 게 없을 텐데.......)


??? :

엘레......노어어......


엘레노어 :

(날 부르는 이 목소리는 과연 누구일까......)


엠마 :

엘레노어 씨,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엘레노어 :

어라? 어째서 눈물이.....


캐트라 :

기냐냐! 지진이다!


아이리스 :

잦아든 것 같아......


캐트라 :

뭔가 나타났어!


엘레노어 :

이건......?


그레이엄 :

엘레노어 공, 피하세요! 이 마물은 위험해요!


엘레노어 :

......어딘가에서......

......봤는데.....


아이리스 :

엘레노어!!



2

그레이엄 :

그아아앗!


캐트라 :

저게 대체 뭐야! 우리 공격이 하나도 안 먹혀!


아이리스 :

꺅!


아이리스 :

하아앗!

아이리스 씨, 괜찮나요!?


아이리스 :

고마워, 엘레노어.


엘레노어 :

(나만 싸울 수 있는......이 느낌은 처음이 아니야......어딘가에서 싸웠던 적이......?)


엠마 :

이렇게 많이!?


그레이엄 :

일단 물러납시다. 이렇게 많으면.....


엘레노어 :

제가 맡겠어요. 먼저 대피하세요.


그레이엄 :

하지만......


엘레노어 :

가라고 했잖아!!

앗!? 죄, 죄송합니다! 갑자기 큰 소리 쳐서......

하지만 지금 저것들과 싸울 수 있는 건 저 뿐이에요! 여러분은 섬 사람들을 피난시키세요!


캐트라 :

알았어! 엘레노어도 무리하지 말고!


엘레노어 :

하아앗!

아무리 베어도 계속 나타나.....역시 너무 많아......

꺄아아!!

윽.....이런 곳에서......

겨우......바람을.....이뤘......는데.......

(바람......?)

(내 바람은......아이리스 님의 바람을......)


??? :

엘레노어......


엘레노어 :

......누구지?


??? :

......구해줘......


엘레노어 :

구해 달라고......?

이번에는- 내가 널 구하러 갈게.

(누군가와.....약속했어......)

당신은......


??? :

먼저 구해 준 건 엘레노어잖아?


엘레노어 :

.......그랬죠. 저도 제 자신에게 질릴 정도에요.


??? :

정말, 엘레노어! 당근 한 조각만으론 쑥쑥 못 자란다니까!


엘레노어 :

입 다물어요. 당신이랑은 상관 없잖아.


??? :

엘레노어......그 상처......


엘레노어 :

네......괜찮.....습니다. 분명 당신이......제 소원을.....이뤄...... 준......

-울지 말아요. 꼭 데리러 올게요.


??? :

......그럼, 그거 하자.


엘레노어&익시아 :

-하이 터치.


엘레노어 :

익시아.

아아, 전부.

떠올랐어요, 익시아.

내 바람과 당신과의 유대를.

평온한 생활......착한 사람들.....하지만 거기에.......

......당신의 기도는 있었어도 당신이 바란 소원은 없었어.

광대의 개 주제에! 사라져라!!



3

아이리스 :

엘레노어!?


캐트라 :

어떻게 된 거야!? 모습은 또 왜 그러고!!


엘레노어 :

......전부 말하겠습니다.

진정한 저에 대해 전부.



-이상이 제가 경험한 일들입니다.


일동 :

.......


엘레노어 :

여러 곳의 다른 세계가 있고, 이 세계가 재구성된 것이라는 말을 들어도 믿기지 않겠죠. 하지만 사실입니다.


그레이엄 :

......흠, 정말 황당무계한 주장일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전 믿습니다. 애초에 엘레노어 공이 미래에서 오신 분 아닙니까.

그 이야기를 믿는 이상 이번 이야기도 믿습니다.


엘레노어 :

당신은......어느 세계에서나 똑같군요.......


캐트라 :

자세히 설명해 줬는데도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그 검은 괴물도 엘레노어의 경험과 관계가 있다는 거지?


엘레노어 :

네. 제 기억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원래라면 아직 생기지 않았을 저 괴물이 나타났다는 건, 익시아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볼 수 있겠죠.

이대로 방치하면 이 세계는 다시 붕괴할 겁니다.

제가 익시아를 구하러 갑니다.

그러니 힘을 빌려주십시오.


아이리스 :

고개 숙일 필요 없어, 엘레노어.

당연히 도와줄 거니까.


엘레노어 :

......감사합니다.


엠마 :

그런데 그 익시아 씨라는 분은 어디에 있나요?


엘레노어 :

그건......


캐트라 :

그렇게 어려운 건-

-흠닐에게 물어보면 돼!!


흠닐 :

흠......확실히 요즘 일어나는 지진에는 나조차도 인식할 수 없는 뭔가가 있었어.

섭리의 바깥과 관련됐다면 납득할 수 있는 사태야.


캐트라 :

그래서 어떻게 해야 좋을까?


흠닐 :

나도 인식은 할 수 없지만 0이라는 개념은 이해하고 있거든.

오히려 인안나 군이 더 잘 알지 않을까? 허공의 문의 문지기였으니까.


인안나 :

어둠의 왕은 문 너머의 세계를 0세계라고 했죠.

하지만 허공의 문은 어둠의 왕이 파괴했어요.

0세계로 갈 수단이 없단 말입니다.


엘레노어 :

......


캐트라 :

뭔가 다른 방법은 없어!?


흠닐 :

우리는 섭리 안에 있는 역할을 부여받았을 뿐이니 섭리 바깥에 관해서는 너희들처럼 무력해.


주인공 :

.........


캐트라 :

왜 그래?


주인공 :

사니오와 싸웠을 때 이상한 공간에 떨어진 적이 있었어.


아이리스 :

-쓰레기장!


캐트라 :

그게 뭐야?


흠닐 :

......시간과 공간이 일그러지는 장소. 쓰레기장의 관리인 이르칼라......


아이리스 :

알고 계신가요?


흠닐 :

아이리스의 인지 덕에 나도 인식할 수 있게 됐거든.

흠, 분명, 그 곳을 통하면 0세계로 갈 수 있겠어.

단, 그 곳은 한 번 들어가면 나갈 수 없어.......


엘레노어 :

괜찮습니다.

거기로 데려가 주세요.



4

아이리스 :

여기에요. 더 가까이 가면 저와 주인공 말고는 아무도 돌아올 수 없어요.


흠닐 :

......엘레노어 군, 정말 가려는 건가?


엘레노어 :

예.


흠닐 :

그럼 저기 떨어져 있는 돌을 주워서 내게 주겠나?


엘레노어 :

......네, 상관 없습니다. 자, 여기.


흠닐 :

흠, 이 돌을 네게 주마.


엘레노어 :

대체 뭡니까. 지금 이 행동은......


흠닐 :

지금 당장은 의미가 없어. 그냥 이 세계와의 접점을 뭔가 하나라도 갖고 있는 편이 좋거든.


엘레노어 :

그럼 돌이 아니어도 되는 거 아닙니까.


흠닐 :

흠, 의미 없는 행동에는 의미가 있지. 평범한 돌이 언젠가 도움이 될 지도 몰라.

......도움조차 안 될 지도 모르지만.


엘레노어 :

........


그레이엄 :

엘레노어 공......


엘레노어 :

그레이엄.....씨......


그레이엄 :

저도 함께-


엘레노어 :

이건 제 문제입니다. 이제 당신에게 폐 끼칠 수 없어요.


그레이엄 :

.........


엘레노어 :

당신에겐 저쪽에서도, 이쪽에서도 신세를 졌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안 내켰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저와 이 세계를 구했으니까......

고맙습니다. 당신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그레이엄 :

그건 제가 해야 할 말이죠. 당신 덕에 저도 구원받았으니까요. 그 은혜를 갚을 수 있다면 그 이상의 행복은 없을 거에요.

......무운이 있기를.


엘레노어 :

엠마 씨, 당신도 절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평화로운 생활에는 언제나 당신이 있었어요.

......친구가 되어 준 것도, 고맙습니다.


엠마 :

......행운이 있길 바래요.


그레이엄 :

나타났군! 엘레노어 공, 어서 가세요!


아이리스 :

가자, 엘레노어!


엘레노어 :

네, 갑시다!



5

엘레노어 :

이 섬인가......


??? :

설마 또 너희와 만나게 될 줄은......


아이리스 :

이르갈라 씨, 오랜만이에요.


이르칼라 :

대체 이런 곳에 뭐 하러 온 거야? 그리고 거기 너......

이 섬에 온 이상 못 나가는데?


엘레노어 :

네, 괜찮습니다. 전 바깥 세계에 용건이 있거든요.


이르칼라 :

쓰레기장을 쓰고 싶다는 건가......


엘레노어 :

도와줄 수 있을까요?


이르칼라 :

아이리스한테는 전에도 말했지만......

네가 누구든......얼마나 강하든, 어떤 소울을 품고 있든.

쓰레기장에 떨어졌다는 건 죽을 지도 모른다는 뜻이야. 어쩌면 영원히 죽지도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고.

그래도 할 거야?


엘레노어 :

네, 그러려고 온 겁니다.


이르칼라 :

......알았어. 확실히 요즘 이 섬에도 일그러짐이 늘어나기도 했으니까......

뭔 일이 생겼을 거라 생각하긴 하는데......


주인공 :

저건!?


이르칼라 :

생명의 혼합물이......쓰레기통 안에서 나온 건가?


주인공 :

여긴 내게 맡겨!


아이리스 :

이르칼라 씨, 엘레노어를!


이르칼라 :

쓰레기장까지 안내할게. 따라와.


엘레노어 :

말한 대로 갈아입었는데......


이르칼라 :

응, 어울리네.


엘레노어 :

이 옷은 뭡니까?


이르칼라 :

이 구멍은 카카의 돌이라는 바위로 관리되고 있거든. 그 옷에는 그 돌과 같은 힘이 있어.

아이리스에게 준 것보다 더 강한 거라고. 돌이 없어도 그 옷만 있으면 쓰레기장으로 떨어질 수 있어.

......하지만 돌아오지는 못 해. 그 옷을 입고 있으면 넌 이 세계에 불필요한 존재가 되거든.

그렇다고 옷을 벗어버리면 기다리는 건 허무와의 혼합 뿐. 거의 죽는 거나 마찬가지야.


엘레노어 :

......알겠습니다.

이 구멍 너머에 있는 사람을 찾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도달할 수 있죠?


이르칼라 :

그건 나도 몰라. 난 어디까지나 쓰레기장의 관리자니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아무 책임 없어.

......그래도 갈 거야?


엘레노어 :

네......약속했으니까.


이르칼라 :

지금 일어나는 일그러짐이 퍼지면 이 세계도 붕괴할 거야.


엘레노어 :

그것도 전부 저지하겠습니다.


이르칼라 :

응, 잘 해봐. 응원할게.


엘레노어 :

-!


이르칼라 :

아이리스도 그랬지만 망설임이 없네......

그럼 삽으로 어디까지 싸울 수 있으려나......?



6

엘레노어 :

(여기가 세계의.....바깥......?)


[-를......]


엘레노어 :

(목소리가.....들려......?)


[이야기를-]

[제로의 바다에 띄워라-]


엘레노어 :

무수한 의식......? 어째서 이렇게 많지......?


[싸워라. 영원히]

[낳아라. 대립하는 자를. 그것들과 맞서는 자를]

[무수한 싸움을]

[무수한 싸움의 세계를]

[무수한 싸움의 세계에서 영원히 이어지는 이야기를]


엘레노어 :

사념이.....흘러들어와서.......

너는......?


-이해의 형태다-

섭리 밖의 모양을 허용하기 위한 시스템-

내게 물어보라. 그 후 판정을 내리겠다-


엘레노어 :

비켜. 너랑 문답하려고 온 거 아니야.


-


엘레노어 :

이해 따위 안 한다고! 나한테 필요한 건-

-익시아 뿐이니까!


-왜소하구나-

하지만 모든 유(有)는 0의 안에 있다.

-마음대로 기록해라-

-무수히 있는 가능성 중 하나를-


??? :

엘레......노어......


엘레노어 :

익시아!!

거기 있는 겁니까! 익시아!!!


여긴-


익시아!!


??? :

이녀석도 저녀석도 전부-

날 방해하러 오잖아아아!


엘레노어 :

에피타프!!



7

엘레노어 :

윽! 방해하지 마!


에피타프 :

방해하는 게 당연하잖아.


엘레노어 :

으악!


에피타프 :

당신이야말로 방해꾼이라는 걸 이제 그만 알아주면 좋겠는데요?


엘레노어 :

(강해......)


에피타프 :

애초에 전 당신이 싫다 이겁니다.


엘레노어 :

윽!


에피타프 :

아이리스를 흠모한 주제에! 죽었다는 이유로 다른 여자한테 들러붙었으면서---!

그런 너한테! 날 방해할 자격은 없어!!


엘레노어 :

그 입 닥쳐어어어!

네가 나의 뭘 아는데!!

그 분을 잃은 절망을! 그걸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간다고 결의한 것도! 너같은 집념만 남은 남자가 가볍게 날 언급하지 마!


에피타프 :

모른다고. 경솔한 마음 따윈.


엘레노어 :

아아악!


에피타프 :

시시하네, 이제 죽어.


??? :

여전하군요......

구역질이 날 정도로 마음씨가 나빠요, 이 광대는......


엘레노어 :

어떻게......당신이.....여기에......?


엑셀리아 :

겨우 찾은 평온을 부수고 왔으니까요.


딜런 :

싫어도 떠올리게 돼. 엘레노어, 너도 그렇잖아?


엘레노어 :

다들 바보로군요......돌아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데.......


엑셀리아 :

앉아서 끝을 기다리는 것보다 낫지 않나요? 그리고 또 뺏기는 게 싫을 뿐이고요!


딜런 :

맞아. 형이란 아우들을 지키는 거니까.


에피타프 :

이녀석도 저녀석도 전부.......

날 방해하러 오잖아아아!


엑셀리아 :

늘어났군요......


딜런 :

대략 네 가지 세계의 광대를 하나로 모았겠지.

아직 싸울 수 있냐? 엘레노어.


엘레노어 :

그쪽이야말로 평화에 찌든 바보가 아니길 빌게요.


딜런 :

그건 내가 할 말이지.


엑셀리아 :

설마 이렇게 빨리 다시 뭉쳐서 싸우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8

딜런 :

칫!


엑셀리아 :

어머, 당신답지 않네요.


딜런 :

그런 말 하는 너도 힘겨워 보이네?


엘레노어 :

딜런, 뭔가 방법은 있습니까?


딜런 :

-에피타프는 우리보다 강해. 이대로는 우리가 밀린다.

나랑 엑셀리아가 에피타프를 유인할게. 그 틈에 익시아를 데려와.


엘레노어 :

알겠습니다.


에피타프 :

그렇게 두겠냐!


딜런 :

이제와서 마수왕을 자칭할 생각도 없지만......

아무래도 여기에는 그 때의 우리의 정보도 있는 것 같네......


엑셀리아 :

그 악몽을 겨우 잊었는데 다시 떠올리게 하다니.....

......전 정말 화가 나요. 피에로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도 안 풀릴 정도로요.


엘레노어 :

익시아!!


에피타프 :

그러니까 너희 원하는 대로 가게 안 두겠다고 했잖아아아아!


엘레노어 :

칫!


에피타프 :

너희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끝이야♪ 모든 세계를 저희가 부술 겁니다.


엘레노어 :

......시시하게.


에피타프 :

아?


엘레노어 :

아이리스 씨한테 얻어맞은 게 그렇게 괴로웠습니까?


에피타프 :

네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그런 말을 해!


엘레노어 :

네, 있죠. 저도 세계를 멸하려고 했거든요. 분하지만 당신의 마음은 통감될 정도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나와 너는 달라!!

난 아이리스 님에게 사랑받았어! 동료로서도, 친구로서도!

처음부터 미움받은 너와 달라!!


에피타프 :

네가 나랑 아이리스의 뭘 안다고 지껄이는 거야아아!


엘레노어 :

감정적으로 돌변해서 고맙네요-

-틈이 생겼으니까요.


에피타프 :

히갸아아아악!


엘레노어 :

익시아!!

일어나세요!!


익시아 :

목소리.....?

누구야.....?


에피타프 :

엘레노어어어어아아! 너만은, 쳐죽인다!!


익시아 :

엘레노어.....?


에피타프 :

잘못은 그 년이 했어! 나한테서 다 뺏어갔어!! 나를 수만년의 지옥에 때려박았어!! 갸하하하하하!!

그런 주제에 날 때렸지----! 이 나를!! 죽어라아아아, 아이리스으으!!


엘레노어 :

아악!


에피타프 :

너도 0의 내부에서 영원히 고통받아라. 그러면 내 기분을 알 거야♪


엘레노어 :

.........


에피타프 :

어라? 죽었어요? 잘난체는 그렇게 해 놓고 재미없게 말이야.......

갸하하하하하♪


익시아 :

엘레노어......!

엘레노어!!


에피타프 :

이 기운......


익시아 :

엘레노어!!


엘레노어 :

익.....시아......?


익시아 :

......정말로 구하러 왔구나......!


엘레노어 :

......약속.....했으니까.....왔죠......


에피타프 :

무슨 말을 지껄이는 거죠오? 안 된다고요? 익시아. 당신은 아빠 말 잘 듣고 같이 세계를 없애야 하잖아.


익시아 :

그건 절대로 싫어!!


딜런 :

잘 풀린 건가......


엑셀리아 :

아슬아슬했지만요......


에피타프 :

무슨 헛소리를-


??? :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렇군. 쓰레기장을 이용했나.


엘레노어 :

누구냐!?


파이오스 :

사라져라.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없애버릴 생각이었는데, 설마 상처도 없을 줄이야......

건강하구나.....모처럼 되찾은 자아도 지금 걸로 많이 사라졌겠지?


익시아 :

.....모두, 미안해......

모두의 세계를 지키고 싶었는데......지킬 수 없게 됐어......

하지만 엘레노어만은 구할 거야.


엘레노어 :

무슨 생각입니까!? 익시아!!


익시아 :

미안해.

모두를 만나서 기뻤어.......

고마워, 약속 지키러 와 줘서-

-잘 가.


엘레노어 :

익시아----!!



9

진 :

그래서 결국 허공의 문에 관해서 뭔가 알아냈어?


인안나 :

......문의 잔해 말곤 남은 게 없어요.

흠닐 씨가 있으면 뭔가 알아냈을 지도 모르지만......


진 :

...........

(지혜의 현자가 죽은 게 치명적이었어......)


캐트라 :

마음이 급해도 어쩔 수 없어. 꾸준히 조사하는 것 뿐이야.


진 :

빛의 왕은 괜찮은 거지? 파이오스가 나타나면 바로 반격하러 다니는 걸 반복하고 있잖아?

쉬지도 못하면 쓰러지는 거 아니야? 오즈마처럼.


캐트라 :

네가 사야 말고 남을 걱정하다니 별 일이네.


진 :

그야 그 둘은 비장의 수라는 걸 잘 아니까.

이 세계가 사라지면 사야도 죽을 테니 막고 싶어.


아이리스 :

전 괜찮아요. 비행정 안에서 쉬긴 하거든요.


주인공 :

걱정해 줘서 고마워. 진도 무리하지 마.


진 :

뭐, 괜찮다고 하니 더 캐묻진 않을게.

(용의 나라와 아레스도 하르모니아도 사라졌어.......)


사야 :

.......


진 :

(사야도 저렇게 기운이 없는데......무슨 일일까.......)

(사야 말고 다른 사람 위로하는 건 나한테 어려운데......)


캐트라 :

뭐지!?


진 :

적의 습격인가!?


주인공 :

아이리스, 진, 가자!!


캐트라 :

모래먼지가 너무 강해......


진 :

어이쿠, 움직이면-

너는.....!?


캐트라 :

어떻게 된 거야!?


엘레노어 :

진!? 어째서 당신이!?


??? :

익시아가 우릴 한꺼번에 날려보냈는데......

설마 또 사야랑 합류하게 될 줄은 몰랐어.......


사야 :

딜런 아저씨!? 엑셀리아 씨도!?


엑셀리아 :

오랜만이네요......라고 할 정도로 시간이 흐르진 않았겠지만요.......


엘레노어 :

익시아......

또 특기인 자기희생으로......

당신은 왜.....항상 그렇게......


아이리스 :

엘레노어......


엘레노어 :

......상황을 정리하게 해 주세요.

이 세계가 어떻게 됐는지 알려 주겠나요?



10

엘레노어 :

-이상이 저희가 이 세계로 온 경위입니다.


아이리스 :

확실히 쓰레기장을 이용하면!


주인공 :

익시아에게 가자!! 서둘러! 비행섬을 이르칼라가 있는 섬으로 보내!


코지로 :

희망이 보이는군! 좋아! 가자!!


단테 :

그래! 얼른 비행섬을 움직이자!


엑셀리아 :

역시 두 분도 쓰레기장을 이용했군요.


딜런 :

그래.....하지만 엘레노어는 왜 그런 옷을 입고 있지?


엘레노어 :

이르칼라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두 분은 어떻게 0세계에서 흩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거죠?


엑셀리아 :

카카의 돌을 모았어요. 부서져서 지금은 없지만요......


딜런 :

나도 엑셀리아처럼 했어.


캐트라 :

익시아 근처에 에피타프와 파이오스도 있다는 걸도 알아냈고!

놈들만 무찌르면 세계를 원래대로 되돌릴 방법도 알 수 있겠지!


아이리스 :

응, 그럴 거야.


캐트라 :

그럼 나도 비행섬 움직이는 거 도우러 갈게!!


진 :

캐트라가 가봤자 별 도움 안 되지 않을까?


캐트라 :

응원하면 비행섬도 열심히 움직여 주겠지!

렛츠 고!


엘레노어 :

여전히 방정맞네요......


아이리스 :

캐트라도 기뻐하고 있나 봐.


엘레노어 :

......아이리스.....씨.....


아이리스 :

왜?


엘레노어 :

익시아를 구하려면 저희들의 힘만으론 부족합니다.

......힘을 빌려 주세요.


아이리스 :

그건 우리가 할 말인걸, 엘레노어.

같이 힘을 합치자.


엘레노어 :

......네.

그런데......또 하나의 저는?


아이리스 :

이쪽의 엘레노어는 지금 그레이엄 씨와 함께 치안 유지를 위해 활동하고 있어.


엘레노어 :

......그런가요......아니요, 없으면 안 불러도 괜찮습니다.

굳이 가서 보고 싶은 상대도 아니니까.....이쪽 세계의 엠마 씨는요?


아이리스 :

린츠 섬은.....0의 오물에.......


엘레노어 :

............

에피타프는 없애버립시다. 반드시.......


아이리스&주인공 :

응.


캐트라 :

단테가 슬슬 도착한대!


일동 :

......


캐트라 :

왜 그래? 기운이 없네......


진 :

직접 보는 게 빨라.


캐트라 :

어......!?


진 :

......놈들이 한 발 빨랐어. 이미 모두 삼켜진 후야.


캐트라 :

그런......그러면 쓰레기장도......?


엘레노어 :

......사용할 수 없겠군요.


캐트라 :

........

....어쩌면 좋아?

대체 어떻게 해야 모두 돌아오는 건데!


주인공 :

파이오스-


카일 :

........

(질서를 잃은 세계는 균형이 무너져 붕괴해 간다. 섭리 안에 있는 자는 그걸 막지 못해......)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한 거지.....?)

........

울지 마, 캐트라.


캐트라 :

카일.......


카일 :

이룰 수 없는 재회를 이뤘잖아?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어. 그럼 가능성이 있을 거야.

그리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 실력 있고 강한 녀석들과 똑똑한 녀석들. 너희들의 동료는 모두 대단한 녀석들이야.

모두가 힘을 합치는 거야. 우리의 힘을 믿자.

그게 모험가가 살아가는 방식이잖아?


주인공 :

......카일 말대로야. 분명 아직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야.

이런 일로 포기한다면 모두를 만날 면목이 없어.

아직 희망은 있을 거야.


아이리스 :

네, 반드시......


카일 :

(허세뿐인 공허한 희망이지만......그래도 잠시동안 속일 순 있겠군.)

선택의 결과인가.......

(질서와 획일성을 버리고 혼돈과 다양성을 선택했으니-)

(-이 세계는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