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오늘 안 나온다고 하니 지금 안 보고 나오고 보는 게 좋음
종언
1
세계를 없애고자 움직이는 파이오스에 의해-
수많은 동료가 쓰러지고-
수많은 섬이 0의 오물에 삼켜져 소실됐다.
그 와중 익시아가 재생시켰을 세계로 귀환한 엘레노어 일행이 비행섬에 나타나-
익시아가 있는 0세계로 갈 방법을 찾아냈지만-
-이미 쓰레기장도 파이오스의 손에 사라진 후였다.
진 :
(분위기 칙칙해 죽겠구만~......뭐, 무리도 아니지만......)
아이리스 :
오즈마 씨!
캐트라 :
너 몸은 괜찮은 거야!?
오즈마 :
보는 대로 팔팔하지! 미안, 잠깐 쓰러져서......
주인공 :
무리는 하지 말아줘.
오즈마 :
이제 멀쩡해.
그쪽이 다른 세계의 엘레노어 일행인가?
딜런 :
그래, 네가 법왕 오즈마......
오즈마 :
반갑군. 쓰러진 동안의 일은 대강 들었어.
모처럼 생긴 희망이 사라진 것도.
일동 :
..........
오즈마 :
추가로 나쁜 이야기와 좋은 이야기가 있는데. 뭐부터 들을래?
캐트라 :
그럼 나쁜 이야기부터......
오즈마 :
0의 오물에 삼켜진 면적 말인데, 이미 세계의 60%를 넘어섰어.
아이리스 :
그렇게나.......
오즈마 :
응, 그 때문에 전 세계가 큰 혼란에 빠졌거든. 내란에 전쟁까지 터져서 최악의 상황이야. 지금 상황에서도 그런 걸 무시할 순 없고.
그리고 다음은 좋은 이야기인데......
지금까지 분산된 전력이 조금은 규합됐어.
남은 세계가 40% 언저리니까 지켜야 할 곳도 얼마 없지.
캐트라 :
뭐가 좋은 이야기냐고......
오즈마 :
제국 이후로 파이오스와 너희가 조우한 적은 없지만 수가 줄어들면 적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잖아?
파이오스를 무찌르면 상황도 호전될 거야.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쁘지 않겠지.
거기다 다른 세계에서 온 세 사람도 있고.
특히 딜런과 엑셀리아 둘은 나라를 상대로 하는 입담이 특기잖아?
딜런 :
그래. 마수병을 쓸 수도 있고.
엑셀리아 :
저도 용을 사역할 수 있어요.
오즈마 :
둘의 능력은 이 상황에선 도움이 커.
용과 마수를 이용하는 연락망을 만들고 싶은데. 할 수 있을까?
딜런 :
가능해.
엑셀리아 :
뭘 하느냐에 따라 달렸지만요.
오즈마 :
그리고 나도 법왕으로서 세계를 규합하자고 호소할 거야.
진 :
이런 상황에서 규합이 돼?
오즈마 :
법왕은 마지막까지 사람들을 믿는 게 역할이거든?
아무튼 안심시키는 게 중요해. 지금 비행섬에 있는 백의 법왕이 마지막 희망이야.
우리가 무너질 틈은 없어.
캐트라 :
......그래.
오즈마의 말대로야!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모두 반드시 파이오스를 무찌르는 거야!!
오즈마 :
그래, 반격 시작이다!
2
오즈마 :
오, 꽤 많이 모였군.
법왕 오즈마다. 비루한 인사는 제쳐두고, 본론으로 들어가지.
너희도 이해하고 있겠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하지만 방법은 있어. 파이오스만 무찌르면 우리가 이긴다.
그걸 위해 힘을 빌려줘. 이 지경까지 패퇴한 내가 하는 말이라서 듣고 싶지도 않다면 신경 끄고 돌아가도 좋아. 오히려 그게 더 도움되니까.
모험가들 :
-
오즈마 :
.......난 너희들한테 죽으라고 명령할 수도 있어.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동료를 버리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어. 그래도 내 말에 따를 거야?
??? :
-까놓고 말해서 당신이 누군지도 잘 몰라!
테오도르 :
레온! 상대는 법왕이야!
레온 :
시꺼! 법왕이고 수세미고 상관 없어! 그럼 잘 들어!
난 주인공을 믿는다!
아이리스랑 캐트라도 믿고! 신세 많이 졌거든!
캐트라 :
레온.......
레온 :
내가 믿는 해적단 후보가 법왕 나으리를 믿는다? 그럼 바로 따라야지!
여기 있는 모두가 그런 녀석들이지만! 다들 안 그래!?
모험가들 :
오오오오오오!
크라이브 :
안심하도록 해! 각오는 이미 굳혔어!
빅토르 :
......조국을...... 기사단을......되찾겠어.......
춘메이 :
쿵푸로 쓰러뜨린다해!!
퍼니시 :
간과할 수 없는 죄를 감지했습니다.
버거 :
후....... 눈이 앞에 달린 건 내일로 가기 위해서지. 고 어헤드. 가자.
오즈마 :
고맙군! 그럼 이야기는 빠르지!!
뿔뿔이 흩어진 세계를 하나로 규합하고 싶어!
너희들의 목숨을 내게 걸어 줘!
모험가들 :
오오오오오오!
진 :
놀라운걸.
사야 :
뭐가?
진 :
......이런 상황에서도 포기하는 녀석이 단 한 명도 없어서.
사야 :
오빠는 포기한 거야?
진 :
그럴 리가.
사야 :
그럼 모두와 마찬가지야.
-모험가니까.
진 :
근거 없는 이상을 품은 바보라고 하는 거니?
사야 :
오빠!
진 :
아니, 나쁜 뜻은 아니었어. 이럴 때는 바보가 더 강하잖아?
사야 :
더 좋은 말을 골라 줘!
진 :
고른 게 이건데... 뭐, 조금은 남들 배려하게 노력해 볼게.
(실제로도 희망이 없다는 건 변하지 않았어. 믿을 만한 건.......)
(역시 그 두 명인가......)
사야를 위해서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가 되어 볼까.
사야 :
.......응. 오빠라면 될 수 있어.
진 :
기대해.
사야 :
응!
3
쿠로카 :
......엽.
엘레노어 :
......뭡니까?
시로 :
그게 익시아에 대해 물어보려고.......
우리도 구하고 싶으니까.
엘레노어 :
그런가요......
쿠로카 :
사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협력을 떠나서 교류 정도는 하라고 사부가 말했거든.......
엘레노어 :
......별로 내키지 않지만 마음대로들 하세요.
시로 :
......너 좀 둥글어졌네?
엘레노어 :
.......잠깐이었지만 평화로운 생활을 했거든요.
진 :
뭐 재밌는 얘기 하나 보네.
사야 :
엘레노어 씨!
엘레노어 :
가까이 오지 마요, 사야. 당신도 바쁘지 않습니까? 뭐 하러 왔죠?
진 :
이제와서 예전의 적과 손을 잡으면 엘레노어가 미묘한 표정을 지을 것 같길래.
엘레노어 :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진 :
난 사야 편만 드는데.
사야 :
......사실은 만나지 않는 게 더 좋았겠지만......다시 만나서 기뻐.
엘레노어 :
......그런가요......조금 복잡하지만.....당신들과의 재회는 나쁘지만은 않네요......
시로 :
역시 둥글어졌어.
쿠로카 :
이쪽의 엘레노어랑도 친해지지 그래.
엘레노어 :
입 다무시죠. 그것과 똑같은 취급 마시고-
그레이엄 :
어라,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우연이로군요.
엘레노어 :
그레이엄......씨.......
......아, 안녕하세요.
......네.
캐트라 :
어라, 뭔가 귀한 광경이네.
두 명의 엘레노어 :
...........
쿠로카 :
둘이서 역시 좋아하는 거랑 싫어하는 것도 똑같겠지?
시로 :
이참에 좋아하는 거 말해볼래?
두 명의 엘레노어 :
......식사에요. / ......식사입니다.
쿠로카 :
오, 동시에 말했다!
캐트라 :
엘레노어는 먹보니까......
두 명의 엘레노어 :
.............
엘레노어 :
......서로 여러 모로 생각한 게 있을 거에요.
그래요.....하지만 지금은 협력해야겠죠.
.......네.
딜런 :
크크크......
엘레노어(흑) :
뭐가 웃겨서 그런답니까......?
딜런 :
아니, 너도 많이 변했다 싶어서......
엘레노어(흑) :
당신한테 들을 말 아닙니다.
엑셀리아 :
......그 미묘한 기분도 이해가 가요.
저희가 저지른 일 전부가 사라진 건 아니죠.
하지만 지금은 서로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힘을 합칠 필요가 있어요.
저희를 허락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엘레노어(흑) :
당신도 둥글어졌네요.
엑셀리아 :
이래봬도 일단은 왕녀니까요.
아이리스 :
저희도 감사하고 있어요. 그리고 미안하다고 생각도 하고요......
저 때문에 파이오스가 폭주해서 모두가 말려들었으니까.......
엘레노어(흑) :
당신 때문이 아닙니다.
엘레노어 :
그래요! 아이리스 씨 잘못이 아니에요!
주인공 :
아이리스의 잘못이 아니야. 잘못된 건 파이오스지.
아이리스 :
.............
주인공 :
그러니 꼭 무찌르자. 지금 필요한 건 후회도 죄의식도 아닌, 싸운다는 각오 뿐이야.
아이리스 :
......네, 알겠어요.
캐트라 :
우리는 비행섬에서 기다릴 건데, 에피타프가 나타나면 바로 달려올게!
모두 무리는 하지 마!
엘레노어(흑) :
네.
캐트라 :
다같이 세계를 지키는 거야!
카일 :
(이미 천칭은 기울었다.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하지만 광대는 배제해야만 하지......)
(이 생각은 대체 뭐지? 나는 대체 어떻게 된 걸까......)
캐트라 :
카일, 거기서 뭐 해?
카일 :
아, 그게.....관계자들끼리 다시 만난 건데 찬물 끼얹긴 좀 그래서.......
아무튼 힘내자.
4
남은 세계를 지키기 위해 비햄섬에 모인 모험가들은 법왕 오즈마의 이름으로-
전 세계로 흩어져 폭동과 내란을 억제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샬롯 :
.......정말 이런 상황에서도 전쟁질이냐.......
루엘 :
인간이란 원래 그런 존재야.
레이첼 :
법왕님의 지시로 멈춘다면 참 좋겠지만......
샬롯 :
그 아재 힘으로 못 막으면 광염의 성녀로서 막는 수밖에!
에디 :
휴~......의욕이 넘치잖아. 역시 성녀님이야!
샬롯 :
세상이 다 사라지면 먹고 자는 생활도 못 하니까!
하오 :
양 진영에 지시를 내리려면 이 전장을 돌파할 필요가 있어요.
리암 :
전설의 용병이 엄호한다. 큰 배에 탄 기분으로 돌파하라고!
다들 가자!
일동 :
오오오오오!
루엘 :
얘네들 진짜 머리에 문제 있어!? 너무 대놓고 돌격하잖아!
레이븐 :
-확실히 이상하지. 제정신이 아니다.
??? :
이런 곳에서 뭐 하는 거죠오?
바이퍼 :
루엘 새크럴리지......
루엘(새크럴리지) :
목 씻고 스스러 죽으러 와 줬군요~.
루엘(워록) :
어째서......? 넌 이미 죽었을 텐데!
루엘(새크럴리지) :
제가 여기 있는 이유요~? 그런 건-
-알려줄 필요 없잖아요!
바이퍼 :
뭘 한 거지.....? 에피타프......!
같은 시각 다른 전장에서-
리란 :
고우마......?
고우마 :
분하지만 지금은 인형의 몸.
모든 것을 없애겠다.
위유 :
죄송해요......죄송해요......당신들을 죽이겠지만 용서해 주세요.
모르데우스 :
오랜만이로군요, 네로 알카마르.
-쓰러졌을 어둠이 부활해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다.
5
소아라 :
이번에야말로 세계를 빛으로 비추겠어여~~~!
진 :
아하하하, 텐션이 높은걸.
소아라 :
용사니까여. 빨랑빨랑 가여!
오스크롤 :
의욕이 있는 건 정말 좋은 일이지만 저돌맹진으로 돌파하는 건.......
소아라 :
......흡.
오스크롤 :
저기, 소아라 씨?
소아라 :
..........
오스크롤 :
......아, 그게....역시 의욕적인 게 좋겠어요.
소아라 :
번쩍번쩍번쩍! 번쩌적번쩌적!
사야 :
소아라 씨가 빛을 내는데!?
루그노스 :
뭐꼬 저게!?
진 :
아하하하하! 당신들은 뭔가 긴장감이 없네.
릴리아 :
보통은 루그노스 군 때문이야.
루그노스 :
너거 지금 풍평 피해 하나!!
코르네 :
하지만 세상이 이런 상황이니까 어느 정도의 탈력이 필요한걸.
루그노스 :
처음부터 힘 싸그리 빼놓고 말이제......
코르네 :
0의 오물로 확 던져도 되지?
루그노스 :
그건 안된다!!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 하는 거 아이다!
디아이제 :
진정한 용사는 항상 힘을 빼고 있다고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은 본보기로 삼아야 해......
오스크롤 :
아니요, 조금은 긴장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크라이브 :
그것보다 디퍼치아는 여전히 평화롭군.......
오스크롤 :
여기 주민 분들 모두 온화한 분들이니까요.
루그노스 :
길드에 법왕님 편지 왔다든디? 어여 가 봐라.
소아라 :
아, 잠깐 괜찮을까여?
아빠한테도 용사로서 충고 한두마디 하러 가고 싶은데여.......
오스크롤 :
괜찮아요. 나중에 같이 갈까요?
소아라 :
아녀, 저 혼자서도 충분해여. 집에 빛 좀 비추러 갈게여!
오스크롤 :
(어떤 구실로 빛을 내려는 걸까......?)
알겠어요. 저도 나중에 촌장님께 인사 드리러 갈게요.
소아라 :
알겠슘돠! 기다려여, 아빠! 용사가 개선을 외치며 간드앗!
진 :
빠르기도 하네!
오스크롤 :
그럼 가죠-
소아-
-어?
진 :
피해, 오스크롤!
오스크롤 :
하지만.......소아라 씨가.....
진 :
당신까지 삼켜져!
오스크롤 :
아까까진......
사야 :
오스크롤 씨! 정신 차려요!
크라이브 :
여기까지 오면 잠깐은......
오스크롤 :
소아라 씨가......
진 :
사야! 위험해!!
큭!
사야 :
오빠!!
진 :
난 괜찮아. 그것보다-
??? :
.......역시 역할을 가진 자인가. 없애기 힘들겠군.......
진 :
헤에, 이미지 많이 바꿨네, 에피타프......
오스크롤 :
-당신인가요?
당신이 저걸 흩뿌렸나요?
파이오스 :
맞아.
오스크롤 :
네놈이-
-소아라 씨를!!
파이오스 :
......너도 분명 없애야 할 강자 목록에 있군......효암의 마왕 오스크롤.
오스크롤 :
없어지는 건 네놈이다, 광대. 어둠은 효암 앞에 사라져라!
6
오스크롤 :
죄송......합니다.....소아라....씨.....
파이오스 :
불사자의 제왕, 죽은 자의 제왕, 폭진의 마왕......그리고 효암의 마왕......전부 이름만 거창했어......
루그노스 :
저놈 대체 뭐꼬! 우리 공격이 하나도 안 통한다!!
코르네 :
이젠 루그노스를 던지는 수밖에.......
루그노스 :
이런 때에도 그런 농을!
코르네 :
농이 아니야. 진짜 던져.
루그노스 :
더 심각한디!
디아이제 :
온다!?
역시 너희는 피한 건가......
진 :
아무래도 너무 강하지 않아?
파이오스 :
0의 힘은 무한해.
초월자 에누마의 힘도 찬탈하고 세계를 조정하는 익시아의 힘도 내 안에 있지.
발버둥쳐도 소용 없어. 사라져.
진 :
할 수 있으면 해 봐!!
파이오스 :
존재하지 않는 0을 어떻게 파괴하려는 거지? 자, 해 봐.
진 :
우쭐대지 말라고!
파이오스 :
.....그래, 역시 0은 파괴에 이점을 갖는군......
0에 삼켜져 사라져.
사야 :
오빠!!
파이오스 :
그래서 말했잖아. 소용 없다고. 너희는 불완전한 파괴거든.
사야 :
아아아아아아악!
파이오스 :
......안심해, 오빠를 없앤 다음엔 너도 없애 줄게.
진 :
사야......난 됐으니까......
.....도망쳐......
사야 :
오빠!!
7
사야 :
아아아아아!!
파이오스 :
이제 끝이다.
사야 :
꺄아아아!!
파이오스 :
짓눌려라.
사야 :
......오빠......
진 :
여기는.....?
??? :
크크크크크.....!
진 :
누구 있어?
??? :
여기는 오물 밑바닥이다, 애송이.
진 :
당신은 누구지?
??? :
내가 누군지는 네놈도 잘 알지 않겠느냐?
진 :
글쎄? 몰라. 이런 오물 속에서 친근하다는 듯 말을 걸 지인은 나한테 없거든......
??? :
패배했구나, 네놈.
진 :
......그래서?
??? :
약해 빠졌어.
진 :
오물 속에서 꿍시렁대기만 하는 녀석이 잘난 체는.
??? :
이대로 잠기면 네놈의 존재는 0으로 덮혀서 사라질 텐데?
진 :
알아. 하지만 아무 방법도 없잖아? 파괴의 힘을 써도 이 오물에는 안 먹히니까.......
무한한 것을 어떻게 파괴하라는 거지?
??? :
그 광대가 쓰는 무한 따위는 유한에 포함된 무한이다. 0을 흉내낸 것에 불과하지.
인지 안에 있는 무한 따위 결국 말장난일 뿐. 파괴할 수 없는 이유는 없다.
진 :
......그래도 난 무리야.
??? :
네놈의 힘이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네놈들이 삼켜지면 광대의 힘은 빛과 어둠마저 삼키고 세계가 사라지겠지.
진정한 허무가 생겨나면 파괴 또한 사라진다. 네놈은 어떻게 생각하나?
진 :
사야가 없는 세상은 무의미해.......
??? :
나 또한 파괴를 허용하는 세계를 사랑한다.
부수고 또 부숴도 부서지지 않는 세계가 내 놀이터였다.
그 광대가 부수는 건 참 마음에 안 들어. 세계를 부수겠다면, 그건......
진 :
......역시 내가 아니면 이상하겠지.......
??? :
네놈도 그리 생각하나?
진 :
응, 맞아. 전부 부수고 싶거든. 그리고 그런 역할마저도 부수고 싶어.
당신이랑은 다르게.
바알 :
내 일부러 0에서 떠올랐으니 힘을 빌려주도록 하지.
진 :
입 다물어. 다 죽어가는 잔재.
바알 :
둘로 갈라진 파괴의 힘을 네놈에게 집약시키겠다.
이 세계를 구해라. 파괴하기 위해서.
진 :
꼰대 말 들을 생각은 없었는데......
사야가 괴로워하는 건 싫으니 들어 줄게.
하지만 난 당신이랑 다르게 역할을 다 하지 않을 거야.
난 당신과 다르게 고독하지 아니니까.
바알 :
하하하하! 어디 한 번 발버둥 쳐 봐라. 뭐, 그 또한......
모든 것이 사라지면 의미가 없어지겠지만 말이야.......
진 :
잘난 척 하면서.....말하기만......하고......! 이 힘은......
전부, 부숴버리겠어어어어!!
파이오스 :
뭐지? 이 기운......누군가 0을 연 건가!?
사야 :
이 느낌.......
오빠!!
파이오스 :
0에서 탈출했다고......?
진 :
늦어서 미안, 사야......
사야 :
오빠......
진 :
미안하지만 사야의 힘을 좀 빌릴게.
사야 :
괜찮겠어!?
진 :
사야도 말했잖아? 나라면 세계를 구할 히어로가 될 수 있다고.
파이오스 :
파괴로서 각성한 건가.......
진 :
그래. 네 덕분에 진심으로 변해버렸단 말씀이지.......
네 야망은 내가 전부 부숴버리겠어!!
8
진 :
부서져라아아!!
공격을 튕겨내는 건! 통한다는 거겠지!
파이오스 :
칫!
진 :
이거나 먹어! 으르아아아아!
사야 :
오빠의 힘으로 오물이 사라졌어......?
소아라 :
어라......? 여긴......
오스크롤 :
소아라 씨! 무사했군요!
소아라 :
완전히 죽었을 텐데......부활 주문 같은거 외웠어여?
디아이제 :
비행정......? 지원군인가......?
파이오스 :
칫!
진 :
못 도망쳐!!
파이오스 :
하아.......
진 :
으악!
파이오스 :
파괴엔 대항할 수 있어. 빛도 어둠도. 시간이 좀 걸릴 뿐이지.
진 :
발악하는 거냐!!
파이오스 :
아니, 그냥 사실을 말한 거야.
진 :
윽!!
파이오스 :
비정상적인 사태를 깊이 파고들 정도로 어리석진 않으니까.......
진 :
도망치지 마, 패배자 주제에!
파이오스 :
날 부추길 생각이겠지만 난 패배를 포함해서 모든 것을 받아들였어.......
......그래서 이 세계를 없애려고 정한 거야.
진 :
......놓쳤어.
사야 :
오빠!!
사야 :
실례합니다.
캐트라 :
사야, 진은 상태가 좀 어때?
사야 :
응, 그냥 잠들었을 뿐이야.......
오스크롤 씨의 부상은 좀 심하지만 오물에 삼켜진 다른 사람들은 무사해.
오즈마 :
알려줘서 고맙군.
코지로 :
파괴의 힘을 쓰면 0의 오물을 없앨 수 있다는 가능성이 도출됐어.......
오즈마 :
그리 크지 않은 희망이긴 하지만......
엘레노어(흑) :
전 세계의 오물을 없애는 건 진 혼자서는 무리입니다. 지금은 대증 요법에 불과합니다.
오즈마 :
그래. 하지만 썩어도 희망이긴 해. 가능성이 없는 것보다 훨씬 나아.
캐트라 :
다른 팀은 어떻게 됐어?
아피스 :
예전에 샤텐슈필이라고 자칭하는 자들이 있었지?
아이리스 :
네, 있었어요.
아피스 :
부활해서 남은 섬을 공격하고 있어. 거기다 마환수와 타이칸에서 소란을 일으킨 어둠의 세력까지 나타난 것 같아.
주인공 :
모두 무찔렀을 텐데.......
엘레노어(흑) :
아마 0세계에서 나타난 것이겠죠.
캐트라 :
무슨 말이야?
엘레노어(흑) :
그곳에는 모든 의식이 혼돈스럽게 섞여 있어요. 그래서 생과 사마저 초월합니다.
0의 위작인 오물을 불러낸 겁니다. 죽은 자를 재구성하는 것도 이론상으론 가능하지 않을까요?
캐트라 :
그런 건 말이 안 되잖아!
오즈마 :
그래. 적은 뭐든지 할 수 있어. 그래도 비행섬을 직접 공격하러 오지 않는 게 얼마 없는 약점이기도 해.
그 점을 노리는 거다.
코지로 :
다만 파이오스 그 놈이 우리 생각까지 다 읽고 있다는 거지.
부활한 어둠의 세력 때문에 우리 전력도 걸려들었고 희생자까지 나오니......
상황이 안 좋아......
주인공 :
..........
아피스 :
0세계로 가는 방법을 뭔가 알아냈어?
오즈마 :
카티아가 연구하고 있어. 하지만 이론 구축 단계에서 벽에 부딫혔어. 만약 갈 방법을 알아내더라도 실제로 가능한지는 또 다른 문제고.
일동 :
...........
캐트라 :
이럴 때 흠닐만 있었어도......
흠닐의 목소리 :
-불렀어?
캐트라 :
어!? 흠닐!!
아이리스 :
어디 계신가요!?
흠닐 :
흠......굳이 말하자면 엘레노어 군의 주머니 안에?
9
엘레노어(흑) :
이 돌은......
흠닐 :
흠, 이 돌을 네게 주마.
엘레노어 :
대체 뭡니까. 지금 이 행동은......
흠닐 :
지금 당장은 의미가 없어. 그냥 이 세계와의 접점을 뭔가 하나라도 갖고 있는 편이 좋거든.
엘레노어 :
그럼 돌이 아니어도 되는 거 아닙니까.
흠닐 :
흠, 의미 없는 행동에는 의미가 있지. 평범한 돌이 언젠가 도움이 될 지도 몰라.
엘레노어(흑) :
지혜의 현자가 준.......
흠닐의 목소리 :
이제야 이어졌군. 그쪽의 파괴를 담당하는 자가 각성한 덕분인가?
캐트라 :
어... 말하자면 너는 흠닐이 맞는 거지?
흠닐의 목소리 :
정확히는 그쪽 세계로 간 엘레노어 군의 세계에 있는 지혜의 현자다.
그럼 시간도 없고. 너희가 지금 궁지에 몰렸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그게 맞겠지?
오즈마 :
응,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흠닐의 목소리 :
허공의 문을 만들어라.
인안나 :
그게 무슨 말인가요!?
흠닐의 목소리 :
그쪽의 내가 인안나를 감쌌다. 말하자면 내가 허공의 문이 필요하다는 미래를 알아낸 거지.
캐트라 :
만들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꺼내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데?
흠닐의 목소리 :
이 세계의 섭리를 담당하는 요소들이 있지. 빛과 어둠. 재생과 파괴. 이 네 가지 힘과 위대한 룬.
그 모든 힘이 합쳐지면 파이오스처럼......의.....힘......로.......
대응.......할.......어. .......문......만드.......는.......
-
캐트라 :
앗, 흠닐! 기다려 흠닐!!
엘레노어(흑) :
......끊겼군요.
아이리스 :
......허공의 문을 만들면 되는 걸까요?
주인공 :
하지만 어떻게 해야.......
인안나 :
절 봐도 소용없어요! 전 어디까지나 문지기일 뿐이지 그 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몰라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면 벌써 제안했겠죠.
캐트라 :
기냐---! 결국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10
인안나 :
토오오오옷!
진 :
하아아아앗!
아이리스 :
<*×○■!&%$…………>!
주인공 :
우오오오오오!!
카일 :
뭔가 상당히 시끄러운걸.......
쿠로카 :
이렇게 바쁜 시기에 대체 뭘 하는 검까?
카티아 :
상황에 따라서는 모두 두드려 패야 겠는걸? 난 벌써 3일이나 철야했어! 3일을!
피부가 다 상해서 큰일이야--!
캐트라 :
허공의 문을 만드는 실험 중인데.
카티아 :
흠~ 다른 세계의 지혜의 현자라.......
쿠로카 :
그래서 구채적으로 뭘 하는 거죠?
인안나 :
일단 쓸 수 있는 힘을 쓰는 거죠. 하아아아압!
진 :
쓸데없이 피곤하긴 하지만...... 우오오오오오!!
아이리스&주인공 :
하아아아아아! / 우오오오오오!
쿠로카 :
소리지르면서 노는 걸로만 보임다.
캐트라 :
그런 말 해도 어쩔 수 없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단 말이야.
엘레노어(백) :
카티아 씨, 뭔가 짐작가는 거 없나요?
카티아 :
......없어. 역할과 관련된 힘은 논리적인 게 아니야. 불가사의하고 엉망이지. 인지를 넘은 뭔가니까.
왜소한 과학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단다.
진 :
헤에, 패배를 인정하는 거야?
카티아 :
얘, 넌 항상 내 속을 긁어놓더라.....한 번 붙어 봐?
요슈아 :
카티아 님, 침착하세요!
미레이유 :
그래요! 울화통은 피부의 천적이에요!
캐트라 :
다른 연구팀은?
카티아 :
전부 그로기 상태야. 루퍼스도 해리엇도 유리에 선생님도 다 뻗었어.
나도 이제 자련다...... 일어나서 머리가 개운해지면 뭔가 아이디어가 나올 지도......
Zzzz……
캐트라 :
눈을 뜨고 선 채로 잠들었어!
미레이유 :
침대로 옮겨드리자, 오빠!
요슈아 :
응.
캐트라 :
영리한 사람들도 힘들어 보이네......
카일 :
........
허공의 문인가.......
주인공 :
카일......?
카일 :
-하괴의 힘으로 세계를 일그러뜨리고 빛과 어둠을 충돌시킨다. 그 틈에 생겨난 에너지를 위대한 룬으로 형상화하고 재생의 힘으로 유지하면 문이 열린다.
주인공 :
방금 한 말이 사실이야!?
카일 :
어? 뭐지, 이 지식은......?
캐트라 :
왜 그래?
주인공 :
카일이 문을 만드는 법을......
카일 :
......어째서인지 알고 있던 것 같아.
진 :
왜 당신이 알고 있지?
카일 :
......나도 몰라. 어쩌면 내 몸 속에 있던 어둠의 왕의 영향이 아직 남아서 그런 게 아닐까.
그리고 정말로 만들 수 있을 지는 모르겠어. 잘못된 기억일 가능성도......
주인공 :
다른 단서가 없잖아. 시험할 가치는 있어.
진 :
그럼 내 파괴의 힘으로-
부서져라아아아!
캐트라 :
뭔가 구멍같은 게 생겼어! 아이리스! 주인공!
아이리스&주인공 :
빛이여! / 어둠이여!
캐트라 :
그리고 여기에 위대한 룬을!!
인안나 :
-순환을 벗어나 무로 돌아간 소울이여-
-지금 다시 모습을 갖춰라. 재생의 때는 오리라.
쿠로카 :
뭔가 문이 생겼는데요!
인안나 :
아직 불완전해요! 여러분, 힘을 빼선 안돼요!
진&아이리스&주인공 :
우오오오오! / 하아아아아! / 우오오오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