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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광주서 만난 원태인은 "어제(21일)는 정말 아쉬웠다. 컨디션이 너무 좋았고, 투구도 내 생각대로 잘 되고 있었다. 투구 수 조절이 잘 됐고 분위기도 좋았다"며 "내 야구 인생에서 기억될 만한 피칭을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드는 날이었는데 그렇게 끝나 아쉬움이 진짜 컸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애초에 안 하려면 아예 경기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아니면 6회말까지라도 해야 했다"며 "솔직히 3~4회부터 강우량은 똑같았다. 우리 쪽으로 흐름이 거의 넘어온 상태에서 경기가 끊겨 많이 아쉬웠다"고 힘줘 말했다. 만약 6회말 KIA의 공격까지 정상적으로 마친 상태에서 중단됐다면 정식 경기가 성립된다. 삼성이 계속 앞서고 있었다면 강우 콜드 게임으로 1차전 승리를 챙기는 것도 가능했다.
원태인은 "상대는 선발투수가 내려갔고, 우리는 남은 이닝 어땠을지 모르지만 내가 좋은 피칭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 다 아쉽다고 생각했다"며 "KIA 투수는 많이 흔들리고 있었고 우리의 기회였다. 더 달아나면서 승기를 굳힐 수도 있었는데 딱 끊기니 진짜 아쉬웠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중단 후 기상 레이더를 봤는데 더 이상 경기를 못 할 것 같았다. 이왕 시작한 게임, 끝까지 하거나 아니면 아예 개시를 안 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며 "그래도 나와 선발 데니 레예스가 하루 더 쉴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선수들끼리 최대한 좋은 쪽으로 여기려 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경기 시작까지 1시간가량 지연되는 동안 어떻게 등판을 준비했는지도 물었다. 원태인은 "오후 5시 반쯤 몸 풀러 밖에 나간 뒤 거의 2시간 동안 계속 몸을 만들었던 것 같다. 보통 어느 정도 미뤄지는지 이야기가 나오면 거기에 맞춰 준비하는데 어제는 방수포를 계속 덮었다 걷었다 했다"며 "야구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생각이 많았다. 다행히 계속 움직이면서 몸이 식지 않도록 한 덕에 5회까지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폭우로 인해 그라운드 상태도 좋지 않았다. 원태인은 "다 똑같은 환경에서 투구하는 것이니 그라운드를 탓하기는 싫었다. 매 구 더 집중하면서 던지려 했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