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입니다.영상으로 올리기 전에 터커 데이비슨 글부터 먼저 공유합니다. 재미삼아 읽어주시면 됩니다.


롯데가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96년생 좌완 터커 데이비슨이다. 결별한 윌커슨보다 7살 어리다.

2016년 드래프트 19라운드 출신이다. 아마추어 시절 잠재력이 높진 않았고, 프로에 와서 발전한 경우다. 프로에서의 적응력, 또 마이너 시절 보여준 노력을 인정해야 한다.


2020년 단축 시즌에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찰리 모튼의 부상 대체 선수로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도 치렀다. 하지만 모두 아쉬웠다. 애틀랜타가 꽤 기회를 줬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후 트레이드와 웨이버 등을 거쳐 여러 팀을 전전했다. 올해도 볼티모어에서 한 경기 불펜 등판해 승리를 챙긴 바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56경기(17선발) 4승10패 ERA 5.76. 주로 선발로 나온 트리플A에선 성적이 준수했다. 55경기(40선발) 11승21패 ERA 3.78. 올해도 트리플A 성적은 32경기(17선발) 5승11패 ERA 3.89였다.


세부지표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투수 개인 능력이 더 반영되는 FIP가 4.93이었다. 9이닝 당 볼넷 수가 적지 않았고(3.58개) 9이닝 당 피홈런 수가 많은 편이었다(1.32개). 피홈런은 2년 전 트리플A에서도 9이닝 당 1.57개로 많았다. 단순히 올해만 홈런을 많이 내준 건 아니었다.


데이비슨 트리플A 구종 분포

슬라이더 31.7%, 포심 28.4%, 싱커 12.2%, 스플리터 11.8%, 스위퍼 10.4%, 커브 5.4%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마일 초반대를 형성한다. 올해 트리플A에서 포심 평균 구속도 90.9마일(146.2km/h)이었다. 포심 구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슬라이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트리플A에서도 그 스타일을 고수했다.

가진 구종이 다양하다. 유망주 시절에는 커브가 극찬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 커브를 가장 적게 던진다. 구종 습득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구종이 다양하면 특정 구종의 상태가 좋지 않아도 다른 레퍼토리를 마련할 수 있다. 긴 이닝을 소화해야 될 선발로서는 장점이다.


최근 가장 돋보이는 공은 스플리터다. 몇 년 전만 해도 비중이 한 자릿수였지만, 갈수록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트리플A에서도 피안타율이 .153(59타수 9안타)였다. 원래 체인지업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그 갈증을 스플리터로 해소했다. 떨어지는 공을 결국 손에 넣은 점, 또 그 수준을 높인 부분도 눈길이 간다.

트리플A 스플리터 피안타율 (50타수)

.096 - 두간 다넬

.105 - 브룩스 크리스키

.117 - 허스턴 왈드렙

.119 - 요니 치리노스 (LG 트윈스)

.145 - 엠마누엘 라미레스

.153 - 터커 데이비슨


구위 걱정을 많이 한다. 그런데 KBO리그에서 90마일 초반대는 느린 구속이 아니다. 무작정 꽂아넣는 구속은 아니어도, 무조건 피해야 하는 구속도 아니다. 또 포심을 보완하는 구종들도 충분하다는 측면에서, 구위가 발목을 잡진 않을 듯 하다.

피홈런은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사직구장 담장을 다시 낮춘 것에 반하는 유형이다. 그러나 올해 삼성 레예스도 작년 트리플A에서 9이닝 당 피홈런 수가 2.36개에 달했다(KBO리그 0.94개). 데이비슨도 '달라지는 환경'에선 피홈런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


내년부터는 ABS가 전체적으로 하향 조정이 이루어진다. 존 하단을 주로 공략하는 데이비슨에겐 긍정적인 변화다. 이 적응만 잘 해내면 피홈런 억제는 기대해 볼 수 있다. 참고로 데이비슨은 올해 트리플A에서 허용한 타구 평균 속도가 87.8마일(약 140.5km/h)이었다. 타구 관리가 잘 된 편이었다.


투수는 반대손 타자 상대 성적이 중요하다. 데이비슨은 올해 트리플A에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96였다(153타수 30안타).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61(295타수 77안타)로 확실히 나빠졌다. 우타자에게도 슬라이더를 많이 구사했는데, 이 전략은 바뀌어야 한다. 오히려 포심과 스플리터로 맞선다면 승산이 높을 것이다. 트리플A에서도 우타자 상대 포심 성적은 79타수 17안타, 피안타율 .215였다.


매력적인 투수다. 작년 4월 인터뷰를 보면 최신 피칭 이론에 굉장히 해박하다. 어떻게 해야 더 효과적인 피칭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투수다. 구위의 약점을 상쇄하는 방법도 알고 있다. 자기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크다. 현재 가장 뛰어난 주무기인 스플리터도 그렇게 탄생했다.


KBO리그에 오는 외국인 선수는 모두 불안요소가 있다. 없으면 애초에 올 일이 없다. 데이비슨도 우려되는 점이 있지만, 본인이 그 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위기가 오더라도 돌파구를 찾아내는 저력은, 선수에게 큰 자산이다.무엇보다 큰 경기에 던진 경험이 있어서 마음에 든다. 내년에도 월드시리즈에 준하는 큰 경기에 나서게 될 것이다.

 2021년 우승 경력이 KBO리그에서 한 번 더 추가되길 바란다.

- 본업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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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섭신 본업인 만큼 다음주에 영상으로 좀더 보강된 내용 확인할 수 있을듯

원래 오늘 올리실려했는데 내용 더 보강한다고 오늘 안올렸으니 저건 아마 오늘 올리려한 구버전 영상에 가깝지 않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