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본인은 야구를 라이트하게 즐기는 야알못임. 


스탯티즈의 자료를 가져오긴 했지만 세부 분석이 아닌 현재 상황이 어떤지 간단하게 보여주기 위한 지표로만 가져온거라 부족한 점이 매우 많을 수 있음. 


그러니 좀 답답해 보여도 넓은 아량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올해 한화는 대대적인 리빌딩을 선포하고 정민철 단장의 주도 하에 베테랑의 대거 방출, 구단 최초의 외국인 감독 영입이라는 초강수를 두었음. 


그 결과, 팀 평균 연봉(7,994만원), 팀 연령(25.8세)로 KBO에서 가장 값싸고 젊은 팀이 됐다.


FA는 아무도 지르지 않았고 외국인 또한 SK(현 SSG)에서 부상으로 방출된 닉 킹험과 대만 리그에서 뛰던 라이언 카펜터를 저렴한 가격에 영입, 100만 달러를 꽉 채워 거포 라이온 힐리를 영입해 타 구단에 비해 지출이 상대적으로 적었음. 


물론 연봉 비공개인 수동님과 외국인 코칭스태프에게 들인 비용을 고려한다면 다른 구단과 얼추 비슷해지겠지만.



시즌 초라 의미는 없지만 일단 순위를 보자. 모두가 예상했던대로 하위권임.


롯데와 붙기 전까진 단독 꼴찌였지만 극적인 스윕승을 하며 롯데 바로 위로 올라섰음. 1위 삼성과 승차는 4.5게임임.


7승 17패로 좆박고 18연패 진행중이었던 작년에 비해 일취월장한 결과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한화 팬이라면 올시즌 꼴찌는 당연히 예상할거고 리빌딩을 통해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경험치를 먹이는 거에 집중하는 시즌이란 걸 잘 알기 때문에 승패에 연연하지 않음. 


근데 또 사람이 그게 되나.. 시범경기를 1등으로 마무리한지라 팬들의 기대치는 올라있었고, 4월 초중반에 보여준 일방적으로 처발리는게 아닌 끈질긴 승부를 이어가는 근성있고 열정적인 야구를 보다보니 슬슬 주제도 모르고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지.


그렇게 퐁당퐁당 승부를 이어가다 기아한테 참교육을 당하고 단독10위로 추락, 여러 선수들이 1군에서 말소되면서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은 가운데 롯데전에서 얻은 결과는 다시금 팬들에게 한화뽕과 수동님뽕을 드립다 넣어놨음.


그럼 이제 우리 선수들이 한 달동안 쌓은 기록을 보자. 



일단 투수부터. 평균 ERA는 4.46으로 7위 정도임. 4~5선발이 붕괴하고 볼질하다 자멸하던 불펜들 보면서 암이 걸렸겠지만 막상 기록을 보니 그닥 나쁘진 않다.


투수 쪽에 신인은 배동현 하나고 다른 친구들은 90년 대 생들을 주축으로 이젠 노망주로 향하는 선수들이 많음.


타 팀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특급 갓망주는 없고 김이환이나 박주홍같이 경험치가 많이 필요한 얼라들이다. 


그말은 즉슨 투수들의 경기 운용이나 멘탈이 아직 미숙한 수준이라 분위기에 휩쓸리고 주자가 나간 상황이라면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는거임.


박주홍이 등판한 경기나 신인 배동현의 첫 1군 피칭 때 그런 모습을 보여줬음.



일단 싼 가격에 사온 외국인 원투펀치가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작년에 가능성을 보여준 우리 토종 1선발 민우가 5이닝은 먹어주면서 1~3선발은 제대로 잘 돌아가고 있음.



카펜터는 삼진을 많이 잡긴 하지만 매 이닝 투구 수가 많고 5이닝부터 맞아나가는 경우가 많아 그렇게 많은 이닝을 먹어주지 못했고, 킹험은 부상 후 관리 차원에서 투수 수 조절을 했기 때문에 마지막 롯데전에서 7이닝을 던졌지만 아직 28.2이닝에 그침.



민우가 이닝을 제일 많이 먹어줬지만 때때로 흔들리는 모습을 많이 보이기도 했음. 


그래도 꾸역투를 하며 어떻게든 5이닝은 막아내는 5무원의 모습을 보여줘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 민우가 있어서 선발진이 안 망하고 돌아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님. 


그만큼 수동님도 민우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고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 에이스를 제끼면서까지 개막전 선발로 낙점한 거다.


반면, 텐덤 운용으로 시작했던 좌완 박주홍이 부진했고 김이환도 뚜드려맞아 강판되기 일쑤였음.


그리고 제일 치명적이었던건 부상에서 조기복귀한 베테랑 장시환이 나오는 경기 족족 말아먹으면서 4패를 하는 바람에 팀의 하위권에 크나큰 공헌을 했음..


그러니까 지금 사람구실 하는 선발은 카펜터-김민우-킹험 정도임.



그럼 불펜은 어떨까? 


다른 팀은 필승조, 추격조가 확실히 정해져 있지만 지금까지 불펜 돌리는 걸 보면 필승/추격조 구분없이 상황에 맞춰 투수를 등판시키는 방법을 썼음.



지고 있더라도 팽팽한 상황이나 동점 승부엔 연투를 하더라도 꼭 우리의 괘씸한 좌완 파어어볼질러 김범수가 등판을 했고, 작년 필승조로 분류되었던 윤대경, 김진영도 승패에 관련없이 다양한 상황에 등판했음. 


우리의 특급 마무리 고무팔 정우람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해 연투를 하거나 점수차가 있는 상황에 등판해서 등판 횟수에 비해 세이브를 많이 챙기진 못했음.


아마 수동님이 여러 상황에서 경기 운용능력을 토대로 선수를 판단하고 장점과 개선점을 찾기 위해 그랬을 것이라 생각됨.


근데 예상보다 강재민을 제외한 다른 불펜 투수들의 볼질이 늘었고 특히 윤대경은 매번 만루를 만들고 강판되고 뒤에 올라오는 투수가 꼭 분식을 해버리는 탓에 작년 대비 방어율이 마구마구 치솟아 필승조로 정착하기엔 불안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음.


그래도 지금 와선 필승조는 강재민/김범수/윤대경으로 좁혀지는 모습이고 범수같은 경우는 텐덤 시 오프너 뒤에서 2~3이닝 정도를 책임져줄 롱릴리프를 맡게 될 가능성이 큼. 


만약 롯데전에서 보여준 신들린 피칭이 계속된다면 김민우와 함께 토종 선발을 책임져 줄 수 있겠지만 우리가 아는 범수는 어김없이 괘씸한 표정으로 다음 주에 볼질을 해댈 예정이라 그럴 일은 없을 거임.



오동욱은 아직 표본이 부족하지만 경험치를 먹이면 충분히 활약할 여지가 있어서 기대되고 오동욱과 함께 콜업된 신인 배동현은 주자가 나가면 급격히 흔들리며 볼질을 해대지만 수베로는 부진한 김이환 대신 텐덤 선발로 이 친구를 기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아마 다음 삼성 2차전에 카펜터에 이어 선발로 등판할 가능성이 높음. 잘만 된다면 배동현-김범수 or 오동욱의 텐덤 라인이 형성될 수 있음.


그리고 정우람을 쓰기 뭐한 애매한 점수차인 상황에선 지금처럼 윤호솔이 올라와 경기를 마무리해줄 가능성이 크고.



이제 상대적으로 부진한 친구들을 보자. 사실 크게 부진했던 친구들은 이미 수동님이 2군으로 보내버린지라 말할 필욘 없을 거 같음. 


위 표에서 빨간 선 그은 친구들이 볼질과 방화를 저지른 애들이다. 투수진에 정진호와 강경학이 올라와 있는 건 무시해주자..


그 이외에 눈여겨볼 친구인 문동욱은 허리통증 때문에 언제 다시 등판할 수 있을진 모르겠음ㅠ



그리고 투수로 전향한 주현상은 볼넷이 적고 안정적인 제구를 보여줬지만 피안타/피홈런이 많아 방화를 저지르긴 했다. 


근데 워낙 구위가 묵직하고 과거 안영명이 떠오를만큼 정면승부 기질이 있어서 수베로도 그걸 믿고 계속 기회를 주며 추격조에 안착시키려는 듯 함.


그리고 얼마 전 콜업된 장민재는 다들 알다시피 류현진 비서..로 예전부터 선발 불펜 안가리고 송창식처럼 온갖 상황에 쓰이던 형임.


불안불안하긴 해도 선발이 일찍 무너진 상황에 이 형만큼 이닝을 잘 먹어주는 투수가 없다. 


만약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5선발로 안착하거나 텐덤 운용에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수동님또한 이 형을 롱릴리프로 써먹으려는 걸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4월의 역적 장시환과 김이환. 이 두 사람 때문에 타 팀 팬들이 한화 불펜 혹사시키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불펜 과부화에 일조하고 있다.


마음같아서 장시환은 서산에서 각성하고 오라 하고싶지만 부상의 여파도 있고 수동님도 일단 불펜에서 컨디션 조절을 통해 다시 4선발로 기용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함. 



그건 사이좋게 방화를 저지른 김이환도 마찬가지라 아마 이 둘이 당분간은 추격조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하자면 투수조는 현재 필승조와 추격조의 명확한 경계는 없지만 어느정도 좁혀지고 있으며, 아직은 판단하기 시기상조임.


암튼 다 열심히 잘 해줘서 볼넷도 줄이고 부상없이 좋은 피칭 보여줬음 좋겠음.



그리고 현재 뉴스에서도 자주 다뤄주는 야수들을 봅시다. 


언론에서 그렇게 언급하는 것과 비교해서 실제 성적은 하위임. 팀 타율은 6위에 장타율은 9위, 출루도 생각보다 그리 높지 않음.


똥볼러는 끝내주게 잘 패서 대량득점을 올리지만, 타 팀 외국인 원투펀치와 이의리, 원태인 급의 토종 에이스만 만나면 그냥 맥없이 삼진을 헌납하고 뷰캐넌에겐 완봉승을, 이의리에겐 데뷔 첫 10K를 헌납해 타 팀 에이스들의 성적 향상에 크나큰 공헌을 해주고 있음.


냉정하게 말해서 타격이 좋은 팀은 아니다. 경기 보다보면 투수들이 불쌍할 정도임. 특히 카펜터가 선발일 땐 뭐 다들 짜고쳤는지 안타까울 정도로 식물타선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카펜터가 저 성적을 내고도 아직까지 1승 밖에 못한 거임ㅠㅠ


그래도 내야는 현재 수베로 체제에서 가장 리빌딩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고, 외야는 아직 확실한 주전을 꿰찬 선수는 없지만 끊임없이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음.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팀 실책이 13개로 리그 평균에 근접해 의외로 행복수비가 많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거임.


수비 시프트는 양날의 검이지만 작년에 비해 수비 또한 굉장히 발전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음.



우리 내야는 유격수 하주석, 1루수 힐리, 2루수 정은원, 3루수 노시환, 주전포수 최재훈, 백업포수 이해창으로 이루어져있고 내야 유틸리티 박정현이 1,2,3, 유격을 차례대로 맡아주면서 각 내야수들이 지명타자로 들어서는 구조임. 


공교롭게도 타격을 책임지는 테이블세터와 클린업이 내야에 집중되어있어 이 루틴이 지금까진 차질없이 잘 돌아가고 있음.



01년생 박정현의 발견은 팀에 있어서 가장 큰 수확 중 하나임. 보다시피 2군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지 못하고 올라왔기 때문에 타격능력은 주전이라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떨어지지만, 이 친구의 존재로 내야 수비 시프트에 있어서 주전들의 피로를 덜어주고 더욱 타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음.



볼넷 대마왕 정은원이 볼넷 27개, 타율 0.274, 출루율 0.451이라는 괴상한 스탯으로 어떻게든 출루하고 최근에 타격감 최고조에 이른 흐엌 하주석과 노시환이 빠따질을 해대며 점수를 내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 힐리임.. 



하필 물오른 3,5번 사이에서 혈을 끊어먹어 팀 타선에 매우 좋지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 


그렇다고 공을 잘 골라내 출루를 하는 것도 아니고 스탯을 보면 정말 괴랄한 볼삼비에 2할 대의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어 많은 한화팬들이 진심으로 호잉과 반즈를 그리워하고 있다ㅠㅠ


힐리는 아직까지 KBO에 적응을 못하고 있음. 특히 사이드암, 언더핸드 투수 상대로는 바보가 되어버리고 우리가 기대한 모습보단 수비에서 더 두각을 드러내고 있음.. 최근 롯데전에선 4번타자이면서 기습번트를 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현재 힐리는 벼랑 끝에 몰려있는 상황임.


힐리가 기대한 만큼 장타를 보여줬으면 한화의 순위는 지금보다 더 위에 있었을 거임. 수동님은 그럼에도 힐리를 붙박이 4번 타자로 기용한다는 계획을 바꾸지 않을거고 힐리 또한 부담이 많을 거임. 일요일 경기에서 삼진을 당하고 사직 구장을 철거해버릴 기세로 분노의 빠따질을 해댈 정도니까.


아무튼 힐리가 각성하고 내야진이 지금처럼만 해주면 현재 내야는 상타치임.



그리고 포수는 최재훈과 이해창이 돌아가며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음. 


부상으로 많이 너프먹었지만 포구나 프레이밍, 도루 저지 능력은 리그 내 상위권인 최재훈이 아무래도 주전으로 취급받고 그 백업을 이해창이 해주는데, 이 형이 유독 바깥쪽으로 승부하려는 경향이 큼. 


그리고 포구 텀도 길어서 안그래도 시프트로 인해 취약한 도루 저지를 더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음. 


그래도 백업포수로써 잘 해주고 있고 롯데전에선 두 포수 모두 타격에서 괜찮은 활약을 해줘서 팀에 보탬이 됐음. 이들이 부상없이 시즌을 잘 치르는게 관건임.


반면 외야는 아직 많이 부족함. 베테랑 정진호와 장운호가 좌익수 자리에서 경쟁을 하고 있고 유장혁, 노수광이 중견수, 우익수는 김민하, 임종찬이 맡고 있음. 



표에서 보다시피 이 친구들 식물타선임. 유장혁이 홈런도 치고 타격에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중견수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노수광이 복귀했기 때문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임.


수감독님도 이렇게 꾸준히 경합을 시키면서 동등하게 기회를 부여하고 있음. 과연 누가 한화의 외야를 책임져줄지 궁금해짐.


만약에 한화가 이용규를 남기고 돈을 좀 써서 정수빈을 사왔더라면 과연 어땠을지 좀 궁금해지긴 하는데 야구에 IF는 없지.


오히려 이들이 없기에 현재 외야진들이 더 적극적으로 열심히 야구를 하는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이게 더 보기 좋긴 함.



암튼 한화는 작년, 아니 이전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이 바뀌었음. 팀 컬러 자체가 바뀌었다고 봐도 무방함.


과거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뎁스의 부족, 칰무원화 등등 복합적인 악재가 겹쳐 리그 최하위 팀으로 전락했고 지금은 뿌리 채로 썩은 것들을 드러내고 새로운 나무를 키우기 위해 밭을 가는 과정임.


모두들 팬심을 떠나서 과연 한화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지 않음?


이번 리빌딩이 꼭 성공해서 매번 무시당하고 비웃음거리였던 똥칰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날이 왔으면 좋겠음.


전문성도 없는 긴 글 읽어줘서 너무 고맙고 다들 서로 비방하고 깎아내리지 말고 선의의 경쟁을 하며 각자 팀 응원하는 야구 라이프 즐기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