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라이브 on

두 달 간 멈춰있던 설아의 인스타 라이브가 켜졌다.  100만 팔로워 인플루언서의 계정답게 팔로워들은 물 밀듯 들어왔다. 시청자는 켠 지 10분 만에 3000명이 넘었다. 백금 올리브 치킨 영상의 여파라 볼 수 있겠지...


'AI 어플 ok... 화장도 ok... 좋아, 벌써 아랫배가 근질거리네?'


키 175, 체중 80키로 과체중 몸매를 흔들며 카메라를 켠다. 속옷은 역시 조회수를 폭발적으로 올려준 켈빈 클라인. 50키로 시절, 즉 순수 가슴 사이즈 만으로 F컵을 자랑하던 그 시절 그 브래지어에 묵직해진 육덕 가슴을 꾹 꾹 눌러 담아 고봉밥과 같은 모습을 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Ck가 밴드 주위에 둘러져 써진 팬티는 배때지 지방으로 만들어진 두툼한 머핀 탑에 의해 가려져 그저 그런 회색 팬티가 되어버렸다. 분명 허리둘레가 10인치 이상은 커졌겠지... 그 시절 21인치 허리는 이제 찾아 볼 수 없다.


 사실 찾아볼 수 있다. Ai를 혹사 시켜 19세로 변신 시킨 송출 컴 속에 잘 살아있다. 방송 화면에는 19살 그 모습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술, 패스트 푸드 등등... 그런 속세의 것이 묻지 않은, 애교마저 느껴지는 현역 여고생의 허리. 중학교 때 부터 고등학생까지 변한 것은 크게 없으니 중딩 허리라 해도 무방하겠지.


아무튼 현역의 몸매가 되었다. 그것이 주는 압도감은 남다르다. 타고난 몸매를 가진 20대 여성이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한 번이라도 찌는 순간 무너지는 그런 찰나의 몸매. 아동복 사이즈의 허리를 간직한 체 가슴만 컸을 때 그 언밸런스함이 지금의 설아에게 돌아온 것이다. 


ㅇㅇ: 뭐임? 두 달 동안 다이어트 하고옴?

ㅁㅁ: 치킨 먹은 몸매 실화냐? 캬 오늘 방송 알차다

ㅇㅇ: 방송 시작하자 마자 11자복근 빡샷 미쳤다.


Ai를 인식 시키기 위해 허리부터 송출을 한 것이 큰 반응을 얻었다. 잘록한 여고생 허리와 그 사이를 가르는 쪽 찢어진 일자배꼽을 그대로 화면에 담아버린 것. 반응 시원시원했고 오랜만에 왕의 귀환을 해버린 설아에게 후원은 쏟아진다.


"아 ㅎㅎ 오랜만에 왔는데 반응이 좋네용~. 오빠들 후원 고맙고 보고 싶은거 있어???"


ㅇㅇ: 치킨 먹방 보자. 난 슬랜더 애들이 벗고 먹방 하는게 그렇게 좋더라

ㅁㅁ: ㄹㅇ ㅋㅋ 믿고 보든 설아의 야한 먹방 ㅋㅋ


역시 뜨거운 반응이다. 야릇하게 치킨을 해체해 먹던 그 영상의 잔열이 아직도 남아있다. 그럴 줄 알고 치킨을 미리 시켜 놓았다. 백금 올리브 치킨 3마리. 이미 식사량이 늘대로 늘어버린지라 이정도는 손쉽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채팅창의 반응은 3마리에 대한 충격 반 기대 반. 그리고 조금의 열등감 섞인 댓글들.


ㅇㅇ: 아니 치킨 3마리 어케 다먹음? 먹뱉 아님? 아니면 ㄹㅇ 지금 보정 걸고 방송하는 거다.



화면에 비춘 레전드 몸매의 설아와 치킨 3마리는 상당히 대조적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지만 뉘앙스가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쉴드 치는 반응 또한 이어졌다. 


ㅁㅁ: 인증영상 다시 정주행하고 와라. 우리 설아 그런 애 아니거든? 살찐 한녀가 열폭 ㄴㄴ


물론 육수 향 상당히 느껴지는 그런 채팅 인지라 평소의 설아는 읽어주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도파민을 얻기 위해, 속된 말로는 자위하려고 킨 방송이다. 가감 없이 읽어버리는 설아.


"우리 설아 그런 애 아니거든? 살찐 한녀가 열폭 ㄴㄴ? 맞지 맞지 우리 오빠들 말 잘한다 ㅎㅎ"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배를 클로즈 업하는 설아. 잘록한 개미허리 빡샷으로 육수들의 반응에 보답한다. 은은한 희열을 느끼면서 허리를 앞뒤로 흔든다.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복근웨이브...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허리를 팡팡 튀기며 흔든다. 현실에서 흔들리는 것은 두툼한 80키로 뱃살이지만, 화면에서 만큼은 현역 여고생 허리의 섹시한 웨이브. 한 때 유행한 제로투 노래에 맞춰 팬티를 살금 살금 내리며 허리를 살랑 살랑 흔드는 자태에 채팅창은 마비되었다.


그 이후로도 천박한 방송은 이어졌다. 칭찬 일색의 채팅창과 다소 과격한 발언들을 하며 욕구를 충족시키는 설아. 예전의 순수한 방송은 어디에도 없다. 현실에서 살찐 만큼 여기에서라도 풀며 우월감을 느껴야겠다는 질 떨어지는 생각만이 설아의 머리 속을 잠식했다.


그리고 방종... 하루 2시간이라는 Ai 사용시간이 끝나려 하자 급하게 방송을 껐다.


"오빠들 미안 미안... 나 방종 해야해 ㅠㅠ"


남친을 만나러 간다느니 오늘 방송 개꼴렸다느니 상당히 육수스러운 채팅들이 올라왔지만 그것들을 뒤덮는 한녀들의 열등감 폭발 채팅이 설아의 눈에는 더 띄었다. 아랫배가 두근거린다. 가랑이 사이가 슬금 슬금 간지럽다. 



치지ㅣ지지ㅣ직.... 


사용 시간 2시간을 다 채우지 않았음에도 어플이 꺼지려고 한다. 설아는 다급하게 방송을 껐다.


#9 디도스


유명 게임들의 디도스 공격은 상당히 유명할 정도였다. 일부 찌질한 해커들의 악의적인 공격에 피해를 본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일전의 ai 어플이 꺼지는 사태도 마찬가지였다. 소위 언냐들이라 부르는 여초 사이트 회원분들을 너무 자극한 죄이다. 다행히 그 언냐들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한 몸뚱아리는 방송에 나가지 않았지만 설아에게 운동을 시킬 정도로 충분히 임팩트가 있었다.


그 사건 이후로 설아는 운동장을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형편없어진 체력은 한 바퀴 돌고 서렌을 칠 정도로 떨어져 있었다.


" 헉... 헉... 후욱.. 훅.. 나... 언제 .... 이렇게 됐지...? 돼...지? x발!"


정신이 나간 것일까... 이상한 드립을 치기 시작했다. 체력은 딱 거기까지였다. 치킨 한 조각 칼로리를 소모할 체력도 없는 것이다. 그래도 꼴에 유산소라고 공복감은 몰려왔는지 근처 편의점에서 라면을 5봉지 사 들고 귀가했다.


그동안 튀김인 지방과 닭의 단백질만 섭취해 밸런스를 맞추려는 것일까... 라면 5봉지에 치킨 두 마리를 먹을 생각에 그녀의 발걸음은 마치 반년 전처럼 가볍다.


보글보글... 라면이 치킨과 융합할 생각에 용암처럼 들끓고 있다. 그리고 때마침 배달 온 백금 올리브. 볼 살, 턱살이 도톰하게 올라온 설아 였지만, 아직 배달부 마음정도는 가볍게 훔치는 미모였다. 그 미모의 포인트인 귀엽고 작은 입을 크게 벌려 라면을 흡입한다. 통통해진 볼을 오물거리며 열심히 해치운다. 


광란의 밤의 연속이었다. 80, 85, 90, 95... 그 이후로 한 달.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살은 착실히 쪄갔다. 라이브도 꾸준히 했다. 디도스가 무섭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이미 뇌가 절여진 것일까...


#10 자위2


방송 안에서 설아는 거유 슬랜더 여고생이다. 아마도 머릿속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실의 몸은 살찌는 것이 가속화되어 어느새 99키. 두 자리와 세 자리를 가르는 중요한 기로에 선 것이다. 세 자리. 즉 100키로는 생각도 해본 적 없는 몸무게이다. 그렇기에 설아는 지금 심란하면서도 내심 즐기는 중이다.


"99키로? 아니지 아니지 나는 지금 49키로인걸...? 1키로만 더 찌면 반백이네? 어떡해 어떡해 ㅠ"


실성을 한 것일까. 가상 속 19살 설아와 구분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제는 살에 파묻혀버린 보지가 근질거리는지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 키는 ai 어플. 송출 화면을 마치 거울 보듯 본다. 그리곤 녹화해둔 채팅창을 키며 반응을 다시 음미한다.


지금 설아는 현역 여고생 거유 슬랜더인 것이다. 현실의 몸뚱아리가 어떠하든 한녀들에게 열등감 심어주는 S급 몸매인 것이다. 그렇게 정신 승리하는 것을 넘어 심하게 도취하였는지 자위 중에는 구분조차 못하게 되었다.


"앗...으으..아응... 허리... 얇은거 보소.... 다들 열등감 느끼는거봐 ㅎㅎㅎ"


격렬하게 허리를 흔들며 시그니쳐인 '복근웨이브'를 해버린다. 한 손으로는 보지, 한 손으로는 복근(뱃살)을 잡고 앞 뒤로 흔들며 쾌락을 느낀다. 


리즈 시절의 몸매가 눈앞에 펼쳐져 그런지 더욱 더 몰입을 한다. 도파민이 뇌를 지배한다.

"배꼽봐라.... 일자 ♥ 얕고 길게 쭉 ~"


압도적으로 이쁨 받아온 일자배꼽을 이리저리 만져본다. 조물딱 조물딱... 현실은 손가락이 두 마디는 파묻히는 파멸적인 가로배꼽이겠지만....


"저 11자복근 ㅎㅎ 이게 내 몸매지.. ㅎ 앗 ..ㅇ.아ㅣㅏ아.  설아 폼 미쳤다..아아아아앙~"


신나게 가버리는 설아. 드디어 미친 것일까 완전히 구분할 수 없게 되버렸다. 그것도 잠시... 현자타임이 몰려오며 다시 99키로 몸땡이로 정신이 돌아왔다.


그리고 몰려오는 눈물.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라른 후회가 차오른다.


다시 치킨을 시킨다. 이미 중독성 때문에 먹던 시절은 지나갔다. 무엇이든 먹고 싶은 마음이다.


그날 그녀는 세 자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