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대화에 휘말려

순간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뻔했으나

곧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둘 다 평등하게 주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그레텔은 조금 불만이 있는 듯 했으나

배품을 받는 입장에서 반발해봤자 

득될 것이 없었기에

순순히 따라주었다.



결과적으로 공급은 무사히 이루어져

마수화를 성공적으로 저지해낼 수가 있었다.



헨젤은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기쁜 듯 했으나



그레텔은 여전히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지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남매가 사이가 좋아지는 것은

쉽지 않을 모양이다.


이제 이곳에서의 볼 일은 일단 끝났기 때문에



이전에 도망친 구스를 추적했던 장소를 시작으로

좀 더 탐색해보기로 했다.



버려진 숲과 기본적으로 구조가 비슷한 것인지

이것저것이 버려져있는 이 장소의 끝에는



어김 없이 위험한 마수의 존재를 전하는

안개가 피어나 있었다.



그리고 그 안개의 주인은

다름 아닌 크라켄



오징어 마수는

동료들을 불러내며

그를 압박해왔지만



그 역시 혼자가 아니었기에

그리 어려운 상대는 아니었다.



거대한 오징어가 득실거렸던

물가를 지나 도착한 것은



푸른 나무가 가득한 숲



그곳에서 그는 예상 외의 인물과 만날 수가 있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마녀들이 집회를 하던 장소로



그녀가 아직 나라에 소속 된 마법사였던 당시 

위쪽의 명령으로



많은 마녀와 악마들을 학살했고

그 반발로 마녀들은 '대악마'를 소환해



나라와 전쟁을 했다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것을 막아낸 것이 

착한 마녀 '그린다'라는 존재



그러한 장황한 사정이 있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마수가 들끓는 장소로 변모해버렸으며



이야기 속의 그린다 또한 생존이 불확실한 상황인 듯 했다.



이후 정비를 위해 잠시 돌아온 성삼에서

처음보는 얼굴의 3인조가 눈에 띄었기에

인사를 위해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그들 중 중앙의 여성의 이름은

'카타리나'



열네 명의 구난 성인 중 한 명으로

상당히 유명한 인물인 모양이었다.



그들은 이 나라의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왔으며



지금부터 에릭 씰에서

생존자 수색을 할 생각인 것 같았다.



옆의 두 사람은

성녀인 그녀를 지키기 위한 호위로



꽤 오래전 부터 함께 해온 것인지

사이가 무척 끈끈해보였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안식일의 숲



그 안쪽에는 

그린다가 적어놓은 

마녀들을 모으는 광고 표지판이 놓여져 있었고



좀 더 들어가자

그것이 결코 좋지 못한 결말로 끝났음을 알려주는

안개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곳에 자리잡고 있던 것은

이곳저곳 망가진 

처참한 모습의 악마



도로시의 말에 의하면

그 정체는 이전 안식일의 마녀들과 함께 나라와 싸웠던

대악마 '레오나르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완전히 망가져

이성을 잃어버린 악마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삶을 완전히 끝내주는 것 밖에

할 수가 없었다.



레오나르도가 가로막고 있던 길의 뒤쪽에서

그린다의 일기장을 찾을 수가 있었기에

읽어보기로 했다.



그 내용에 따르면

마녀 재판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인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으나

어쨌든 마녀는 매해 점점 줄어들어갔고

최종적으로는 그린다와 대악마 만이 안식일에 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그린다는 잘못된 호기심으로 인해



결코 불러서는 안 되는 것을

불러들이고 말았다.



세계를 망가뜨릴 수 있는 정도의 힘을 가진 존재를



단지 외로웠을 뿐이었다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해버린 

그녀는 



절망 속에서 떠오른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무력하게 죽어갈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이야기를 읽은

그는 조용히 도로시를 소환하는 마법을 발동했다.



불려온 도로시는 

오자마자 일기를 모두 읽어보았고

안식일의 결말에 대한 진실을 알 수가 있었다.



......이미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기는 했지만.



한가지 의문인 점은

현재의 상황과는 맞지 않은 부분이 상당수 있다는 점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을 

생각하면서



쓸쓸하게 죽어간 

마녀의 유골에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