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카즈사와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레이사는 다시 카즈사가 있는 곳으로 갔다.)



어릴때부터 히어로를 동경하고 있었다.


강하면서 상냥하고 결코 꺾이지 않는 마음씨를 가진

그런 슈퍼 히어로가 나는 되고싶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 난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했다.

중학생때는 행실이 불량한 학생들에게 닥치는대로 도전장을 던지고 결투를 신청했다.


그런 일만 잔뜩하고 있어서 나에겐 소위 친구라 불리는 존재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학원 내에서 두려움을 엄청 펼치고 있다는 스케반 ‘카스팔루그’의 소문을 듣고 전과 같이 그녀에게 도전장을 건네었다.


결과는 참패였다.

그녀가 눈을 감고 싸웠더라도 결과는 같았을거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의 실력차로 져버렸다.


속상했지만 동시에 기뻣다.

호적수는 히어로 물의 클리세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날 이후 쿄야마 카즈사를 집요하게 쫓아다녔다.

매일매일 결투를 신청하고 패배했다.

언제부턴가 그녀는 날 이렇게 부르게 됐다

[열혈바보]


그녀는 보통 귀찮다는 듯한 얼굴을 하면서 나를 상대했다.

그래도 가끔은 즐거워 보이는 짓기도 했다.

나는 그것이 정말로 기뻣고 내심 좋아했다.



고등학생이 되고, 비공인 동아리으로 알려진 트리니티 자경단에 입부한 나는 동경하는 선배의 밑에서 지금 이상의 정의를 위해 싸웠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입학한지 몇달이 지난 어느 날, 쿄야마 카즈사와 재회했다.


기뻣다. 또 그때와 같은 호적수로써 손에 땀을 쥐는 싸움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과 친구. 꿈에 그리던 것을 손에 넣은 그녀에게 있어서 <그 시절>은 잊고 싶은 과거였던 것 같다. 

한편 나는 과거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다른 사람들까지 끌어들이려 했다.


이 이상, 카즈사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



그 후, 나는 카스팔루그를 노리는 불량배들에게 그녀가 있는 곳을 말하라는 위협을 받았다.

하지만 말할 생각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속죄할 생각이였을지도 모른다.


악당을 위해 죽다니. 슈퍼 히어로 답지 않은 최후다.

불량배들에게 당할 절체절명 앞에서 나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내 앞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슈퍼히어로의 위기를 구한 것은 어찌된 일인지 쿄야마 카즈사였다.


폭발로 기절한 나는 그 이후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무래도 나를 도와준 것 같다.


그 사실을 알았을때,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호적수같은게 아니였다는 것을.



그 날 이후로 나는 다시 그녀를 따라다니게 되었다.

예전처럼 도전장을 가진 정의의 히어로…… 가 아니라

한명의 친구로서.


드디어 나의 인생이 미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좋은 아침 입니다. 쿄야마 카즈사.]


익숙한 뒷모습에 말을 걸었고 그녀는 기뻐하는 얼굴로 내가 있는 방향으로 돌아봤다.


[왔구나… 우자와.]


아무래도 어제의 그 모습은 기분 나쁜 꿈이 아니였던것같다.

순백의 머리에 생기없는 흰 피부, 길다란 두 꼬리.

과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진 그녀를 보며 양손으로 총을 꽉 쥐었다. 금속의 무거운 무게가 팔에 전해졌다.


[빨리 시작하자. 그리고 빠르게 끝내보자고.]


강한 어조로 내뱉은 말이 우리 둘 밖에 없는 이 넓은 공간에 반향을 일으켰다.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발밑에 있던 기관총을 들어올렸다.

그 총은 내가 기억하는 그녀가 애용하던 총과는 다르게 보였다.


[이 느낌, 뭔가 그립네…… 중학교 때 자주 싸우고 그랬잖아.]


인연인지 악연인지, 옛 기억을 그리워하는 듯한 표정을 지은 그녀는 알수 없는 물질을 총에 장전했다.

총이 창백하게 빛난 것을 확인한 그녀는 다시 내게 돌아섰다.


[죽이기 전에 듣고 싶은게 있는데…… 우자와, 너 그동안 무슨 일을 겪었던거야?]


아마 예전의 나와는 딴판인 용모와 냉정해진 목소리에 위화감을 느낀 것 같다.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그럴 시간은 없었다.

그렇기에 난 미리 준비해둔 말을 입에 꺼냈다.


[여러가지 일을 겪었어요.]


애매한 대답을 하고, 그녀에게 총을 겨눴다.


[저의 도전장을 받아주세요. 카스팔루그!!]


그리운 말을, 나는 그 때 손에 넣었던 미래.

그리고 지금부터 작별을 고하는 과거에 바쳤다



https://x.com/kkytama0222/status/1775839003956437315?s=46


마지막 ‘도전장을 받아주세요 카스팔루그’에서 원문엔 카스팔루그가 없는데 어울릴 것 같아서 내가 넣어봄


글고 마지막 미래 부분 도저히 해석이 안되서 그냥 임의로 의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