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키보토스 은메달리스트


※주의 : 이 칼럼 시리즈는 매우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압도적인 성능으로 메타를 갈아엎고 지배하고 있는 '총망추'

그리고 높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그런 총망추가 되지 못한 '은메달리스트'...




이번 주인공은 탱커 주제에 없으면 존나 꼬운 한정 학생

하야세 유우카(체육복) 되시겠다



다른 가챠겜들도 그렇겠지만, 신캐를 써먹을 컨텐츠가 있어야 신캐를 뽑을 마음이 들고

그런 심리를 유도하기 위해 신캐 접대용 컨텐츠가 가까운 시기에 추가되는 경우는 블아도 적지 않음

운유카도 그런 경우 중 하나로...



운유카 접대 컨텐츠는 지금도 여러모로 악명 높은, 바로 그 총력전 '고즈'였음




고즈는 매우 높은 공격력으로 필드를 거의 뒤덮는 수준의 광역기를 다수 사용하고

분신 폭탄이나 잡몹 등 후열까지 공격하는 패턴들도 갖추고 있음


반대로 보호막이 걸려 있으면 대미지가 감소하는 기믹이 있기 때문에

광역기를 피하기 위한 단체 이동기와, 후열까지 커버 가능한 단체 보호막이 필요했음




그리고 운유카는 둘 다 가지고 있었다!

기믹 2가지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필수 학생의 픽업이 해당 총력전과 동시에 진행되었으니

운유카는 역대급으로 접대빨을 잘 받고 나왔다고 할 수 있었음



근데 사실 이동기와 보호막을 동시에 가진 게 운유카가 최초는 아님

기본 1성 학생 중에 코토리가 있고, 운유카 나오기 몇달 전에 배포였던 수즈코도 있음


얘네들이 충분히 운유카의 호환재 역할을 해준다면, 운유카는 그저 고점용 따개픽이었을 거임

하지만 그러기엔 운유카의 성능이 너무 좋고, 코토리와 수즈코의 단점이 너무 컸음



코토리와 수즈코는 지정한 좌표의 반경 400 내의 아군을 모으는 스킬이기 때문에

아군 4명 모두에게서 거리가 400 이하인 좌표를 찍어야함

때문에 매우 넓은 좌표 지정 가능 범위와 달리, 실제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좌표 범위는 매우 좁음


반대로 운유카는 반경 600 내의 아군을 모으는 스킬이라 범위가 훨씬 넓은데다

본인은 직접 지정한 좌표로 먼저 이동하기 때문에 다른 아군 3명만 범위에 들어가는지 체크하면 됨

좌표 지정 가능 범위는 반대로 반경 450으로 적용 범위보다 작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대응하기 위한 충분한 이동거리가 확보되는 범위였기 때문에 불편을 느낄 일이 없음



게다가 치유력이 낮은 코토리나 보호막 계수가 낮은 수즈코와 다르게 운유카는 2가지 다 높고

경장갑이라 고즈에서 대미지를 2배로 받는 코토리와 반대로, 대미지를 절반으로 받는 특수장갑 탱커

스페셜이라 아코 히마리와 자리 경쟁이 발생하는 수즈코와 달리 스트라이커라는 점 등

그야말로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완벽한 상위호환이나 다름없음


그나마 당시 고즈가 인세인도 2팟클이 정배였으니까 수즈코는 그나마 쓰이기라도 했지 코토리는 뭐...

이후에 나온 수이미도 돈 주고 뽑는 수즈코 취급이고



사실 고즈 접대픽에 그쳤다면, 운유카가 이렇게 '은메달리스트'로 꼽힐 일은 없을 거임

페로로지라에서 아리스를 끌어당겨 그로기 5~6히트 각을 만든다던지

시로쿠로에서 와카모 터보 택틱에 사용된다던지 등등

다른 총력전에서도 쓰기 편한 단체 이동기라는 점을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in10위권의 초특급 대머리 택틱이거나, 아니면 고점이 안나오는 등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임



본격적으로 운유카가 재조명을 받은 건 토먼트 난이도가 나오면서부터임


인세인은 "맞기 전에 죽인다"는 마인드로 탱킹을 수시노 등의 서포터에게 맡기는

사실상 탱커 없는 노탱 극딜 메타가 거의 대부분의 총력전에서 나타나고 있었는데

내구와 화력이 증가한 토먼트는 더 오래, 더 아프게 처맞으면서 싸워야하다보니 탱커 채용이 사실상 필수가 됨



하지만 광역딜은 탱커 하나만으로는 소용이 없음

아예 작정하고 후열을 저격하거나 필드 전체를 공격하는 패턴을 쓰는 보스들도 적지 않기 때문임

힐러를 넣어서 버티려고 해도 힐밴이 걸리거나, 아예 힐 넣을 겨를도 없이 한방컷이 나는 패턴도 있음



그래서 주목 받은 게 바로 운유카의 보호막 부여였음

힐이 아니니까 힐밴 영향을 받지 않고, 추가체력 개념이기 때문에 아군이 풀피일 때 써도 낭비가 아님

게다가 이동기라는 점까지 활용해 여러 패턴에 맞춰 최적화된 위치로 아군을 이동시킨다?

이거 못참거든요


토먼트 시대 초기, 운유카는 일섭 기준으로 토먼트 클리어 전체에서 꾸준히 65~85% 가량의 높은 채용률을 보임

애초부터 접대에 초기엔 3팟클이 정배라 운유카를 빌려서 2번 쓰던 고즈를 빼고 보더라도

in10~in100의 최상위권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유의미한 픽률을 보여주던 고점픽이었는데

방어 상성이 유리한 게 아닌 비나, 카이텐, 시로쿠로에서도 이 정도의 채용률을 보여준 거임


사실 탱커 치고 체력, 방어, 회피 모두 애매한 스탯을 가지고 있어서 관통 대미지로도 체력이 아슬아슬할 때가 많지만

EX와 1스를 통한 꾸준한 보호막 리필 덕분에 부족한 내구를 채우면서

이동기라는 유틸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탱커들을 제치고 이 정도 채용률이 나온 것


이동기가 트롤을 유발할 수도 있는 헤세드에서는 막타 파티에서 잡몹들 자폭을 받아줄 준코를 이동시키는 용도로 채용되었고

칼질에 보호막 해제라는 하드카운터를 들고온 카이텐에선 무츠키 지뢰 최적화로 칼질을 캔슬하는 최고점 택틱 요원이었으며

대놓고 특수 장갑에게 3배 대미지를 박는 페로로에서조차 풀히트 각을 만들기 위한 설거지팟 이동기 요원으로 쓰이기도 함



토먼트에서 이렇게 폭넓은 활약을 보여주다 보니까

출시 직후엔 고즈 코코넛따개였던 운유카의 주가는 고작 4개월만에 급격히 올라가버림

고점이든 저점이든 토먼트 클리어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집어야하는 범용 학생 중 하나가 된 거임


물론 없으면 고즈에서 개씹존나게 꼬운 필수 학생인 건 여전한 사실이고

시로쿠로 등에선 인세인 기준으로도 이동기와 보호막이 제공하는 유틸성이 어마무시했기 때문에

토먼트를 노리는 고인물 뿐만 아니라 뉴비들 역시 필수로 챙겨야하는 고성능 학생으로 평가받음

한섭 미래시 간격이 6개월이라 망정이지, 운유카의 재발견이 좀만 늦어졌으면 대참사가 발생할 수 있었던 부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유카가 총망추가 되지 못한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생존을 위한 수동적인 픽이라는 거임


물론 무츠키 지뢰나 아리스 6히트 같은 딜 고점을 위해 이동기를 쓸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부 딜러의 풀히트 각을 맞춰줄 수 있는 거지, 딜 그 자체를 버프해주는 스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보호막과 이동기 모두 파티 생존을 위해서 쓰는 게 주된 목적임

토먼트에서 눈에 띄게 다양한 곳에 채용되는 것들도, 토먼트가 그만큼 인세인보다 대미지를 많이 받는 난이도라서 그럼


다르게 말해서 만렙과 장비의 증가, 새로운 성장 수단의 추가 등으로 유저 스펙이 증가하고

그만큼 토먼트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딜찍누가 되면, 1순위로 짤리는 건 운유카 같은 생존을 위한 픽임

맞아 죽기 전에 때려 죽이면 되는데, 굳이 안 맞으려고 스킬 쓰면서 돌아다닐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


물론 토먼트가 나온지 1년이 넘은 일섭 기준으로도 아직 그렇게 쉬워지진 않았지만

언젠가 그런 수준에 도달하는 시기가 올 거고, 그렇게 되기 전에 토먼트의 상위 난이도가 나오는 게 아니라면

길든 짧든 운유카가 실직하는 구간이 생길 수 밖에 없음

뭐 그건 운유카 뿐만이 아니라 수즈코나 다른 적잖은 탱커들에게도 해당하는 얘기겠지만...



운유카의 이런 취약점은 실제로 계속해서 공격 받아왔음

신규 총력전들이 대놓고 운유카를 못쓰게 만드는 형태로 나온 거임


그레고리오는 애초에 약점을 찌르는 신비 타입 공격인데다 컨셉 자체가 안티 스트라이커라서

보호막만으로는 본인 포함 아군에게 박히는 무수한 미니언의 공격과, 확정 치명까지 있는 본체의 범위 공격을 버티지 못함


호버크래프트 1페이즈 역시 매우 높은 명중과 화력으로 경장 방탱이 아니면 버티지 못하고

넓은 적용 범위가 오히려 후열을 끌어당겨서 스플댐에 맞게 하는 트롤을 일으킬 수 있음

타수를 미친듯이 박아야해서 탱커 넣을 자리 자체가 없는 2페이즈는 말할 것도 없고


가장 최근에 추가된 쿠로카게는 진짜 대놓고 운유카를 카운터 치는 기믹으로

아예 모든 공격이 보호막을 관통하고 대미지가 들어가는데다, 대미지와 별개로 최대 체력을 깎는 위압 기믹도 있음

대미지가 낮다고는 해도 운유카의 약점을 찌르는 신비 타입 공격인 건 덤이고


총력전은 아니지만, 신규 컨텐츠인 제약해제결전 세트의 분노에서도

매우 높은 대미지의 광역 패턴들과 낙뢰 패턴 때문에 이동기+보호막을 지녔고 상성이 유리한 운유카가 쓰일만 했지만

스트라이커 6인 중에 자신 포함 4명까지만 적용가능하다는 점에서 성능이 간접적으로 반토막 당하고

결국 낙뢰 디버프는 서포터가 맞으면서 체력은 광역 힐로 떼우는 게 정석적인 공략법이 됨


반대로 총망추인 수시노의 경우, 운유카와 같은 특수 장갑이지만

약점을 찔림에도 불구하고 그레고리오 인세인은 물론 쿠로카게 토먼트에서까지 고점픽으로 쓰이는 걸 생각하면

총망추와 그냥 인권캐의 성능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거임



정리하자면

"자신이 채용되는 것으로 메타가 급변하는", 트렌드 세터와 가까운 총망추와 다르게

운유카는 "변화된 메타에 따라서 채용률이 등락하는", 트렌드 팔로워에 가깝다는 얘기


실제로 예로니무스, 카이텐은 토먼트에서 운유카가 상당히 빈번하게 사용되었던 총력전들이지만

드히나가 나와서 죄다 1팟클로 박살내버린 결과 운유카는 털끝 하나 나올 틈도 없었음


대결전이긴 했어도 시가지 비나 신비 토먼트 역시 와카모 덕분에 2팟클이 가능할 정도였는데

운유카를 쓴 2팟클도 있었지만, 결국 최고점은 운유카를 쓰지 않는 극딜 택틱에게 넘어감

뭐 이건 와카모 흑섬빨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유카가 퇴물이거나, 퇴물이 될 예정인 건 아님


일단 고즈라는 명백한 밥줄이 있음

고즈는 대미지가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보호막이나 이동기를 완전히 배제한 딜찍누가 불가능하기에

스트라이커라 아코 히마리 병용이 되는데다 탱커라 최전선에서 몸빵까지 되는 운유카의 가치는 압도적임

딜러들의 경우 훨씬 나오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매우 한정적인 상황이라도 상위호환이 나올 가능성이 많지만

운유카는 추가 빈도가 매우 느린 탱커, 그것도 한정 탱커이기 때문에 가치가 상당히 오래 보존될 거임


또한 생존을 떼고 봐도 운유카의 유틸성 자체가 매우 뛰어난 건 분명함

넓은 범위의 단체 이동기, 그것도 스킬 사용 즉시 자신이 해당 장소로 점프하는 특성은 여러모로 활용할 가능성이 많음

위에서도 줄곧 언급한 무츠키 지뢰나 아리스 풀히트 같은 과거 사례들도 많이 있지만

가장 최근 사례로 극단적인 고점 연구가 이뤄진 마코토 이후 실내 헤세드에서는

미사카의 EX 깔아두기로 잡몹을 스폰킬 해버리고, 운유카가 EX로 먼저 전진해서 방 이동 시간을 단축시키는 택틱이 나왔음


마지막으로, 생존지향적이라는 것 자체가 뉴비나 라이트유저에게 상당히 친화적인 요소임

크리티컬 여부를 비롯한 각종 변수에 의한 리트는, 고점 지향 하드 유저들에게는 극복해야할 과제이지만

적당히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 유저들에게는 의욕을 떨어뜨리고 불쾌감을 유발하는 장애물일 뿐임

특히 인세인 시로쿠로처럼 완전 운빨에 의한 생존 변수가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마련인데

운유카는 이동기와 보호막으로 이런 생존 변수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함


거기다 운유카는 스펙 대비 보호막 수치가 꽤 높게 나오기 때문에

토먼트를 기준으로도 전1이면 어지간해선 충분하고, 인세인 이하는 3성으로도 차고 넘치는 수준임

이렇게 생존 변수에 대한 대처 능력이 뛰어난데다 육성 비용에 대한 부담도 적기 때문에

라이트 유저가 적당히 높은 난이도에 편하게 도전할 수 있는 중간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음



사실 총력전/대결전이 가장 비중이 큰 전투 컨텐츠라 그렇지, 운유카는 다른 컨텐츠에서도 생각보다 쓸만한 학생이긴 함

종합전술시험에서도 방어시험에 종종 쓰는데다 기믹따라 가끔 다른 종목에 쓰기도 하고

전술대회 같은 경우엔 시즌5~6 통틀어서 4탱 공덱의 일원으로, 특히 뉴루나/나기사 방덱 하드카운터로 활약중임


한정이라서 통언뜬도 정가도 없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밥값 못할까봐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는 성능이라는 건 분명함

뭐, 적어도 향후 반년 정도는 말이지








다음편에 대해서는... 소재 고갈로 인해 아직 미정인 상태임

정확히는 소재로 쓸만한 애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 한섭에 나오지 않은 상태라 다루기 좀 애매한 느낌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여야 썰을 풀만한 분량이 생기는 것도 있고

한섭에서도 직접 체감해보고 읽어야 공감이 되는 것도 있을 테니까...


애초에 비정기 연재로 생각한 거라 부담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닌데

아마 다음편은 그렇게 금방 나오지는 않을 거 같음


뭐, 번외편으로 동메달리스트나 전직 메달리스트, 목매달리스트 같은게 나올지도...?

아니면 혹시 댓글로 누구 다뤄줬으면 하는 거 달아주면 매우 낮은 확률로 건져볼 수도 있고

어쨌든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