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금까지 한섭에 출시된 메인 스토리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 혹시 모르니 주의바람


게임에서의 선생은 진짜 조력자로 활약함.


게임에서의 선생은 학생들에게 절대 직접적인 간섭을 하지 않음.

아비도스 친구들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의 선택에 제동을 걸지도 않음.

게임개발부가 게임을 개발할 때 옆에서 이러쿵저러쿵 조언해주는 것도 아니고, 리오에게 억류된 아리스 구하러 갈 때도 다른 학생들에게 따를 뿐, 본인이 결정한 것은 없음. (그래서 나는 파반느 2장에서 선생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입만 살았다는 의견에 반대하는 편임. 오히려 상대가 학생인 리오이기에 아무것도 안 해야 했다는 쪽을 지지하는 편)

에덴조약 때도 보충수업부가 불합리한 상황에 빠져도 그 상황 속에서 타계책을 생각하지, 나기사 찾아가서 "야 이 씨발련아" 갈기지도 않음. 3장까지 가만히 있다가 애들 독려해서, 결국 학생들이 모일 수 있게 돕는 역할만을 진행한다. 4부 베아트리체를 상대할 때나 활약하지.

SRT 때도, 발키리로 학적을 옮긴다는 합리적인 선택을 자꾸 종용하지 않는다. 애들이 원한다니 그냥 공원에 머무를 수만 있게 도와줬지.


그런데 애니에서는 선생이 자꾸 활약을 하려고 함. 연설씬이 개좆같은 이유가 그것 때문임.

선생은 학교를 지키려는 아비도스 학생들을 단순히 돕는 역할이어야 하고, 학생들이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비대칭전력인 어른(검은양복)을 상대할 때만 본인이 나서게 됨.

그래서 게임에서 선생이 간지나는 이유가,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 것 처럼 가만히 있다가 진짜 본인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딱 해주고 빠져서 그런거임.

그런데 이미 1화에서 연설씬으로 개좆같은 존재감을 뽐내버려서, 이젠 검은양복 때 어떻게 연출할지조차 의문임.

게임에서는 "아니 선생이 이런 면이 있었어? 이런 캐릭터였어?" 라는 충격을 플레이어들에게 안겨주는데, ㅅㅂ 이미 활약하고 있으니 검은양복이 등장해도 "어차피 선생이 알아서 하겠지" 이 생각밖에 안 들게 만드는 연출임. 


분명 게임에서는 어른을 상대할 경우인 검은양복을 상대할 때, 베아트리체를 상대할 때를 제외하면 분명 학생들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이었는데...

왜 애니에서는 자꾸 본인이 나서는지 모르겠다. 하다못해 라멘이 맛있다고 마스터 시바에게 말하는 것도 선생이 말하고 있더라 ㅅㅂ ㅋㅋ

나기사가, 리오가 아무리 불합리하게 움직여도 학생이니까, 어른이 아니니까 다른 학생들이 해결하기 전엔 아무것도 안하는 것처럼 죽닥치고 있는게 선생이었는데, 이젠 "너희들은 왜 학교를 지키고 싶은거야?" ㅇㅈㄹ ㅋㅋ


이렇게 선생을 자꾸 활약시키려고 하니까 학생들이 저능아가 됨. 선생이 다 해줘버리면 학생들은 고민할 필요가 없거든. 선생이 알아서 해줄건데 왜 고민함? 진짜모름

원래 어떤 캐릭터를 활약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른 캐릭터들을 병신으로 만드는 거니까. 아아 이것은 전술이라는 것이다 이것과 뭐가 다른지도 잘 모르겠음.


나는 개인적으로 킬링타임 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애니로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너무너무 아쉽다.

이 게임 한 때는 스토리 원툴이라고 불릴 정도로 스토리 하나만큼은 괜찮지 않았나? 이걸 이렇게 소모한다는게 너무너무 아쉬움.


지금도 애니 4번째 돌려보는 중인데 보다가 빡쳐서 적음. 연설씬이랑 전투장면 볼때마다 술 존나 들어감 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