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 가장 많은 얘기가 오갔던 추억이 깃든 물건이자 선생님과 유우카의 필기, 온기가 남아있고, 이따금씩 밤샘으로 지쳤을때 흘렸던 선생님의 침, 유우카의 커피 자국, 립스틱 자국

이 모든게 몇년치가 쌓여있어서 샬레의 사무실을 정리할때 몰래 챙겨가 방 책상에 앉아서 한장씩 하나씩 곱씹어 읽을거 같음

타 학원의 지원기록, 동아리 참여기록, 교통비, 간식비, 식사비, 카이텐져 프라모델, 클럽말랑말랑, 학생들의 생일 선물

노아처럼 완전 기억 능력은 아니었지만 영수증의 기록만큼은 완벽하게 기억하는 유우카였기에

클럽 말랑말랑에서 결제했던걸 발견한 첫 날, 그 때 선생님에게 많이 뭐라뭐라 했었지

어른이면서 장난감에 그렇게 돈을 많이 쓰냐고 했던 그 날

선생님은 애처럼 떼쓰기에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저 학생인 내가 선생님이 원하는걸 막을 권리가 있었는지

이럴 줄 알았으면 큰소리 치지 말걸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선생님의 선택도 존중해줄걸

선생님의 침으로 젖은 흔적이 있던 영수증 위로 또 다른 물방울이 떨어지며

밀레니엄의 어느 한 방은 외로이 조명이 일렁이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