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게마트리아에 대해 탐구해본 글은 없어보이길래 싸봄


챈을 상주하는 블붕이들이라면 알다시피 몰루 아카이브는 신학적 요소들을 많이 끌어왔다

비나나 헤세드같은 놈들이 세피라에서 따왔고,

히에로니무스가 4대 교부,

데카그라마톤이 테트라그라마톤에서 따온 것 처럼 말이지


지금 알아볼 것은 게마트리아다.


몰루에서의 게마트리아란 메인 빌런격으로 나오는 검은양복옹의 소속단체다.

슬슬 친숙해지는 이 면상짝의 단체는 우리가 신명나게 두드려패는 총력전 보스들을 만들어낸 원흉들이며,

그 보스들이 신학적 요소와 매치된다는 점을 보면 게마트리아 또한 그러하겠지?


우선 게마트리아는 유대교의 수비학(numerology)인 게마트리아 수비학에서 따온것으로 추정된다.

히브리어의 알파벳마다 고유의 숫자를 대입하고 성서를 해석하는 방식을 의미하며

히브리어의 알파벳 개수 22개중 앞의 10개는 1단위로 1~10, 그 뒤의 8자는 10단위로 20~90, 마지막 4자는 100단위로 100~400을 의미함

따라서 히브리어의 철자를 보고 숫자를 계산한 뒤에 뜻을 알아내는 방법이며

가장 유명한걸로는 요한계시록에서 나오는 666의 짐승 = 네로 황제가 되겠다.

어떻게 네로 황제가 666이냐면 그건 대충 구글검색해서 알아봐라 걔네가 설명 더 잘함


각 숫자의 의미는 이러하다

1 : 연합, 하나님의 나라

2 : 동행, 사역, 언약, 성취

3 : 하나님(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존재의식, 완전수

4 : 땅의 피조물의 존재

5 : 고통, 순교, 한탄

6 : 노동, 벌, 죽음

7 : 단식, 생명, 영원

8 : 부활, 영원

9 : 미완성, 불완전, 부족수

10 : 땅의 만족수, 땅의 충만수, 하나님이 만족하는 인내의 시간

곱셈 : 충만, 번성

3x4 = 12 완전수(하늘의 수와 땅의 수가 합쳐져서)

7x7 = 49 무한(영원함이 합쳐져서)

12x12 = 144 하늘과 땅을 합친 천국의 크기

12x1000 = 12000 하나님이 택한 백성의 수

12x12x1000 = 144000 하나님께 택함받은 자의 수(144x1000 = 천국의 백성)

더하기 : 존재

7+7 = 14 언약의 성취(예수님의 족보 14대, 14대, 14대)

3+4 = 7 하늘과 땅의 존재, 전체

7+1 = 8 부활, 영원

12+12 = 24 성도들의 대표(신, 구약의 대표)


뭐 이딴식의 해석방법이다

주먹구구식 아니냐 하면 유대교인이 와서 죽빵갈김

그렇다면 게마트리아의 일원들도 저런 이름기반을 따와서 만들어진걸까?

내 편협한 시각으로는 아마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이번에 나온 시로쿠로 총력전의 설명충 마에스트로


페로로질라때 나올 골콩드, 데칼코마니


검은 양복은 아예 이름도 제대로 안나왔고

마에스트로는 다들 알다시피 음악쪽의 그것,

골콩드는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적 그림,

데칼코마니는 미술기법, 혹은 마찬가지로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적 그림을 의미함

혹시 모를까봐 올리는데 이게 골콩드임


대충 훑어봐도 딱히 게마트리아와 연관이 있는 그런건 아닌 작명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얘네가 신학적 요소랑 완전히 별개인건 아닌데,

일단 얘네가 만들어냈다는 비나, 헤세드는 '데카그라마톤'이라 자칭하고 있고

데카그라마톤은 이미 이전의 다른 챈럼이 해석하였듯 '테트라그라마톤'에서부터 나온 이름임


테트라그라마톤은 간단하게 설명해서 유대교에서 하나님을 지칭할때 쓰는 단어다.

유대교에서는 신의 이름을 적는 것을 금기로 여기기 때문에 τετρα/tetra(네개)+γράμματον/grammaton(글자), 네개의 글자라고 표현했음

따라서 테트라그라마톤은 야훼를 뜻하고, 게마트리아는 이 테트라그라마톤, 데카그라마톤은 만들어낸 존재들이라고 명시되지

아마 게마트리아라는 단체는 유대교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존재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함

또한 이번에 시로쿠로때 나온 마에스트로는 나중에 히에로니무스 총력전 때도 나오는데, 이런 대사를 친다


"우리가 만들어 낸, 인공의 천사이자, 신비의 괴물. 소개하지. 이것이 성인의 통공Communio Sanctorum. 육신을 부여받은 교의... 그 태고의 교의에 관계된 이름을 빌려, 우리들은 '히에로니무스'라고 부르고 있다."


성인의 통공이라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데 코뮤니오 상토룸, 이건 라틴어인 sanctorum communionem에서 나온 단어인데

상토룸이란 '거룩한 것Sancta', 혹은 '거룩한 이들Sancti'의 소유격을 의미하고

코뮤니오은 친교, 나눔, 교환등을 의미하여 여기서는 모든 것들의 공功이 통한다는 의미로 통공通功이라고 한다.

따라서 코뮤니오 상토룸의 뜻은 천국과 지옥, 지상, 연옥등에 존재하는 모든 성도의 공로와 기도가 서로 한데 모여 통한다는 기독교의 중심적 교리중 하나임


따라서 마에스트로도 그냥 시로쿠로만 봐서는 미메시스와 테러를 언급하며 고대 그리스의 예술철학적 면모만 보여줬지만

히에로니무스때는 코뮤니오 상토룸을 언급하며 기독교와의 연관성을 보여줌

다만 골콩드랑 데칼코마니는 잘 모르겠다 잘 아는 챈럼이 대신 알려주셈


결론만 두고 말하자면 게마트리아의 어원은 유대교의 히브리어 해석방법인 게마트리아 수비학을 따온 것으로 보이나,

어디까지나 유대교, 혹은 기독교와의 연관성을 깊게 하기 위한 단어선택일 뿐 게마트리아 수비학 자체가 어떠한 엄청난 연관성이 있어뵈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마트리아 소속으로 나온 등장인물들은 전체적으로 기독교, 혹은 유대교 색체를 짙게 띄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음


트리니티와 게헨나가 각각 기독교의 천국과 지옥을 컨셉으로, 아리우스는 아리우스 분파를 컨셉으로 따온걸로 아는데

유사한 모티브를 따온 놈들끼리 무슨 연관성이 있을지 개인적으론 참으로 궁금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