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 1부 ]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편
1화 - 대화가 필요한 사이 / 대책위원회 편

2화 - 마음은 계산할 수 없다. / 유우카 편 

3화 - 이별이 있었기에 만남을 기대한다. / 카요코 편 (상)

3.5화 - 행복을 기억했기에 만남은 추억을 남겼다. / 카요코 편 (하) 


[ After 2부 ] 태엽 감는 꽃의 파반느 편

4화 - 소중한 것은 존재했기에 극복할 수 있다. / 미도리 편 

5화 - 나의 영웅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 네루 편 

6화 - 아리스는 그런,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 아리스 편 (상) 

6.5화 - 아리스는 선생님에게 눈물을 흘립니다. / 아리스 편 (하) 

7화 - 노력과 상징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 / 히비키 편 

8화 - 미안해 보다 고마워는 미소 짓게 만든다.  / 유즈 편 (상)

8.5화 - 앞으로도 함께니까. / 유즈 편 (하)

9화 - 특별한 휴가에 약속을 남기며. / 유우카 편 (외전)

10화 - 계속 달렸기에, 꿈을 증명해냈다. / 하루나 편


[ After 3부 ] 에덴 조약 편

제1장, 「키보토스 정상회담」 - 히후미 편

11화 - 평화와 함께 종이 울릴 때. (상)

12화 - 평화와 함께 종이 울릴 때. (하)

*13화 - 낙서 (상)


[ !!! ] 메인 스토리, 에덴 조약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분량 추가한다고 엄청 늦었네요... ㅎㅎ, 늦은 만큼 분량 크게 가져왔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다음 편을 위한 떡밥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전편에 이어가는 내용이 상당히 적습니다.



*항상 말하지만 나른한 점심 , 자기 전 오후는 시청금지. (흐름 끊기면 재미없습니다.)

*파트마다 텍스트를 따로 사용하기에 실수 알려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일부 캐릭터와 스토리들은 공식 스토리와 연관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ART MUG - 블락나베 / 해당 작가님 일러스트 판매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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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틀 전
















오후 6 : 12 - 샬레의 자치구



유우카와 싸우진 않았지만 서로 어색한 분위기를 품고, 

아까의 보고서 전달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서,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유우카와 작별 인사도 하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나 자신이 어린애 같긴 하지만... 


유우카 녀석 그래도 너무하잖아... 아직도 배가 짜릿하다고, 

안 그래도 몸이 성치 않은데 쓰러지면 어떡하려고 그렇게 때려대는 거야? 



"하아..." 



나는 많은 걱정을 앞세우며 생각했다. 



이번에 열리는 제2차 정상회담은 다름이 아닌, 아즈사의 처벌에 대한 논의. 



연방조율통제회의 나츠바야시 아오이. 

그녀의 목적,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고 있다. 


「에덴 조약」 건으로 일어난 아리우스 스쿼드의 테러로 인한, 피해를 아즈사에게 덮어 씌우는 것. 


원초적으로는, 트리니티와 게헨나가 막아낸 테러였기에 

트리니티 학원에 소속되어 있는 아즈사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가지 않아야 정상이다. 


아리우스 분교가 트리니티에게 앙심을 품었기에 더욱더 

아즈사에게 보호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 


그렇지만, 그런 근본적인 이유조차 깨버리고 덮어 씌우려는 통제부, 


아오이는 아즈사에게 트리니티의 이름으로 손해배상을 날릴 것으로 밝혔고, 


그, 손해배상의 금액은 상상을 초월했고, 

아즈사의 평생을 바친다 해도 갚을 수 없는 금액이다. 


그리고, 그런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소식을 접한 크로노스 보도부에서는 아즈사의 모든 정체를 폭로와 동시에 처벌에 대해 이야기하겠지... 


그렇다면, 테러의 원인이 파 해쳐지고 아즈사의 정체까지 폭로된다. 


이런 무고한 처벌을 억지로 내리겠다는 건... 

즉, 씨를 말려 놓겠다는 소리.



아오이, 그녀의 계획은 오로지, 키보토스의 모든 학교를 없애는 것. 


그 첫 번째는 트리니티 종합학원, 

조약의 건을 이용해, 분열을 일으키려는 게 목적이겠지. 


그렇지만, 하나 이상한 점이 맴돌았다. 


연방조율통제부는 아오이, 단 한 명이다. 


과거 5명 정도 되는 동아리라고는 린에게 들었으나, 

총학생회장이 실종되고는 아오이를 뺀 모두가 빠졌다고 들었다. 


나를 노리고 있다는 건, 지금도 변함없는 사실. 

그렇지만, 아오이가 그렇게 무리수를 던져댄다는 건, 뒤에 조력자가 있다는 게 아닐까...? 


다른 학생들과는 다르게, 

조사 결과에서는 실전 지식도 거의 없어 보이는 녀석이었는데. 


분명, 혼자로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일인데... 



나는 의구심을 품은 채, 땅바닥을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었다.



"음? 선생님-?"

"-?"


"......."


"... 선생님?"



'그래도, 목적의 과정까지는 알았으니, 다행인가.'

'대처만 잘한다면, 충분히 아오이를 막을 수 있겠어...'


너무나 집중한 나머지, 귀에서는 누군가의 부름조차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계속 앞을 향해 전진했다.



"......."


"-?"

"-선생님?"


"............"



'그럼, 집에 가자마자 좀 더 조사를...-'



"저기, 선생님!"


"?!"


"정말, 사람 말을 듣지 않는구나."

"모처럼 기분 좋았는데, 나빠졌어."


"아, 미안... 아즈사."



집으로 향하는 도중, 길거리에 만난 녀석은

보충수업부의 사고뭉치, 시라스 아즈사였다.


히후미에게 듣기론, 오늘 보충수업을 빠져먹었다고 그랬지...?


잘됐다, 이참에 아즈사의 버릇을 단단히 고쳐야겠어.


수업을 빼먹는 건, 학생에게 있어서 가장 안 좋은 버릇이니까.



"그러고 보니, 아즈사." 


"?" 


"오늘 어디에 있었던 거야?" 


"음." 



아즈사는 두 눈을 감고, 팔짱을 낀 채 무언가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 

"뭐길래, 그렇게 뜸을 들이는 거야?" 


"아. 미안,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말이야." 


"??" 


"검과... 마법의 세계를 보고 왔어." 


"... 뭐?" 



검과 마법? 아니 잠깐 그거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검성」 이였나...?" 

"나는 검을 들고, 그 넓은 대지를 평정시키고 왔지." 


"..." 



응... 안 물어봐도 알 것 같아. 

아즈사와 게임개발부라, 조금은 어질어질한 조합일 것 같은데... 



"그러니까... 어... 게임을 하고 왔다고?" 


"응, 밀레니엄이었나? 거기 아이들과 세계를 탐험하고 왔어." 


"......" 

"혹시, 게임하자고 꼬신 애가 아리스라는 녀석이야?" 


"응?" 

"어떻게 알았어?" 


"역시나!!!" 


"?" 



아리스를 생각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냐고 물어보면... 


검과 마법, 아리스한테 있어서도 너무나 뻔한 멘트다. 

뭐, 그 녀석에게는 나름대로의 소원 같은 단어겠지만, 

이걸 아즈사에게 그대로 인식시켜 버릴 줄이야... 


그러고 보니, 아즈사 녀석... 

저번에 히후미랑 '페로로 그라운드'를 같이 하다가, 모니터를 부숴먹었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게임도 극복해낸 학생이 된 건가? 


나는 아즈사에게 이어 말했다. 



"그래서, 이제 집으로 향하는 거야?" 


"아니, 보충수업을 깜박해서 말이야." 


"...?" 


"지금이라도 하려고 학교로 향하는 중이었어." 


"......" 



'역시, 엉뚱해...' 


아즈사 녀석, 항상 새침하고 엉뚱하지만, 이런 건 매일 열심히란 말이야. 


유우카가 아즈사에게 화났다는 건... 비밀로 하기로 했다.


나는, 생각해보니... 아즈사에게 할 말이 있었다. 

이번 기회에 아즈사와 대화를 좀 더 나누기로 했다.



"그럼, 같이 가서 도와줄까?" 


"음?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돼." 

"선생님도 퇴근시간이니 시간을 아끼는 게...-" 


'꼬르륵...' 



그때- 갑자기, 아즈사의 배에서는 커다란 굉음이 들려왔다. 


'설마, 점심도 안 먹고 여태까지 게임한 거야...?' 



"읏..." 


"... 배고파?" 


"... 내가 낸 게 아니야...!" 

"그게...- 그러니까, 선생님의 뱃소리야 이건!!" 


"으음, 배고프구나." 


"그러니까, 이건 내가 낸 소리가...-" 


"여기서 버스를 타고 가면 우리 집이 나오는데" 

"밀린 공부, 우리 집에서 하는 게 어때?" 


"음...?" 

"선생님의 집?" 


"응, 밥도 같이 먹고 공부도 같이하자." 

"분명, 아즈사 혼자서는 공부가 안될게 뻔하잖아." 


"으음..." 

"확실히... 일리 있는 말이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배에서 난 소리가...-" 


"자자, 그럼 이쪽으로~" 


"말 끊지 마...!" 



나는 부끄러워하는 아즈사의 표정을 읽고, 등을 밀며 집까지 향했다.







한참 후, 오후 6 : 34 - 샬레의 자치구, DB마트.





나는, 아즈사와 함께 식재료를 구입하러 마트에 들렸다. 


카트를 끌고는 대파와 양파, 그리고 파프리카와 배추까지. 


다양한 채소가 있는 코너로 아즈사와 함께했다. 


평소 같으면 대충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같은 국물류로 저녁을 때우지만, 


오늘은 아즈사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으니, 오래간만에 힘 좀 써보자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아즈사는 뭘 좋아해?" 


"음, 딱히 좋아하는 건 없는데." 

"아... 하나 있어." 


"응?" 


"칼로리 밸런스." 

"그건 희대의 최고 음식이야." 

"그걸 만든 사람은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 아닐까?" 


"......" 



역시 군인이다, 이거냐? 누가 뼈속까지의 군인이 아니랄까 봐, 

제일 가성비가 없다는 휴대용 식품인 칼로리 밸런스를 좋아하는 거냐... 



"아니, 그런 거 말고!" 

"나 의외로 요리 잘한다니까?" 

"뭐든 시켜, 뭐든." 


"뭐든이라..." 

"잘 모르겠네." 


"음..." 

"혹시, 어제저녁밥 메뉴로 뭘 먹었어?" 


"편의점에 판매하는 B-3형 전투식량." 

"계란 맛이 나는 게, 엄청 맛있었지." 



진짜 난감하네, 역시 아즈사랑은 대화까지는 통하지만... 

뭔가, 아즈사에 대해 알아가기가 힘들다고 해야 할까... 


... 아니야, 그래도 이런 어려워 보이는 학생과 친해지는 것이, 진정한 선생님이지. 


나는 아즈사를 놀라게 해버릴 메뉴를 생각해냈다.



"흠... 계란 맛이라..." 

"음, 좋아." 


"정한 거야?" 


"뭐든 상관없는 거지?" 


"응, 먹을 수만 있다면." 


"그럼 저기부터 가자."







마트에서 아즈사와 함께, 장을 본 뒤 한 손으로 흰 봉투를 잡은 채,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샬레의 지역에서 단 한 차량만 오는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아즈사와 함께 앉았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는 매시간의 40분마다 

한 번꼴로 오는 차량이기에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앞으로 13분인가.' 


나는, 의자에 앉아서 주황색으로 비친 노을을 만끽했다. 



"으음... 좀 덥네." 



여름이라 그런지, 만끽하고 있던 노을들이 어느 순간 뜨겁다고 느껴졌다. 


나는, '더럽게 덥네.'라는 표정을 짓고는 아즈사를 바라봤다. 


아즈사는 상의에 걸친 트리니티 교복, 외투 안에는 기다란 민소매를 입고 있었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이 녀석... 안 덥나? 이제 곧 여름인데...' 


나는 궁금한 나머지, 아즈사에게 질문했다.



"아즈사는 덥지 않아??" 


"?" 

"응, 그닥 덥지 않네." 


"대단하네... 이제 여름이라 나는 반팔을 입어야 할 것 같은데." 


"음, 나는 뜨거움을 극복하는 훈련도 받아서 상관없어." 


"...... 그놈의 훈련은 뭐 그리 많이 받았냐?" 


"다양하게 많아." 

"손가락이 꺾기는 고문에도 고통을 참는 훈련, " 

"숨도 못 쉬게 하는 물고문에도 고통을 참는 훈련...-" 


"스탑! 스타아압!!!" 

"뭐가 그렇게 잔인해?!" 


"?" 

"...... 으음." 



뭐, 알고 있는데도 물어본 내가 잘못이지... 


나와 보충수업부, 그리고 트리니티의 학생회 티파티는, 아즈사의 정체를 알고 있다. 


아리우스 분교에서 훈련된 학생. 

그곳은 학생이라는 이름만 존재할 뿐, 취급은 단순한 버리는 용도의 일개였으니. 


그런 곳에서 자라왔으니, 이런 이야기쯤은 가볍다고 느끼는 게 당연한 거겠지. 


'......' 


뭐, 아즈사도 이런 부분에서는 진지해지지만, 

인형 앞에서는 무방비하니, 귀여운 여고생 정도로만 생각해둘까.



"선생님." 


"응?" 


"궁금해서 말이야." 


"뭐길래 그래?" 


"난폭하고 잔인한 건... 잘못된 걸까?" 


"응...?" 


"그게, 아까 모모이나 미도리에게도, " 

"너무 난폭하다는 말을 들어서..." 

"그리고, 선생님에게도 잔인하다는 말을 듣고..." 

"역시, 내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돼서 말이야." 


"......"



난폭하고 잔인 하다라... 


분명, 좋지 않은 단어다. 

그 점에서는 아즈사 본인도 그렇게 느껴버렸으니, 선생님인 나에게 질문한 거겠지. 


난폭하다, 그 말은 즉슨,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며, 

그와 같이 잔인하다는, 배품이 없고 인정도 없다는 무자비한 뜻이겠지. 


'... 내가 너무 눈치 없이 군건가.' 


역시, 사람은 입이 방정이다. 

생각도 거치지 않고 이런 아이에게 그런 말을 했다니... 


아즈사는 분명, 잔혹했던 환경에서 평범한 환경으로... 

그리고, 평범한 학생이 되어가는 중이겠지. 


그러기에 그 과정에선 '자신은 남들보다 다르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서로가 있었던 환경이 다른 탓에, 

적응되어가고 있기에 그런 생각이 든 거겠지. 


누구보다도 냉철하고 엉뚱하지만, 

나한테 있어서 아즈사는 그냥 인형을 좋아하는 귀여운 학생 정도로 취급된다. 


나는 미안함과 함께, 아즈사에게 입을 열었다.



"분명, 좋지 않은 단어지." 


"......" 


"아즈사는 그때 기억나?" 


"...?" 


"모모 프렌즈 인형 샵에 갔을 때 말이야." 


"읏...!" 

"그런 부끄러운 얘기를 여기서!" 


"으으읍...-" 



아즈사는 놀란 나머지, 내 입을 두 손으로 막았다. 


물론, 아즈사가 인형을 좋아하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인형 샵을 자주 간다는 건, 나를 제외한 모두에게 비밀이었다. 



"으으으읍!! 으읍!" 


"아앗, 미안..." 

"언행 조금 조심해줘..." 


"후우... 어, 어쨌든..." 

"그때 안고 있던 스컬맨의 인형을 보고는 무슨 생각을 했어?" 


"귀, 귀엽다고 생각했지...?" 


"그렇지? 그냥 아즈사는 평범한 여고생일 뿐이야." 

"그것도 귀여운 걸, 무척 좋아하는." 


"...?" 

"... 으음,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데." 


"그러니까, 자세히 설명하자면." 

"아즈사는 남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지?" 


"... 응." 

"사실, 요즘 들어서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 

"그때 이후로 가까워진 것 같지만... 뭔가 틀리다고 생각도 들고." 



"아즈사에 생각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건, 정상이야." 

"히후미도 너처럼 평범한 여고생이지만, " 

"성격도 다르고... 아, 취미는 같네." 

"인형을 좋아하는 아즈사나 히후미랑은 반대로, 코하루와 하나코는 인형을 기피하는 편이고." 



"맞아. 확실히, 히후미와 인형이야기를 할 때마다, " 

"코하루가 매번 독수리 같은 눈동자로 노려봤어." 


"확실히 코하루가 엄청나게 싫어하는 편이긴 하지..." 

"어쨌든, 서로는 다 달라." 

"취미가 어쨌든, 살아온 환경이 다르던, " 

"다른 점이 많지만 잘 지내고 있잖아?" 

"그러니까, 아즈사가 크게 남들보다 다르다고 해도, " 

"모두는 너를 피하거나 무시하거나, 절대 그러지 않아." 


"... 음."


"그리고 정말로 아즈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었다면, " 

"그, 순하고 순한 게임 개발부 녀석들은 진작에 너를 모른척했을걸?" 



"...... 그런 걸까?" 

"잘모르겠...-" 

'타앗-.' 



나는 딱밤으로 아즈사의 이마를 약하게 쳐냈다. 



"읏!" 

"무슨 짓이야?!" 


"그런 걸까가 아니야." 

"그런 거야." 


"...!"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아즈사는 엄청나게 엉뚱하다. 

그럼에도 그런 아즈사가 좋았기에, 모두가 곁에 있는 거니까. 


나는 아즈사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이어 말했다. 



"너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나랑 히후미나, 다른 아이들도 아즈사를 정말 좋아하니까."


"... 으음..." 


"잘못되었다고 해도 괜찮아." 

"바꾸면 문제 해결이잖아?" 


"......" 


"그리고 만약, 바꾸는 게 어렵다면 옆에서 도와줄게." 


"......" 

"... 저, 정말?" 


"응." 

"학생을 믿는 건 선생의 역할이니까." 


"........." 

"... 믿음직하지 못해." 


"너무하네." 

"그래도 조금은 멋진 멘트 한 것 같은데...-" 


"후훗." 

"역시, 별난 사람이야." 

"그래도 고마워, 선생님." 



그 뒤로, 나는 아즈사와 함께 버스를 타고 우리 집으로 향했다.







한편, 오후 6 : 48 - 트리니티 학교 부근, 골목길





"... 여기가 맞는 거야 아코 쨩?" 


'치직-' 

"네, 조사대로라면 여기가 맞는데..." 



이오리의 귀에서 울리는 인이어에서는 아코의 무전이 흐르고 있었다. 



"내일, 다시 와야 하는 게 아닐까?" 

"아무리 봐도,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데..." 



이오리가 들어온 길고 기다란 골목길. 


아무도 다니지 않는 골목길답게, 

저녁의 노을에도 다 가려질 만큼의 어두움이 가득했다. 


통로는 단 두 곳. 

한 곳으로 나간다면, 바로 옆에 트리니티 학원의 입구가 있었고, 

다른 한 곳으로 나가도, 트리니티 학원의 뒷문이 있었다. 


즉, 이 골목길의 벽 뒤에는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내부의 공간. 

게헨나 풍기위원회는 이 뒤의 공간에 대해 정체를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 



'치직-' 

"분명, 여기가 맞을 거예요." 

"가방에 C4를 가득 채운채, 들어온 사람..." 

"여기로 향하는 걸, 다 포착했는데..." 


"으음, 아무리 그래도..." 

"이 뒤에, 뭐가 있는지를 알 수 없잖아?" 



아코는 어제 보안 감시카메라로 확인한, 가방에 C4를 가득 채운 여학생을 발견하고 


이곳 골목길로 들어온 것을 확인한 다음, 지금 이곳에 이오리를 투입시켰다. 


키보토스에서도 사용되는 폭탄, 「C4」 


반죽과 함께 부착하는 폭탄으로 

화약 냄새도 심하기 때문에, 근처에만 가도 폭탄을 파악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오리가 골목을 둘러봐도, 'C4'의 냄새 조차도, 흔적도 없었다. 


무츠키 같은 알려진 문제아가 폭탄 여러 개를 

가방에 잔뜩 담은 채, 돌아다니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학생이 폭탄 여러 개를 

가방에 수두룩 담은 채, 돌아다니는 것은 누가 봐도 수상했기에, 


아코는 이오리를 이번 작전에 투입시켰다. 


원래는 내일 투입 예정이었지만... 히나의 지시대로 오늘 투입되었던 것.



'지지직-' 

"아무것도 없나요...?" 


"... 응, 딱히 문제 될 게 없는 것 같은데." 


'치직-' 

"허풍을 친 건가요..." 


"그러게..." 


'지지직-' 

"......" 

"... 이상해요..." 

"여기로 들어가고 나서,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다시 한번 살펴보고......- 엇...?!" 


"음?" 

"무슨 일이야?" 


'치-직.' 

"이, 이오리..." 



게헨나 풍기위원회의 지휘실에서는 

이오리가 있는 골목길을 레이더로 감지하고 있었다. 


레이더에서는 골목길의 왼쪽 통로에서 수많은 빨간 점들이 

이오리가 있는 곳으로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

"아코 쨩, 왜 그래?" 


'치직-' 

"지금 당장 거기서 오른쪽으로 뛰세요!" 

"의학부장의 차량을 보낼게요!" 


"으, 응?! 그게 무슨...-" 


'투두두두----' 

"으읏?!" 


'치직-' 

"이오리, 괜찮으신가요?!" 


"응... 어깨에 맞은 것뿐이야." 



이오리는 총소리가 난 방향으로 바라봤다. 


그곳에는 이상한 가면을 쓴 수녀 차림을 한 녀석들이 소총을 든 채, 

이오리에게 총구를 조준하며 달려오고 있었다. 



"저게 무슨-?!" 


'치직-' 

"이오리! 뛰세요!!!" 



'투두두두두두-.' 

셀 수 없는 숫자가 쏘아대는 총격에 이오리는 등을 내주고 말았다. 


그럼에도 달려야 했다, 갑자기 나타나 

총을 쏘는 녀석들에게 잡히면 목숨 따위 보장되지 않을 거란 건, 설명하지 않아도 명확했기에.



'투두두두두두두두두-.' 


"으으윽...!" 


'치직-' 

"이오리, 조금만 더 버티세요!" 

"거의 다 왔어요!" 



이오리의 등은 총격에 의해 뜨겁게 달궈지고 있었다. 

헤일로를 가진 키보토스의 학생들이라고 해도, 

누적된 피해를 입는다면 생명이 위험했기에, 계속 뛰었다. 


이오리는 총격을 버티며, 

도저히 총알을 피할 방도가 없는 이 좁은 골목길을 벗어나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달린다면... 세나 선배가 차량을... ' 



"이오리! 여기입니다!" 



게헨나의 구급 의학부의 세나가 차량을 이끌고는 골목길의 통로 앞에서 이오리에게 외쳤다. 


'다행이다, 무사히 빠져나갈 수...-' 



'쿠우우우우우웅-' 

그때- 알 수 없는 차량이, 세나가 타고 있던 차량을 정면으로 들이박았다. 



"세, 세나 선배에에에에에!!!" 


"으읏..." 



맞은 편의 차량으로, 격돌로 인해 성치 않은 몸이 된 세나는, 

고개를 들고 맞은편 차량의 주인을 확인했다. 


골목길에서 다가오고 있는 이상한 가면과 수녀 차림... 

차량의 주인도 똑같은 차림을 하고 있었다. 



"... 당했군요..." 

"이건 생각도 못한 전략...-" 


"서, 선배!!" 


"이, 이오리 미안합니다만... 먼저 가주세요..." 

"파편들이 다리에 찔려버려서 움직이지 못해요..." 


"그, 그렇지만, 세나 선배를 두고 간다면...!" 


"지금은... 이 상황을 알리는 게 더 중요합니다..." 

"부디, 들어주세요..." 


"..............." 

"... 응, 알겠어..." 


'치직-' 

"왼쪽으로 달아나세요!" 

"지원을 요청했으니, 금방 투입될 겁니다!" 



그렇게, 이오리는 세나를 뒤로하고 자리에서 달아났다. 



"... 으윽... 왼쪽 다리가..." 



세나는 차량의 격돌로 인한 깨진 유리파편들이 다리에 박혔기에, 좀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움직일 때마다 여러 곳에서 말도 못 할 고통이 선사되었기에... 


세나는 어쩔 수 없이, 한 손에 권총형 유탄발사기를 들고 골목길에 조준했다.



"쓰고 싶지 않은 방법이지만..." 

"지금은 잠시 시체가 되기 전에 할 일을 해야겠네요...-" 


'철-컥', '타-앙.' 


'퍼어어어엉-' 

세나는 골목길에 있는 수많은 이상한 가면을 쓴 수녀들에게 유탄을 발사했다. 


골목길 안에서는 폭발로 인한, 불들이 번지고 있었다.



한편, 아코는 이오리에게 빠져나갈 방법을 제시하며 

부장인 히나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있었다. 



"... 알겠어, 당장 그쪽으로 향할게." 


"네, 부장! 서둘러 주세요!" 



'뚝-' 

아코는 전화를 끊고, 바로 인이어를 귀에 장착한 채 이오리에게 말했다. 



'치직-' 

"이오리 앞으로 전진하세요!" 

"적군 2명이 나올 겁니다, 빠르게 제압해야 해요!" 


"확인!" 



트리니티의 학교 부근에는 이미 저녁이기에, 학생들은 아무도 있지 않았다.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 전투가 진행된다면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전해지기 때문. 


이오리는 앞으로 전진하자, 이상한 가면을 쓴 수녀 차림의 녀석들을 마주했다. 


숫자는 2명, 이오리가 제압하기에 충분한 숫자. 



"저리 비켜!" 



'타아아앙-', '투두두두-' 


이오리는 수녀들이 쏘아대는 총알들을 가볍게 피했다. 

사이드 스텝이 장점인 그녀는, 총알마저도 가볍게 피할 수 있는 발놀림과 신속함을 가지고 있었으니, 


넓은 공간만 있다면 그녀에게는 총알을 피하는 것쯤이야, 식은 죽 먹기였다. 



"흐읍!" 

'타앙-', '퍼억-' 



한 명에게는 이오리의 무기인 Kar-98k에 장전한 탄환을 쏘아 넘어뜨리고 


그다음, 자세를 돌려 총의 개머리판으로 한 명을 머리에 내려찍고는 넘어뜨렸다. 


그리고는, 아코가 제시한 방향으로 이어 달렸다. 



'치직-' 

"거의 다 왔어요! 거기에 히나 부장이-!" 

"어, 어----?!" 

"이오리! 앞에!!!" 


'타앙-' 


'털썩-' 

"윽-!" 



달리고 있던 이오리의 배에서는 총알이 박힌 탓에, 피가 흘러나왔다. 


헤일로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무수한 총알을 맞아도 아프기만 할 뿐, 신체에는 피해가 가지 않는다. 


누적된 피해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도, 총알로 인해 신체가 망가지는 경우는 없을 텐데... 



"배, 배가..." 

"움직일 수 없어..." 

"너무, 아파...-" 


'치직-' 

"이오리! 이오리!!" 

"괜찮으신 건가요!?" 



그때- 아무도 없는 노을이 비치는 거리에서 상처를 입은 이오리에게 다가오는 한 사람.



"후우." 

"드디어 잡았네." 


"... 으읏..."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어떻게 총알로 몸을..." 


"알려줄까?" 

"우리의 신작이니까." 



이오리는 관통당한 배를 부여잡고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키보토스의 학생들은 총알을 수 백번... 아니, 수 천 번은 더 맞아봤을게 분명하다. 


그렇기에, 총알은 따갑다라던가 아프다는 의식만 있을 뿐... 

이오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이상한 가면과 검은색 목 티셔츠의 긴소매를 입고 있는 여성은, 

숨을 거칠게 쉬고 있는 이오리를 향해 바라봤다. 


그리고는, 오른손으로 들고 있던 권총을 만지대며 설명했다. 



"... 흐으... 하아..." 


"우리가 만든 「철갑탄」이라는 건데." 

"써본 건 네가 처음이네." 


"처, 철갑탄...?" 


"네가 알고 있는 철갑탄이랑은 많이 다를 거야." 

"뭐, 몇 발 없지만..." 

"한 명 죽이는 데에는, 딱 한발 식이면 충분하지 않아?" 


"하아... 하아..." 



가면을 쓰고 있는 여성은, 이오리의 머리채를 잡고 자신의 얼굴 높이와 맞게 끌어올렸다. 


숨을 거칠게 쉬고 있는 이오리는,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다. 


그저, 누군가 구하러 올 때까지 어떻게든 호흡으로 피가 역류하는 걸 막아서 시간을 벌뿐이었다. 



"으윽...!" 


"말해봐." 

"어떻게 안거야?" 


"...... 하아... 하아..." 


"거기에 「문」이 있다는 건, 대체 어떻게 알고 들어온 거야?" 


"문...?" 


"...... 뭐야?" 

"... 진짜 몰라?" 

"그런데도 들어온 거야?" 

"쿠루루 말대로, 진짜로 상관없는 애송이들이었던 거야?" 


"하아... 하아...- 뭐...?" 


"이거 웃기는 애송이들이네."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곳을, 겁도 없이...-"


"---- 애송이는 너겠지." 


'투두 두두두두두두두-' 


"읏!?" 



그때- 뒤에서 히나가 그녀의 등을 향해 총구로 밀착한 뒤, 총알들을 난사했다. 


히나가 사용하는 무기는 기관총. 


헤일로가 있다고 해도, 초 근접전에서 기관총의 위력은 타격이 크다. 


히나는 등장과 함께, 가면의 여성에게 유리한 선제공격을 성공시켰다. 


가면을 쓴 여성은 놀란 나머지, 손에 쥐고 있던 이오리의 머리카락을 놓은 채 뒤로 물러섰다. 



"부장... 저 권총 조심해...!" 


"응, 쉬고 있어." 

"내가 해치울게." 



히나는 이오리에게 짧게 대답한 채, 뒤로 물러서고 있는 가면의 여성에게 거리를 밀착시켰다. 


역시, 등에서 타격했던 기관총의 위력은 컸던 걸까, 

가면을 쓴 여성은 자세가 흐트러지고 있었다. 


히나는 그녀의 가면 뒤, 상당히 짜증이 난듯한 얼굴을 암시했다. 

처음 보는 상대, 그것도 이오리의 상태를 보아하니, 오른손에 쥐고 있는 권총도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히나는 그녀가 오른손으로 들고 있는 권총을 자신에게 조준하는 모습을 직시하고는, 

왼쪽으로 몸을 틀어, 권총을 쥐고 있는 반대 방향으로 스텝을 밟아 거리를 더욱더 밀착시켰다. 



"읏! 쥐새끼 같은 년이!!" 


"흡!" 


'투두두두두두두-' 


"으으윽!"



히나는, 그녀의 왼쪽 옆구리를 향해 총알로 타격을 입혔다. 


가면을 쓴 여성은 또 한 번, 뒤로 물러서 거리를 유지하더니, 

히나는 그런 틈 따위는 주지 않고, 

다시 그녀의 권총을 쥐고 있는 다른 방향으로 거리를 밀어붙였다. 


상대는 키보토스에서도 꼽히는 최강자, 히나. 

당연히 그럴 틈조차 주지 않는 게 당연하다. 


이오리에게 가한 상처를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던 히나는, 

머리를 식히고 차분히 계속해서 생각해냈다. 


'이길 수 있을까?' 

'저 권총, 엄청나게 위험해 보여.' 

'위험해 보이는 저 권총에 맞는다면, 분명 죽음으로 몰아가게 되겠지.' 


'지나츠는, 이미 세나를 구하러 갔어...' 

'여기서 내가 쓰러지면...' 


'정말로 끝이야...!' 


히나는 한 번이라도 총알에 맞는다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되기에, 그녀를 더욱더 밀어붙였다. 




"정말 귀찮게 하네!!!" 

'슈욱-' 


"읏?!" 



히나가 그녀에게 밀착하자, 가면을 쓴 여성이 왼손으로 나이프를 꺼내, 히나의 뺨을 베었다. 



'나, 나이프?!' 



의아하는 것이 정상이다. 키보토스에서는 나이프를 쓰는 것이 엄청나게 드문 일. 


히나는 수상한 점을 느끼며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뒤로 물러선 히나에게 아무런 경계도 하지 않은 채, 웃어대고 있었다.



"흐흐, 역시... 별거 아니잖아." 


"... 너, 이 근처 학생이 아니구나?" 


"참나, 그걸 이제 안거야?" 


"대체 무슨 위험한 물건을 들고 온지는 모르겠지만..." 

"그, 나이프도 심상치 않아 보이네." 


"후훗, 당연하지." 

"우리가 특별 제작한 거니까." 


"제작...?" 

"대체 정체가 뭐야?" 


"그건 노 코멘트할게." 

"이제는 정말 가봐야 해서 말이야." 

"그저 실험을 하려고 온 거거든." 


"... 실험?" 


"저기 양갈래 머리, 배 보이지?" 

"그저 '확실하게 죽일 수 있냐'의 실험이야." 


"... 뭐?" 


"워 워, 진정하라고." 

"눈빛이 정말 사납네, 너." 


".........." 


"정말로 죽일 생각이었지만... 이대로는 죽이지도 못해." 

"저 정도면 입원해서 다 나을 수 있어." 


".........." 

"이렇게 순순히 물러간다고?" 

"학생의 배에 총알을 박아놓고...?" 


"뭐, 생각이 바뀌어서 말이지." 

"그리고, 너희는 우리랑은 관계가 있어 보여서 말이야." 


"... 그게 무슨...-" 


"다음에 또 봐." 

"소라사키 히나." 



수상한 가면을 쓴 그녀는 히나가 눈 한번 깜박하더니, 사라져 있었다.



"............" 

"아-, 이오리!" 



히나는 부상을 당한 이오리에게 달려갔다. 



"으읏, 부장..." 


"수고했어. 일단, 치료하자." 


"그, 그것보다... 세나 선배는..." 


"... 분명 무사할 거야." 

"그곳에는 지나츠가 갔을 테니까." 


'치직-' 

"이오리의 부상이 심각하네요..."

"앞에 있는 트리니티에서 말씀을 드렸으니, " 

"그곳에서 치료를 받는 게...-" 


"아코 쨩..." 

"흐으... 세, 세나 선배는...?" 


'치직-' 

"그게..." 

"......" 

"의학부장이 보이지 않아요...-" 


"뭐?!"


"세, 세나 선배가 보이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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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한편, 오후 6 : 56 - 집





나는 아즈사와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했다. 


나 한 명 살기에도 조금은 좁은 집... 

그리고 월세가 아주 낮아서 그런지, 조금은 낡아있다.


누가 뭐라 해도 어쩔 수 없다... 

나라도 이사 가고 싶은 마음은 정말 커다랗다... 


아비도스를 위해 대출했던 돈들을 갚으려면 이런 집에서 10년은 넘게 살아야만 하니까... 


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기에 더 이상의 불만은 가지지 않았다. 


아즈사는 내 집을 보고는 아무런 표현조차 하지 않았다. 

보통, 아이들은 내가 사는 집을 보고는 크게 놀라던데... 



"으음, 집이 많이 허름하지?" 


"응, 그래도 내가 있던 곳보다는 좋아 보여." 


"...?" 

"뭐, 어쨌든 들어가자." 



나는, 아즈사를 거실에 앉히고는, 주방으로 들어가 요리를 시작했다. 


아즈사에게 해줄 음식은 '오므라이스' 


밀레니엄의 게임 개발부 아이들이나, 게헨나 미식 연구회의 부장인 하루나마저도 


엄청난 극찬이 있었던, 나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메뉴다. 


즉, 내가 제일 자신 있는 요리라는 셈이다. 



한편, 아즈사는 선생님이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을 때, 선생님의 방을 둘러봤다. 


TV도 없는 집, 옷장마저도 허름해 보이지만, 방안은 깨끗했다. 

아즈사는 정리되어 있는 이불층 옆에 위치한 책꽂이에서 

무수히 많은 책들 중, 선생님과 닮은... 아니, 옛날 선생님이 찍혀있는 작은 사진액자를 발견했다. 


그때, 나는 요리를 완성하고는 오므라이스를 접시에 담아 식탁에 대령했다.



"먹자, 아즈사...- 어?" 


"......" 


"야, 야 인마!" 


"아, 미안. 보면 안 되는 거야?" 



나는 아즈사가 한 손으로 들고 있던 옛날의 내가 찍혀있는 사진 액자를 뺏었다.



"아,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좀 부끄러워서." 


"선생님도 부끄러워할 때가 있구나." 


"......" 

"뭐, 부끄럽다 보다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좀 그래서." 


"... 뭐 이해되기도 해." 

"사진 속에 있는 선생님의 눈빛, " 

"지금이랑 엄청 달라 보여." 


"눈빛...?" 

"내 눈빛이 어떻길래?" 


"..........." 

"엄청 배고파, 맛있는 거 확실한 거지?" 


"...?" 

"내가 누군데! 그 하루나한테도 칭찬받은 사람이거든?!" 


"그나저나, 그 앞치마 은근 잘 어울리네." 





아즈사는 나에게 잘 어울린다는 말을 던지고는, 

식탁에 함께 마주 보고 앉아서, 숟가락을 든 다음 먹기 시작했다. 


아즈사는 숟가락으로 오므라이스 한입을 베어 먹더니, 

눈을 크게 부릅뜨고는 엄청난 속도로 먹어치웠다.


'많이 배고팠구나...' 


식사한 지 5초 만에 아즈사의 접시는 텅 비어있었다.



"... 흠, 흠..." 


"맛있지?" 


"음... 그, 그럭저럭..." 


"솔직하지 못하네." 

"다음에는 안 해준다?" 


"으, 읏!" 

"어, 엄청 맛있었어!" 

"전투식량이랑 비교도 안될 만큼..." 


"훗." 


"... 그 표정, 뭔가 재수 없어." 


"더 해줄까?" 


"응!"









한참을 식사 한 뒤, 나는 사용한 접시와 수저를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 


아즈사도 같이 따라와, 나에게 설거지를 도와주겠다며 말했다. 



"설거지하려는 거지?" 

"내가 도와줄게." 


"안 그래도 되는데." 


"아니, 도와줄게." 



아즈사는 무언가 비장한 듯, 나를 도와주겠다며 말했다. 


아즈사는 함께 주방으로 들어오더니 세제를 주시하고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선생님은 DS 세제를 사용하는구나." 


"응, 이 세제가 설거지용으로 가장 편해서 말이야." 


"분명, DS 세제랑 베이킹소다를 합치면... 폭탄을 만들 수 있...-" 


"어이, 여기 내 집이거든?" 


"걱정 마, 선생님." 

"이런 오두막은, 지금 당장 무너져 내린다 해도" 

"누구든지 믿을 테니까, 폭탄 하나 정도는 제조해도 되지 않을까?" 


"안-돼." 

"그럼 나는 어디서 살라는 거야?" 


"음, 옛날에 나뭇잎들을 모아서, 작은 집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 

"높은 산에 들어가서 나뭇잎을 모아서 집을 만드는 게 어때?" 


"... 말을 말아야지." 



뭐, 이런 엉뚱한 면도 가끔씩 나와주는 게 아즈사답다. 

조금은 범위에 벗어난 대화를 항상 주고받아서 그런지, 새로움이 가득하달까... 


나는 아즈사와 엉뚱한 대화를 나누며 설거지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접이식 책상을 거실로 가져와 편 다음 아즈사와 나란히 보며 앉았다. 


아즈사는 언제나 그랬듯이, 보충수업에는 진심이다. 

책상을 편 순간. 바로 책들을 놓은 다음, 아무 말 없이 집중하기 시작했다. 



"......" 


"......" 



뭐, 평소에도 알고 있지만 아즈사의 집중력은 뛰어나달까... 

과정만 잘 거쳤어도, 공부는 누워서 떡 먹기일탠데... 



"선생님, 여기는 어떻게 푸는 거야?" 


"거기는 이렇게 공식을 대입해서...-" 

"이런 식으로 계산만 하면되는거야."


"역시, 선생님이야." 

"그 파랑머리보다 이해를 잘 시켜줘." 


"...... 뒷담은 좋지 않아." 


"?" 



나는 아즈사에게 공부를 도와주는 동시에, 이제는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틀 뒤에 있을 키보토스 제2차 정상회담에 관해서. 

아즈사에게는 아직까지도 아무런 소식이 접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내가 직접 전해주기 위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말아 돌라며 모두에게 부탁했었다. 

다름 아닌 회담의 건을 접한 아즈사의 상태를 옆에서, 바로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에덴 조약」으로 끝난 일이 다시금 모두에게 발목잡지 않겠다고 생각한 건 아즈사였기에,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아즈사에게는 그런 소식이 들려온다면... 분명 절망스럽겠지.


아즈사는 조약의 일 이후, 정말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으니... 

잠시간의 평온은, 내 손으로 지켜주고 싶었다.


나는, 집중하고 있는 아즈사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아즈사." 


"응, 선생님." 


"공부 중에 미안하지만, 꼭 전해야 할 게 있어서..." 


"...?" 


".........."



나는 그렇게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물론, 아즈사와 함께한 잠시나마의 시간은 즐거웠지만 

아즈사에게 이 아픈 현실을 알려준다는 게,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정상회담과, 아오이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그 계획의 첫 번째 표적은... 아즈사라고... 

「에덴 조약」에서 일어난 일들을, 아즈사에게 원인을 삼고 있는 그녀의 목적까지도...-


그리고... 어떠한 위험이 다가오는지도...-


여태까지의 일들을 아즈사에게 설명했다. 



"...... 그렇게 된 거야." 


"......" 


"... 그래서, 이틀 뒤에 있을 회담에는 아즈사가 참석하게 될 거야." 


"... 응." 


"물론, 나는 최선을 다해 아즈사를 도울 거고..." 



작게 펴진 책상에서, 나는 볼펜을 꽉 잡고는 아즈사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연방국의 일을 신경 써서 막았더라면... 

내가 좀 더 신속하게 이 일을 대처했더라면... 

내가 잘만 했더라면, 첫 번째 회담에서 끝낼 수 있었는데...



"... 아즈사." 

"정말, 미안해." 


"아냐, 선생님이 사과할 일이 아닌걸." 


"... 아니, 내가 좀 더 성숙했더라면..." 

"너에게도 이런 피해가 가지 않았을 텐데." 


"......" 

"... 히후미의 말대로 선생님은 항상 다정하구나." 


"... 응?" 


"... 나는, 사오리와 싸울 때도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 싸웠어." 

"정말로 죽을 뻔했지만...-" 

"그때, 선생님이 모두를 설득시키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평범하게 지내는 것은 더 이상 무리였겠지." 


"... 아즈사..." 


"선생님이 히후미와 모두를 다시 한번 설득시키고, " 

"나를 믿어줬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거야." 

"그러니까, 이번엔 선생님을 위해서." 

"믿고, 다시 싸울게." 


"......" 


"... 선생님을 믿는 건, 그... 

"......."

"학생의... 역할이니까..." 


".........." 

"풋." 


"우, 웃어?!" 


"푸...푸우웁-... 그런 부끄러운 대사를..." 


"읏...!"

"선생님은 이런 부끄러운 대사를 어떻게 매번 하는 거야?" 


"푸하하하하핫." 


"정말 마음에 안 드네." 


"하하-, 너무 웃었네, 미안해."



걱정을 하고 있던 사람은 오히려 나였던 걸까? 

아즈사는 분명 아리우스 스쿼드와 싸울 때부터 다짐... 아니, 결심한 게 분명하겠지. 


모두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분명, 이런 아이에게도 최선을 다해 살아온 보상이 있겠지. 


그러니까, 믿고 있을게 아즈사. 

네가 믿어준 만큼 나도 널 믿을 테니까. 


나도 최선을 다할게. 



그 뒤, 아즈사와 공부를 마무리하고, 아즈사의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 굳이 바래다주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뭐, 이야기도 많이 하고 좋았잖아?" 

"집에 혼자만 있으면 심심하니까, 오히려 잘된 거지 뭐." 


"... 음." 

"그, 혹시..." 


"응?" 


"다음에도 이렇게 만나서 공부... 할 수 있을까?" 


"당연하지, 말만 해." 


"... 후훗." 

"응, 고마워 선생님." 

"그럼 내일 봐." 



아즈사는 기쁜 듯한 미소를 지으며, 황급히 집으로 들어갔다. 


오늘 이야기했던 주제들이 아즈사에게는 재밌었겠지. 

나는 어느새, 아즈사만의 매력이랄까... 그 엉뚱함에 매료된 듯한 느낌이었다.



`삐리리-♬♪` 



"?" 

"이 한밤중에 전화가 오다니..." 


지금의 시각은 9시 30분. 


'슬슬 잘 시간이지 않나?' 라며 생각하고는 전화 온 핸드폰을 확인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트리니티 학생회. 티 파티의 나기사. 


평소에는 연락도 하지 않을지언정, 인사만 하는 사이인데... 



'뚝-.' 

"여보세요?" 


"어머, 아직 주무시지 않았네요?" 


"네가 전화라니 별일이네." 


"네? 저도, 나름 고지식해 보여도 핸드폰 사용은 한답니다만..." 


"고지식한 건 알고 있구나?" 


"... 제 이미지가 그렇게 안 좋다고는 생각 못했는데요." 


"아니, 편지만 쓰는 녀석이 고지식한 걸 알고 있을 줄은...-" 


"슬슬 짜증 나네요?" 


"아-." 

"미안..." 



'에고... 너무 놀렸다.' 

나는 어쩐지 화난 표정이 예상되는 나기사를 생각하고는 다시 물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 다름이 아니라, 지금 사태가 심각해서 말이죠." 


"...?" 


"지금 당장, 트리니티 구호 기사단의 부실로 와주실 수 있나요?" 


"응?" 

"누군가가 다친 거야?" 


"... 네." 

"게헨나의 선도부가, 현재 구호 기사단에 치료받고 있습니다." 


"...... 뭐?!"








한편, 오후 9 : 49 - 트리니티의 구호기사단 응급실





세리나는 무사히 이오리의 수술을 마치고 입원실로 움긴채, 

앞에 서있던 히나와 아코, 지나츠. 그리고 티 파티의 미카와 나기사, 세이아의 앞에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단, 수술은 잘 마무리되었어요." 

"배에 있는 총알 파편은 무사히 빼낸 상태예요." 


"응, 그 파편 혹시 나에게 넘겨줄 수 있을까?" 

"조사 신청은 미리 해놓는 게 좋아 보이니까." 


"네, 부디 부탁드릴게요. 미카 회장." 


"응, 고마워!" 



미카는 세리나에게 수고했다며, 토닥이는 말투로 부탁했다. 

뒤에서, 지나츠와 아코는 이오리를 보자 안심했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정말 죽으실 줄 알았다고요..." 


"... 이오리라도 구해서 다행이긴 하지만..." 

"세나 씨는 도대체 어디에..." 



이오리는 알 수 없는 탄환으로 복부를 관통당했지만,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안정에 취한 듯했으나... 

게헨나의 구급의학부장인 세나는, 현재 행방불명 상태였다. 


이오리의 마지막 말을 들어보자면, 다리에 파편이 박혀서 도망갈 수가 없는 상태라고 들었지만... 

이런 상황에는 역시, 납치된 게 아닐까 라며 히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히나가 생각에 잠겼을 때, 나기사는 게헨나의 선도부원들에게 질문했다. 




"... 그러니까, 골목길 부근에서 「문」이라고 말했었다고요?" 


"네, 이오리의 인이어로 작게나마 들었지만, " 

"이상한 가면을 쓴 여성은, 분명 그곳을 「문」이라며 지칭했습니다." 

"혹시, 아시는 게...?" 


"... 알고 있는 건, 없지만..." 

"하나 확실한 건." 

"그 벽 뒤의 건물들은 출입금지 구역입니다." 

"아무도 들어갈 수도 없으며, 나올 수도 없죠." 


"......" 



니기사의 질문에 대답한 아코는 무언가 직감하려고 했으나... 

결국 모든 것은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다. 


옆에 있던 히나가 학생회, 티 파티에게 질문했다.




"이상한 가면을 쓴 녀석들..." 

"그때 본 방독면을 쓴 수녀들과는 달랐어." 

"혹시 알고 있는 건 없어?" 


"... 응, 유스티나 성도회처럼 그런 녀석들이 아니야." 

"이상하지만, 처음 보는 가면에다가... 수녀 차림으로 한 것으로 봐선..." 

"우리에게 앙심을 품은 녀석들이 분명하지만..." 

"정보가 없어." 

"단 하나도." 



미카는 히나의 질문에 명백하게 털어놨다. 


「에덴 조약」 이후, 서로를 협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털어놓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미카는 본래, 게헨나의 아이들을 극도로 혐오했으니까. 


그렇지만, 그때 자신의 한 순간의 실수와 선택으로 망가진 상황을, 

게헨나와 트리니티가 함께 협력해서 막아냈기에... 


그때부터 였을까, 미카는 게헨나의 아이들을 싫어하지 않게되었다.


그리고, 히나가 조약의 건 이후로 트리니티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었기 때문일까. 

덕분에 미카도 트리니티와 게헨나의 사이를 노력하고 있었다. 



-그 상황, 의자에 앉아 바닥을 응시하는 듯, 눈을 감고 있던 세이아는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무언가를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났다. 



"... 왔는가." 


'덜컥-.' 

"늦었구만, 선생." 


"... 하아, 하아... 버스가 끊겨서 뛰어왔어..." 

"그나저나, 괜찮은 거야?!" 



트리니티 내부에 있는 구호 기사단의 병실로 도착한 나는 누워있는 이오리를 보고는 걱정을 외쳤다. 


그런 나에게 세리나는 등을 때리며 말했다. 



'찰싹-!' 


"아야! 왜 때려-?!" 


"쉬이이이잇!" 

"환자분은 안정에 취하 신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요!" 

"여러분들도 다른 곳에서 대화하도록 하세요!" 

"얼른!"








오후 10 : 24 - 트리니티의 내부, 어딘가의 복도





늦게나마 도착한 나에게 히나는 상황을 설명했다. 


한 학생이 무수히 많은 폭탄 가방을, 트리니티의 근처로 들고 가는 것을 아코가 발견했고 


그 조사를 위해서 파견했지만, 그 결과는 최악. 


이오리의 큰 부상과 세나의 실종. 


나는 히나가 조우한 그녀의 「철갑탄」에 대해 듣기 시작했다. 



"뭐?! 몸을 관통했다고?" 


"분명히 말했어, 「확실하게 죽일 수 있냐」의 실험이라고" 

"그러니까, 살인을 하는 조직인 거지." 


"엄청 위험한 상황 아니야...?" 


"... 뭐 보시는 바와 같이 저희도 초긴장 상태입니다만..." 

"우리 트리니티 내부에 잠입해 있는 거라면, 상당히 위험하군요." 


"......" 

"... 그러고 보니, 가면...이라면..." 



나는 몇 달 전, 네루가 죽을뻔한 싸움을 눈앞에서 봤었다. 


그때의 이상한 가면과 수녀복 차림... 



"공의회...?" 


"...!" 



히나는 내 입에서 나온 단어를 듣고는 의아하는 표정이었다. 

그와 반대로 세이아는 내가 꺼낸 말을 듣고는 두 눈이 커진 채로 나를 바라봤다. 


성직자들과 신학자들이 모여 교리, 의식, 규범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는 교회 회의를 뜻하는 단어. 

그것을 공의회라고 지칭한다. 


그때 그 녀석들은 자신들을 분명, 공의회라고 스스로 밝혀냈으니... 

시간이 흐르고 분명히, 그 일 이후로 총학생회에서도 수배가 걸렸을 텐데... 

그걸 감안하고도, 다시 움직이는 건가? 


갑자기 떠오르는 기억에 생각이 잠겼을 때, 세이아는 나를 불러냈다



"잠시, 선생을 좀 빌리지."


"...?"





오후 10 : 36 - 트리니티의 구호기사단 건물, 입구





나는 세이아를 따라서, 운동장이 보이는 학교 건물의 입구까지 따라나섰다. 


입구로 향하는 높은 계단 위에서 가로등이 세이아와 나를 비추고 있었다. 


세이아는 밤하늘 아래, 빛이라고는 가로등과 한 밤중 비친 달빛. 


그 달에 비친 꽃밭과 화단을 보고는 선생님에게 입을 열었다. 



"선생." 

"저번에 「여명」에 대해 설명했었지?" 


"....... 으으음..." 

"분명... 시간과 희망... 생이였나?" 


"음, 선생답게 기억력은 좋구먼." 


"아니, 알아도 모른다니까..." 



세이아 녀석은 때가 될 때마다 나를 꿈으로 초대한다. 

매번 만나서 어려운 대화밖에 하지 않았지만... 


조약 건 때문인지... 그때 이후로, 나를 더 신뢰하는 느낌이란 말이야. 


이 녀석도 자세히 파고든다면, 아즈사와 별 다를 게 없다. 

어느 부분에선 엄청나게 지혜롭지만... 엄청나게 엉뚱하달까. 


나는 꽃이 심어진 화단을 보고 있는 세이아에게 말을 건넸다. 



"뭐,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 저번에 그랬지?" 

"단순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돌아본다면 복잡한 문제라고." 


"......" 

"이번 일들로 인해서, 선생은 알고 있겠지." 

"키보토스는 밝고 청아하기만 한 곳이 아니야." 

"선생이 개입될 때마다 점점, 물들어 가고 있어." 

"나타나지 않은 진실들이 말이야." 


"...... 그러니까, 으음..." 

"지금 와서 돌아봤기에... 복잡하다는 거야?" 


"후훗. 역시 선생."



세이아는 내 얼굴을 향해 미소를 짓고서, 다시 화단 쪽을 중시하며 다리를 모아 쭈그려 앉았다.



"그와 똑같은 형태로..." 

"우리 트리니티도 이제서야 돌아봤기에, 재앙이 시작된 걸 지도 모르지." 


"......" 


"「에덴 조약」이 다시 성립되기 시작한 건, 70년 만의 협정이었던 건 알고 있는가?" 



"응, 알고 있지." 

"「니케아 신공의회 이후 트리니티에서 체결되는 70년 만의 공식 협정」..." 



"자세히 알고 있구나." 

"맞아, 70년 전 열린 회의 이후...-" 

"서로의 응어리로 남은 채, 시간이 흘러버렸으니...-" 

"화해가 아닌, 증오의 사슬로 남아있어." 

"그리고, 이 사실은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 


"......." 


"「암브로시우스」를 기억하고는 있겠지?" 


"저번에 츠루기가 상대하느라 애를 먹었던... 그 괴물을 말하는 거구나."


"'4대 교부' 중 하나일세." 

"그리고 선생이 알고 있는 게마트리아의 「히에로니무스」'" 

"「히에로니무스」도, 본래는 '4대 교부' 중 하나일세." 


"... 그럼, 「암브로시우스」와 「히에로니무스」는 한패인 거야?" 


"... 니케아 공의회로부터 70년이 지난 지금. 조약 때, 모두가 싸운 상대는...-" 

"「암브로시우스」와 「유스티나 성도회」, 그리고 「아리우스 분교」."


"......?"


"그리고 이번에 드러낸 손톱은... 즉, 선생이 말한 공의회." 

"「아리우스 분교」와 한패인 「히에로니무스」의 광신도 조직." 


"뭐?!" 


"아마, 지하에서 「신성」이 느껴진 이유일까." 

"아리우스 스쿼드는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몰라도..." 

"하나의 전투병기가 아닌, 정말로 히에로니무스의 피를 첨가해 만든 괴물..." 

"깨어난 시점부터 지하에서는 「신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지." 


"그렇다는 건,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거야?" 

"아니, 이미 움직이고 있는 거구나...-" 


"... 선생과는 분명, 조우를 한 상태였지." 

"그 덕분에... 소녀 한 명을 잃을 뻔했고 말이야." 


".........." 


"... 보편적으로는 그렇다는 말일세." 

"결국, 그들의 목적과 진실은 알 수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인공 천사임에도 같은 피를 썼기에, 「신성」이 울려 퍼진 거라고 생각되네만..."


"........"


"........"



조약 때의 일을 회상했다. 


아즈사와 히후미, 그리고 학생들 모두가 죽을힘을 다해, 아리우스 스쿼드를 쓰러뜨리고... 

그 틈을 타, 게마트리아의 마에스트로가 나를 시험하겠다며, 꺼내 든 괴물. 

분명, 인공의 천사... 모든 성인의 통공... 「히에로니무스」 


그때 「어른의 카드」로 어떻게든 상황을 무마시켰지만... 


원래, 존재까지는 파악하고 있었다.

머지않아 위협을 해올 거란 건 알고 있었다. 


섬기는 자들... 즉, 광신도 조직에서 가한 우리에게의 피해는 네루가 목숨을 잃을 뻔했고,


아직까지도 나는, 그 일을 잊지 못하니까. 



"아, 진짜!!!!!" 



알 수 없는 투성이에, 나는 컴퓨터가 뜨겁게 열을 내뿜는 것처럼. 


머리에 과부하가 오기 시작했다. 


오늘 밤이 지나고 하루 뒤에는 2차 정상회담이 시작인데... 

제일 중요한 트리니티와 게헨나에서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다니-



"한마디로... 트리니티의, 또 다른 적이라는 거잖아?" 


"... 맞는 말일세." 


"... 하아, 머리가 터질 거 같아." 

"안 그래도 회담 때문에 힘들어 죽겠는데..." 


"그리고, 더 재앙 같은 일은, 또 다른 이유라네." 


"...?" 


"선생과 대립하고 있는 연방조율통제회." 

"공의회는 통제부와 손을 잡았다... 이게 내 결론이야." 


"뜬금없이, 아오이가...?" 


"솔직히 말도 안 되는 회담이야." 

"그녀의 행동... 회담의 기획..." 

"처벌의 조건을 우선시하는 그녀의 행동에서 의심이 느껴져서 말이야." 


"... 한패라는 거야?" 


"...... 확실하진 않을 걸세." 

"그럼에도- 그렇게 생각되는 건..." 

"회담의 기획서도 그렇고...-" 

"시라스 아즈사의 처벌보다는 트리니티가 목적이라고 해야 할까..." 



아오이의 이야기를, 다른 녀석들에게 말하는 건 곤란했지만... 

세이아는 모순덩어리의 회담을 보고는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한 모양이었다. 


아오이와 공의회가 한패라면, 앞서 아즈사를 이용해서 트리니티를 무너뜨리겠다는 계획이 얼추 맞긴 하다. 

공의회가 아리우스의 조직이라면, 분명히 「에덴 조약」을 파기시키지 못한 이유로, 트리니티를 박살 내려는 작전을 세울게 뻔하니까. 


그리고 학교를 없애겠다는 아오이의 계획과 일치하다.

아리우스는 분명, 배신자인 아즈사를 처치하려고 달려들겠지...


아즈사와 트리니티를 동시에... 부순다.

세이아의 말에 확신이 들었다.


역시, 세이아인가...



"무슨 이유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오이. 그녀의 목적이 조직과 같다면..." 

"노림수가 같을게 뻔하지." 


"역시, 세이아구나." 

"거기까지 간파하다니..." 


"그리고 게헨나의 풍기 위원장이 말한... 「철갑탄」" 

"아리우스 분교가 나를 노렸던 방법처럼..." 

"「헤일로를 파괴하는 방법」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거지." 


"...... 살인을 이어나간다라." 


"... 말 그대로일세." 

"... 이번에 관여 없는 학생을 쏜 걸로 봐선...-" 

"................" 


"......" 


"혹시, 히에로니무스... 「성인의 통공」에 대해 알고 있는가. 선생?" 


"성인은... 신자들을 말하는 거잖아?" 


"... 그 뒤에 붙은 통공이라 함은..." 

"살아있는 신자와 죽은 신자들 간의 영적 결합을 의미하는 걸세." 


"......" 

"무슨 뜻이야...?" 


"히에로니무스가 다룬 '저술집' 중에서는, " 

"'성인의 통곡'에 대해 이렇게 쓰여있었지." 

"「모든 것을 바치는데 어찌 생명을 구분하는가」" 


"...?" 


"내 추측이지만..." 

"................." 

"... 입에 담지 못하겠군." 

"................." 

"모든 양, 아니... 모든 자를 바친다는 말일세."


"........ 그러니까."

"... 죽인다... 라는 거구나."


"...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저술집대로라면...-" 

"「헤일로를 파괴하는 방법」과...「모든 것을 바치는데 어찌 생명을 구분하는가」..." 

"이 두 가지를 현재 상황에 합친다면... '살인'과 '학살'이 일치될 수 있는 상황이지." 


"그, 그런..." 


"그리고, 당연히 그를 섬기는 공의회가 나타난 지금." 

"「철갑탄」을 제작했다는 이유라면...-"

"...... 차마 말을 할 수 없군."


"..........."


"선생...-"


"..........."


"분명, 선생이 오기 전의 이곳은 붉게 물들며, 해가 영원히 져버릴 뻔했지."

"... 그 위치에서 학생들을 지키고, 힘들고, 아파도... 달렸지." 

"그 위치에서 노력한다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어."

"그러니까 하는 말이라네." 

"여태까지의 상황처럼은 흘러가지 않아." 


"..........."


"간단하게 말하자면, 학살극에 포함된다는 말일세." 


"... 음."


"... 어떻게 할 텐가?"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온 것처럼." 

"분명, 선생의 선택에 따라, 이곳의 미래는 점차 변하겠지..." 


"... 분명 그렇겠지...-" 


"그러니, 이제는 선택해야만 해." 

"싸울 건지, 돌아갈 건지." 

"멀리 와버린 길에서...-"


"......."


"선생이 선택한 길이 아닌..." 

"선생의 선택으로 인해 만들어진 길이니까-" 

"그 선택에는 모두 불만은 없을 걸세." 

"오직, 그 다짐에서는 모두 존중해줄 거야."



세이아가 알려준 그들의 목적은, 다름 아닌... 「학살극」 


머지않아서... 아리우스 스쿼드가 재앙을 일으킨 것처럼 

또 다른 누군가 다시, 재앙을 일으킨다라는 소리겠지.




"...... 하아."



존중을 해주는 다짐이라. 


난 사실 기독교의 일은 관심도... 지식도 없다. 

트리니티가 어떻게 되든... 학생들의 목숨들이 어떻게 되든... 

내 목숨만 보장된다면 이 일 따위 하지 않겠지. 


...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선생님이 아닐 때의 이야기. 


그리고 이곳에 오지 않은 나라면... 나를 위한 선택을 생각 없이 저질렀겠지. 


세이아도 잔혹한 미래들이 두려웠는지, 

다리를 펴고 일어나, 바로 앞에 있는 가로등을 향해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 


"......." 



솔직히, 겁난다. 


아리우스 스쿼드에게 총을 맞았을 때도 정말 아팠으니까. 

그때는 배가 아프기만 했었다. 

아프기만 할 뿐이었다. 

그저... 내가 없는 사이, 또 다른 일이 벌어질까 봐 무서웠다. 



내가 알고 있는 키보 토스는, 밝은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미래...라고 말할 수 있는 곳. 


「헤일로를 파괴하는 방법」... 

말 그대로 살인을 이루어 내기 위한 방법... 

분명, 처음에 이곳에 와서 린을 만나며 창문 밖의 아름다운 도시를 바라봤을 땐... 


새로운 선생님의 시작이라며, 열심히 하겠다며 열정을 불태웠는데... 

어느샌가, 그 열정은 너희들의 미소를 지키기 위해 다짐하기 시작했지.



"......"



아이들을 지키고 싶다. 

단지, 그거 하나뿐이다. 


새하얀 구름들 사이에 푸른 고리 밑에서, 

그때 나에게 보여줬던 미소들을 계속해서 지켜주고 싶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켜만 보고 있어도 되니까... 

그 녀석들의 웃는 모습을 상상하기만 해도 되니까. 

그저 아이들을 지키고 싶다. 


... 내가 이렇게까지 생각한다는 건... 

그만큼 선생으로서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는 거겠지. 


그런 학살극이 시작된다고 해도, 

언젠간 내가 선생님을 그만둔다고 해도... 

아이들은 걸음을 멈추지 않을 거야.



"세이아." 


"응, 선생." 


"난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어." 


"행복하다고...?" 

"... 음, 선생의 일은 아주 위험해 보이는데 말이지..." 


"뭐, 그것도 맞긴 하지." 


"무섭진... 않은 건가?" 


"솔직히, 항상 겁나서 도망치고 싶어." 

"엄청나게 무서워." 

"매번 일이 벌어질 때마다 아파서 싫어." 

"업무처리할 때마다 팔이 아파 죽겠어." 

"이젠 숨이 차는 것도 아파." 

"지금 서있는 것도 아파." 

"그냥 다 아파서 퇴사하고 싶어."


"...... 어린애 같구만." 


"그래도..." 

"나름, 고생한 보람이 있달까." 


"......" 


"그러니까, 선생의 역할을 다하고 싶어." 

"힘이 있고, 돈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 

"옆에서 마스코트 정도는 하나 장만할 수 있잖아?" 


"...... 역시, 그대는 변함이 없군." 


"자네의 말투도 변함이 없군." 


"...... 그 입안에 교양과 품격을 넣어버리는 게 좋겠군." 


"미안..."



세이아는 말투를 따라한 내가 짜증 났는지, 인상을 찌그리며 나를 노려봤다. 


'뭐, 이 정도면 된 거야.' 

'나는 내 직업, 일에 충실하자.' 

'단지, 그것뿐이야.' 

'뭐, 사심이 듬뿍 들어가 있지만...' 


마침 이야기가 끝나고, 서로 농담을 주고받을 때- 


건물 내부 안에 있던 세리나는 창문으로 통해 큰 소리로 말을 건넸다. 



"모두 들어오시래요!" 


"응, 금방 갈게." 


"......" 


"가자, 세이아." 

"......?" 



세이아는 화단 앞에서 가만히 서있는 채로, 내 얼굴을 빤히 보고 있었다. 



"... 왜 그래?" 


"그냥, 듬직해졌다고 해야 할지." 

"성숙해졌다고 해야 할지." 

"안쪽은 어린애가 분명하지만 말이야." 


"어린애라니, 난 그러니까 선...-" 



달빛은 보석 같은 노란 머리카락이 비추며, 

감춰진 깊은 밤 속의 어둠 안에서 선명하게 세이아의 모습을 나타냈다. 



그런 세이아가 나에게 전해주는 응원의 한마디. 



"조금은 어른스러워졌구만, 선생." 

"반할 정도로." 


"........." 


"........." 

"얼굴이 빨개졌군." 


"......." 

"그보다 내가 선생님인 건 알고 있지?" 

"선생과 학생은 안돼."


"뭐, 나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다만..." 



세이아 녀석도 많이 뻔뻔해졌다. 

이제는 대놓고 동네 오빠 취급이라니... 

점점 이곳에서의 인권은 낮아지는 듯했다.


세이아와 함께 모두가 있는 3층 회의실로 향했다. 





==============


▣ 10.



오전 12 : 07 - ???



"그러니까... 쐈다는 거야?" 


"응, 확인할 방법이 없었으니까." 


"계약대로 학생들에게는 피해 주지 않기로 했잖아?" 

"엄연히 말하면, 지금 계약 위반인 거라고." 


"뭐, 그렇게 화내지 마." 

"이 일에 대해서는 정말 사과하지." 

"미안해, 아오이." 




이상한 가면을 쓴 채, 검은색 목티의 긴소매를 입고 있던 여성은, 

아오이에게 한 소리를 듣고 있었다. 


왼손에는 권총, 데저트 이글 탄창의 총알들을 만지며, 아오이의 말에 경청하고 있었다. 



"이번만이야." 

"어디까지나, 우리 목적은 '학교만' 무너뜨리는 거야." 

"학생들에게 피해는 없어야 한다고." 


"... 네, 네." 

"알겠습니다~" 


"......" 


'쾅-' 


"문 정말 쌔게 닫네." 



그녀는 아오이가 나가자 가면을 벗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때- 옆에서 괴상한 가면을 쓴 파란색 드레스의 여성이 말을 걸었다.



"어머, 우비아."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가면을 벗으셨을까요?" 


"... 하아, 저 망나니 녀석." 



우비아는 뺨에 있는 흉터를 손으로 조심스럽게 만져댔다. 



"......" 


"우비아, 그러고 보니..." 


"왜?" 


"아무래도 총알 잘못 사용하셨어요." 

"게헨나... 그쪽은 아마, 「샬레」의 선생님과 아는 사이일 텐데..." 


"흐응, 선생님이라..." 

"... 뭐 상관없어." 

"회담까지는 약 35시간..." 

"그때까지, 여기를 찾아낼 수도 없겠지." 

"우리는 회담이 끝나고 작전대로만 실행된다면, 그녀와 선생을 죽이고 떠난다." 



"후우, 먼지 많은 싸움은 싫은데..." 

"피부가 안 좋아지잖아요." 


"........" 


"그나저나, 저기 방에 묶어놓은 여자애는 어떡할까요?" 


"아, 게헨나의 의학부장이라고 했나?" 

"......." 


"분명, 지금 쯤 찾고 있을 텐데 말이죠." 


"여길 찾아낸다면..." 

"... 그럼 뭐, 다 죽여버려야지."










다음날, 오후 6 : 29 - 트리니티의 골목길 입구





'치지지직-'


모두의 인이어에서는, 무전기의 주파수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숨을 작게 내뱉으며, 긴장으로 떠미는 상태로, 

건물에서 은폐하고 있던 모두는 인이어에서 지휘를 기다리고 있었다.



'치직-'

"작전 실행까지 1분..."


'철컥', '철-컥.'



모두의 총이 다시 한번 장전되고 아코의 목소리를 기다린다. 




"이번 작전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세나 씨의 구출." 

"구출을 최우선 하는 겁니다." 




골목길 뒤에는 트리니티의 종합학원의 등하교를 위한 길거리, 

지금 시간에는 모두가 하교를 마치고 길거리에는 아무도 없는 시간.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작전의 시간을 맞춘 상태였다. 




"폭발과 동시에 작전 실시합니다." 

"3" 

"2" 

"1" 

"점화."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강---' 


골목길의 벽이 부서지고, 작전이 시작되었다.







몇 시간 전, 오전 1 : 42 - 트리니티의 창고



"하아아아아암-" 

"나기 쨩... 나 이제 자면 안 될까...?" 


"그러니까 빨리 지도를 찾으시라고요." 

"아까부터 계속 놀고 계시잖아요! 

"안 그러면 그 나태한 주둥이에 롤케이크를 처박아버립니다?!" 



새벽까지 잠에 들지 못한 트리니티 학생회, 티 파티의 나기사와 미카. 


창고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창고의 입구 앞에서 게헨나 선도부원들과 

세이아와 나는, 세나를 찾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가능성 아니, 납치한 게 맞다는 거지?" 


"뭐, 아닐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말이지." 

"분명, 「문」이라는 곳은..." 

"트리니티 종합학원, 제일 구석에 박혀있는 저택을 말하는 거겠지." 


"저택..?" 


"옛날엔 저택을 쓰는 시대였으니...-" 

"저택도 저택이지만 여관으로 쓰기도 했다라지." 

"그곳을 본기지로 삼아버린 게야." 



세이아는 히나와 세나의 위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히나는 세나에 대한 걱정을 가득 채운채, 인상을 찌그리고 있었다.



"아마 유스티나 성도회가 손을 맞춘 게 분명하겠지." 

"조약의 건을 따른다더니... 결국은 이렇게..." 


"뭐, 그건 그렇고 세이아." 

"그곳에 세나가 있는 건 확실한 거지?" 


"그곳이 은신처라면 확실하겠지." 

"다만, 그곳이 은신처라면 많이 곤란해지는데 말이야...-" 


"응...? 왜...-" 



그때 미카가 먼지투성이가 된 채로, 오른쪽 팔을 들고서 외쳤다. 



"쨔-잔! 찾았답니다?" 


"미카 양... 먼지를 털지 않은 채로 그러고 다니면 보기 흉하다고요?" 



나기사는 미카의 곁에 다가가 먼지를 털어주었다. 

그리고 미카의 오른손에는, 커다란 종이 한 장이 말아져 있었다. 



"미카. 그건, 뭐야?" 


"이게~ 세이아 쨩이 말한...-" 

"저택의 설계도!"



미카는 지도를 펼치며, 우리에게 보여줬다. 

미카의 상반신을 다 차지할 정도의 크기. 


옛날 설계도답게 그냥저냥 만들어낸 느낌이 강했다. 




"음... 옛날 거라서 그런지, 상당히 낡았네요." 

"보기도 흉합니다. 선이 어찌저찌 그어진 게... 딱 미카 양 같이 대충 하는...-" 



"어머, 나기 쨩!" 

"찾은 사람은 나라구! 뿌우-" 



모두는 한 곳에 모여 미카가 펼친 설계도를 살펴보고 있었다. 

설계도를 보고 의아한 나는, 나기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혹시 이 설계도 말이야..." 

"여기 201...? 방은 얼마나 큰 편이야?" 


"잘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아마, 방 하나당 40평 정도 될 것 같습니다만." 


"4, 40평?!" 


"신도들을 재우는 데 사용한 저택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분명... 안에 아무도 없는 걸 보고서, 3년간 계속 폐쇄시켰는데 말이죠." 



"... 나기사." 

"중요한 건, 그게 아닐세." 

"저기를 정말로 은신처를 삼고 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곤란할거야."


"... 그렇죠, 아무래도...-"


"그런데, 저택은 왜 쓰지 않게 된 거야?" 


""........."" 



내 질문을 들은 세이아와 나기사는 서로를 마주 보고는 한숨을 내뱉었다. 



"뭐, 말하는 게 좋겠죠..." 


"음, 선생은 알고 있겠지." 

"선생이 아닌, 다른 선생도 왔었다는 걸." 


"응, 린에게 듣긴 들었지만... 분명 몇 되지 않는다고..." 

"그리고, 빨리 포기했었다고 들었는데?


"뭐, 연방국에서는 선생들이 일을하다가 말아버리니...-" 

"그런 결례가 반복되다 보니, 구하지 않겠다고 판단을 내려버렸지..."



"........" 


"그렇게 더 이상 선생들이 오지 않을 무렵..." 

"적극적인 선생이 갑자기 나타났어." 

"그 선생은 학생들을 많이 도와주는 좋은 선생이 틀림없었지." 


"그런 좋은 선생님이 왜?" 


"......." 

"그 선생은 어느 날 죽어있었어." 


"... 뭐?!" 


"그것도 망치에 머리가 뚫려서 말이지." 


"... 죽었다니, 왜...?" 


"그 시체는..." 

"시체가 발견된 곳, 바로 설계도에 그려져 있는 저택이라네." 


"...?!" 


"원래는 저택 안에 있는 도서관 때문에 사용했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쓰지 않게 되었다... 그런 씁쓸한 이야기야." 

"또 다른 이야기가 있지만... 생략하지." 




린에게 다른 선생님들도 오셨다가, 말도 없이 떠난 사람들이 많다고는 들었지만... 

선생님이 살인을 당했다니... 

분명히, 저항할 힘이 없었기에 당할 수밖에... 


헤일로를 가진 키보토스 학생들을 일반인이 이길리가 없으니까. 



"그리고, 게헨나의 아이들이 말한 골목길의 벽 뒤에는..." 

"정확히 저택의 건물이지." 

"아마, 벽을 뚫는다면 바로 저택 내부가 나올 거야." 



나기사는 교복 안에 있던 빨간색 볼펜을 꺼낸 다음 체크하기 시작했다.



"여기를 터트리는 게... 아마 제일 효율적입니다만..." 


"정문은 사용하지 못하는 거야?" 


"차라리 골목길에 폭탄을 설치하는 게 낫습니다." 

"정문에는 커다란 철근으로 막아놨기에, 제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말아요." 


"흐음...-" 


"만약, 적들의 은신처라고 확인된다면...-" 

"적군의 수는 알고 계시는지...?" 



나기사와 나는 폐쇄된 커다란 저택 안에 들어갈 방법을 논의하자, 

설계도를 함께 보고 있던 아코가 세이아에게 질문했다. 



"... 아마, 공의회... 이오리를 쏜 조직은" 

"「제롬」이라는 조직일 테지." 


"이름이... 공의회가 아니었던 거야?" 


"정확히 말하자면, 둘 다 라네." 

"시스터후드 측에서는 「제롬」이라고 불리고 있지." 


"공의회라면... 그때 총학생회실에서 조사한 녀석들이잖아요?"  


"응, 그때 린이랑 함께 회의했던 녀석들이야."


"... 같은 조직이었다니...-" 


"......" 

"끝내 찾을 수 없어서 취소된 소탕작전..." 

"그 작전을 다시 재기하려는 거면 나는 찬성이야." 



아코의 옆에서 히나는 조직의 이름을 듣자 눈빛이 달라졌다.


히나와 아코는 공의회에게 네루가 죽을뻔한 그 상황을 영상으로 봤었기에 그런 걸까. 

이오리에게도 똑같은 일어났기에,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는 거겠지. 


히나의 목소리에서는 젖어든 광기가 품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세이아는 히나의 감정을 신경 쓰며, 다시 설명했다.



"「제롬」의 숫자라..." 

"내가 알고 있는 한에서 말해주자면..." 

"중요 인물은 단, 5명." 


"5명?" 

"생각했던 것보다 적은 숫자네요...?" 


"밑의 수녀 차림을 한 부하들은 덤이고...-" 

"뭐, 몇명의 실력은 풍기 위원장보다 상당히 더 강할 것으로 추측된다만..." 


"히나 부장보다 말이에요?!" 


"부장보다, 강하다니... 그럴 리가...-" 



아코와 지나츠는 5명이 히나보다 강하다는 세이아의 말에 깜짝 놀랐다. 


분명, 그 언행에는 놀랄 수밖에 없겠지. 

학생회장을 대신해 게헨나 자체를 통솔하는 것과 

연방국에서도 강하다고 뽑히는 인물... 


그런 히나보다 강하다고 말하고 있었으니. 


그 말을 들은 히나는 세이아에게 다시금 질문했다.



"그럼... 호시노는?" 


"음...?" 


"호시노보다 강한 거야?" 


"......" 

"그녀라면 저지할 수 있겠지." 


"......."



히나 녀석 아무래도 아직까지 호시노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건가... 

그때 나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더 강해지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건... 자세히 알고 있다. 

매일, 잠 시간도 줄여가면서 저격 훈련을 진행하다고 이오리에게 들었으니까... 


... 그래서인지 걱정되었다. 

그렇게까지 의식하지 않아도, 히나는 충분히 강한데 말이지...


히나는 바닥을 내려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듯...-

세이아는 그런 히나가 너무나도 신경쓰였는지, 히나에게 말을 건넸다.



"뭐,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네." 

"그런 것보다 중요한 건...-" 

"나는, 풍기 위원장을 믿어." 


"...?" 


"혼자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잖아?" 

"호시노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 믿음을 가지게." 

"자네가 아니라면, 선생은 여기에 없을 테니까." 


"...??" 


"맞아요, 부장!" 

"좀 더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요!" 

"선생님을 구해낸 건, 다름 아닌 부장이니까요!" 


"... 에?" 



세이아가 풀이 죽은 히나에게 격려를 하자, 

지나츠도 세이아를 따라 히나를 격려하기 시작했다.



"후훗, 맞아." 

"부장 쨩이 아니라면, 우리 트리니티도 힘들었을 테니까!" 


"네, 분명히 맞는 말이네요." 

"히나 씨가 우리에게 기여해준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데요." 


"... 다, 다들 놀리는 거지?" 

"그렇지?!" 



미카와 나기사도 조약 이후, 평소 히나에게 고마운 점이 많았는지 격려하기 시작했다. 

히나 녀석도 그런 상황이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쑥스러워 하고 있었다. 


뭐, 트리니티의 지역에서 물자 조달과 재건설을 적극적으로 도운건 히나니까.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 처음이겠지. 

항상 노력해왔다고, 칭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건 히나 본인인데 말이야. 

막상 저렇게 칭찬을 받아버리니, 얼굴이 토마토가 되었네... 


옆에 있던 아코는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 앱을 켰다.


"흐흐... 부장의 부끄러워하는 모습... 이거 귀합니다...!" 


"......." 



이 변태녀석... 감동스러운 상황에, 혼자서만 매료당한 표정을 짓다니... 


미카는 히나의 곁에 다가가 허리를 만져댔다. 



"흐음~ 히나 쨩 조금은 귀여울지도?" 


"흣?! 어딜 만지는 거야?!" 


"뭐~ 뭐~ 어때! 이 언니랑 매일 밤... 놀지 않을래?" 


"미카 양... 언행 조금은 조심하시죠..." 


"언니라니?! 같은 나이인 건 아는 거지?!" 



히나 녀석도 부끄러워하고 있지만, 행복해서 죽으려는 표정이네. 


이런 행복한 순간들도 잠시 걸쳐갈 겸, 

세이아는 유대성을 키워주려는 목적으로 일부러 이런 상황을 꾸민 듯 보였다. 



참 지혜롭다 말이야... 



세이아는 웃으며, 모두를 보며 입을 열었다. 



"이번 작전에는 우리도 모든 힘을 다해 임하도록 하지." 


"응, 응! 나랑 나기 쨩도 최선을 다할게!" 

"그렇지만, 우리 남아있는 학생들이 있나?" 

"정의실현부도 지금 몇 명 없는 걸로 아는데..." 

"선생님! 혹시 용병으로 부를 수 있는 학생들이 있으려나?" 


"연락 정도는 가능해." 


"앗! 그럼 귀여운 아이들로 부탁할게!" 


"... 미카..." 

"지금 그런 것을 구분할 때가 아닌 것 같네만..." 

"조금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직면하지 않은 문제들을 감안하는 게 좋다고 보는데 말이지." 


"응, 그것도 맞는데..." 

"세이아 쨩, 언제나 다름없이 말 참 어렵게 하네." 

"그러니까 친구가 없는 거라고?" 


".........." 

"역시, 미카의 텅 빈 머리에 교양부터 쑤셔 넣어야겠군." 


"두 분도 참...-" 


""" ......... """ 


"일단, 늦었으니...-"

"그럼 내일, 세나 양의 구출작전을 짜도록하죠."



나기사는 둘의 상황을 중재하고 우선 자고서 활동하자고 말했다. 

모두는, 다음 날 세나의 구출을 위해 트리니티에서 취침을 행했다.









작전투입까지 3시간, 오후 3 : 17 - 트리니티의 스크린실




커다란 스크린이 있는, 극장을 보는 듯한 장소. 

영화관처럼, 수많은 의자가 존재했고, 이번 작전을 참여하기 위한 학생들도 의자에 앉아있었다. 



"이런 곳이 있었다니..." 



영화관이라고 해도, 말도 안 되는 크기에 엄청나게 거대한 스크린...- 

나는, 작전을 위해 하룻 잠을 푹 자고 난 뒤, 이곳에 도착하였다. 



한 곳에서는 트리니티 「정의실현위원회」의 하스미와 마시로가 앉아있었다. 

티 파티도 이번 작전에 전력으로 임한다는 말에, 도움을 요청한 거겠지. 

그들의 저격 실력은 정상급이니까, 좋은 지원군이 분명했다. 


'분명, 츠루기는 출장을 갔다고 했나...?' 


다른 한 곳에서는 밀레니엄의 「C&C」 

부장인 네루와 같은 부원인 아스나가 앉아있었다. 


미카의 부탁으로 지원군이 필요했기에, 

지금 당장 도와줄 수 있는 밀레니엄의 「C&C」에게 연락을 돌렸다. 

카린과 아카네는 함께 임무 수행 중이라서, 네루와 아스나만 온 상태였다. 


나머지 한쪽에서는 이오리가 부상 중으로 인해, 이번 일에 전력으로 참가하고 있는 게헨나의 풍기위원회. 

그리고, 티 파티가 작전을 대해 이야기 중이었다. 

이번 작전은 다름 아닌, 위험한 조직으로부터의 납치되어 있는 세나를 구출하는 것. 

히나와 아코, 그리고 지나츠는 상심할게 분명하겠지. 


자신들의 소중한 부원인 이오리와 항상 풍기위원회를 도와주는 세나에게 피해가 갔으니까. 



조사 중 부상당한 이오리... 

그리고, 조사 중 실종된 세나. 

이오리는 적들 사이에서 히나가 간신히 구출해냈지만, 

세나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분명, 그들에게 납치되어있다고 판단한, 우리는 세나의 구출을 우선시로 한 작전을 세우고 있었다. 



그때- 「C&C」의 부장, 네루가 나를 발견하고는 불러냈다.


"어이! 선생!" 

"왜 서있어? 이리로 와!" 


"......" 



네루 녀석 엄청나게 반가워하는 표정으로 나를 부르네. 

아무래도, 보충수업부 녀석들 때문에, 한 동안 만나지 못했었는데... 


이렇게라도 보니까 반갑...- 


나는 네루에게 다가가고 있는 찰나, 마시로가 내 오른팔을 두 팔로 감싸고는 인사했다. 



"선생님, 오랜만이네요!" 


"으, 응?" 

"아, 오랜만이네..." 

"그런데 일주일 전에 보지 않았나?" 


"일주일이라고 해도, 저에게는 오랜만이라고요!" 



마시로랑은 연방국의 현상수배 임무 때마다 매번 만나는 사이였다. 

그때마다 지휘하고 있는 내 옆에서 자리를 지키며 저격을 하고 있었기에, 매번 대화를 많이 하는 사이였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마시로랑은 상당히 친해져 있었던 상태였다.



"이번 작전은 선생님이 담당하시는 건가요?" 

"과연, 역시 정의에 눈을 뜨신 분이에요!" 


"아니... 나 말고 저기 아코가 담당하는데 말이지..." 


"네?!" 

"말도 안 돼요!" 

"선생님의 지휘는 저희에게 근신골강..." 

"천군만마 그 자체라고요!" 


"...... 그보다 팔에서 좀 떨어져 주면 안 되냐?" 

"다 쳐다보는... 데...-" 


"네?" 



마시로 녀석이 내 팔을 두 팔로 끼얹고 있는 탓에, 주변에 시선이 느껴졌다. 


이 녀석은 머리에 오로지 정의밖에 들어가지 않았으니까... 

이런 부끄러운 부분도 모르는 건가...- 


역시, 트리니티 아이들은 엉뚱한 애들이 대부분이다. 


한 녀석은 지혜로운데 엉뚱하고... 

다른 한 녀석은 냉철하지만 엉뚱하고... 

마시로 이 녀석도 정의롭지만 지나치게 엉뚱하다... 


내가 부끄러워하고 있는 찰나- 네루가 옆에서 나타나 입을 열었다.



"어이, 그거 그만 좀-!" 


"읏!" 


"네루...?!" 



네루는 마시로의 두 팔을 나에게서 때어낸 다음, 밀어냈다. 



"네루, 폭력은 좋지 않아...-" 

"넘어지면 어떡하려고 그래?" 


"아이 참-!" 

"쨔-사!"

"선생은 그게 문제야!" 


"으, 응?" 


"아무런 저항이 없으니까, 다른 암컷들이 더 노려오는 거잖아!" 


"암컷?!" 

"지금 저를 짐승 취급하신 건가요?" 


"...... 아니, 잠깐 싸우지 말고...-" 


"아앙~? 해보자는 거야?" 

"네가 암컷이면 암컷이지, 그러면 뭐야?" 


"저, 정말 무례하네요?!" 

"정의를 내려줘야겠는...-" 


"나도 주인님이랑 팔짱-!" 


"?!"



네루와 마시로가 정신없이 싸우는 도중, 아스나도 나에게 팔짱을 끼얹었다. 

진짜 이 녀석은 다 좋은데, 어느 상황이든 간에 너무 신나 하는 거 아니냐고...- 



"야! 쨔사! 그거 놔!" 


"꼬마 부장 너무해! 자기만 주인님을 독차지하려고 하고!" 


"읏, 한패였군요!" 

"이렇게 강력한 협동으로 밀어붙이다니..." 

"소문대로군요, 미카모 네루!" 


'철컥-' 


"아앙? 지금 총기를 조준한거지? 그렇지?" 

"그래, 얼마나 강한지 보여줄게." 

"소문보다 더 강할걸?" 


'철컥-' 



마시로는 자신의 대형 저격총을 장전하고 총기를 내밀자, 

네루도 어서 들어오라는 듯, 허리에 걸려있는 SMG를 손에 잡고 마시로를 향해 조준했다. 



"아니, 그러니까 제발 좀 그만해!!!!!" 



나는 세나를 무사히 구출할 수 있을지, 의심이 가는 상황 속에서... 절망을 외쳤다.








한편, 오후 3 : 25 - 샬레의 사무실





"... 선생님, 무슨 일 있으신 건가..." 

"아무래도, 한번 연락을...-" 

"............." 



유우카는 어제 일을 잠시 회상했다. 





"진짜로 억울하다고!"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이 그럴 리가 없잖아요?" 


"............." 

"... 됐어." 



'어, 어라... 이게 아닌데.' 


유우카는 선생님이 살짝 삐진듯한 기분을 느꼈다. 


'왜, 아무 말도 하시지 않는 거지...?' 


'.......' 


유우카는 많이 어두워진 선생님의 표정에서, 걱정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 삐지신 건가요?"



선생님은 처음으로 유우카의 말을 무시했다. 

유우카는 '자신도 너무 했던 걸까...' 라며 느끼고 있었다. 


유우카, 자기 자신도 알고 있지만, 자존심이 상당히 강한 편이다. 

그렇지만, 이건 자존심과 다른 대립의 문제. 


'선생님은 화가 난 걸까...?' 


유우카의 성격은 상당히 강한 까닭에, 선생님에게 상처를 준 걸지도 모른다. 


분명, 선생님에게 지속해서 때려댄 이유로 화가 난 거라고 생각한 유우카는 


2차 회담의 기획서를 들고, 선생님의 책상까지 간 다음 말을 건넸다. 



"......" 


"......" 

"그, 그..." 

"2차 회담 장소 말인데요." 

"......." 


"..........." 


"... 여기에 둘게요." 

"그리고... 제가 때린 건 죄송해요..." 


"..........." 



아... 다른 점을 짚었던 걸까. 

유우카는 자기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지만...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의 말을 처음으로 무시하는 선생님이 미웠다. 


그렇게 약속했으면서, 기다려주겠다고 약속한 선생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데도, 일방적으로 무시한 선생님이 미웠다.



"......."



유우카는 어제 일을 회상하며,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애초에 선생님이 잘못이잖아...-" 

"나 같은 여자를 나두고서... 다른 여자랑..." 



유우카는 어째서인지, 휴대폰에 선생님의 연락처를 띄워놓고는 

전화하기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다. 


유우카는 자기 자신도 잘못했다는 걸, 인지는 하고 있지만... 말할 수 없는 답답함. 

차라리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유우카였다. 


그런 어수선함이 느껴지는 샬레의 사무실 창문으로 통해, 

누군가가 유우카를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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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2차 정상회담까지 단 19시간... 그리고, 


게헨나 구급의학부장, 히무로 세나의 구출작전 시작까지 2시간.





오후 4 : 39 - 트리니티의 스크린실





거대한 스크린에서는 어제 미카와 나기사가 찾아낸 설계도를 보여주며, 


작전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나기사는 볼펜으로 체크한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었다. 



"... 보시는 바와 같이 정문이 막혀있으므로, 벽을 파괴할 겁니다." 

"그리고, 벽을 파괴함과 동시에 수색을 진행하기로 정했고, " 

"파괴된 입구에는 학생들을 대기시킬...-" 


"잠깐- 질문 있어." 



설명하고 있는 나기사에게 네루는 일어선 다음, 질문을 던졌다. 



"저기에 적이 있는지도 확실하게 모른다며?" 

"그렇게 마구잡이로 폭발시켜도 괜찮은 거야?" 


"... 뭐, 예리한 질문입니다." 

"저곳을 그들이 「문」이라고 지칭했고..." 

"어제 새벽에, 저택에서 누군가 있음을 미카 양이 확인하셨습니다." 


"나기 쨩 말대로 누군가 있다는 걸, 내가 확인해서말이지." 

"그야말로, 조사완료한 상태야." 



미카는 나기사를 질문에 대한 답변을 대변해주고, 네루에게 다시금 말했다. 



"더 궁금한 게 있어?" 


"음, 그럼 다른 질문을 하도록 할게." 

"........." 

"너희들이 말하는 「아리우스 분교」..." 

"뭐, 나는 그런 기독교 분파 같은 건 모르니까...-" 

"그렇지만, 너희들이 말한 「철갑탄」 말이야..." 

"거짓이 아닌 사실인 거지?"



"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이야." 

"그들의 목적과 행적은 자세히는 알려줄 수 없지만..." 

"이것만은 말해줄 수 있어." 

"특수한 합금으로 제작된 총알이야." 

"무슨 재료로 만들어진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위험한 총알임은 분명하다는 거지." 


"......" 


"그러니까, 너희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거야." 

"이런 것을 만들어낸 곳은 없어져야 하니까." 



꽤나 적극적인 말을 하는 미카. 


미카도 트리니티에서 실력자로 꼽히는, 츠루기와 동등하다는 실력을 가졌다고 들었는데... 

확실히 이번 일에 심각성을 느낀 미카는 적극적으로 네루가 참가하길 원했다. 


실력자인 미카마저도 이 상황을 무너뜨려야만 한다고 생각하기에, 

될 수 있는 전력을 다해 부딪힐 속셈이겠지.


그만큼, 이번의 적은 강하다는 것.


티 파티는, 스크린 실에 앉아있는 학생들에게는 「제롬」의 목적은 알려주지 않았다.

아마 '학살'과 '살인'이 일어난다는 소문이 흘러가게 된다면, 

그야말로 그들이 원하는 목적이 가까워지니까.



"그러니까 부탁할게?"


"칫, 그런 말 안 해도 도와줄 거니까 걱정 말라고~!" 


"응, 고마워 네루 쨩!" 


"쨔, 쨩?!" 



네루의 질문에 흔쾌히 대답해주는 미카는 네루의 납득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네루를 '쨩'이라며 불러댔다, 옆에 있던 아스나도 즐거웠는지 웃음을 보였다. 

나기사는 그런 미카에게 미소를 짓고는 다시금 작전을 설명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세나 양의 구출입니다." 

"이번 작전은 소탕작전이 아닌, 구출작전." 

"명심해주...--" 


"저, 저기 질문 있습니다!" 



중앙 한 곳에서, 트리니티의 한 학생이 손을 들고 질문을 요청했다. 


나기사는 흔쾌히, 그의 말을 들어보기로 했다. 



"네, 말씀해주세요." 


"... 그 「철갑탄」이라는 거..." 

"맞으면 몸이 관통된다는 거잖아요...?" 

"모, 목숨은 보장되나요...?" 


"... 그건..." 



나기사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자, 아이들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안전한 줄 알았는데...'

'나, 난 빠질래...' 

'그, 그럼 목숨 걸고 가야 한다는 거야?!'



"......" 

"보장은 못 해드립니다."



나기사의 한마디에... 학생들은 일어나기 시작했다. 

1명씩... 3명씩, 10명씩... 

스크린 실에서는 학생들이 거의 다 빠져나갔다. 


남아있는 건 마시로와 하스미, 네루와 아스나. 

그리고 히나, 지나츠와 아코. 

티 파티의 나기사와 미카, 세이아. 

그리고 선생님인 나까지... 


의자가 있는 끝에는 2명의 학생이 남아있었다. 



"... 거기 두 분은... 작전에 참가하시는 건가요?" 



나기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많은 학생들이 떠나는 데에도, 나기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조약 때의 피해를 줬던 행동 때문에... 

죄의식을 느낄 수 있게 된 나기사는 더 이상 변론할 수 없었다. 


남아 있는 아이들에게도 강요 따위 하지 않았다. 


자신이 한 잘못으로 인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히후미에게 상처를 받았으니. 

그때의 일 이후로 죄의식이라는 감정이 더 가까이 가게 된 거겠지.

잘못을 하면 벌을 받는다라는 걸, 알게 된 나기사니까. 


그때의 트라우마가 아닌, 죄의식. 

이번만큼은 학생들의 피해가 아닌 죽음으로 몰아가는 일이었기에...- 

나기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 뒤에 있는 학생, 한 명이 나기사에게 말했다.



"저, 저는 이번 작전에 참가해서 나기사 님에게 도움을 주려고요!" 


"... 네?" 


"항상 고맙다고 해야 할까...-" 

"보답하고 싶어서요!" 


"...?" 


"저는 오랫동안 나기사 님의 팬이거든요!" 


"맞아요! 저는 미카 님의 팬이고요!" 


"우와 나기 쨩~ 우리 팬도 있나 봐?" 


"패, 팬이라니... 그런 말도 안 되는...-" 



남아있던 2명의 아이들은 나기사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는... 사실 친구가 없어서요..." 

"혼자 벤치에 앉아있을 때..." 

"나기사 님이 친절하게 학교 생활을 어떻냐며... 대화를 해주셨거든요." 


"제, 제가요?" 


"기억나실지는 모르겠지만, 친구 사귀는 법을 가르쳐주셨어요!" 


"......." 



나는 옆에서 나기사 녀석을 바라보며 작게 웃음을 지었다. 

조금은 까칠한 성격이지만, 그럼에도 히후미가 아닌 다른 아이들에게도 친절했구나. 


나기사의 옆에 있는, 미카는 자신의 팬이라는 아이에게 질문했다. 



"거기 후배 쨩!" 

"나는? 나는???" 


"미카 님은 허당이라서요." 

"그래서 팬이에요!" 


"... 엥?" 


"푸핫." 


"푸... 풉" 


"우, 웃지 마!" 

"허, 허당도 매력이 있는 걸랑?!" 



미카는 웃어대는 세이아와 나기사에게 한 소리를 치며 농담을 주고받을 때, 


히나가 나서서 모두에게 말을 건넸다.



"다들, 이번 작전에 참가해줘서 고마워." 

"꼭 세나를 구출하는 거야." 



아오이와 관련되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회담 전에 찾아온 또 다른 위협 속에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모두는... 작전의 시간을 기다렸다.






다시 현재. 



세나 구출작전 실시, 오후 6 : 30 - 트리니티의 끝 지역, 저택 2층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강---' 



"?!" 


"포, 폭발?" 


"설마, 찾은 거냐...?" 



가면을 쓰고 있는 수녀들은 일어나, 폭발 소리를 듣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비아. 어떻게 할까요?" 


"... 정말로 찾을 줄이야." 


"대장, 그것보다 여기 있는 물자들 어떻게 해?" 


"... 다 움겨야지." 

"헬리콥터를 부른다음... 그때까지만 시간을 벌자고."






한편- 무너진 벽, 저택의 입구.



폭발로 인해, 벽들이 무너지고, 

그 안으로 히나와 네루, 아스나와 하스미가 먼저 저택의 안으로 진입하고는, 

총을 정면으로 조준한 채 경계했다. 



"엄청 어둡네요." 

"다들 라이트를 작동시키길 바래요." 


"아앙~? 이 녀석들은 무슨 어둠의 자식들이냐?"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불을 안 키고 있는 거야?!" 


"꼬마 부장! 그것보다, 상자가 엄청 많아!" 



설계도로 따르자면 여기는 홀. 

즉, 로비가 분명했다. 


로비에는 수많은 상자들이 쌓여있었으며... 

나뉘어 있는 갈래길들... 그야말로 미로 같아 보였다. 

달려있는 창문들은 모두 목재로 막아져 있는 상태. 

어두운 곳에서 하스미는 라이트를 켜고서 상자에 다가갔다.


"... 상자에는 파란색으로 X자가 그려져있네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이쪽으로 가면 안 된다는 거 아냐?" 


"... 너무 단순한데 말입니다."



하스미는 네루의 말에 부정하자, 네루는 그냥 다 엎어버리는 자는 말을 했다. 



"이렇게 귀찮은 건, 딱 질색인데 말이지." 

"그냥 폭탄을 써버리는 게 어때?" 


"아니, 그건 안돼." 

"상자에 폭탄이라도 들어있다면... 그건 큰일이라고." 


"... 칫, 그러면 나눠서 탐색할 수밖에." 



히나도 네루의 의견에 부정하자, 네루는 조를 짠 다음, 따로 이동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카도 그런 의견에 찬성하는 듯, 입구에 들어오면서 네루의 의견을 동의했다. 



"응, 그게 좋아 보이네." 

"그럼 마시로 쨩이랑 후배 쨩들은 여기서 선생님을 지켜줘야 해?" 


""넵!"" 


"맡겨주세요." 


"... 조심해 모두." 



그렇게 히나와 모두는 커다란 상자가 쌓인 미로에서 사라졌다.





마시로가 입구에서 저격총을 고정시키고 있을 때 

나기사와 미카의 팬이라는 후배 녀석들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 그나저나 「샬레」의 선생님이시죠?!" 

"소문으로 들었는데, SNS보다 귀엽게 생기셨네요!" 


"...?" 

"SNS에 내 얼굴 사진이 있어?" 


"엇, 모르셨나요." 

"여기!" 



미카의 팬이라는 학생은 나에게 휴대폰으로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여줬다. 


바로 얼마 전, 모모 프렌즈 동상 앞에서 

커플 사진을 찍어야 하는 이벤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히후미와 같이 찍은 사진... 


'뭐야, 엄청나게 잘 생기셨잖아?!' 

'꺄! 히후미도 귀엽고, 선생님도 귀여워!' 

'소문으로는 하루나랑 결혼도 한다고 하던데?!' 

'-- 에에~? 거짓말~' 


그 사진에는 나에 대해 떠드는 댓글들도 있었다. 


하루나 녀석, 그 혼인신고서 소각했겠지...? 



"그나저나, 실물보다 엄-청 잘 생기셨네요?!" 


"... 뭐,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잘 생각해보면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 


"그나저나 혹시, 히후미 씨와 사귀시는 건가요?" 


"뭐?!" 

"절-대 아니거든?!" 


"에이 뭐야. 재밌는 이야기 좀 들으려고 했는데." 



아니, 이 녀석아. 상황 파악 좀 해라... 

진짜 심각한 상황에다가 작전까지 투입됐으면서... 뭔...- 


'투두두두두두두---' 



"?!" 



총알들을 난사하는 소리. 

알 수 없는 위치에서 난사해댔기에, 저급한 감정이 나오게되었다.


막상 걱정된다고 해도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 

나는, 인이어의 마이크를 켜고 외쳤다.



"애들아?!"

"무슨 일이야?!"

"애들아?!"

".........."


"응답하지 않는 건가요...?" 


"... 아니, 연결이 끊겨있어... 설마." 



전기나 주파수로 이용하는 통신장치를 무마시키는 장치, EMP. 

아무래도 인이어에서 아무 소리도 흘러나오지 않는 이유는, 분명했다. 


나는 재빨리 「싯딤의 상자」 꺼낸 다음, 아로나를 불렀다. 

아로나라면 이런 EMP 따위 무시하고 켜질게 분명했다. 



"아로나!?" 


[ "흐아?!" ] 

[ "서, 선생님!?" ] 



다행히도 아로나는 EMP 따위에게 굴하지 않았다. 



"아로나! 지금 위치를 레이더로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시켜 줄 수 있어?" 


[ "앗, 알겠습니다! 선생님!" ] 



화면에서의 아로나는 머리로 무언가 쥐어짜 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 "여기 엄청난 주파수로 막혀있어요...!" ] 

[ "시간은 30분 정도 걸릴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 


"괜찮아, 최대한 빨리해줘!" 


[ "맡겨만 주세요!" ] 


"싯딤의 상자..." 

"그게 소문의 물건이군요." 



마시로는 샬레의 물품인 '싯딤의 상자'를 보고서 감탄했다. 

총학생회장의 모든 권한이 들어가 있는 이유이기에, 분명 감탄할 수밖에. 


저택의 안을 확인할 수 없는 까닭에, 이번 작전에는 지휘를 불가능한 이유로 

싯딤의 상자를 사용하기로 생각한 나는, 위험을 감수하고도 작전 현장에 따라나섰다. 

아로나를 도움이 필요할 정도의 상황은 바라지 않았는데...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건가... 



"제발... 무사해야 할 텐데..."






한편- 저택의 서재.



아스나와 네루의 일행은 상자의 미로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때 미로를 지나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수많은 책이 존재하는 서재. 



"우와, 여기 진짜 넓네?!" 

"꼬마 부장 이것 좀 봐! 여기 로마어도 적혀있어!" 


"... 로마의 언어를 알고 있는, 네가 더 신기한데 말이야." 


"어 근데, 저기 꼬마애가 있는데?" 


"...?" 


"서, 설마" 

"유, 유령 아니야!?" 

"어둡고, 서재라면...! 딱이잖아!!"



아스나는 유령에는 약했는지, 네루의 품을 파고들었다. 



"아잇! 징그럽게!" 


"으, 으! 그러지 말고..." 

"엇 잠깐, 여기로 오는 거 아니야?!" 


"아, 좀! 가만히 있...-" 

"...?" 


"........." 


"유령이 아니잖아?" 



네루가 라이트로 비춘 모습은, 괴상한 가면에 하얀 코트를 입고 있는 여성.

그때- 무전기 소리를 내며 말을 뱉어댔다.




'치지지직-' 

"....... 아-" 


"우리 구면이지?" 


'치직-' 

"아- 아-" 



'철컥-' 

'투두두두두두두---' 



"꼬, 꼬마 부장?!" 



네루는 적인걸 확인하고는, 

허리에 걸쳐있는 두 개의 SMG를 손으로 들고는 가면의 여성에게 쏘아댔다. 


하지만, 가면을 쓴 하얀 코트의 여성은 재빠른 속도로 피했다. 



"... 또 피했네." 

"그때도 이렇게 피했지...-" 


"아- 아- 아...-" 


"똑바로 좀 말하지 그래?" 

"그 가면으로 말하는 건, 좀 질리는데 말이야." 


"........" 



하얀 코트의 여성은 가면을 벗고는 네루에게 입을 열었다.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그때 네루가 들었던 가느다란 목소리. 

무전기 소리가 나오는 곳은 가면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두 번은 안 속지." 

"그런 장난감이나 이용해 먹다니..." 


"... 그때 못 죽인 게 아쉽긴 하네." 

"이렇게 적이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 쿠루루... 였지?" 



아스나는 이 상황을 보고는 난감했다. 

꼬마 부장과 다른 꼬마가 아는 사이... 

그리고... 네루가 상당히 화난 듯한 표정을 지은걸 본 아스나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네루는 기억하고 있다. 몇 달 전, 자신을 죽음으로 까지 몰아넣은 장본인이 저기에 있으니까. 



"그때는 정말 아쉬워." 

"와타베, 그 년이 제대로만 너를 조졌어도...-" 

"이렇게 다시 볼일이 없는 건데 말이야." 


"그래, 공의회... 아니, 「제롬」..." 

"뭐하는 조직인지는 모르겠지만...-" 

"몇 달 전에 수용소에 있는 범죄자들이 빠져나갔다고 하던데... 너희들이었구나?" 


"........" 

"어차피 죽을 텐데, 알 필요까지야." 


"아앙~? 네가 나를?" 


"........." 



쿠루루와 네루의 대화에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아스나는, 

화나 있는 네루에게 조심히 질문을 던졌다.



"저, 저기이~" 

"꼬마 부자앙..." 


"아잇, 분위기 좀 읽어!" 

"왜 그래?!" 


"그러니까... 이해가 안돼서 말이야...-" 

"저기 여자애는 뭐인 거야?" 


"........." 

"나는 히에로니무스의...-" 


"중2병 말기 환자...?" 


"?!" 


"푸핫!" 


"... 너, 죽을 준비는 된 거지?" 


"뭐라 했더라? 기도자?" 

"요즘 어린애들도 자기소개에 그런 말은 안 쓰겠다." 



'스윽---' 


쿠루루는 네루에게 가까이 다가와, 단검으로 팔을 향해 베었지만 

그 짧은 찰나, 네루는 쿠루루의 일격에 반응했다. 


몸을 반대편으로 틀어 쿠루루의 위험한 일격을, 스치는 공격으로 받아냈다. 


저번에 한번 싸운 적이 있는 서로는, 공격 패턴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



"하아아아아아압-----!!!"



네루는 망설일 틈도 없이 기합을 넣는 듯, 고함을 질렀다. 

회피한 방향으로 몸의 틀어, 반대쪽으로 무게를 실은 다음, 

SMG에 달려있는 무거운 사슬을 들어 올려 쿠루루를 향해 쳐냈다. 



'투우웅---' 


"커어어억-!" 



네루는 당연히 아프겠지- 라며 생각했다. 


네루가 항상 총기에 걸치고 다니는 사슬의 무게는 무려, 75kg. 

자신의 팔의 힘과 지구력을 합친 네루의 일격은 

공기마저도 괴로워하며, 찢어대는 소리를 내면서 쿠루루의 배에 타격을 입혔다. 



"콜록, 콜록..." 



쿠루루도 그런 무거운 무게의 일격을 받아냈기에, 장기가 뒤틀렸을게 분명했다. 


헤일로가 달려있는 이 녀석들에게는 총알로 타격을 입히는 게 아닌, 

일방적인 타격으로 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 네루의 판단은 그야말로 굉장했다. 


피를 토해내는 쿠루루를 본 네루는 말을 건넸다. 



"여기까지 하지 그래?" 

"너는 어차피, 나한테 못 이겨." 


"흐으... 흐으..." 


"그때랑 다를 줄 알았어?" 

"당연히, 두 번은 안 당해." 


"푸앗! 푸하하하핫!"



피를 토하고 배를 움켜쥐고 있는 

쿠루루는 이런 상황이 우스꽝스러웠는지, 네루의 말에 빈틈없이 웃어댔다. 



"멍청하긴, 넌 그대로야!" 


"뭐?" 



'퍼어어어엉----!' 



"읏?! 꼬마 부장?!" 


"뭐야 이거?!" 



쿠루루는 무언가 터트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는- 

앞이 보이지 않은 어둠 속, 네루와 아스나의 총구에 달려있는 라이트의 빛이 사라졌다. 

네루와 아스나는, 그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 



"하아... 하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네루는 미세하게 들리는 쿠루루의 숨소리를 듣고, 한 걸음씩 움직였다.



"잔꽤를 부리겠다... 이거냐?" 

'철컥-.', '철컥-.' 

"그러면 이쪽은 무식하게 해주지." 


"꼬마 부장?! 거기 있어!?" 


"... 아스나, 엎드려." 


"잉?" 


'투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네루는 SMG의 두 총기 모두 장전을 하고는 여러 방향으로 무자비하게 총알들을 쏟아부었다. 



'아스나가 몇 발 맞는다고 해도... 무식하지만, 이게 제일 좋은 방법이야.' 


'그 녀석이라면, 아주 조금의 타격에도 아파할 거야.' 



"꺄- 꺄앗?!" 

"꼬마 부장! 아파! 아프다고!!" 


"... 읏!" 



아스나의 아파하는 신음소리와 동시에, 

쿠루루의 신음소리가 들려온 위치를 읽고, 네루는 두 다리에 힘을 실어 그곳을 향해 달려들었다. 



"거기냐?!" 


'퍼--- 억---' 

'파스슥----' 


"커어억-!"



네루는, 엎드려 있는 그녀의 등을 발차기로 바닥을 향해 찍어 눌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확히 사람의 등이라고 느껴진 네루는 온 힘을 다해서 발로 제압했다. 

네루의 발차기 충격 때문일까, 서재에 있는 책들이 수두룩하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 아스나는 총구에 있는 라이트 빼서 흔들어 대자, 라이트의 빛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스나는 빛이 들어온 라이트를 손에 들고 네루를 향해 비췄다. 



"오 된다! 보여!" 


"...... 과연." 



네루도 SMG에 달린 라이트를 때서 흔들어대자,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금속 최루탄이구만?" 


"금속 최루탄이라면..." 

"블랙마켓에서 만든 수류탄이잖아?" 


"응, 우리가 얼마 전에 팔지 말라며 경고했던 물건이야." 

"가스가 접촉한 것만으로도 EMP와 같은 효과를 내는 수류탄이지." 


"허억, 허억..." 


"궁금하긴 했는데 말이야." 

"판매자가 너희들이었구나?" 

"그때도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이걸 사용한 거라니." 


"크하... 흐하..." 



네루의 발로 바닥이 파손된 채, 눌리고 있던 쿠루루는 숨을 거칠게 쉬고 있었다. 

쿠루루의 갈비뼈가 모두 파손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에 75kg 무게의 사슬을 단채, 임무 수행을 다니는 그녀에게는 상대조차 되지 않으니까...- 

한마디로, 처음부터 결정된 승부였던 것. 


아스나는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지은채, 네루에게 말을 걸었다. 



"그나저나, 꼬마 부장." 


"응?" 


"저 꼬마애 어떻게 들고나가지?" 


"아... 그렇네...-"











다른 한편-



오후 7 : 02 - 트리니티, 이브의 정원



트리니티의 분수가 흐르는 중앙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수 만개의 꽃이 존재하는 트리니티의 정원. 


트리니티의 학생들은 이곳을 이브의 정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곳에서의 꽃들은 세이아가 수년간 공을 들이며 키워낸 정원으로, 

티 파티의 학생회가 아니라면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그런, 관계자 외 출입구역에서 겁도 없이 들어오는 한 소녀. 



"분명, 들렸는데...-" 


"허억... 허억... 아즈사 쨩!" 

"대체 뭐가 있다고 그러는 거예요?" 



아즈사는 무언가 폭발 소리를 듣고, 위험을 감지한 채 

들어오면 안 되는 곳, 이브의 정원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히후미는 그런 아즈사를 따라와, 자신도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와 버렸다.



"아즈사 쨩, 빨리 나가자고요...?" 

"여, 여기는 들어오면 크게 혼난다고요!" 


"... 아니, 히후미만 돌아가." 

"폭탄 소리는... 컴포지션 B계열의 소리..." 


"대체 뭘 들은 건지는 몰라도...!" 

"저한테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니까요?!" 

"도, 돌아가요 아즈사 쨔앙...-" 

"세이아님한테 혼난다고요...!" 



아즈사는 미세한 폭발 소리를 듣고는, 그 장소를 찾아내고 있었다. 

오늘의 보충수업부는 전원 합숙을 진행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라는 선생님의 지시가 있었기에 트리니티 내부에서 합숙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아즈사는 이 상황에 울린 폭발 소리를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분명- 오후 7시라면, 모든 학생이 하교를 마친 상태. 

남아있다고 해도, 엄청나게 소수만 남았을 텐데...- 

이런 상황과 멀리 있는 지점에서 폭발 소리가 울렸기에 아즈사는 더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멀리서 총소리가 들려왔다. 


'투--두-두----두'



"!?"


"엇, 이 소리는...-"


"저긴가...!"


"앗?! 아즈사 쨩?!"

"아, 아으... 진짜아!!"



아즈사가 달려간 곳은 다름 아닌 구출작전이 진행되고 있는 알 수 없는 저택. 


그곳에 도착한 아즈사와 어쩔 수 없이 따라온 히후미가 저택을 보고 있었다. 



'투--두두---두두' 



"총소리... 여기가 맞아." 


"여긴 폐쇄된 공간일탠데...-" 

"나기사 님이 저번에 알려주신 곳이에요." 

"한때는 여관처럼 썼던 곳이지만... 지금은 못 쓰는 곳이라고 분명...-" 



아즈사는 거침없이 들어갈 곳을 찾고 있었다. 



"아, 아즈사 여기를 들어갈 생각은 아니죠!?" 


"히후미는 돌아가도록 해." 

"어떤 위협이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야." 


"... 아즈사아... 돌아가요..." 


"걱정 마, 확인만 하고 올게." 


'쨍그랑-' 


"아, 아즈사?!" 

"지, 진짜로 들어가는 거예요?!?!" 



들어갈 작은 창문을 발견한 아즈사는, 

총의 개머리판으로 창문을 깨뜨리고 아무 거부감 없이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돌아가 히후미." 

"늦지 않게 돌아갈게." 


"........" 



아즈사는 히후미에게 눈을 마주치고 얘기한 뒤 총을 들고는 저택의 안으로 향했다. 



"... 아으..."






==============


▣ 12.





「싯딤의 상자」 


총학생회 린에게 건네받은 물건이자, 선생님 외에는 가질 수 없는 물건. 


그 속 안에서 선생님을 인도하는 존재, 아로나. 


아로나의 네트워킹. 즉, 정보력의 전달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무언가 정보를 부탁한다면, 보통 2초에서 5초 사이에 모든 정보를 입수해온다. 

그렇지만... 그런 아로나가 여기를 해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분이라면 그만큼 위력이 강한 EMP를 사용했다는 거겠지. 


그래도, 아로나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릴 뿐, 뚫어낼 수 있다는 말이니까. 


상대가 만만치 않을 뿐이야. 



[ "선생님! 찾아냈어요!" ] 



아로나가 정보를 입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소식을 전함과 동시에, 레이더로 표시된 건물들과 학생들과 적들의 위치를 표시하는 화면을 띄웠다. 



"과연, 싯딤의 상자... 괜히 주어진 명칭이 아니군요." 


"역시, 아로나야. 대단해" 


[ "히헤헤헤..." ] 



아로나가 쑥스러워하는 목소리를 뒤로한 채, 상황을 확인했다. 


표시된 레이더 속에서는, 점과 색깔의 형태로 아이들과 적들을 표시했지만 


생체반응을 사용한 이유인지, 점들에는 학생들의 이름들이 적혀있었다. 



네루와 아스나가 누군가 대립한 모습이었고, 

히나와 하스미도 누군가와 대립한 모습이었다.



상세하게는 알 수 없지만, 전투가 시작됐다는 것. 

그리고는, 2층의 세나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모두가 싸우고 있는 와중, 세나의 안전을 확보하기에는 수가 부족한 상황. 



"..........." 

"...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거야, 아로나?" 


[ "네! 방금도 확인했지만 아무도 없어요!" ] 

[ "적들은 모두 다 1층에 있는 듯 보여요...-" ] 

[ "...?" ] 

[ "선생님... 왜 저를 놓으시는...-" ] 

[ "자, 잠깐 선생님... 설마...-" ] 


"..." 


"음? 뭐라도 하시려는 건가요?" 



아로나가 말을 그만두자, 마시로는 의문을 든 채 질문을 던졌다. 


나는, 싯딤의 상자를 마시로에게 건넸다. 



"저기, 마시로." 

"아로나 좀 부탁할게." 


"네...?" 

"네?! 잠깐, 어디에 가시는 건가요?" 


"세나의 구출이 먼저니까." 


"?...??...??????" 

"저, 저기를 들어가신다고요?!" 

"자, 잠깐 선생님!?" 

"선생니이이임?!!?!?" 

"......." 



나는 마시로를 뒤로한 채, 저택의 안으로 뛰어들었다. 



"... 저기, 아로나 씨." 


[ "네, 마시로 씨?" ] 


"선생님한테, 스턴건은 쏘지 못 하나요?" 


[ "... 죄송합니다... 저희 선생님이..." ]











한편- 미카는 홀로 상자의 미로에서 헤매고 있었다. 



"흐음...~" 

"멀리서 총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까... 은신처는 여기가 맞나 보네." 


".............." 

"인이어도 끊겼고, 연락도 되지 않고... 길은 똑같은 곳만 빙빙 돌고만 있고...-" 


"하아---" 

"치즈케이크 먹고 싶다...-" 



'터벅- 터벅-' 



"응?" 



저쪽에서 다가오는 한 소녀. 


검은색 묶은 머리에 초록색 점퍼를 입은 

한 여자아이는 손에 소총을 들고, 미카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뭐야?" 

"가면을 벗고 있네?" 


"나는 원래 쓰지 않아서 말이야." 

"그나저나, 티 파티의 미카 맞지?" 


"응. 맞는데 말이야...-" 

"여자아이가 그러면 안된다구?" 

"그렇게 칠칠맞지 못한 옷이나 입고 다니고." 


"... 오지랖은." 


"그래서 너희, 5명 중 한 명인 거지?" 

"의학부장 쨩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 


"흐음~ 순순히 가르쳐주진 않는 건가..." 

"빨리 치즈케이크 먹고 싶은데." 


"참 뻔뻔하기도 그지없네." 


"... 응?" 


"아이를 죽인 녀석이라지?" 

"하여간...- 트리니티에서는 위선자가-" 



'---------트드득' 



"거참, 성격 급하네." 



미카는 자신의 무기, 란체스터의 개머리판으로 그녀를 향해 내려쳤지만, 

초록색 점퍼를 입은 여자아이는 총구에 묶여있는 나이프로 막아냈다. 


미카는 그녀의 말에 발끈한 탓이었을까...- 



"어머, 표정 좀 봐." 


".........." 


"위선자 맞구나?"



나는, 아로나가 보여준 레이더 속, 저택의 장애물과 구조를 외우고는 

수많은 상자들이 쌓여있는 마당에, 미로가 된 1층 홀을 지나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발견했다. 



"203호였지?" 



나는, 2층으로 올라온 다음, 203호실을 찾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넓은 복도를 보며 나는 감탄했다. 

역시, 그 세기의 로코코 건축을 이은 건물답게 엄청나게 아름다웠다. 

세나를 찾아야만 하는 이런 심각한 상황임에도... 감탄했다. 


'203호... 203호...' 

'찾았다!' 


나는 203호를 발견하고는 

복도에 아무도 없는지 확인하고서, 방의 문을 열었다. 


그때- 누군가가, 내 팔을 잡고 공중으로 들어 올려, 바닥으로 내리꽂았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엄청난 엎어치기...- 



"아아악...!"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목소리로 표현했다. 


그리고서는 내 팔을 뒤로 넘기며 제압하고, 질문을 물었다. 



"... 드디어 잡았...-" 

"... 선생님?" 


"... 세나?!" 



이번 구출작전의 핵심, 세나를 찾는데 드디어 성공했다. 



"무사했구나! 세나!" 



나는 무사했다는 이유로 기쁜 마당에 세나를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 


"진짜 다행이야! 진짜로!" 

"모두가 걱정하고 있어!" 


"... 선생님도 다행입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그나저나... 납치되어 있던 거 아니었어?" 


"납치는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총소리가 들리자 모두가 온 걸 알고서 탈출을 시도한 겁니다." 


"정말 다행이다아..." 

"난 네가 죽은 줄 알고 걱정했다니까?" 


"... 걱정인가요..." 

"그럴 사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뭘, 섭섭한 소리를...-" 

"일단 여기서 나가자." 

"이번 작전은 너를 구출하는 게 목표니까." 



이번에는 구할 수 있었다, 매번 걸림돌이에 불과했으니까... 


정말로 다행이야, 세나... 살아있어 줘서. 


어찌저찌, 세나를 찾는 데 성공한 나는 기쁜 나머지 들뜨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들떴던 탓일까...- 



"---- 미안한데, 그건 안될 것 같네."



"?!" 


"-----선생님!!!" 



'타앙-.' 


'털썩-.' 



"읏..." 


"세, 세나?!" 

"괜찮은 거야?" 



세나의 팔에는 총알이 관통되어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함께 바닥으로 쓰러진 나는, 세나의 팔을 보고는 생각했다. 



'이게 히나가 말한.... 그 녀석들의 「철갑탄」' 


'그렇다면 내 앞의 이 녀석이, 이오리를 쏜 녀석이라는 거야...?' 



나는 고개를 들어 그 녀석의 얼굴을 확인했다. 


이상한 가면 따위 쓰고 있지 않았다. 

입 근처의 칼질로 인해 생긴 듯한, 흉터. 

범죄를 저지르기에는... 흉터만 뺀다면, 너무나도 평범해 보이는 얼굴.



"드디어 만났군, 선생." 


"... 네가 공의회... 아니, 「제롬」의 리더구나..." 


"우비아라고 해." 

"인사는 서로 처음이지?" 


"............" 



나는 세나의 팔을, 출혈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짓누르고 있었다. 


'다친 녀석이 여기서 치명상을 입는다면, 정말로 목숨이 위험할지도 몰라.' 


그저...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때 우비아는 세나를 팔을 누르고 있는 나를 보자, 입을 열었다. 



"... 쿠루루 때는 신세 많이 졌어." 

"솔직히, 와타베 그 녀석이 그런 짓을 할 줄은 몰랐거든." 


"..........." 


"그리고 마오 때는 말이야." 

"뭐, 솔직히 놀랐어." 

"어떻게 지휘한지는 몰라도..." 

"키보토스에서도 손꼽히는 그녀를 감옥에 밀어붙였잖아?" 


".................." 



이 순간을 타피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나는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 소리를 지를까? 


아니. 


-- 내가 미끼가 되어서, 다른 곳으로 유인할까? 


아니, 총알 한 발에 죽을 거잖아. 


----- 그럼, 그럼... 그럼...? 


아 ----- 


나는 잘못 선택했다. 

이 상황을 만든 건, 세나도... 저 녀석도 아닌... 바로 나. 


처음부터 틀린 생각이었다. 


힘도 없는 내가... 잠시 미친 게 분명했다. 


최소한 마시로랑 함께 들어오는 건데...


우비아는 권총을 내 머리에 조준했다.



"제일 놀라운 건, 뭔지 알아?"

"「에덴 조약」을 다시 이어 붙였다는거야."

"사오리, 그년의 말을 들으면 안되는 건데."

"내 말을 듣지않은 결과가... 봐봐."

"선생님의 존재가 이렇게 클줄은 아무도 몰랐지만 말이야...-"

"그냥, 손 쉽게 제거하면, 되는건데 말이야."



우비아가 내 머리를 조준해 방아쇠를 당기기 적전,

그때- 저 멀리서 누군가 총을 쏘아댔다.



'투두두두두---'


"읏!"

"뭐야?"


"그, 그만 두세요!"


"... 어라?"

"넌..."


"히, 히후미?!"



총을 쏜 사람은 작전의 참가자가 아닌, 보충수업부의 히후미였다.


'저 바보녀석은 왜 여기에 있는거야?!'


히후미는 아즈사를 따라 결국, 저택의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어두컴컴한 저택의 안에서 아즈사를 찾다가 우연의 일치로 선생님을 발견하였던 것.



"히, 히후미 다가오지마! 네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히후미는 선생님의 말은 듣지도 않은채, 

선생님에게로 뛰어와 양팔을 나란히 들어올려 막아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히후미...-"


"누가 뭐라해도... 선생님을 해칠 수 없어요!"


"넌, 분명..."

"아즈사의 친구였지?"


"...?"


"........."



우비아 녀석 아즈사와 알고 있는 사이인가. 


그러고 보니, 세이아는 제롬은 아리우스 분교와 한패일 수도 있다고 했지. 

그렇다면, 아즈사와도 아는 사이인 게 분명해...- 


아즈사를 노린 이유도, 

아오이가 공의회에 협력해, 트리니티를 집착하는 이유도...- 

모든 게 세이아의 말대로 퍼즐이 완성되었다.


우비아는 권총을 거두고서, 자신의 앞에 서있는 히후미에게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비켜줄래?"

"아즈사의 친구인 만큼 쏘기싫은데 말이지."


"... 아즈사 쨩과 친구라고요...?"


"응, 오랜시간을 함께한 친구지."


"... 그렇다면 당신들을 더 이해할 수 없어요!"


"......."


"아즈사는 이 환경... 평범함을 이해하고 실천했어요..."

"정말 아즈사의 친구라면... 살인조차 하지않을거라고요!"


"... 아즈사가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몰라도...-"

"배신자는 배신자."

"그럼에도, 배신자가 아닌 친구라는 이유 때문에 피해를 주지 않을려고 할 뿐이다."


"...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게... 배신인가요?"

"... 당신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저희에게 행복을 뺏어가시나요?"


"......."

"행복이고 뭐고, 우리는 할 일을 한다. 

"그뿐이야."


"히후미...-"



히후미는 화가 난게 분명했다.

분명, 나를 죽일려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일까.


한편으로는 걱정하며...

겁을 먹지않고 자신의 말을 뱉어대는 히후미를 바라봤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하소연한다 해도, 위험한 상황임은 바뀌지 않는다. 

저 녀석이 권총으로 모두를 쏘기 전에 생각해야 해...- 



"정말, 아즈사의 친구라면... 저를 쏠 수는 없겠죠." 

"저도 아즈사의 친구니까요." 


".........." 


"선생님, 그분을 데리고 얼른 대피하세요!" 


"뭐...?" 

"그, 그럼 너는?!" 


"저는 이 분을 막겠어요...!" 



이게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일까. 


히후미 네가 저 녀석을 막겠다니...? 알고서 하는 소리야...? 

저 녀석은 학살을 위해 움직이는 그런...- 



"죄송합니다. 선생님, 실례 좀 하죠." 


"어, 엇?! 세나?!" 



부상 중인 세나는 한쪽 팔로 내 몸을 든 다음, 어깨를 걸쳐 나를 업었다. 


나를 업은 동시에- 재빠른 속도로, 히후미의 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이거 놔! 히후미가!" 


"죄송해요, 선생님. 지금은 이것 말곤-" 


'타앙-' 


"윽?!" 



우비아는 나를 업고서 빠져나가는 세나의 발목을 향해 총을 쐈다. 



"크흣-" 


"세, 세나!" 


"으읏, 아직... 아직입니다." 


"저 녀석... 발목을 맞았는데, 지금 한쪽 발로 뛰는 거야...?!" 



「철갑탄」으로 인해, 발목에 총알이 관통당한

세나는 나를 그 자리에서, 죽을힘을 다해 업어 달아나고 있었다. 


우비아는 다시 한번 총알을 발사하려고 세나에게 조준했지만...- 

히후미는 우비아의 앞에서 나란히 팔을 들어 세나를 막아섰다.



"......." 


".... 너 진짜로 제정신인 거야?" 



나는, 우리에게서 어떻게든 막아서는 히후미를 외쳤다. 



"자, 잠깐!" 

"이거 놔줘! 히후미가!!!" 


"선생님... 제발, 얌전히!" 


"히후미!!! 히후미!!!!" 


"읏?!" 


'털썩-' 



세나는 죽을힘을 다해, 나를 업고서 1층으로 갈 수 있는 계단으로 향했지만 

내가 몸부림을 친 탓에 함께 넘어졌다. 


나는 넘어짐과 동시에 히후미에게 달려가려고 했지만, 세나는 나를 막아섰다. 



"읍!?" 


"... 일단, 숨어야겠습니다." 

"걷는 건, 더 이상 한계예요." 



「철갑탄」으로 인해, 오른쪽 팔과 왼쪽 발목이 부상당한 세나는, 더 이상 무리라며 숨기 위해 

히후미를 소리치는 내 입을 막고서 방 안으로 숨어들었다. 


나는 우비아의 권총이 히후미에게 조준하고 있는 장면을 보고서는 더 발버둥 쳤다. 

세나는 그런 나를 더욱 힘을 써서 제압했다.


'쏘지 마. 제발, 부탁이야.' 

'학생들은 죄가 없잖아.' 

'차라리 나를...-' 



"으읍! 으으으으읍!!!!" 


"선생님...! 제발...!" 


"으으으읍!!!!!!!" 



저택 2층의 복도 끝에서는 히후미와 우비아가 대립하고 있었다. 



"비켜." 


"싫어요...!" 


"... 아즈사의 친구라고 해도 정말로 못 쏠 줄 알아?" 


"아니요... 분명히 쏘겠죠." 


"알고서도 비키지 않겠다고?" 

"살려주겠다는데도?" 


"쫓아가서, 해칠 속셈인 거 다 알고 있어요...!" 


"... 마지막 경고야." 


'철컥-.' 



우비아는 권총을 장전하고 히후미를 향해 조준했다.



"으으읍! 으읍! 으으으읍!" 


"... 선생님 제발 조용히 해주세요. 부탁입니다." 


"으읍, 으으읍!!!!!!!!" 


"제발... 여기서 들키면 정말로 끝이라고요!" 


"으으으읍-------!!!!!!!!!!!!!!!!!!!!!!!" 



세나는 필사적으로 내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내가 이 상황에서 민폐인 건 잘 알고 있다. 


그래도... 그럼에도, 나 대신 누군가가 죽는 건... 원하지 않았다. 


다시는 위험한 행동하지 않을게. 

멋대로 행동하지도 않을게...- 그러니까 제발... 히후미를 쏘지 말아 줘. 





"아즈사의 친구라면... 아리우스 분교인가요?" 


"뭐, 비슷한 조직이지." 


"............" 

"당신들은... 아즈사 쨩과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뻔했어요..." 


"그래서?" 


"그래서라니...?" 

"... 그걸 몰라서 묻는 건가요...?" 

"당신들은, 왜 남들의 행복을 빼앗아가는 건가요?!" 


"........" 


"이젠, 하다못해... 정체가 다 드러난 상황에서 선생님까지...-" 


"... 그게 잘못된 건가?"


"........" 

"... 저는 항상 지쳐 보이고 힘들어 보이시는 선생님을 보고서, " 

"저도 힘들지만... 함께 노력하고... 힘내서... 그 결과를 이루어냈어요!" 

"선생님과 함께하는 보상하는 정말로 행복하고 그 무엇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에요!" 


".........." 


"분명, 바꿀 수 없단말이에요...!" 

"저희 보충수업부가 아닌, 다른 학생들에게도 뭐든지 노력하시고... 힘내시고...!" 

"절대로 포기하시지 않으시고...!" 

"팔이 부러지고, 칼에 찔리시고, 총에 맞으셔도...!" 

"저희보다 약한 몸인데도 일어난 분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그런 분을 당신들이 함부로 해를 가한다니...-" 

"저는 납득할 수 없어요!" 


"네가 무슨 말을 하던, 우리는 선생을 죽일 거야." 

"이제 진짜 마지막이야." 

"비켜." 


"... 그럼 저도 비켜드릴 수 없어요." 

"노력의 보상조차 받지 못한 분의 행복을 앗아가는 건...!" 

"저도 양보할 수 없어요!!" 


"...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으으으으읍!!!!-" 



세나에게 제압당하고 있던 나는, 수많은 기억들이 생각났다. 


그중에서...- 






몇 주 전, 히후미와의 대화가 기억났다.





"그러니까 뭐가 어렵다고?" 


"아, 아으... 조금은 집중해서 들어주세요!" 


"미안, 미안.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러니까... 으음..." 

"거절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ㅁ, 뭐라고 해야 할까... 저는 남들의 부탁에도 '싫어요!'라는 말은... 잘 못하겠는데 말이죠..." 


"... 으음, 그건 분명...-" 

"히후미가 착해서가 아닐까?" 


"... 네?" 


"상대방의 권유에도 '싫다'라고 말하는 건." 

"내 생각에는 조금 거칠다고 생각해." 

"분명, 히후미는 상냥하니까 좀 더, 보듬어주는 대답을 했을 거야." 


"으, 으음...!" 


"뭔가... '싫다'는 상대방의 체면을 깎아내린다고 해야 할까..." 

"히후미도 분명 알고 있을 텐데?" 


"아, 아으..." 

"... 잘 모르겠어요." 


"으음~ 어렵게 설명했나." 


"완전히 이해한 건 아니지만..."

"... 그래도 선생님처럼 말하고 싶어요!" 


"... 응? 나?"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외칠 수 있는 선생님처럼요!" 


"뭐, 그건 용기가 필요할지도." 


"용기...?" 


"응, 뭐든 말할 때 용기는 필요한 법이지." 

"자신의 생각을 남한테 전한다는 건, 조금은 어려운 일이니까." 

"히후미가 나에게 상담을 요청한 것도, 결국엔 용기를 낸 거란 거지." 


"그, 그런 걸까요... 헤헤." 

"용기 내길 잘한 건가요?" 


"응, 완전 잘한 거지." 

"앞으로도 그렇게 가슴을 펴고 살도록!" 


"뭐, 뭔가 사부님 같아요..."







'타앙-.'



히후미의 뒷모습에서 보이는 하얀색 가디건이 붉게 물들자,


내가 가르쳐준 용기는 잘못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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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평범한 여자아이처럼, 늘 평범하게 학교를 가고... 

늘 평범하게 버스 안에서 휴대폰을 바라봤다. 

어느 때와 다르지 않은 일상. 



'그러고 보니, 오늘... 페로로님의 공연이 있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여자아이는 핸드폰의 SNS에서 스크롤을 내렸다. 


'슥-.','슥-.' 


그때- 코하루에게 전화가 왔다. 



"저, 저기 히후미." 


"네? 무슨 일인가요?" 


"오늘 마치고 같이 서점 갈래...?" 

"문제집도 살 겸... 사고 싶은 만화가 있어서..." 

"그, 그!" 

"바쁘면 안 가도 되고." 


"아, 아하하... 같이 가줄게요." 

"저도 마침 사고 싶은 책이 있으니까요." 





다양한 만화책 사이에서 코하루는 

'첫사랑 게이트'라는 만화책을 고르는 모습을 히후미가 주시했다. 



"... 뭘 보는 거야." 


"아, 아뇨! 그런 순정만화도 읽으시나 싶어서..." 


"... 첫사랑과 사랑을 나누는 로맨스인데... 조금 슬픈 만화야..." 


"첫사랑이요?" 


"응, 첫사랑은 보통 안 이루어진다고 하잖아?" 

"그만큼 잔혹한 아픔이다... 그런 말이지." 


"우와..." 

"아하하... 저는 연애를 안 해봐서..." 

"처음 알았네요."


".......-"




첫사랑, 이루어지지 않을뿐더러 

슬프고 잔혹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는 단어. 


단지, 처음에 좋아했던 것이 아닌...- 

정말로 상대방에게 첫눈에 반한 것이야 말로 첫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히후미는 집으로 돌아와 오늘 코하루와 나눈 '첫사랑'에 대해서 생각했다. 



"... 첫사랑이라..." 



히후미가 떠오르는 건...- 


-처음엔 그저, 조금 특이한 사람. 


왠지 모를 정도로 SNS에 많이 나오고, 활약도 많이 한다는 선생님. 


그런 선생님을 처음 본건, 블랙마켓의 골목길. 

아비도스의 분들이, 모여 쟁탈전을 벌이는 듯한... 장면에서 


나는, 선생님을 처음 뵈었다. 


평범하게 생기며, 조금은...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받는듯한 느낌...? 


그저 그뿐이었다. 


그 이후로 몇 달이 흐르고, 보충수업부를 지원해주신 선생님은 

합숙 속에서도 우리를 신경 써주고... 


일어나는 위협 속에서도 총을 맞으셨는데도 버티시고.... 


나기사 님의 방해로 거의 포기한 우리들을 어떻게든 도와주려는 모습. 


그때의 히후미는 선생님을 바라고는 생각했다. 


아- 선생님은, 우리에게 진심이구나. 

... 끝내 포기하시지 않고, 열심해주셔... 그것도 항상. 


왜일까, 얼굴이 뜨겁다. 


존경스럽다, 항상 남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반해버렸다.



"히후미 얼굴이 빨개."

"열나는 거야?" 


"... 아, 아뇨?!" 


"?" 


"아, 아하하..." 



히후미가 느낀 건, 첫사랑. 

항상 곁에서 바라만 볼 수 있다면, 행복하다. 


그저 그뿐인 첫사랑.





'타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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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맞춤법 없음)


59018자 썻네요.


이거 2화 분량인데 담주 셔도 댐? 

ㅈㅅㅈㅅㅈㅅ;;; ㅎㅎ;;

뭐, 일단 늦은만큼 분량보다는 많지만... 만족되실 만큼의 분량을 가져왔네요.


이번 편에서 나온 제롬은

히에로니무스 <- 요걸 영어로 읽으면 '제롬'


뭐 이런 뜻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로마의 역사가 조금 나와서 '아 ^^ㅣ 이게 무슨말이야' 하실 수 있는데.

그냥 쉽게 생각하자면, 총력전 보스 예로니무스의 사이비라고 보시면 편합니다.


이번 편을 보신 것처럼, 아오이랑 공의회를 엮음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을 나타내고 싶어서 12화에서 이야기를 이어서 내지 않았습니다.

아마 다음화를 위한 빌드업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편할거같아요.


여튼, 조금은 심오한 장면이라던가 전투장면을 넣고싶은 마당에 만들어진 에피소드긴 한데.

그와 동시에 에덴조약에서 남긴 떡밥들을 다시 한번 쥐어짜는 에피소드이기도 합니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상당히 많겠지만, 거부감이 든다면 꼭 보지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어쨌든 이번화도 봐주셔서 감사하고~~ 다음 업로드는 3월 1일로 예정될것 같네요!

늦어서 죄송하구... 여튼 다음에 만나용~~~ 감사하고 사랑해용~~~


+3월 2일 오전 7시 47분 공지

오늘 9시에 업로드 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