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개인적으로 정보 탭에 이런저런 글들을 싸본 적이 있어서 하는 얘기지만, 

블루 아카이브는 설정의 깊이가 꽤 깊은 편이어서, 세계관 파고드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흑화하기 딱 좋은 부류에 해당함. 

페그오나, 원신이나, 프문 시리즈도 그렇고, 하여튼 독특한 세계관을 자랑하는 게임들에는 항상 그런 위험성이 상존함. 

거의 항상 카발라 유대교, 영지주의, 러브크래프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류의 힙스터 게임들이지. 

하나의 반면교사 글을 쓰는 방식으로 예시를 들어보겠음. 

거짓된 생텀타워가 6개인 것에서부터 시작해볼까? 

히브리 문자에서 6번째 글자는 VAV( ו )임. 

VAV는 갈고리 모양( ו )의 글자인데, 창세기 1장 1절을 히브리어로 읽으면 

בְּרֵאשִׁ֖ית בָּרָ֣א אֱלֹהִ֑ים אֵ֥ת הַשָּׁמַ֖יִם וְאֵ֥ת הָאָֽרֶץ׃ 

여기에서 6번째 단어가 וְאֵ֥ת , 영어로는 'and'에 해당함. 

해석하면, "태초에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니라"에서 '과'에 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최초의 성경(토라) 6번째 단어는 '하늘과 땅을 연결(and)해주는 단어'이며, 갈고리 모양의 VAV와 연결지어 생각하면, 

결국 6이라는 숫자는 천상과 지상, 영적 세계와 육적 세계를 '(갈고리처럼) 연결'하는 것을 의미함. 

거짓된 생텀 타워의 형태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기둥의 형상을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의미임. 

우주 저편에서 다가오는 색채의 힘과, 지상의 키보토스를 연결하는 것이지. 

6이 '연결'이라는 점에서부터 좀 더 나아가보자. 

대부분의 경우, 천사의 날개는 6장임. 2장으로 얼굴을 가리고 2장으로 발을 가리고 2장으로 날아다님. 

거짓된 생텀 타워도, 색채의 '천사' 역할을 받아 지상에 앞장서서 강림한 존재라면, 

이렇게 6개가 되는 게 자연스러운 거임. 

그리고 창세기를 다시 돌이켜보면, 조물주는 세상을 6일 간 창조하고, 7일째에 휴식했음. 

따라서 6은 물질세계가 완성된 날임. 

또한 3차원 공간은 6개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음. 동서남북상하. 

이러한 의미에서도 6은 3차원 물질세계를 좌표로 나타낼 수 있는 기준이 됨. 

그렇기 때문에 6은 (전지전능한 조물주가 만든) 완전한 세계 그 자체를 의미함. 

이제 왜 거짓된 생텀 타워가 6개였는지 알 수 있겠지? 

와 개쩌네! 라고 하면 너님은 게마트리아(수비학)에게 속은 거임. 

이렇게 간단한 헛소리만으로도 읽는 사람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 수 있는 게 정보글이지. 게마트리아의 본질이기도 하고. 

거짓된 생텀 타워가 6개, 그래서 보스전도 6개. 왜 6개였을까? 

그냥 간단하게 생각해서, 지금까지 나온 총력전 보스가 총 8개였잖아? 

카이텐저는 우리 편으로 참전할 거니까 빼고, 고즈는 가장 최근에 등장한 거라서 만들 시간이 촉박해 빼면, 6개 남음. 

아마 그냥 그래서 6개 보스전이 되었을 거임. 역대 총력전 보스들 다 출동시키면 현실적으로 6개가 최대치였겠지. 

오컴의 면도날 식으로 생각하면 이쪽이 더 설득력 있지 않겠음? 

그런데 무슨 VAV가 뭐? 천상과 지상을 연결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딱 이거임. 

시나리오 쓰는 사람은 별 생각 없이 배치한 떡밥에, 지나가던 사람이 그 꼬투리 하나에 잡혀서 무한 망상의 덫에 빠지면, 

최악의 경우에는 저런 경우처럼 "판다깔좌"가 되어서 박제되는 결말이 날 수 있거든. 

지금에야 뭐 옛날 일이니까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해프닝이 되었지만... 

저 에이본의 서 어쩌고 했던 페그오 스토리는 용두사미로 끝나버렸음. 떡밥 회수가 됐는지 어쨌는진 잘 모르겠다. 

옛날 세계관 분석 정보글 둘러보면 대충 80%는 틀렸음. 

세계관 분석글을 쓰거나 읽을 때에는, 어차피 틀릴 거라고 생각하고 접하는 것이 건강한 자세임. 

본인이 피카츄도 아니면서 이 말이 맞네 저 말이 맞네 따지며 아집 부리다간, 나중에 가서 이불 차는 건 너가 될 거임. 

이러는 와중에도, 어차피 진짜 피카츄는 이로하 양말 벗기고 히요리 배꼽 보여주면서 희희낙락하고 있을 거니까. 

우리도 같이 이로하 양말 벗기고 히요리 배꼽 보면서 희희낙락 하고 있으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