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向水を紡い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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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역 잦음. 오역 잦음. 파파고 사용. 피드백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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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칼날 같은 사람, 이라는 인상만이 남아있었다.

일순간 얼굴을 마주했을 뿐에다, 제대로 된 대화도 나누지 못했으니ー거기에다 그 당시에는 이름도 몰랐으니ー당연한 일이다.



평범한 일상을 위협하는 사람.

친구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

그 인물을, 그러한 위협으로 받아들였었다.



그리고 지금.

모모프렌즈 팝업 스토어를 찾아간 아지타니 히후미의 앞에는, 예전처럼 검은 모자를 쓰고 웨이브캣이 그려진 앞치마를 몸에 두른 장신의 점원ーー한때 위협이었던 소녀가 서 있었다.



조마에 사오리.

아리우스 스쿼드의 리더이자, 에덴조약 조인식 때에 대규모 테러를 감행한 소녀다.



“다, 당신은⋯⋯”



“⋯⋯⋯⋯”



사오리는 자신의 째진 눈을 크게 뜨고서 입을 꾹 다물었다.

마치 눈앞에 벼락이라도 떨어졌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오늘은 이 가게의 개점일이다.


모모프렌즈 덕후인 히후미에게, 이곳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히후미는 다른 보충수업부 친구들까지 데려오려고 했었지만, 하나코와 코하루는 정중하게 거절했고, 아즈사는 제출해야 할 과제가 있어서 학교에 남게 되었다.


히후미는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완고히 주장했지만, 그랬다가 정작 중요한 굿즈가 매진되어 버릴 수도 있다는 아즈사의 말에 끝내 굴복하여, 이렇게 혼자 가게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어쩌지)



어째서 이 사람이 여기에 있는 걸까.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걸까.

여러 의심과 의문과 경계가 머릿속을 빙빙 돌아다녀서, 히후미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우선 선생님께 연락해야 할까. 그게 아니면―――하고 망설이면서 스마트폰을 꺼낸 그 순간.

그 팔이, 사오리가 뻗은 손에 붙잡히고 말았다.



“꺅”


“기, 기다려”



비명을 지를 뻔 했다.

그러나, 히후미의 입을 다물게 한 것은, 너무나도 올곧은 사오리의 눈동자였다.

필사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 눈빛을 보자, 히후미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이를 눈치챘는지, 사오리도 천천히 숨을 내뱉고서, 주변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게끔 귓가에 속삭였다.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어. 이제 곧 교대하게 될 테니, 그 때까지 가게 옆 골목에서 기다려 줄 수 있겠나?⋯⋯부탁한다”



경계해야 한다.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연락해야 한다.

그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히후미의 눈에는, 살아있는 칼날과도 같은 사오리가ーー마치 도움을 요청하는 것처럼 보였다.





 * * *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좁은 골목이었다.

(아까 전에 약삭빠르게 굿즈를 쓸어담은) 히후미는 거리 사이의 좁은 틈새와도 같은 그 골목에 서서, 건물 외벽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



“어느 것을 마시고 싶지?”



목소리가 난 방향으로 눈을 돌리자, 아르바이트가 끝나 앞치마를 벗은 사오리가 양손에 페트병을 양손에 한 개씩 들고 있었다.

히후미가 눈을 몇 번 깜박이자, 사오리는 어색한 듯이 눈을 돌렸다.



⋯⋯이런 때에는 음료를 들고 오는 게 예의라고 들었다만.”



밀크티와 레몬 탄산수.

조금 고민한 뒤에, 탄산수를 골랐다.

사오리는 조금 의외라는 듯이 어리둥절해 하면서, 노란색 페트병을 건네주었다.



“감사합니다”


“⋯⋯아니. 시간을 내 주었으니, 나도 이 정도는 준비해야 마땅하겠지”



뚜껑을 비틀어서 연 뒤에, 병을 입에 대었다.

탄산이 들어간 달콤한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흘러가자, 눈이 번쩍 뜨이는 듯한 짜릿한 느낌이 퍼져나갔다.

히후미는 이럴 때에 어른들은 술을 마시는 걸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



“⋯⋯⋯⋯”



어색하다고밖에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 사람 다,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잡담을 하기에는 다소 먼 사이임에도, 남남이라고 하기에는 복잡한 관계이다.



사오리의 눈에 비친 히후미는, 그녀 자신이 늘 말해 왔듯이 평범한 소녀였다.

물론 사오리는 일반적인 평범함과는 전혀 연이 없는 삶을 살아왔기에, 엄밀히 말하면 그녀가 상상해 왔던 ‘평범함’을 기준으로 하지만ーー그럼에도 아지타니 히후미라는 소녀가 ‘평범함’의 테두리 밖으로 벗어나는 일은 없었다.



특출난 부분 하나 없이, 평범하게 태어나 평범하게 자라온 평범한 소녀.

그런 소녀가 아리우스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을 상대로 맞서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최소한 사오리에게 있어서, 그 참상을 마주하고도 가슴을 펴고서 하늘조차 꿰뚫을 기세로 외칠 수 있었던 그녀의 마음은, 이미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만약 다시 똑같은 상황에 처해지게 된다면, 똑같은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아무리 생각해도 내릴 수 없었다.

어떻게 보아도 비범한 구석 하나 없는, 마치 길가에 핀 한 송이 꽃과 같은 소박한 사랑스러움으로 가득 찬 소녀에게, 가혹한 환경에서 자라 사람을 죽이기 위한 훈련만이 주입된 소녀는ーー그 때 보기 좋게 기세에 눌린 것이다.



“아리우스 스쿼드에 관해서는, 아즈사 쨩한테서 조금 들었어요”


뚝 하고 흘러나온 그 이름에 가슴이 고동쳤다.

히후미는 손에 든 페트병을 내려다본 채로, 사오리에게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솔직히, 저는 사오리 씨가 잘 이해되지 않아요. 저, 사실 아까 만났을 때에도 어리둥절했어요. 그 때 마주친 사오리 씨의 모습이랑, 아즈사 쨩이 말해 준 사오리 씨의 모습이, 조금 어긋나 있는 것 같았어요”



손끝이 차가워졌다.

마치 책망당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맥이 빠지는 듯한 모습을 한 봉제인형과 그 안에 창자처럼 자리잡은 무시무시한 살인 도구가 사오리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것” 또한 자신이 가르쳐준 것이었다.

그 봉제인형은 지금 히후미가 메고 있는 가방과 같은 캐릭터였다.

이 소녀가 바로 아즈사의 태양이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그 인형에 담긴 굳은 진심과, 아즈사의 각오. 그리고 그것들을 짓밟은 죄의 무거움 또한 깨달았다.



“⋯⋯⋯⋯미안하다. 나는 너와 아즈사를 깊이 상처 입혔어. 이렇게 사과한다 한들 용서받지는 못할 테지만⋯⋯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어”



용서받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외면할 수도 없는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 배웠다.



고개를 숙인 사오리를 보고, 히후미는 아주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원하는 게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고, 또 생각한 끝에ーー달라붙었던 입을 천천히 뗐다.



“저는, 아직 사오리 씨에게 화나 있어요”


“⋯⋯당연히 그렇겠지. 수많은 사람들을, 아즈사를 상처 입혔으니”



히후미는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그것도 물론 나쁜 짓이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따로 있어요”



히후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친한 친구의 모습이었다.

사건이 끝난 후, 아리우스 스쿼드의 옛 동료들에 대해 말해줬을 때의 일이었다.



‘사오리는 줄곧 괴로워했었어. 마치 무언가에 내몰리고 있는 것처럼 싸웠지'

‘나는, 끝까지 사오리의 괴로움에 다가갈 수 없었어’



그렇게 말하며 눈을 내리깐 그녀는, 명백히 후회하고 있었다.

히후미는 그 영역이 자신은 발을 들일 수 없는 곳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공백을 메울 방법도.



“아즈사 쨩은 아리우스 스쿼드에 관한 얘기를 할 때마다, 항상 쓸쓸한 표정을 지어요”


“그 녀석은 우리를 미워하고 있지 않나?”



히후미는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사오리의 눈동자를 지긋이 바라볼 뿐이었다.

당신이라면 이미 그 대답을 알고 있겠죠.



“그러니까⋯⋯언젠가 만나러 가 주세요. 제가 원하는 건 그것뿐이에요”


“⋯⋯그래⋯⋯”



아즈사가 왜 히후미를 선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저 평범한 보통 여자아이라서가 아니다.

아즈사의 고결함은, 히후미의 비범한 빛과 필연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던 것이다.



못 당해내겠군.

다시금 그리 자각했다.

그럼에도, 왠지 상쾌한 기분이었다.



“너는 그 때 말했었지”



ーーー우정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노력이 폄하받지 않고, 유치하다고 해도 결국 모두가 웃게 되는 이야기!



ーーー그런 평범한 이야기해피엔딩를 좋아해요!!




이 세상에 그런 행복한 결말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ーーー발버둥쳐 봤자 아무 의미 없어! 모든 것은 헛될 뿐이다!




결국 임무에 실패한 우리에게는, 치를 죗값이 남아 있었다.

파멸 이외의 결말은 없다고 굳게 믿고서, 미소노 미카와 함께 끝을 맞이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모든 것은 헛되다’ 라는 가르침에는 의문이 피어나고 있었고ーー그 근원은 결국 히후미였다.

그 때 펼쳐졌던 푸른 하늘이, 이 세상에는 다른 결말이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왔다.



“⋯⋯우리들의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실수하더라도, 다시 고칠 수 있다.

발버둥치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 헛된 것이란 없다.

계속 아즈사가 말해 왔던 말들을, 이제 와서야 깨달았다.



“그러니까⋯⋯너에게는 이기적인 말로 들리겠지만⋯⋯이제는, 이렇게 무거운 죄를 지은 우리조차 구원받는 결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말을 찾기 위해서, 나는⋯⋯우리는 살아가는 것이라고도.”


“사오리 씨⋯⋯”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내서 미안하다”



결국 뚜껑도 열지 못했던 페트병을 외투 주머니에 넣었다.

히후미를 지나서, 어둑어둑한 골목 안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걸로 충분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으로써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얘기했으리라.



“아즈사는 언젠가 만나러 가지. 그러니,”


“기다려 주세요, 사오리 씨”



물러나는 그 손을, 이번에는 히후미가 붙잡았다.

장갑을 끼고 있어 체온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람도 피가 흐르는 인간이라는 사실은, 이제 알고 있다.



“아까 그 말, 전혀 이기적이지 않아요. 그 때 말했었잖아요, ‘결국 모두가 웃게 되는 이야기’라고”



히후미는 웃고 있었다.

사오리가 처음으로 마주한, 해바라기처럼 환한 웃음이었다.

목이 매었다. 히후미의 손을 뿌리칠 수는 없을 것 같아ーー바싹 마른 입술을 열었다.



“⋯⋯그런 해피엔딩이⋯⋯”


“네, 있어요. 누구에게나 해피엔딩이 있을 거라고, 저는 믿어요”



괴롭더라도, 그 앞에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

어떠한 근거 없이도 신념을 이어가는 그 노랑색 눈동자는, 아즈사의 눈동자와 닮아 있었다.



“그렇게 믿어도 되는 걸까⋯⋯”



히후미는 즉각 끄덕였다.



“물론이죠! 저희가 만들어갈 이야기는, 저희가 결정하는 거니까요”


“⋯⋯그래, 우리가”


“그리고, 아리우스 스쿼드 분들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아즈사 쨩이 슬퍼할 테니까요”


“그렇다면 더더욱 열심히 살아가야 되겠지⋯⋯”



네, 하고 히후미가 웃었다.

그것을 본 사오리도 조금은 웃음을 지었다.

아리우스의 동료도 아닌 사람에게 웃음을 보인 기억은, 거의 없다.



“맞다, 사오리 씨, 혹시 지금 스마트폰 갖고 계세요?”


“가지고 있다. 원한다면, 내게서 가져가도⋯⋯”


“아,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모모톡 ID, 교환하지 않으실래요?”



그 제안에 사오리는 당황했다.

이런 말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적어도 히후미에게 이런 말을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의도를 알지 못해 의아스러운 표정을 짓는 사오리를 보고서, 히후미는 쑥쓰러운 듯이 볼을 긁었다.



“저, 친구들한테 자주 상담해 주곤 하거든요. 제가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상담하는 건 익숙해져 있어요”



“⋯⋯⋯⋯?”



“그러니까ーー사오리 씨, 혹시 곤란한 일이 있으시면 저한테만 알려 주세요.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상담해 드릴 테니까요”



허, 하고 헛웃음이 나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웃고 있었다.

이상한 녀석이다. 이런 나조차 친구로 받아들이려는 것일까.



아아, 아즈사.

네 친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여자다.



“아, 아우⋯⋯웃지 말아 주세요⋯⋯”


“아ーー이거 미안하군. 그리고, 고맙다”



자연스럽게 감사 인사가 나왔다.

그러자 예상외로 부드러운 분위기가 흐르며, 사오리의 금이 간 스마트폰의 ‘친구’ 란에는 ‘아지타니 히후미’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 * *





히후미와 헤어진 뒤로 뒷골목을 걷던 사오리는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발신음이 다섯 번 정도 난 뒤에, 드디어 전화가 걸렸다.



⋯⋯⋯⋯뭐’



불쾌함 그 자체라고도 부를 수 있는 낮은 목소리로, 그 한 글자만을 내뱉었다.

낯익은 동료의 목소리를 듣고, 사오리는 입가에 웃음을 띄웠다.



“잘 있었나? 특별히 변한 건 없고?”


‘없는데. 리더는?’


“아아⋯⋯”



건물 사이로 오렌지색 석양이 비쳤다.

눈부신 광경이었지만, 지금은 그 광경을 보고 싶은 기분이었다.



“친구가, 생긴 걸지도 모르겠다”



페트병을 꺼내서, 뚜껑을 따고, 밀크티를 입에 머금었다.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달짝지근한 맛이라고 생각했다.





 * * *





사오리와 헤어져서 귀로에 오른 히후미는, 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무, 무서웠어⋯⋯!”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페로로 님, 도와주세요!’ 라고 기도를 올렸는지 셀 수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하나 정도 지울 수 있었다.

조마에 사오리라는 소녀에 대해서, 조금쯤은 알 수 있었다.



“아즈사 쨩한테는⋯⋯”



모모톡을 열었다고, 곧바로 닫았다.

아직 전할 때가 아니다. 사오리는 바로 전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테니까.

지금은 다만, 두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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