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십 좀 넘은 블붕이임


성인되기 전엔 멋진 바에서 위스키 한잔 마시는 모습을 동경했는데 막상 나이 되니까 갈 일이 없더라고?


그래서 이번에 큰맘먹고 대학가 근처에 있는 조용한 바에 가봤음


근데 학식이 돈이 뭐 얼마나 있겠냐... 제일 싼거 시켜서 조용히 마시고 나가려는데


보니까 마침 콜키지? 라는게 제일 싸더라고


그래서 오너한테 콜키지 한잔 가능하겠냐고 물어봤음


그랬더니 이분이 완전 어이없다는 눈으로 쳐다보는거임;;


몇번 더 불러도 손님 뭐라고요? 라고 되물으시길래 너무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테이블을 땅! 쳤음


그랬더니 다른 손님들도 놀라서 날 쳐다보긴 했지만... 난 아랑곳하지 않고 큰소리로 내가 할말을 했음

지금 당장이라도 마코토 님에 대한 제 사랑이 흘러넘칠 거 같은거 안보여요? 빨리 아무 병이나 꺼내서 키핑해달라구요!"


그 순간 모든 손님들이 너무 놀랐는지 누군가는 입이 떡 벌어졌고, 누군가는 그대로 혼절하시더라...


오직 오너만이 침착하게, 그러나 착잡한 표정으로 내 눈을 마주보셨음


그러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거임...


"똑똑히 보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겁니다 손님... 적어도 우리 가게에는, 그분에 대한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병이 없어요..."


그 대답을 들은 순간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고, 그런 나를 오너와 손님들이 조용히 달래주셨음...


그날 나는 요즘 시대에 흔치 않은 젊은이라며 다른 손님들이 따라주는 술을 받아마셨고,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한번 굳건히 다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