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전에 2편까지 연재했던 거 몇 달 지났으니까 걍 합본으로 1~3편 한번에 올렸음


* * *








 프롤로그를 시작하면 이런 장면이 나와!


 대충 밀레니엄의 예산을 횡령해서 요새도시 에리두를 건설, 키보토스의 멸망을 막는 컨셉의 게임이지!


 게임의 한 턴에서 횡령, 계약, 건설 등등을 실행하고, 그 사이사이에 랜덤 이벤트가 발생해!


 리오 회장은 매 분기 세미나 예산 심사마다 정치공작과 정보공작을 통해 조금씩 예산을 빼돌리며, 자신의 횡령을 감춰야 해.


 횡령을 너무 티나게 하다가 걸리면 탄핵 당하는 배드 엔딩이 뜨고, 횡령을 안 하고 정직하게 자기 돈만 가지고 요새를 지으면 색채의 침공에 망하는 배드엔딩 뜨는 식이야.


 적당히 들키지 않을 선에서 예산을 횡령하는 타협을 통해, 최대의 가성비로 요새를 완성하는 것이 핵심이지.



...이거 만들면서 리오한태 허락은 받았니?



유즈가 그러는데, 이 세상에는 '알빠노?'라는 멋진 단어가 있다네.



그 이야기는 일단 다음에 하도록 하자....





...일단 실행은 했는데, 뭐가 뭔지를 모르겠네.



고전게임 특: UI 개구림.


고전게임 컨셉 잡고 만든거니까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어쩌겠어.


그래도 선생님을 위해 내가 하나부터 백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줄게!





일단 저 '정보' 칸부터 클릭해 봐!





클릭 했더니 이런 칸이 뜨는구나.




그럼 거기서 다시 '재정' 칸을 클릭해 봐.


그게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자금을 보여주는 항목이거든.




그랬더니 이게 나오네. 


이게 밀레니엄 학원의 예산이니?



맞아! 


'학원예산' 칸은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 전체의 예산이고, '세미나예산' 칸은 그 중에서 세미나가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야. 


'빅시스터사재'는... 


유즈가 쓰는 말로, '긴빠이' 내지는 '앙증맞은 장난'이라고 생각하면 돼.


뭐, 쉽게 말해서 세금 도둑질이지.


이걸 에리두 건설 자금으로 써도 되고, 이것 저것 투자하는데 써도 되고, 여기저기 뇌물수수로 사용해도 좋아.


'들키지만 않으면 범죄가 아니라'는 오랜 격언대로야.



...뭐라 대답하기 애매한 이야기네.


그런데 맨 위에 저 '신뢰도'는 뭐니?



그걸 알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과학력은 키보토스 제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일이라는 걸 알아야 해.


한 마디로, 밀레니엄의 최첨단 과학력이 반영된 양자역학 회계장부라는 소리지.


그러니까, 저 학원 예산은 관측하기 전까지는 있는지 없는지 확신할 수 없어.


뭐, 회장부터가 거하게 횡령을 하고 일개 세미나 소속 따리가 무단으로 채권 발행하는 거 보면 알 만 하지?


밀레니엄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년이 너무 많은 거라니까?


그딴 식이니까 우리 부비가 언제나 쪼들리지!



밀레니엄의 진정한 미스터리는 폐허가 아니라 회계장부였구나.



하여튼, 저 심연을 '관측' 하면 심연도 회장을 관측해. 


리오 회장도 횡령은 해야 하니까 학원이 다 망하는 상황이 아니면 관측은 못 하니까, 신뢰도 100%를 채우기는 쉽지 않아. 


그냥 저 예산의 한 70%정도만 실제로 존재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편해.


좀 더 안전빵으로 가고 싶으면 50%.




그리고 냉혹한 계산의 회계 말대로, 소비는 계획적으로 해야 해.


만약 예산 관리를 실수하거나 해서 채권을 못 갚는 일이 생기면 밀레니엄이 파산하거든.


밀레니엄이 파산하게 되면 회장은 횡령은 커녕 자기 사재를 퍼줘야 할 거야.


빚을 빚으로 돌려막을 수도 있지만, 임기 내에 갚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빚이 생기면 탄핵 엔딩이고.



세부적인 사항은 그렇다 치고, 이제 재정 칸의 대략적인 역할은 알 것 같네.


그러면 그 긴빠이... 내지는 앙증맞은 장난은 어떻게 하는 거니?




그건 이 '재정' 칸을 클릭하면 돼.




그럼 맨 밑에 '횡령' 커맨드가 보이지?


그걸 눌러서 세미나 예산에서건, 밀레니엄 전체 예산에서건 임의로 '긴빠이'를 실행하면 돼.


당연하지만 앙증맞은 장난을 크게 칠수록, 많이 할 수록 걸릴 확률이 높아질 거야.



그걸 나타내는 수치가 맨 아래칸의 '현재의혹도'겠지?


어감상 그럴 것 같더라.



에사크타! 


그리고 재정 칸의 나머지인 세율변경, 임시징세, 차관은 이름 그대로의 역할을 하고 있어.




우선 우리 밀레니엄의 기본 세율은 30%야.


당연하지만 세율을 올리면 지지율이 하락하고, 내리면 상승해.


그래서 단순히 세금을 많이 걷으면 좋겠지? 같은 생각으로 학원을 운영하다간 탄핵 당할 수가 있어.


그리고 지지율은 신경 끄고 돈만 벌려고 해도, 애초에 세율이 너무 높으면 경제가 침체되니까 장기적인 세입은 오히려 줄어들어.


또 세율을 올린다고 사람들이 순순히 '알겠습니다'할 리는 없잖아?


당연히 조세저항이 발생하게 되어있지.


그러면 세금을 걷는 과정에서의 행정력 소모가 오히려 더 커질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장기적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봐도 적자야.


정치학적으로, 세금의 본질을 보면 학원이 학생, 그리고 자치구의 시민을 삥뜯는거라고 할 수 있지.


사회계약을 논하는 사람은 많지만, 애초에 학원과 개인의 거래가 공정한, '1:1'인 경우는 없잖아?


그래서 학원은 폭력을 독점하여, 이 사회계약을 강제할 필요성이 있어.


요약하자면, 세금을 많이 걷고 싶으면 강제력을 확보할 군대가 필요하다는 소리지.


우리 밀레니엄의 경우엔 C&C가 있고.


그러니까 세금을 많이 걷으려면, 일단 C&C가 회장한태 충성하고 있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겠네.



...너 혹시 컬러렌즈 낀 미도리니?


아니, 생각보다 너무 유식한 소리를 하고 있는데...



아아, 진짜! 실례잖아!


...뭐, 케이가 쪼-끔 도와주긴 했지만.




그리고 '임시징세'는 학원에 돈이 없을 때 급하게 돈을 땡겨올 방법이야.


당연하지만 지지율이 떡락하는 건 알아서 감수해야 하는 거고.


차관을 발행하는 편이 더 낫긴 하겠는데, 밀레니엄의 신용도가 딸리면 어쩔 수 없이 임시징세라도 해야겠지 뭐.


아니면 그냥 파산하던가.




그리고 '차관'은 이름 그대로 채권 발행해서 돈 좀 달라고 사정하는거야.


밀레니엄 학생들이 사 간 차관은 달군 철판 위의 도게자 좀 하면 지지율만 깎이고 배 째도 되는데, 다른 학원이나 기업에서 사간 차관은 안 갚으면 정말로 배 째러 온다는 게 특징이지.


특히 채권 사 간 놈들이 게헨나나 트리니티면 그냥 끝장이고.




재정 칸에서 저 3대 커맨드를 건드리면 냉혹한 계산의 회계가 다양한 잔소리를 퍼부을 거야.


뭐 잔소리 말고 딱히 뭔가를 더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어? 난 아직 아무것도 안 건드렸는데 이건 무슨 일이야?



아 그거?


쿠로사키 코유키가 세미나 예산을 횡령하고, 무단으로 차관을 발행해서 도박하러 간 거야.


말했잖아?


밀레니엄엔 도둑년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고.


빨리 안 잡으면 막대한 예산이 도박장에서 공중분해 되겠지.



아니, 그렇게 말해봤자 난 이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도 아직 잘 모르는데...



얼핏 보면 큰 일이 난 것 같지만, 사실 나쁜 일도 아니야.


횡령을 크게 할 수록 들키기 쉽지만, 생계형 횡령 정도로는 요새도시를 건설할 수 없으니까...


일을 크게 저질러 놓고,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


그 중에서도 쿠로사키 코유키한태 덤터기 씌우는 게 직빵이고.


코유키를 제외한 다른 애들은 생계?형 비리로 소소한 긴빠이를 저지르는 것 뿐인데 그 숫자가 많아서 문제인 거지만, 쿠로사키 코유키는 리오 회장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횡령범이라구.


지금껏 저지른 횡령을 모조리 코유키의 탓으로 돌리면 의혹도는 단숨에 0%로 떨어져.


물론 빨리 못 잡으면 밀레니엄이 파산하는 만큼, 양날의 검이긴 하지.



아니, 그래서 코유키는 어떻게 체포하는데?



그런가... 결국 그렇게 된 것인가...


그건 아직 말해줄 수 없다...



뭔소리야?



아, 이게 요즘 유행하는 말투라고 유즈가 그러던데 아니었나?


아무튼 이 이야기는 다음에 마저 하도록 하지...


* * *


전편



저번에는 분량상 어쩔 수 없이 생략했지만, 지금부터는 코유키를 체포하는 방법을 제대로 설명할거야.


우선 이 '특수' 칸을 확인해 봐.






확인해 봤더니 이런 칸이 뜨는데, 이 '기밀입수'를 누르면 되는 거니?



에사크타!


선생님도 이제 눈치가 빨라졌네?


이 '특수' 칸에서는 말 그대로 '특수'한 행동들을 실행할 수 있어.


일반적인 학생들은 신경쓸 필요가 없는, 사실 신경 쓰면 큰일나는 일들만 모아놓은 항목이지.


이 '기밀입수' 커맨드는 학원 내외에서 중요한 기밀 정보를 입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


첩보 책임자가 유능하면 트리니티의 쿠데타처럼, 아주 중요한 사건들도 미리 물어오는 경우가 있지.




...이거 만들면서 히마리한태 허락은 받았어?



사소한 일에 사로잡혀선 대업을 이룰 수가 없다고, 선생님.


원래는 음해를 잔뜩 넣었던 걸 그나마 사실만 반영해서 수정한 게 그거야.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이번에는'이라는 단서를 보면,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의 첩보 능력은 아무때나 활용하지는 못하겠구나?



맞아. 


캐릭터들은 저마다 성향을 가지고 있고, 그 성향의 차이에 따른 '상성'이라는 게 존재해.


리오 회장과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의 상성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야.


그나마 이 게임의 시점은 그 사건 전이라서 '최악' 까지는 아니지만, 원래부터 성향이 정반대인 사이잖아?


그러니까, 명백한 대의명분이 있으면 그럭저럭 제안을 받아 주지만, 사적인 부탁은 거의 무시하지.


쿠로사키 코유키 사건은 저거 안 막으면 학원이 망하니까 받아주는 거고.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키보토스의 학원에서 학생회장이란 도대체 뭐 하는 직책인걸까...?





그래도 밀레니엄 정도면 게헨나나 트리니티보다는 나은 편 아닐?까


하여튼, 이제 작전을 실행하려면 '군사' 항목을 클릭해 봐.




그러면 이렇게 군사작전, C&C출격, 부대출격, 아스마토키라는 4가지 항목이 뜨는데, '군사작전'이 실행된 상태에서야 나머지 3가지 버튼을 사용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군대를 보내야 하는 거니?


대규모 군사 작전이면 부대투입을 눌러서 전면전을 벌이고, 학원 차원에서의 기밀이 유지되는 임무면 C&C를 파견하고, 철저히 개인적인 비밀 작전을 위해서는 토키를 파견하는 식으로 말이야.





오오, 이것이 어른의 추리력!


선생님 말대로야.


그리고 선생님이 한 번 현실에서 제압해봐서 알겠지만, 이 경우에는 C&C 파견이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야.


타 학원의 자치구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다간 외교 문제로 비화되기 딱 좋고, 그렇다고 함부로 죠인죠인토키를 했다가는 콜사인 04의 정체가 발각될 우려도 있고, 코유키를 어떻게 다시 잡아왔는지 설명하기도 애매해지잖아?


하여튼, 코유키 체포는 기밀입수만 제 타이밍에 성공하면 실패하지 않을 사건이야. 




바로 이렇게 당하는 거지.


지금은 초반이라 의혹도가 0%였지만, 쿠로사키 코유키를 체포하고 나면 그 전 턴까지의 의혹도가 몇%였건 바로 0%로 떨굴 수 있어.


그래서 계속 가둬두지 말고, 적당히 기회가 있을 때 코유키를 빅 시스터의 고유 권한으로 사면해주면 돼.


그럼 횡령을 계속 저지를탠데, 틈틈이 학원 예산을 적당히 횡령하고 코유키한태 덮어씌우는 걸 반복하는 태크닉으로 자기 횡령을 덤터기 씌우는거지.


물론 그렇게 덤터기 씌울 목적으로 코유키를 마냥 내버려 두면 파산으로 배드엔딩 날 수 있지만, 어쨌건 숙주가 죽지 않게 보살피는 기생충 같은 느낌으로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만 기억하면 의혹도 관리의 기본은 땐 거야.



그럼 의혹도를 관리하는 다른 방법도 있어?



물론!


당연하지만 횡령의 꽃은 정보통제와 언론조작이잖아?


아무리 철저하게 감추려고 해도 없는 돈을 있다고 거짓말 하고 있는 한 자금의 흐름에서 어딘가 이상한 곳이 안 나올 수가 없겠지?




그럴 때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이 황륜대제 개최에 성공했다!


하는 경사가 터지면 학생들이 학원뽕에 거하게 취해서 의혹도를 단숨에 떨굴 수 있어.


코유키 체포마냥 의혹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 하지만, 능동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이벤트 중에선 가장 효과가 좋아.


다만, 황륜대제는 한 게임당 딱 한 번만 일어나는 이벤트라 자주 써먹지는 못하지.


대신 일반적인 경우에는 마츠리 운영관리부에 축제를 의뢰할 수 있어.


황륜대제만큼 의혹도 하락폭이 크진 않지만, 급한 불 끄기에는 적절해.


여기서 회장의 사재로 축제를 열면 지지율이 떡상하는데,


사실 그거 원래 우리 돈이야!




황륜대제 개최 와중에도 대회 운영비를 횡령할 수 있는데, 대회 운영비를 횡령하면 밀레니엄의 신용도가 대폭락하고, 지지율도 떨어지고, 하여튼 총체적 난국이 벌어져.


그래서 개최비는 빼돌리면 곤란하지만, 회장이 냅둬도 다른 누군가가 빼돌릴 수가 있어서 문제야.


철저히 조사하려고 하면 또 그거대로 회장의 횡령이 들킬 수 있어서 문제고.



...너희 학원 여태 어떻게 안 망했어?



우리도 그게 궁금해.


하여튼, 회장이 평소에도 서류를 조작하고 있으니까 추가로 횡령하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두면 의혹도는 자연스럽게 하락해.


아니면 빼돌린 사재로 크로노스 스쿨에 '기부금'을 전달하면 '어째서인지' 의혹도가 확 내려가.


뭐, 운 좋으면 트리니티나 붉은 겨울에서 쿠데타가 벌어져서 이목이 그 쪽으로 쏠리기도 하고.



...진지하게 이거 세미나에서 뭐라고 말 안하니?



원래 높으신 분들이 싫어하는 게임은 대부분 명작이래.


이 정도면 완전 갓.겜. 아닐?까


* * *





선생님, 혹시 위치와 운동량은 동시에 관측될 수 없다는 양자역학의 진리를 알고 있어?



모모이야, 그게 무슨 소리니?



슈뢰딩거의 회계장부에서 파동함수의 말단이 되어 사라지는 대신에 확률 구름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사라진 예산의 행방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지.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은 이과의 총본산인 과학고이니만큼, 비과학적인 오컬트를 싫어하거든.


과학적 법칙은 우선 현상을 관찰해 가설이나 수학적 이론을 만들고 그것을 실험으로 검증하는 단계를 거쳐서 이루어지는데, 한마디로 그 누구도 회계장부를 '관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회장이 밀레니엄의 예산을 '양자화' 시켰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고...


보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밀레니엄의 학생들은 위치가 아닌 운동량에, 즉 누가 이길지에 대한 정치적 권력의 향방을 숙고해야 할 때라는 거지.



...그 유머도 케이가 '조금' 도와준거야?

 


음, 선생님이 '관측'하기 전까지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하여튼, 예산의 '위치'가 아닌 '운동량'에 집중한다면...


보다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어.


백조가 떠있기 위해 발버둥쳐야 한다는 문과식 비유처럼, 학원 예산을 양자화시키는 것도 보통 노력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거든.


회장부터가 계속해서 예산을 '양자화' 시키고 있는 판국이라, 때문에 투자를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결국 학원이 파산해서 배드 엔딩이야.


그렇다고 정직하게 학원을 경영하면 색채 때문에 배드 엔딩이고. 


결국은 긴빠이를 쳐도 학원이 파산하지 않도록 학원의 경제력 자체를 끌어 올리는 수밖에 없어.


똑같이 예산의 1%를 횡령해도 100만엔의 1%면 1만엔이고 100억엔의 1%면 1억엔인 이치인거지.



예산의 '운동량'이라는 게 이런 뜻이었어?



가끔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요령도 필요한 법이라구.


그럼 이제 투자의 요령을 알아보자.


우선 투자는 교내투자와 교외투자로 나뉘어.


교내투자는 밀레니엄의 동아리들이 만든 것 중 상품성 있어보이는 연구에 투자하는 거.


교외투자는 기업의 주.식 채권 선물 등등이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았다가 망하기 싫으면 투자는 교내 교외에 적당히 분산해두도록 하자구.




주.식 투자를 하건, 초시공요새 에리두를 짓건 간에 밀레니엄 학원의 공금과, 긴빠이쳐서 사재에 넣은 돈 이렇게 두 가지중 하나를 골라서 사용하도록 해.


단, 위치는 그렇다 치고 운동량에서; 그러니까, 정치적 권력의 행방에서 밀릴 경우 예산의 위치를 '관측'당할 수 있고, 그럼 무죄와 유죄가 양자중첩된 상태에서 관측값이 '유죄'로 확정되어... 횡령 및 배임으로 탄핵 당할 수 있어.


그리고 동아리나 대기업에서 은근슬쩍 뇌물을 받은 다음 거기다 투자하는 것 정도는 괜찮아.


뇌물을 받을 때 주의사항: 대놓고 돈을 받으면 걸릴 확률이 높으니까 리베이트를 받는 게 확실하겠지?


건설사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나중에 에리두 시공비를 할인 받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야.



공금을 애먼데 쓰면 안 되지만 자기 사재를 공적인 투자에 묻어 가는 건 괜찮은 거겠지?


그러니까 밀레니엄의 공금으로 대기업의 주ㅡ식을 사면 주가가 오르는 게 당연하잖아?


그런데 리오는 회장이니까 어느 대기업에 투자할 지 결정할 수 있겠고...


이때 사재로 작전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한 뒤 공금을 투입해서 추가 매수하면 주가를 떡상시킬 수가 있겠네?


주가조작만 제대로 하면 돈이 복사가 된다는 거지?



어른은 역시 응용력이 좋아.


주가조작도 들키면 지지율 떡락한다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뭐, 확실한 한탕이지.


하여튼 투자 시에는 알아두어야 할 주의사항이 있어.


바로 '요직'에 해당하는 세미나야.



디폴트 설정인 냉혹한 계산의 회계는 운영 능력치가 높아서 최소한 손해보는 투자는 안 하지만....


'새천년'이라는 뜻의 '밀레니엄' 학원의 임원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고전역학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시대의 흐름에서 뒤쳐진 100Kg이라 문제야.


저 둘은 겉 값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투자하기 때문에, 분명 여윳돈을 남기고 투자했을탠데 채권을 갚을 돈이 없는 환장할 상황이 나올 수가 있어.


하여튼, 직접 투자를 하려고 해도 세미나 임원들이 중요한 건 마찬가지인데,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들만 '필터링'해 주기 때문이야.


만약 코유키 같은 녀석이 세미나 회계와 서기를 겸임하면 필터링이 안 되고 아무거나 막 올라와.



바로 이렇게 말이지.



하여튼 이렇게 게임의 기초는 대충 알았을태니, 다음 시간에는 각종 이벤트들에 대해서 설명해줄게, 선생님.



...세미나에서 누가 찾아오면 문 열어주지 마렴.



사실 디스할 게 더 있긴 했어.


학생 한 명의 상태를 '양자화'하고 다시 '실체화'하여 존재와 비존재를 자유자재로 결정하는 과학고 회장의 위엄을 보여주노라..,


속도를 지배함으로써 시간을 지배하매, 상대성 원칙을 개무시하며 빛의 속도보다 빠른 것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나니 그건 바로 회장의 빤스런 속도다...


식으로 말야.


근데 거기까지 디스하면 진지하게 '반성실' 당할 것 같아서 말이지.


그래서 예산이 있는 상태와 없는 상태가 중첩된 슈뢰딩거의 회계장부를 동원하여 초시공요새 에리두를 지어낸 리오 회장의 과학력을 기습 숭배 하는 걸로 만족했어.


아무튼 앞으로도 양자역학 교육게임, 횡령묵시록 리오 95를 기억해줘!!!!



그... 지금까지 세미나 디스한 내용만으로도 이미 늦은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