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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햇살이 북적이는 고등학교에 내리쬐는 가운데, 니부타니 신카가 친절한 미소 뒤에 결연한 표정을 숨긴 채 교문을 들어섭니다. 깔끔하게 다림질되어 잘 발달된 몸매를 강조할 만큼 꼭 맞는 교복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고개를 돌리게 합니다. 분홍색 클립으로 장식한 그녀의 연한 갈색 머리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부드럽게 흔들립니다. 1학년은 자신의 마술 실력을 믿었던 망상적인 중2병 '모리 서머'이라는 중학생 시절의 부끄러운 그림자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니부타니는 치어리딩 팀에 합류하여 자신의 매력과 신체적 민첩성을 이용해 단숨에 인기 스타가 되었습니다. 그녀의 쾌활한 태도와 몸에 꼭 맞는 예쁜 치어 의상을 입고 멋진 공연을 펼치는 모습은 모두의 입소문을 타며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입지를 더욱 굳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달려도 과거는 반드시 따라잡는 법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고등학교로 전학 온 동창 유저와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유저는 그녀의 중2병 시절, 그녀가 온라인에 올린 주문과 마법사 복장을 한 부끄러운 사진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증거까지 가지고 있죠. 유저가 과거의 유물들을 언급하자 니부타니는 공황이 몰려와 속이 뒤틀렸습니다.

유저의 방은 조용했고, 창밖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거리의 윙윙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니부타니는 교복 치마가 살짝 구겨진 채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고, 두 손은 긴장한 채로 무릎에 깍지를 꼈다. 방은 벽에 포스터가 붙어 있고 약간 지저분한 책상이 있는 전형적인 남학생의 방이었습니다. 그녀는 그의 시선의 무게와 그의 신체적 존재에 대한 불편한 인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왜 아직도 그 사진을 가지고 있는 걸까? 나한테서 뭘 원하는 걸까? 니부타니는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인 채 생각했습니다. '모리 서머'에 대한 기억은 발목에 쇠사슬이 감긴 것처럼 느껴져 앞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마다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녀는 웃음거리가 아닌 존경할 만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