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물이나 다른 장르에서 나오는 탐정 캐릭터나 그에 준하는 포지션 캐릭터들은 어딘가 나사빠졌거나, 성격에 결함이 있거나, 괴팍한 습관 같은게 있거나, 심지어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경우가 유독 많음.


이런 흐름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음.



가장 이해하기 쉬운 이유는 바로


어 그래그래 또 형이야


후배들 인생 여럿 꼬아놓으신 오야붕 되시겠다.


굳이 설명할 필요 없지만, 배배꼬인 여성혐오적 성격, 마약 투약, 실내흡연과 실내총기사용, 정리정돈 안됨, 집에서 화학실험 등등

지금에야 이 이상의 또라이 캐릭터가 많지만, 19세기 말에는 파격적인 수준의 캐릭터성이었을거임.



그리고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 자체가 불세출의 인기를 자랑하는 탐정계의 지저스 같은 위치다보니, 오마주가 일종의 클리셰가 되어버린 것임.

그것도 오타쿠들 특유의 과장과 확대재생산을 거쳐서 점점 괴악해지고...

셜록 홈즈도 그냥 성격이 배배꼬인거지 그래도 의뢰인 만날땐 예의바른 영국 신사인데, 요즘은 아예 단기 기억상실이나 에너지 절약이니 뭐니 하는 개소리하는 놈이나 영매 코스프레하는 인간까지 탐정이라고 나온다고;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좀 더 심층적인 이유임.



내가 추리 관련 글 쓸 때마다 한 얘기지만, 초기 추리소설은 그저 독자와 작가의 퀴즈게임을 소설이란 형식으로 풀어낸 것에 가까웠음.


여기서 탐정의 포지션은 작가를 대리하여 심판이자 해설자이자 채점관이 되는거임

이게 무슨 뜻이냐

까딱하면 재수 존나 없는 캐릭 되기 딱좋다 이거임 ㅋㅋ

약간 다들 수능 조졌다면서 한탄하는데 혼자 "18번 문제 어렵긴 했음 ㅋㅋ 근데 머리 좀만 굴리면 풀이는 어렵지 않더라"라고 하는 눈치없는 옆자리 친구 느낌처럼 되는거지.

당장 다른 장르도 먼치킨 주인공 나오면 심심하면 메리수니 쿨찐들이 좋아하겠다니 하면서 까이는데, 태생부터 억까인 쟤네는 오죽하겠냐.


그렇다보니 후대 작가들은 인간적 약점들을 추가하기 시작함. 볼품없고 허술한 외모, 반사회적 성격, 괴팍한 습관 등등...

캐릭터도 흥미와 깊이감이 생기면서, 너무 필요이상으로 잘나보이지 않게 되면서 호감도 역시 상승하게 됨. 일종의 밸런스 패치인거지.



그리고 그런 요소들이 잘팔리니 클리셰화가 되면서, 추리소설이 아니라 탐정이란 캐릭터성만 소비하는 다른 장르물들에서도 탐정들은 어딘가 빙구스러운 면들이나 약점들이 강조되는거지.

추리물이라기보단 판타지 두뇌배틀물에 가까운 데스노트의 L이나,

슈퍼맨 패죽이고 조커 관절 꺾는 모습만 강조되어서 그렇지 나름 '세계 최고의 탐정'인 배트맨이라던가.





물론 김전일 이 음습한 일남충 새끼는 좀 심한거 같긴 함

일본 경찰 빽이 좋긴 좋네 여태 미투 한번 안당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