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속보

어두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학교 다닐 시간만큼 지루하게 길고 방학만큼이나 짧은 나날이었습니다. 초라한 인간이라는 것을 외면하며 불우한 과거로부터 도망치고 싶은걸지도 모릅니다.


저번 주에 비가 무척 내렸습니다. 사실 슬프지도 행복하지도 않았습니다. 약한 생각을 갖기엔 오랫동안 떠돌며 죽을 자신이 없는 나약한 인간이라는걸 인정하며 지내는 삶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울한 날에 친구의 연락이 닿았습니다. 1년전 제가 돈을 빌리고 연락을 끊었던 친구였습니다. 그 전부터 그 친구에게 돈 문제로 수차례 신세를 져왔던 친구였습니다. 아니, 친구라고 부르기엔 차마 부끄러운 관계였습니다.


나에겐 마음에 큰 짐이 된 그런 친구였습니다. 나는 이기적이게도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싶었습니다. 아니 노숙하며 언젠간 기회가 온다면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죽기 전, 아니 더는 만나게 되지 못한다라더라도 우습게도 덜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만났고 그런 저를 아직도 친구라고 여겨주었습니다. 돈은 큰 신경을 쓰지 말라고 말하면서요. 우린 서로 자신의 아팠던 과거를 교환했습니다. 친구라고 부르기도 부끄럽던 관계를 저는 이기적이게도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나는 외로웠던걸지도 몰랐습니다.


친구가 나는 착한 사람이 아니다. 저에게 말했습니다. 나중에 내가 그런 신세가 된다면 안 도와줄꺼냐며, 마치 마음 속에 한 공간에 들어오는 비수에 찔렸습니다. 그렇게 우리 둘은 정말로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저번주 얘기를 들으며 마음 속 차용증을 대신할만할 실질적 물건이 생각이 났습니다. 1년 보다 쫌 더 된 2년 안되던 시점 다른 친구 부모님에게 받은 행운의 2달러 였습니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인간의 도리로서 남은 돈 물질적으로 2000원 값어치지만, 마음의 값어치로선 정말 무거운 그래서 건네줬습니다. 나에게 남은 유일한 자산이고 그래서 주고싶었습니다.


오늘 그 친구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돈을 주겠다. 잘 곳 알아봐주겠다. 일자리 알아봐주겠다. 전부 뭘 해주겠다 뿐이였습니다.


저는 모든걸 미뤘고 먼저 내가 일어서서 할 수 있다는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우린 서로 대화하며 이해하는 줄 알고 돌려보냈습니다. 친구가 돌아가고 얼마 안되서 자신에겐 크지만 작은돈 하지만 나에게 큰 돈을 보내줬습니다.


우리는 서로 믿을만하니 저에게 붙여준 준 돈이였습니다. 참으로 바보같은 친구입니다.  그 시간 때에 저는 나를 못믿는다는 생각에 잠겨 친구에게 실망을 느꼈습니다. 근데 그러나 친구가 그런 궃은 괴롭힘를 치는 걸 좋아하는 얘였다는 걸 뒤늦게 기억이 났습니다. 그제야 친구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이없게도 지금 저는 그런 일들을 떠올리며 일어서야겠다 결심이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어두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밝은 아침과 어두운 밤을 지내는 삶을 보내겠죠. 노숙자의 삶도 썩 나쁘진 않았습니다. 물질적으로 고통받는 나날, 인생을 되돌아보며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사회적으로 나아갈 시간을 버렸지만 인생을 함께 나눌수 있는 친구를 얻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기적인 저는 셈을 해보며 이건 남는 장사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여전히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친구도 자신은 착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삶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일어나고 싶은걸지도 모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