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집을 떠나 상경한지 벌써 9달이 지났구나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따뜻한 햇빛에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면


아직도 봄에 집을 떠났던 그 모습이 떠오른단다.










그곳에선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구나


그래도 잘 살고 있을 것이라고, 네 엄마와 나는 의심치 않고 있단다.


너는 항상, 모든 곳에서 주목을 받는 빛나는 아이었으니까. 


엄마와 함께 네 앨범을 정리하다 보면, 밝게 빛나던 행복한 추억들에 잠기곤 한단다. 








아무튼 아들아.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단다. 


그렇지만 노파심에 한마디 하자면, 술을 너무 즐기진 마렴


너는 나를 닮아 술을 좋아했으니까, 조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구나.









엄마도 모르는 너와 나의 비밀이지만. 


너는 학생 시절에도 나와 종종 대작을 하곤 했으니 말이다. 


학교에 가서도 술을 즐기는 것은 좋지만, 언제나 과하지 않게 주의하렴.










특히나, 술자리는 믿을만한 사람들 하고만 가지려무나.


넌 남자다 보니, 그럴 일은 없겠지만, 무방비 하게 취한 사람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니 말이다. 









네가 남자라고 하더라도, 그렇기에 그럴 일이 없다고 해도


낯선 사람 앞에서 너무 무방비한 모습을 보이진 말려무나.


세상엔 많은 사람이 있고, 많은 일을 겪을 수 있단다. 









물론... 이건 그저 노파심일 뿐이란다. 


너는 언제나 믿음직스러운 아들이었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너를 낯선 곳에 혼자 보내 놓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때때로 걱정을 하지만


그래도 그럴 때면, 네가 아들이라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구나.


여자 보다는 아무래도 남자가 더 안전할테니까 말이다. 










설령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좌절하지 말려무나


너는 항상 주위에 친구들이 가득했으니, 신뢰할 수 있는 친구를 찾아서 도움을 청하거나








너의 사정을 이해해줄 수 있는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 놓아보렴


어려울 때, 친구는 의지할 수 있는 소중한 존재란다. 


좋은 친구들이 많은 너라면, 분명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












그렇게 친구들에게 네 사정을 설명하고, 고민을 나누고










함께 궁리하며 해결책을 찾고......










친구들의 도움을 잔뜩 받으면서 꾸준히 노력한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거란다. 


친구들과의 우정도 한층 더 깊어지겠지.













뭐, 이런 조언이 없어도 스스로 이미 잘 하고 있겠지만 말이다. 


벌써 9개월이 지났으니까...


이미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사이좋게 어울리며


더욱 늠름하고 자랑스러운 아들로 변해 있겠지?


아빠는 항상 그런 아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오늘도 만족하며 잠자리에 든단다.












아... 정말로 궁금하구나 아들아.


네가 그토록 꿈에 그리던 그 학교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리고 있는지 말이다.













조만간 엄마와 함께 휴가를 내서, 너를 보러 상경해야겠구나.


그래서 달라진 아들 모습에 자랑스러워 하며, 꼭 안아주고 싶구나.


엄마와 내가 너를 보러 간다고 해서, 너무 큰 준비를 하지는 말렴.


설령 네가 스스로 기대했던 것 만큼 잘 지내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어떤 모습이라고 해도...... 너는 내 자랑스러운 아들이란다. 


그럼 다음 주에 엄마와 함께, 학교에서 보자꾸나.


-아들을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