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을 대신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문을 열었다. 문 뒤엔 어두컴컴한 원형의 방과 은은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있었다. 문을 활짝 여니 빛이 새어들어가 방이 자세히 보인다. 죄악의 상징인 역십자가가 그 모든 불길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고, 그 앞에 사리엘이 보인다.]

[산산조각난 헤일로, 뜯겨나가 핏자국만 남은 오른날개, 목과 손발을 구속하는 족쇄, 그 위로 역십자가와 사리엘을 묶어둔 의문의 검은 빛. 사리엘의 눈동자는 초점없이 어딘지도 모를 곳을 바라보고있었고, 눈 밑엔 어둠만 드리워져있었다. 그야말로 대역죄인, 만신창이가 따로 없었다.]

(딱히 없다)

[그렇게 천계 내부에 진입하니, 최고신들이 모이는 주석의 탑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방문을 여니 원형의.. 돔처럼 생긴 내부가 보인다. 그 안에는 불길한 기운을 내뿜는 역십자가가 메달려있었고, 그 앞에 처음보는 여자의 형상이 역십자가와 함께 봉인되듯 묶여있었다.]

[여자의 머리엔 산산조각난 헤일로가 떠있었고, 천사의 날개로 추정되는 오른날개는 뜯겨나가있었으며, 목과 손발엔 무거워보이는 족쇄가 차여있다. 여자의 얼굴엔 어둠이 드리웠고, 초점잃은 눈이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