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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맛도리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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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부정하겠지.


그야 죽은걸 직접 눈으로 확인했으니까.


그런데 하는 행동이.

말투가.

사소한 버릇 하나하나가.


무엇보다 외모 자체가 유메와 다를 바가 전혀 없는 선생.


하지만 헤일로조차 없는 어른이 유메 선배일리가 없다면서 부정하고, 더 나아가 지난 시간동안 뒤틀려온 사고방식은 틋녀라는 사람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하지.


얼굴도 본 적없는 외부인 주제에 감히 유메선배를 따라하는 기분나쁜 이물질이라고.


그 결과 틋녀선생을 배척하는 호시노.


아비도스 후배들은 그 느긋하고 여유롭던 호시노가 대체 왜 선생한테만 그리 날을 세우는지 이해하기 어려웠고


그나마 노노미 정도만 그 이유를 알아서 속으로 전전긍긍하고 있지.


그러던 어느 날.


세리카가 납치된 후 구하러가는 길.


헬멧단과의 전투에서 호시노의 등 뒤를 노린 공격이 날아들었고


마침 운없게도 방패를 놓치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른 호시노.


뭐 그래도 키보토스의, 그것도 최고의 신비를 지닌 호시노가 헬멧단한테 몇방 맞는다고 작은 생채기나 날까말까한 상황이라 별 생각을 안하고 있었는데


틋녀선생은 달랐던거야.


아직 외부인으로서의 사고방식이 남아있어서.


그 가녀린 몸에 탄환이 박힐걸 생각하니 도저히 보고만 있을수가 없었던 틋녀는 몸을 날렸어.


그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척척 움직여지는 몸.


호시노가 놓쳤던 방패를 주워들더니 사용법을 알리가 없는 접이식 진압방패를 능숙하게 펼쳐 공격을 막아내는 틋녀.


물론 폭발성 탄환이라 그 여파로 선생은 멀리 튕겨져 나가버렸고, 강한 충격에 의해 머리를 부딪혀 피를 흘리며 기절해버렸지.


그리고 그 일련의 과정을 보고 넋이 나가버린 호시노.


일전에 아비도스를 순찰하던 시절.


스케반의 습격에 노출된 자신을 위해 방패를 들어준 유메 선배의 모습과 완벽히 일치했기 때문이었어.


외부인이라는 선생은 절대 보여줄수 없는 움직임.


이어서 눈에 들어오는 건 피를 흘리며 쓰러진 선생.


또.


또 이모양이야.


감정조절 하나 못해서 죄없는 사람에게 짜증만 부리고.


그럼에도 자신에게 따스하게 대해주는 사람을, 눈앞에서 잃었어.


사막의 허허벌판에서 모랴에 반쯤 파묻힌 채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싸늘하게 식어있던 유메선배의 모습이 선생과 겹쳐지고


덕분에 오열하면서 날뛰는 호시노가 적들을 싹 정리해버리고, 이후부터 조금씩 틱틱거리긴해도 선생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는거야.


그런데 그렇게 조금씩 친해지다보니 이거 진짜 유메 선배 그 자체인거야.


그냥 기억이 없어진건가 싶으면서도 키보토스에서 살기는커녕 애초에 그냥 외부에서 살아왔다는 선생의 말.


그 괴리감에 머리가 아프던 호시노는 어느 결론에 도달해.


설마, 일부러 모른척하는건가?


내가 미워서?


눈앞에서 축제 포스터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폭언을 퍼붓고


끝에는 홀로 외로이 죽어갈 동안 지켜주지도 못한 못난 후배니까?


심지어 신비마저 잃고 겨우 돌아온 후에도 따스한 인사는커녕 대놓고 짜증을 내며 배척하기만 한 나라서?


그렇게 혼자 나락의 구렁텅이로 빠져가는 호시노.


그런 호시노를 보며 걱정하는 틋녀선생은 그 빵ㅋㅋ모성주머니로 호시노를 안아주고


호시노는 그 옛날 자신을 달래주던 유메선배랑 똑같은 그 행위에 이젠 거의 확신을 하면서.



언젠가 선배가 자신과의 과거를 인정해줄때까지, 혹은 그게 안되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좋은 기억을 쌓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착각?피폐물 보고싶다


써ㅓㅓㅓㅓ줘ㅓㅓㅓㅓ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