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와의 저녁 데이트는 언제나 즐겁다. 우리는 어제 있었던 공연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흔들리는 골반과 스커트, 망토, 그리고 가슴이 나를 설레게 한다.


"주인님께서 무대 준비를 잘 해주셔서 공연이 잘 치러진 것 같아요. 감사해요 주인님."


"고맙기는. 무대 위에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네 덕분이지."


나의 칭찬에 그녀가 미소짓는다. 서늘한 밤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망토와 스커트를 흔든다. 망토에 가려져있던 그녀의 매끈한 옆구리가 드러난다. 그녀의 쇄골과 가슴 사이에 걸쳐진 양갈래로 땋은 머리카락은 그녀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우리는 정원을 잠시 더 걷는다. 그녀가 말한다.


"주인님과 이렇게 단둘이 걷는게 너무 좋아요."


그녀의 갑작스런 고백에 나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잠시 시선을 돌린다. 분수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만이 이 어색한 정적을 깬다. 그녀가 가볍게 두어걸음을 뛰어가다가 내 앞에 마주선다. 망토와 스커트가 휘날리다가 내려앉으면서 일어난 바람이 그녀의 몸에서 나는 오렌지 향기를 내 쪽으로 날려보낸다. 새콤달콤한 향기에 순간 정신이 아찔해지고 이성을 잃을 뻔했다. 그녀가 상체를 살짝 내밀면서 나를 바라본다. 금빛 자수가 놓인 주황색 브래지어에 감싸인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내가 대놓고 보내는 엉큼한 시선에도 그녀는 화를 내거나 불쾌하다는 기색 없이 미소만 지을 뿐이다.


"여기 잠시 앉아보세요."


그녀가 벤치를 가리킨다. 나는 그녀의 말에 순순히 따른다. 내가 자리에 앉자 그녀가 분수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다. 분수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음악삼아 그녀가 벨리댄스를 춘다. 그녀의 골반 움직임도 아름답지만 그녀의 주특기는 상체를 흔드는 것이다.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이 내 앞에서 격렬하게 흔들리며 나를 유혹한다. 외부의 여자들에겐 눈길도 주지 않지만 내 하렘의 벨리댄서들에게는 너무나도 간단하게 유혹당하는 나다. 그녀의 몸짓이 나의 욕망을 자극한다. 내가 그녀에게 욕망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미소만 지으며 나와 거리를 둔 채 벨리댄스만 출 뿐이다. 춤이 끝나고 나서야 그녀는 비로소 내게 다가온다.


"어떠셨어요?"


"정말... 정말 아름다웠어..."


나는 마치 세뇌된 것마냥 무의식중에 대답을 내뱉는다. 그녀가 두 다리를 한쪽으로 모으고 내 무릎 위에 옆으로 앉는다. 과감한 그녀의 유혹에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아름다워... 정말 아름다워 오렌지."


나의 진심에 그녀의 얼굴이 빨개진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살짝 잡아본다. 그녀는 낮은 신음을 내뱉으며 살짝 몸을 뒤틀 뿐 저항하지 않는다. 짖궂은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 사이에 얼굴을 묻는다. 그녀에게서 나는 오렌지 향기가 더욱 짙게 느껴진다. 그녀가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우리는 정원의 벤치에서 사랑을 나눈다. 적막하던 정원 한구석에서 나와 그녀가 사랑을 하는 나지막한 소리가 난다. 조심스럽게, 하지만 짜릿하게. 사랑을 한 후 나는 촉촉하게 젖어있는 그녀의 눈가에 키스를 해준다. 그녀의 몸에서 나는 오렌지 향이 정원 전체로 퍼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