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뉴비쨩 랭크게임 39판만에 이터니티1 와버렸어요ㅜ.. 호에에


  내용: 저 재능좀 있는걸까요??ㅇㅅㅇ(쑻)


  추천 5 비추천 23


  댓글(11)

     ㄴ좆냥이맨: 니애미

     ㄴㅇㅇ: 혜진 사기임?? 뉴비가 잡아도 이터니티가네 걍 애미뒤졌네

     ㄴGENZO: (대충 울고 있는 아드콘)비틱추

     ㄴ17181: 호감뉴비 혜12아가씨는 ㅇㅈ이지ㅋㅋ」



"아~~ 씨발~ 오늘도 갤에 볼게 없네.. 병신 박제 말고 재밌는 념글 안올라오나.."


2021년 10월 26일. 슬슬 날이 차가워지는 새벽 3시에 나는 컴퓨터 앞에서 불알을 벅벅 긁고 있었다. 겜을 종료하고 뭔가 재밌는게 올라오지 않을까 싶어 갤을 열심히 새로고침 해보지만, 실은 헛된 희망이란걸 잘 알고 있다.


평균 조회수 30. 실제 게시판 이용 유저 20명 내외. 그것도 대부분 좆목질을 하는 전 완장 출신(완장 하려는 사람들이 없어서 애새끼들이 다 돌려먹었다) 고정닉.


동접 2000명 게임에 어울리는 수준의 마이너갤러리에 그 무슨 재밌는 게시글이 올라올 것인가. 빅데이터에 따르면 오늘도 좆로모드에서 대충 티밍했다는 글 하나, 죽고나서 좆방충 방송에 굳이 찾아갔는데 그새끼가 내 욕하고 있어서 좆같다는 글 하나 정도가 념글에 올라갈 것이다.


'봄까지만 해도 안그랬는데..'


그 때가 좋았지는 모든 올드 게이머들의 패시브지만 내가 하고 있는 게임, 블랙서바이벌 영원회귀는 정말로 그 때가 좋았다. 비록 밸런스에 대한 불만으로 갤이 존나 불타고 할OO 달리는 유동이 있던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피크타임이면 20000명의 든든한 결사대가 겜을 하던 시절.



「제목: 오늘 데미갓들 20시부터 02시까지 큐돌립시다~~


  내용: 나 레녹스하게 원딜하는새기들은 오지마셈ㅋ


  댓글(3)

     ㄴ절번리나: 오오 지금갑니다

     ㄴ진리는니애미: 아 오늘 퇴근 늦는데 ㅅ1ㅣ발」



이딴 좆같은 게시글을 안봐도 되는 날들이 있었다. 지금은 게임에 큐가 안잡혀서 상위티어에 있는 새끼들은 로우큐 만나기 싫다고 자기들끼리 시간 맞춰서 큐를 돌리는데, 그걸 위해 만든 디코는 자연스럽게 티밍과 좆비비기의 장이 되었다.


'나도 슬슬 겜 접을 때가 됐나..'


하 씨발. 그래도 애정가지고 1년동안 존나 열심히 한 게임인데. 그래도 나름 잘 만든 게임에 열심히 해보려는 제작사였는데.. 열심히 하려는거랑 잘하는건 다른거니까. 겜이 망해서 가장 좆같은건 내 랭크가 쓸모없어졌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좆방대회 코치라도 하면서 오오.. 이터니티1 1000점.. 소리라도 들었지 지금와선 "블랙서바이벌 영원회귀 이터니티1 1000점입니다"라고 소리 들었지, 지금 와선 그게 뭔 겜인데 씹덕새끼야 소리나 들을 마치 '배틀라이트 랭커'같은 느낌의 단어가 되어버렸지않는가. 내 인생 유일한 업적이 망가진 느낌이라 한도 끝도 없는 좆같음이 몰려왔다.


어쩌다가 겜이 이렇게 망했는지를 적어내자면 한도 끝도 없이 적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하나의 큰 병크만으로 유저가 대거 이탈하지는 않았지만, 말도 안되는 밸런스 패치부터 커뮤니티와 인방에서 터졌던 각종 사건사고들. 그런 자잘한 사건들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유저층은 이탈해갔다.


"후.. 진짜씹.. 내가 님블뉴런 관계자였으면, 적어도 겜이 지금 이 꼬라지는 안났을텐데.."


그렇게 좆도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난 엄지발가락으로 전원을 끄고선 침대에 누웠다.


* * * * * * * * *


02


"이게.. 뭐야..?"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천장이었다. 1년 전에 살던 자취방의 시릴정도로 하얗게 도배된 천장.

그리고 거기에 홀로그램처럼 띄워진 기묘한 인터페이스.


-당신은 2020년 10월 26일로 돌아왔습니다.

-당신의 목표는 [2021년 10월 26일]까지 이 게임의 평균 동접을 5만명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망겜 변수"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Due date: 2021/10/26

 *실패 시 생활고로 사망 / 성공 시 프로데뷔


[메인 퀘스트] [일일 퀘스트]


"이거 뭐냐고 씨발!!!"


나는 마치 유키로 최선의 플레이를 하고도 개허접 돌소아야한테 쉴드 한틱 차이로 죽은 사람처럼 울부짖었다. 아니 씨발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과거로 돌아온건 둘째치더라도 이 좆망겜, 피크 동접이 5만이었던 중소기업 쓰레기겜 평균 동접을 어떻게 5만명으로 유지할 수 있겠는가? 한 두시간 정도 현실부정을 하고서 나는 의자 위에 서서 천장에 써진 글씨를 다시 천천히 읽어봤다.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망겜 변수를.. 망겜 변수가 뭔데? 메인 퀘스트..?


"메인 퀘스트"


그렇게 말하자 홀로그램 창이 다른 화면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메인 퀘스트 목록]


1. 근본첩딜러 제거(난이도: ★★★☆☆)


내용: 근본첩딜러는 2021년 4월 11일, 마침내 107번째의 계정을 데미갓1에 승급시킵니다. 그가 107개의 계정을 키우며 제초한 뉴비의 수는 총 9,371명. 스트레스를 받은 근본첩딜러가 부계정을 양산하기 전에 미리 실언을 유도하고 유동으로 고로시하여 뉴비 제초를 억제하세요.


보상: 망겜 변수 1 감소, 평균 동접 2000 증가


2. 호감반고닉 ㅇㅇ(111.27) 제거(난이도: ★★☆☆☆)


내용: 111.27은 "로지뷰리다이스키"라는 닉네임으로 제 4회 스쿼드 대회 상위권에 입상해 대중에게 블서가 정공겜이라는 것을 널리 알린 주인공입니다. 해당 인원이 본격적으로 스쿼드 대회를 준비하기 전, 갤에 아직 정상인이 많을 때 꾸준글로 닉네임을 박제해 게임을 접게하고 게임 이미지를 제고하세요.

예시: 같이 갤망호 돌리신 로지뷰리다이스키님 감사합니다


보상: 평균 동접 200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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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8초 원콤(난이도: ★★★★☆)


내용: 솔로 모드의 티밍 문제는 굉장히 심각하지만, 님블뉴런은 해당 사항을 21년 2월이 되어서야 진지하게 인지하기 시작합니다. 솔로 대회에서 하트로 8초 동안 실비아에게 아무런 데미지를 주지 않고 사망하여 솔로 티밍의 심각성을 모두에게 인지시키세요. *단, 카메라 밖에서 진행할 것. 계정 정지 혹은 티밍으로 직접적인 처벌을 받을 시 실패


보상: 망겜 변수 2 감소, 평균 동접 300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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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 보이는 것들은, 내가 이 게임의 동접이 빠진 원인이라고 생각했던 각종 인물/사건들과 그에 대한 해결책이었다. 어라.. 이정도면 할 수 있는거 아닌가? 좆목의 중심에 섰던 새끼들을 초장부터 제거하고, 게임 이미지를 좆같게 만든 사건들을 예방하고, 현재 게임이 가진 밸런스의 문제점을 제작사에게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동접 5만을 유지하는 것도 꿈이 아니지 않을까?


"일일퀘스트"


[일일 퀘스트 목록(10/26)]


0. 망무새의 시작


내용: 님블뉴런은 인방 홍보로 인해 급격히 폭등한 동접수에 낙관적인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느슨해진 님블뉴런의 신경망에 긴장을 주기 위해, 오늘부터 하루 중 최저 동접일 때의 스팀사진을 찍어 갤에 올리는 꾸준글을 시작하세요.


보상: 평균 동접 30 증가(반복)


그러한 창을 보자마자, 나는 홀린듯이 갤을 켜 파란색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타닥.. 타닥..



「제목 : ㄷㅈㅇㅈ <----- 이거 뭔지 아는사람 있음??

  내용 : (21,381명 게임중)

         동접운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깨블들 ㅂㄷㅂㄷ 앙기요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나는 망겜의 망무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