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사람의 생활 반경에 들어가는 장소에서 노상방분이나 착의탈분을 하는 건 진짜 인간 존엄성을 좀 내려놓은 상황이잖아? 너무 마려워서 갈 데까지 갔기 때문에 거리낄 게 없단 말임


근데 봉투는 그에 비하면 정말 아슬아슬하게 존엄성을 유지하는 면이 있음 길에다 걍 싸는 것보다는 흔적도 덜 남기고 일단 넘치지 않게 담을 수만 있다면 뒷처리도 비교적 쉽게 가능함


그래서 싸는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심이 되어야 정상일 것 같은데.. 문제는 봉투에 싸면 소리가 개많이남


똥덩이가 봉투에 달라붙을 때마다 계속 비닐 소리가 나서 싸는 사람 본인에게 불안감을 끊임없이 심어준단 말임


더군다나 그 소리 때문에 자기가 얼마나 많이 싸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가 있음 그리고 봉투를 손으로 붙들고 있기 때문에 똥의 무게감마저도 바로 느껴짐


싸는 입장에서는 걍 적은 양의 똥이 빨리 나와서 이 수치스러운 상황을 얼른 끝낼 수 있다면 제일 좋을 텐데


그럴 수 없다.. 똥 개 많이 나온다.. 어림도 없다.. 는 사실을 소리와 무게를 통해 바로 알 수 있어서 절망감을 느끼는 게 꼴림


봉투에 오줌까지 싸지르고 싶은데 잘못하면 이미 묵직하게 담긴 똥 넘칠까봐 똥 계속 나오는 와중에 오줌은 의식적으로 참아보려 하는 것도 꼴리고


차라리 노상방분 착의탈분 했으면 이미 잃을 게 없으니까 걍 시원하게 다 쌌을텐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