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속보

혜화역 근처 합주실에 모두가 모였다카페에서 자낙스 10봉투를 털어먹고 온 심씨그리고 심씨의 친구 박씨.

 

... 아아...! 아아아아!”

 

지속되는 합주 속에서 심씨는 큰 악기소리에 못이긴건지약 때문인지자기에게 자꾸 만나자며 연락하는 이름모를 남성때문인지결국 심씨는 미쳐버린 채 괴성을 지르며 석유 물감 냄새가 올라오는 좁은 합주실을 재빨리 뛰쳐나갔다.

 

LED간판이 만든 다채로운 색의 물감들이 좁으면서도 빽빽하게 바다를 이루는 대학로의 번화가닥치라는 3층 너머의 푸른 물감 주민심씨를 쳐다보는 회색 물감 길거리 사람들에다가 관심없는 검은물감 사람들.

그리고 저... 저 멀리 작게작지만 캔버스 위에서 밝고 요란하게 자리를 차지한 백열전구 자낙스 심씨.

내 눈에 보이는 것은 골목모양의 직사각형 캔버스 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석유 물감그리고 캔버스 밖으로 빛을 내뿜는 자그마한 자낙스 백열전구였다.

 

나는 석유 물감으로 만든 수채화자욱한 작품의 과정순간결과 모든 것을 박씨에게 공유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박씨와 함께있는 지하철은 석유 물감 냄새가 온데간데 없이 쏙 빠진 채 텁텁한 질소의 공기만 남아 적막하였기에 말하기가 버거웠다.

나는 아쉬운대로 박씨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이것 뿐이었다.

 

자낙스 수채화야자낙스 수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