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는데 계속 저랑 같은 방향으로 가는 여자아이가 있었어요 쿠로미 오르골 들고 있어서 자꾸만 눈길이 갔어요 부러웠어요


앱에서는 버스 오기까지 6분이나 남았다는데 정류장에서는 "곧도착"이라고 떠서 전산적으로 실수가 있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실제로도 곧바로 도착했어요


다른 버스들이 앞줄에서 길을 막는 사이에 제가 타려는 버스가 중앙에서 그대로 지나가려고 해서 놓칠 뻔했지만, 필사적으로 손 들고 달려가니까 다행히도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서서 태워 줬어요


버스 전세내면 큰 자차에다 전용 운전기사를 가진 성공한 사업가가 된 듯한 호화스러운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씨발


여기까지 적어 놓고 반대 방향의 버스를 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버스 앱이 시간을 잘못 표기한 게 아니라, 제가 건너편 정류장에 서 있었던 거였어요


육성으로 욕이 튀어나와서 눈치 보였어요


다행히 횡단보도 시간이 맞아서 아슬아슬하게 건너간 다음에 막차에 탑승할 수 있었어요




이거 적어 놓고 업로드를 안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