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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렉숨 군사정부의 국기:






에렉숨 군사정부


에렉숨은 아킬파 국가들 사이에서도 몇 안되는 비식민 국가로 남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에렉숨 제국의 유능한 황제였던 살몬 2세가 탐욕스러운 제국주의적 국가들 사이에서 뛰어난 외교를 통하여 국가 전체를 식민지화 당하는 것보다는 많은 이권들을 넘겨줌으로서 나라의 목숨을 연명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로인해 아킬파에서 가장 혹독했던 시대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에렉숨은 신세대 아킬파의 수장으로 우뚝 설 희망이 있었습니다. 



백성들은 황제에게 충성했고, 지리적 위치도 아킬파 동쪽 끝자락에 매달려 있어 경제적으로 우월한 장소에 존재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가능성을 눈여겨본 해외 투자자들의 자본 유치는 에렉숨으로 하여금 근대적 사회에서 현대적 사회로 변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들은 동아킬파의 패권국으로 비상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연속적인 기근과 국왕의 정치적 실패는 시민들의 민심을 크게 저하시켰고, 황제의 장교단들 중 한 명이었던 하일레 미리암 준장의 쿠데타로 인해, 영원한 에렉숨의 지배자이며 왕중왕이라는 살라메 황조는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하일레 미리암, 그녀는 쿠데타를 일으켜 당시 황제였던 터퍼리 1세를 유폐시켰고, 장교단들이 모여 만든 임시 군사 행정부의 부총리가 되었습니다. 



임시 군사 행정부는 하일레 미리암 부총리를 위시하여 제국을 완전히 붕괴시키고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키자는 강경파와 오모로 더르그 총리를 중심으로 하여 현 황제의 장남인 엠바니 살라메를 옹립시키자는 온건파로 나뉘어 분쟁을 일으켰습니다. 



충동적이고 확고한 신념을 가졌던 미리암은 터퍼리 1세 시절의 민간 및 관리들, 황제와 황제의 자식들을 끌고 수도 밖으로 나가 형식적인 재판 없이 그들 모두를 기관총으로 살해했습니다. 



그녀의 새로운 나라에 과거의 걸림돌들은 필요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오모로 더르그 총리를 부패혐의로 체포한 다음, 자신이 직접 교수형을 시행하며 자신의 정치를 공포정치로 만들겠다는 두려운 선언을 행했습니다. 



그녀의 지배 아래 에렉숨은 의회와 헌법을 폐지하고, 야당을 금지하여 반정부 세력을 말살했으며, 반대파 정치인들을 쿠데타 모의 혐의를 통해 사형시키거나 추방했습니다. 



이후 하일레 미리암은 모든 에렉숨 군인들의 최고 사령관 겸 국가의 실질적인 지도자가 되어 군사 독재 정권을 설립했으며, 그녀의 고유한 공포정치인 레드 테러를 통해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반군사정부 세력들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습니다. 



그녀는 내부의 반정부 세력의 비판을 무마시키기 위해 팽창적이고 공격적인 외부 정책을 펼쳐 국민들의 눈을 외부로 돌리려 했고, 그 결과로 아페웨르키, 아멜렉 등을 정벌하거나 사벨라하 정부를 무너뜨렸습니다. 



비록 독재정권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에렉숨은 동아킬파의 강력한 패권국으로 되살아났습니다.



그녀의 통치는 무조건 두려움을 시민들에게 불어넣어야 했습니다. 



공포와 힘으로서 쟁취한 권력은, 언제든지 동일하거나 더 강한 공포와 힘으로서 끌어내려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아페웨르키와 아멜렉, 그리고 테오카이 민족분리운동 세력을 끊임없이 때려잡거나 반정부 민주세력인 에렉숨 반독재연합위원회와 에렉숨의 황정복고를 바라는 신살라메 제국복고주의 운동에 대하여 가차없는 학살과 고문을 저질렀습니다. 



당시 수도인 아우에아니야의 시민들은 사살된 반정부 인사들이 공포감 조성을 위해 민족의 배신자라며 처형된 시신을 아침마다 보아야만 했으며 저항군 포로들을 화형시키거나 산채로 절벽 밑에 떨어뜨려 죽였고, 여성들 또한 이와 비슷한 고문과 성고문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심지어 미리암 정권은 모든 국민들이 자신에게 대항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더더욱 잔혹한 폭정을 어린아이들에게까지 확대시켰습니다.



공포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가두고 죽이는 것 뿐만이 아니라, 고문하고 그 고문의 무서움을 시민들에게 노출시켜야 했습니다. 



미리암 군부는 민간인들을 천장에 거꾸로 묶어놓거나, 뒤틀린 자세로 철봉에 묶어 놓은 후 온몸을 무자비하게 구타하였고, 이 구타 행위에는 전깃줄, 가죽채찍, 철조망, 고무 호스, 몽둥이, 개머리판, 군홧발 등 다양한 도구가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눈을 가리고 손목을 등 뒤에 묶은 후 도르래로 들어올린 후 채찍질하기, 몇 시간 동안 뜨거운 태양 아래에 묶어놓기, 이후에 의자에 묶어놓은 후 추운 밤 밖에 내버려두기, 나일론 줄로 천천히 목 조르기, 조임 장치가 있는 수갑으로 손 짓누르기, 날카로운 자갈 위를 맨몸으로 기어가게 하기, 강제로 진흙이나 오물 먹이기, 찬 물로 가득 채운 우물에 가두어 놓기, 독극물 주사하기, 물고문, 전기고문, 손톱뽑기, 얼굴에 끓는 기름 붓기, 신체를 불로 지지기, 신체 절단하기, 몸에 꿀이나 나무 수액을 발라놓고 독이 있는 곤충들을 방 안에 가득 풀어놓기, 하이에나에게 산 채로 던지기 등이 있었으며, 심지어 끓는 기름에 몸이 담가지거나 거세를 당한 수감자도 있었습니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 고문이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행해졌으며, 대다수의 고문행위는 국가 방송으로 방영되어 국민들이 전부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녀의 두려운 통치는 여러 악재가 다가오기 시작하며 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에렉숨 남부 테오카이 지방에 큰 기근과 전염병이 돌기 시작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나 미리암 정부는 반란군이 자주 발생하는 테오카이 지방의 저항 세력을 절멸시키기 위해 일부로 인도적 차원의 식량과 의료 지원을 하지 않았고, 이러한 사실이 국민들에게 밝혀지면서 테오카이 부족들의 분란을 샀고, 결국 대대적인 지역적 반란에 의해 떨어져 나갔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사야 아스마라가 이끄는 민주정의인민전선이 독립운동을 벌이자, 자신의 권력에 지대한 위험을 느낀 에렉숨의 독재자는 테오카이에서의 실패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파견했습니다. 



그러나 금방 끝날 줄만 알았던 토벌작전은 늘어지기 시작했으며 이에 영향을 받은 부족주의적 반란군인 아멜렉 인민국가전선과 아파르-헤이르 민족해방군이 에렉숨 여기저기를 파먹으면서 봉기했고, 악한 공포정치는 더 이상 국민들을 억누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하일레 미리암의 공포 정치는 자신의 무능과 공포라는 가치만으로 억누를 수 없는 인간의 탐욕과 자유를 위한 갈망에 의해 서서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잔혹한 만행들을 수도 없이 저지른 것과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겁쟁이였던 하일레 미리암은 자신의 두려움을 들키지 않기 위하여, 남은 에렉숨의 조각들을 부여잡고 더 강하고, 심도 깊은 공포 정치를 행하고 있습니다. 



에렉숨 군사정부의 몰락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녀의 정부가 얼마나 많은 생명들을 데리고 지옥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에렉숨 여기저기에서 반란군들이 정부군의 삶을 앗아가는 와중에도 에렉숨의 감옥 안에서는 수감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