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속보

"헤으으윽"


끝없이 이어지는 쾌감의 연쇄폭발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원래는 사흘에 한번만 하기로 했으니까...

그날 하루는... 하루종일 해도 되는거 아닐까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하읏... 하으으으..."


몇번 하다보니 느낀거지만 물이 참 많았다.

침대에서 할 때마다 스프링클러처럼 뿜어대는 탓에 침대 시트며 매트리스. 이불까지 전부 잔뜩 적셔서...

이불 빨래도 힘들고, 매트리스를 잔뜩 적신 암컷 냄새를 없애기 위해 탈취제를 흠씬 뿌렸지만 남은 잔향에 취해

나도 모르게 우머나이저에 손을 뻗게 되니까.


그런 불상사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안방이 아니라 거실에 매트 깔고 하게 되었다.

어차피 모든 생활은 안방에서 하니까 공간의 분리 개념이다.

안방은 일상생활, 거실은... 그... 자위용...


운동을 위해 사둔 요가매트는 그 목적성을 잃고 오늘도 땀이랑 조수로 범벅이 되었다.

그렇지만 여자가 되버린 몸은 운동 안해도 매끈하고, 가슴... 타고나는거니까 운동으로 커지지도 않을테고...

아니, 몇번이고 절정할 때면 허리가 공중에 붕 뜨는게 아치자세를 취하게 되는게 요가를 하는거나 다름 없잖아

사실 요가매트가 아니라 '가요' 매트가 아닐까? 이 매트 위에서 몇번이고 '가버리니까' '가버려요' 매트...


"하아앙...♡ 헤에... 헤에...."


머리가 쾌감에 녹아내려 되도 않는 생각들로 히뿌옇게 가득차버렸다.

이럴때면 살집이라고는 없는 작디작은 가슴의 첨단을 어루만지는 것조차 강렬한 자극이 되버린다.

'가슴으로 가버린다'까지는 아니더라도 멍울진 가슴의 유두를 돌리는 행위는 쾌감이라는

자극의 볼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클리토리스, 그리고 가슴에서 주는 쾌감에 온몸이 눅진눅진해져버리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가버리고 오늘은 여기까지...


"하으으으... 하아아앙!"


성대하게 조수를 뿜어대며 기구를 몸에서 떼어냈다.


'얼마나 했더라...'


연거푸 터져버리는 절정의 여운에 취해 시간감각마저 잃어버렸다.

분명 점심을 챙겨먹고 시작했던 것 같은데 하늘 높이 치솟았던 태양은

어느새 그자리를 달과 별들에게 넘길 채비를 하고 있었다.



허리가 빠져버려 몸이 안 움직여져...

눈을 감고 혈류를 타고흐르는 오르가즘의 여운에 몸을 맡기고 있었는 데...


"다 했어?"


"?!?"


들려서는 안될 목소리가 들렸다. 온몸의 피가 싹 달아나가는 감각. 왜?!? 여기? 누가?

쾌감에 젖은 몸을 억지로 일으켜 눈을 떠보니 앞에 하은 누나가 쭈그려 앉아 얼굴에 꽃받침을 한채로 지켜보고 있었다.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


"어...엏은 즈ㅔ..ㅇ부트어?"


"언제부터...? 한 10분전 쯤?"


혀가 풀려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아니 10분전? 그렇게 대답한 하은 누나는 싱긋 농염한 웃음을 보이며 다가왔다.

머리가 굳는다. 온몸에 퍼져나간 피가 얼굴로 쏠리는 기분이다. 피가 몰려 얼굴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


안돼!

통제권을 잃었던 몸의 감각이 돌아온다.

곧장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결단을 내렸다.

나는 지금 죽는다.


"진아야, 어디가?"


"어어?!?!"


몸을 돌려 창문을 열고 난간에 발을 걸치자 하은누나가 뒤에서 껴안았다. 묵직한 중량감의 가슴이 등뒤로 느껴졌다.



"놔요... 나 죽을래..."



수치스러워서 죽고 싶었다. 아니 죽어야한다.

이미 추락한 나락이오, 더 이상은 추악한 발악이니 여기서 삶을 끝내야한다.


"진아야, 자위할 수도 있지. 난 이해해"


"으각! 아아아ㅏㅇㄱ각!!"



더 이상은 말하지 말아줘.


여기서 나의 명예를 지키게 해달라고 몸부림 쳐봤지만 아까 연이은 자위행위로 탈진해버린 몸은 너무나도 쉽게 제압당했다.

하은 누나는 나를 창가에서 끌어내리더니 창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는 바닥에 널부러진 속옷과 바지를 집어들고 건네주었다.


아무말 없이 건넨 옷을 받아 바로 입었다.

사타구니가 애액으로 끈적거렸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냥 이 상황에서 너무도 벗어나고 싶었다.

고개를 들 수조차 없었다.



"뒷정리... 하게.... 방에.. 들어..가..있어요..."


"뛰어내리게?"


"안 글..그래요"


"여기서 기다릴게"



젠장... 솔직히 말하면 지금이라도 뛰어내리고 싶다.

두눈 뜨고 지켜보는 누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애액으로 흥건한 바닥과 매트를 걸레로 닦아 대충 치워놓은 뒤

손목을 잡고 방으로 이끌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무릎을 가슴으로 당겨 쭈그려 앉았다. 텅빈 가슴 때문에 몸이 더 쪼그라드는 기분이다.

그냥 이대로 온몸이 수축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갈 수 있을만큼 작아지고 싶다.



"진아야"


"..."


"그거 프리미엄 2 맞지?"


"네...."


"처음인데 좋은 거 샀네. 나도 여러개 써봤는데 흡입형 중에선 그게 제일 낫더라"



성인용품 얘기를 꺼내오니 어떻게 대답해야 될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솔직히 그 상황에서 아무 말 없이 빤히 바라보는 것은... 너무한...



"왜 그냥 보고만... 있..."



목소리가 기어가다 못해 목안으로 다시 파고 들어와버려 차마 문장이 끝마쳐지지 않는다.



"오늘 만나기로 했잖아. 메시지도 남기고, 전화를 몇번이나 해도 안받고 혹시 무슨일이 있나 와봤더니 웬걸 진아가 해외여행 중이였네. 홍콩으로"


머리가 뜨거워진다. 수치심이 밀물처럼 밀려와 머리를 가득채운다.

스마트폰을 확인하니 누나로부터 온 수 많은 메시지가 쌓여있고 전화가 5통 정도 와있었다.

매너모드나 무음모드도 아닌걸로 봐서 자위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확인조차 못한... 미친...


"누나... 그냥 가주세요 오늘은..."


아무런 대답도 문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아 바로 옆에 앞에 아까전처럼 얼굴을 받치고 쳐다보고 있었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눈이 더 가늘어져 더 야릇하고 농염하게.

혀가 입술 사이로 살짝 삐져나와 입술을 훑으며 적셨다. 먹이를 노리는 포식자 마냥.


"언니라고 해야지"


이건 무슨? 언니라니.

하은 누나는 몸이 이렇게 변하기 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인데 갑자기 호칭을 바꿔달라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애초에 그때도 호칭 부분은 합의했던 부분이고.

고개를 갸웃거리자 하은 누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나는 그래도 진아가 본인이 남자라고 해서 그렇게 봐주려고 했는데,

자위에 정신이 팔려서 3시간이나 연락이 안되는건 그냥 암캐잖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인정할 수 없다. 질내로 느낀 것도 아니다.

남자의 귀두랑 여자의 클리토리스랑 같다고 하던데 이건 남자일 때처럼 쾌감을 탐닉했을 뿐...

자위에 빠져 연락이 안된건 머저리 같긴 하지만...


싫어! 여튼 싫어!

누나, 형이라면 모를까 언니, 오빠라는 표현은 이미 산산조각난 자존심의 최후의 보루야!



"하은 누나..."


"하은 언니"


"하은 누나!"


"하은 언니!"



잠깐 공방이 오가고 하은 누나가 이번엔 다가와 옆에 앉았다. 괜히 무서워 몸이 움찔했지만 그냥 나랑 똑같은 자세로 앉을 뿐.

곱게 접은 무릎이 턱에 닿는 나에 반해 누나의 폭력적인 몸매 탓에 얼굴이 가슴팍에 얹혀져 있다.

키도 내가 훨씬 크고 다리도 길건만 쭈그려 앉은 내 발끝이 위치한 곳과 같은 선상에 누나의 무릎이 있었다.

괜시리 질투가 난다.



"언니는 X학생 때부터 여자를 좋아하는 걸 알았어."



뜬금 없이 튀어나오는 TMI에 당혹스러웠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기는 하지만 지금 이 타이밍에 무슨 의도인지 짐작할 수 없었다.



"XX학교에 들어가고 여자들끼리 사랑을 나누는 방법을 찾아봤어. 그때 즈음 자위하는 방법을 알게 됬거든.

처음에는 베게 위에 몸을 비비고, 그 다음에는 손으로, 그리고 나서는 직접 넣는 것까지.

성인용품을 쓰기 시작한 것도 성인이 되고 나서, 1년 정도 지나서 쯤이였을거야."


잠깐 정적. 귓가에 뜨거운 숨결이 느껴져 몸이 움츠러 들었다.

스으윽 왼팔이 나의 왼쪽 어깨를 감았고 뭉클한 가슴의 감촉이 오른쪽 팔에 느껴졌다.



"요새 남자애들은 조숙하다고하니까 진아가 자위를 시작한 것도 아무리 빨라도 X등학생 때겠지?"



민망한 이야기에 아까전 기억이 떠올라 얼굴이 홧홧해졌다. 지금 그러니까 이게 그... 내가 그 자연스러운 흐름?

그런 위로?하려는 거겠지...



"진아가 여자가 된지 얼마나 지났더라? 이제 반년 정도 됬었나?"


"네..."



토닥토닥. 왼쪽 어깨에 얹혀진 손이 나를 두드렸다.

흐으... 아예 못본척 해주는게 고맙지만 이렇게 위로해주는 게 어딜까...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위로 고마워요..."


"진아가 암컷 천재라는 거"


"에...?"



암컷 천재라니!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어이가 없어서 아까전 그 수치심마저 달아나는 것만 같다.



"무슨 소리에요?! 진짜!!!"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다.



"진아 너 여자된지 이제 6개월차지?"


"네, 근데요?"


"너 오나홀 몇살때 부터 썼어?"



이 사람은 도대체 이런 얘기에 수치심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건가? 아무 대답하지 않자 말도 안되는 논리를 이어나갔다.



"성인이라고 치면 첫 자위가 1X살, 성인 용품까지 20살 걸린거잖아.

너가 이제 여자로 다시 태어난지 6개월인데 6개월만에 자위에다 성인 용품이면 성조숙이야, 말도 안되는 정도야 그건!"



무슨 개똥 같은 소리지. 이제는 어이가 없어서 머리에 열이 올랐다.



"좆까요 진짜! 개소리하고 있어!"


"좆은 진아 너가 까였지. 아까는 보지도 까고 있더만"


"으갹ㄱㅇ남ㅇ! 그갸악!!!"



수치심에 비명을 지르며 발을 굴렀다. 옆에서 푸흡-하고 웃는 소리가 났다.

아...



"나가요, 진짜!"



옆을 손으로 밀치며 말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어깨에 올려진 팔로 나를 꼬옥 안으며



"언니라고 하면 나갈게"



라며 얄궃게 웃었다. 가슴만 커가지고는 몸에서 힘이 어디서 나오는건지 매번 힘싸움에서 지는건 나였다.



"하은 언.. 언니... 나가요..."



안돼... 내 마지막 보루가... 오늘 나, 동진아의 남성성은 여기서 잠든다...

머리 속에서 또 다른 나의 자아와 작별을 고하는 슬픈 시간을 가졌다.


"그래그래 진아야 언니한테 잘해. 다음부터는 자위한다고 정신팔리지 말고. 오늘 했던 약속은 내일로"



하은 언니의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내 남성성의 장례를 함께 위로했다.



"알았어요... 하은 언니. 오늘은 그만 가요..."



그제서야 하은 언니가 몸을 일으켰다. 오늘 깨졌던 일정을 내일로 조율하고 나서야 내보낼 수 있었다.



"진아야 적당히 해. 몸 닳아 진짜"


"언니... 제발 그냥가요 제발..."



이제부터 자위는 진짜... 진짜 아무 약속도 없는 날에만 조금씩... 아주 조금씩만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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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녀-동진아

시아-이하은


하은은 레즈레즈고 자취방 드나드는 사이


이러고 소꿉친구인 남자한테도 들키는 것까지가 플롯임


개그 파트가 의미 있엇으먼